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진은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A시의 명문 자제 중 누가 가장 함락하기 어려운가? 부잣집 아들이나 바람기 있는 남자가 아니라, 사람을 냉담하게 대하는 문소남이다.특히 여자를 대할 때 문소남은 냉담하기 그지없다.곽영진은 자신이 문소남에게 접근할 기회가 적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몇 년 동안 그녀는 문소남에게 여전히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다.곽영진은 굴욕을 느끼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다른 여자들도 그녀와 같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유독 원아라는 여자는 문소남에게 다른 대접을 받는 특별한 사람이다.곽영진은 이
문소남의 자동차가 전방에서 급정거하며 멈추었고, 문소남이 차에서 내렸다. 몸에 잘 맞게 재단된 검은색 양복을 입은 문소남은 흰색 셔츠 단추 몇 개를 마음대로 풀어헤쳐 남자의 섹시한 쇄골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가 다가왔을 때,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무의식적으로 그를 피하려고 했다."여기는 차를 부를 수도 없고, 택시도 지나가지 않는데, 당신은 걸어서 시내로 돌아갈 생각이야?" 문소남이 노기를 띤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는 왼손을 뻗어 그녀의 오른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가 재빨리 피해 손을 뒤로 가져갔다. 원아의 이런 행동은
원아는 거의 미친 것처럼 보이는 그에게, 지난번과 같은 그런 일로는 임신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다.그러나 입이 막혀서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문소남이 좀 전에 휴대폰으로 질문했던 것을 떠올렸다. 인터넷상의 전문가는 그에게 유사 성행위도 임신할 확률이 존재하지만, 확률이 크지 않다고 대답했다.하지만, 어쨌든 확률은 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몹시 당황했다.요 며칠 피곤했던 탓에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았고, 기억력도 좋지 않았다. 그녀는 지난번에 자신이 사후 피임약을 먹었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원아는 자신이
원아는 자신에게 좋은 것을 대접하고 싶어하는 진수혁의 마음에 조금 감동했다.그들은 먼저 저녁 식사를 했고, 그 다음 식후 디저트를 주문하려고 했다. 이 집은 디저트가 유명한 집이다.그러나 진수혁이 디저트를 주문했을 때 종업원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디저트 담당 셰프가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갔어요. 오늘 선생님이 원하는 이 디저트는 만들 수 없습니다. 혹시 다른 것으로 바꾸실래요?"하지만, 다른 것으로 바꾼다면, 여기 와서 먹는 의미가 사라져버린다.진수혁은 낭만을 추구하거나 주장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한 여자가
원아는 아래로 내려가 거의 한 시간을 찾아다녔지만, 할아버지를 찾지 못했다. 그녀는 몹시 당황했다.집으로 돌아와 텅 빈 집을 한 바퀴 더 둘러보았다. 할아버지는 철저히 사라지고 없었다.원아는 할아버지의 지팡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할아버지가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 지팡이를 짚었을지도 모르지만, 보통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짚지 않는다. 할아버지는 먼 길을 떠날 때나 체력이 버티지 못할까 봐 지팡이를 챙긴다.원아는 의기소침하게 할아버지의 침실로 들어갔다.그녀는 진수혁과 데이트하러 나가기 전에 할아버지가 잘 계셨던 것
다만, 자신과는 인연이 아닌 것이다. ……택시에 앉아서 가는 내내 원아는 문소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문소남의 핸드폰은 연결되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문 씨 집안 저택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문 씨 집안 저택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린 원아는 고개를 돌려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기사님, 여기서 좀 기다려 주세요."택시 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원아는 문 씨 집안 저택 대문으로 걸어가서 초인종을 눌렀다. 할아버지를 만나면 바로 할아버지를 데려갈 생각이었다.곧 집사 겸 운전기사가 와서 문을 열었다. "원아 양, 무슨 일 있
엘리베이터가 문소남의 아파트가 있는 층에 섰고, 원아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집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고 있는 문소남에게 관리 사무소 직원이 엘리베이터에 탄 채로 물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 분이 선생님을 알고 있다고 해서…… 아는 분이 맞나요?"문소남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확인한 관리 사무소 직원은 그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났다.문안에 있는 남자를 쳐다보며 원아가 어색하게 물었다."우리 할아버지 보셨어요?"그의 생활에서 나가겠다고 한 것은 그녀였는데, 지금 그녀는 밤중에 그의 집을 찾아와서 그에게 이런 질문
……문소남이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왔다.검은색 레인지로버가 아파트 입구에 섰고, 차창이 내려갔다. 그는 그녀를 보고 말했다. "지하철이 곧 멈출 거야. 당신 한 군데 갈 때마다 택시를 잡을 거야? 지갑에 있는 돈이 아마 금방 바닥나겠지. 할아버지를 찾는 건 고사하고 당신 아버지의 병 치료할 돈도 모자라게 될 거야." 그녀를 차에 타도록 하려고 그가 많은 말을 했다. 그와 관계를 끊기 전이나 후나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생활비와 아버지의 치료비를 감당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연로한 할아버지가 한 명 더 생겨, 부담이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