“그랬구나.” 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를 표했다.사무실로 나와 두 사람은 함께 걸어 나갔다.티나는 시간을 한 번 보고 말했다.“지금쯤이면 수빈 언니가 회사에 도착했을 것 같은데, 내가 교수님하고 같이 가서 인사하는 게 어때요?”원아는 티나가 말한 수빈 언니가 바로 막 출산휴가를 마친 그 통역 직원이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좋아요.”결국 함께 일할 시간이 아직 보름 정도 남았으니 인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티나는 비서실로 들어갔다. 이수빈이 이미 비서실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웃으며
시어머니인 장인숙의 마음속에는 당연히 불만이 있었다. 시어머니가 그렇게 아팠는데 며느리가 자신의 곁을 지키지 않고 효도를 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장인숙은 화를 내지 않았다. 그녀는 소남이 원아에 대한 사랑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자신은 지금 소남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니 아들 앞에서 원아에 대한 불평을 말해봤자 미움만 살 뿐이다.자기 아들은 원아를 위해서라면 스스로를 돌보지 않을 정도로 원아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장인숙이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원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아니요.” 소남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장인숙은 소남의 말 때문에 약간 놀란 듯 차가운 웃음을 터뜨렸고, 웃는 바람에 피부가 당겨 다시 고통스럽게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다행히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비뚤어진 이목구비는 눈에 띄지 않았다.소남은 자기 어머니의 웃음소리에 이어 찬 공기를 빨아들이는 찢어지는 소리를 들었고, 그의 얼굴은 평온하고 무표정했다.장인숙은 피부를 당기지 않아야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 최근에 장 여사는 원아가 준 약을 적게 사용했기에 피부가 많이 예민해졌다. 때로는 아주 크게 움직이면 피부가 당겨 아팠다.그녀는 바로 아들을 바
그때가 되면 ‘초설’은 실패한 여자일 뿐이고, 문소남을 꼬셔서 부잣집 사모님의 삶을 누리고 싶었는데, 결국 버림을 받게 된 운명일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현석은 마음이 상쾌해졌다.‘염초설, 네가 날 선택하지 않은 것은, 진짜 큰 잘못이야!’주희진은 현석의 눈에서 잘난 척하는 기색을 발견하고 약간 역겨움을 느꼈다.게다가 진현석이 스토킹 외에도 복수하려는 마음까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런 사람을 다행히 ‘초설’이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만약 마음에 들어 했다면 앞으로 어떤 일을 당했을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진현석이 떠난 후 주희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이 이대로 끝나서 더 이상 신경 쓸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오후에 원아는 여전히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아래층 부서에서 번역할 서류 몇 부를 보내왔기 때문에 원아는 이수빈과 일을 나눠서 해야 한다.이수빈은 대부분의 번역 업무를 나서서 맡았다.이를 본 원아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래 자신은 임시 통역으로 왔던 거니까, 이제 이수빈이 돌아왔으니 메인 작업을 맡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만약에 원아가 앞부분의 일을 다 하지 않았다면, 요 며칠 회사 전체가
서두인 교수의 연구는...원아는 메일함을 열었다. 마음이 착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안드레이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잘 보관하고 있던 서류를 출력해서 서류봉투에 넣었다.‘안드레이가 이렇게 나한테 지시를 내렸으니, 이제 내가 조금씩 조금씩 소남 씨를 배신해야 하는 임무를 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야.’원아는 한숨을 쉬었다. 문자 한 통을 받았다.시간과 장소가 적혀 있었다.장소는 다소 외진 곳이었다. 원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왜 이렇게 일찍 가야 해? 그 시간이면 아이들도 아직 잠들지 않았고, 도우미는 벌써 퇴근했을 것
만약 자신이 여전히 원아였다면 여러 가지 생각나는 말들을 보냈을 것이다. 충고도 했을 것이고 H국에서 어머니일 잘 해결하라고, 여긴 내가 알아서 애들 잘 보살 피고 일을 테니 안심하라고, 그리고 보고 싶다는 말, 그 모든 것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더 이상 자신은 원아가 아니라 ‘염초설’이었기에 아무 답장도 보낼 수 없었다.마음속에서는 하고 싶은 말이 수없이 많아도 대답할 수 없었던 이유는, 자신이 그런 말을 할만한 적당한 이유도 신분도 없었기 때문에 원아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간단명료하게 답장을 보냈다.[네.
수빈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 아기를 돌보고 싶었지만 책상 위에 쌓여 있는 서류들을 보자 더욱더 막막해졌다. 하지만 이 서류들을 다 번역하지 못하면 집에 돌아가서 아기를 볼 수 없을 것을 생각하자 어쩔 수 없이 계속 일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원아는 차를 운전하고 T그룹의 지하주차장을 벗어났는데, 그때 T그룹 빌딩 입구를 지나 멀지 않은 길가에 아우디 차량 한 대가 주정차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차를 운전해 그곳을 지나갔다. 차량 번호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그 아우디 차량이 전날 진현석이 타고 온 그 모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