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사람들이 놀랄까 봐 자신이 문소남과 사귄다는 것을 감히 말할 수 없었고, 다만 아직 일하느라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지금 그녀는 억지로 시간을 짜내서라도 남자를 만나야 했다. 어젯밤 그녀는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 지난번에 말한 남자를 소개받겠다고 말했다. 흥분한 친구는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원아에게 남자 쪽의 인품이 얼마나 좋은지를 말했다."이상한 남자는 너한테 소개 안 해. 그 사람은 내 남자친구의 절친이야. 줄곧 혼자였어. 가치관도 올바르고 생활 태도도 아주 좋아. 내가 왜 그 친구한테 다른
”무슨 일이에요?” 놀란 원아의 목소리가 변했다.“훈아 도련님이…… 뛰어내리겠다고…… 살고 싶지 않대요.” 가사도우미는 원아에게 빨리 와서 좀 도와달라고 빌었다.“훈아를 바꿔주세요. 제가 말해볼게요.” 원아가 말했다.가사도우미가 전화를 내려놓고 훈아를 부르러 갔다.원아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고 있을 때, 곧 가사도우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훈아 도련님은 전화를 받지 않겠대요. 꼭 원아 아줌마 얼굴을 봐야 한다고 하네요.”“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뛰어내리지 않을 거예요.” 원아가 당황한 가사도우미를 위로했다.“대학
문훈아는 고개를 저었다. “오지 마. 아줌마하고 이야기 안 해. 아줌마는 우리를 버렸어.”“오빠!” 갑자기 원원이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가사도우미가 들고 있던 휴대폰이 떨렸고, 원아는 문훈아가 창문에서 떨어지는 것을 어렴풋이 보았다.핸드폰이 바닥에 부딪치는 소리에 원아의 가슴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원아는 손을 들어 택시를 잡았다. 택시 기사에게 문 씨 저택의 주소를 불러주데, 그녀의 혀가 꼬이는 것 같았다. 가는 동안 그녀는 계속 고개를 숙여 가사도우미의 핸드폰에 전화를 했다. “지금은 통화
가사도우미 할머니의 말에 놀란 원원이가 아줌마에게 다가갔다. “어떡해, 아빠가 돌아왔어.”가사도우미도 곤란한 표정으로 원아에게 도움을 청했다."대표님이 물으면, 내가 라면을 가져왔다고 할게요." 원아가 말했다."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우리 집 두 아들이 아직 다 공부를 하고 있어서 정말 이 일을 잃으면 안 되거든요." 가사도우미는 복도 쪽을 한번 흘끗 보더니, 긴장한 왼손으로 오른손을 쥐었다."알았어요."원아는 거의 다 된 라면을 쳐다보았다.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 문소남이 들어오기만 하면 냄새를 맡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건 뭐야, 당신이 끓인 거야?" 문소남은 그녀의 손에 있는 흰색 단열 그릇을 보더니 알면서도 일부러 물었다."라면 한 봉지 하고 계란 두 개예요. 훈아와 원원이에게 주려고 사 왔어요." 원아는 모든 책임을 질 각오로 말했다.멀찍이 서 있던 가사도우미는 원아의 말을 듣고 안도의 숨을 쉬는 동시에, 대표님이 원아에게 화를 낼까 봐 어디로 가지도 못하고, 마음을 졸이며 제자리에서 왔다 갔다 했다.그녀는 겨우 24살이고, 수줍음도 많아 보이는데, 대표님이 평소에 화내는 그런 모습으로 화를 낸다면 그녀는 감당할 수 있을까?욕을 먹
"좀 있다 갈 거예요. 그 사람 아직 퇴근 안 했어요." 원아가 대답을 마치자, 1분이 다 되었고, 전자레인지는 ‘땡’하는 소리와 함께 작동을 멈췄다.문소남은 그녀의 뒤 약 1미터 떨어진 곳에 서서 그녀가 말한 ‘그 사람’이라는 말을 생각했다.그 사람은 곧 그녀의 생활에 들어올 다른 남자를 가리킨다.원아는 감정이 통제력을 잃을까 봐 감히 다른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자신을 억제하며 라면에만 집중했다.이것은 그녀가 인터넷에서 배운 방법이다.방금 1분이 지나 ‘땡’ 소리가 났고, 이제 그녀는 스프를 찢어 그릇에 넣은 다음, 젓
그들 세 사람이 있는 환경에 발을 들여놓을 때마다 그녀는 속수무책으로 빠져들게 된다. 아직 발이 깊이 빠지지 않은 틈을 타서 가장 빠른 속도로 도망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앱으로 부른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원아의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친구가 보낸 카톡이다. "내가 방금 너의 카톡을 내 남자친구의 친구에게 줬어. 그 사람이 너를 추가할 테니 먼저 이야기를 나눠 봐.""그래." 원아가 회답을 보냈다. 이어 카톡에서 친구 추가 알림이 왔다.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은 매우 단정했다. 남자는 안경을 쓰고 있었고, 흰색 캐주얼
문소남은 왼손 손가락에 담배를 끼고, 오른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그는 왼손을 차창 밖으로 내밀어 담뱃재를 떨고 난 다음 아들을 손짓해서 불렀다.아이가 어리둥절해 하며 다가갔다.문소남은 깊은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네가 아줌마를 너의 엄마로 만들고 싶으면, 아줌마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돼?"아이는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아버지의 말 뜻을 알아차리고 금새 시무룩해졌다. 현실을 똑똑히 인식하게 된 아이는 고개를 떨구고 실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알겠네. 아줌마는 나와 원원이의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거구나.”실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