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남은 흰색 속옷과 흰색 만화 팬티를 골라 함께 가져갔다.저택 문소남 방안의 할아버지는 이미 한참 전에 잠들었지만, 원아는 몸을 뒤척이며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원아는 정상적인 젊은이들보다 훨씬 거친 할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으며 깨어있었다. 방안은 할아버지의 숨소리를 제외하면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원아는 내일 할아버지를 어떻게 설득해서 떠날지 생각했다.이곳을 떠나면 할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야 하나 아니면 병원으로 가야 하나?병원에 가려면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나? 할아버지를 아버지와 같은 병원에 입원하게 할 수는 없다
원아는 머리를 끄덕인 후 세수를 하러 갔다.세수를 마친 원아는 물컵을 들고 할아버지의 침대 앞으로 다가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할아버지, 몸은 괜찮으세요? 우리 오늘 집에 갈까요, 아니면 병원에 데려다 드릴까요?"그녀는 할아버지가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열심히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는 그녀를 흘끗 쳐다보았다."왜 갑자기 그렇게 가식적으로 웃으면서 말하는 거냐?"할아버지의 지적에 원아는 좀 뻘쭘해졌지만, 그래도 할아버지 병상에 앉아 부드럽게 말했다. "제가 아직 그 사람과 결혼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함께 사는 것은 아무
그를 피하기 위해, 그에게서 도망가기 위해, 이 여자는 신속하게 소개팅을 하겠다고 한다. 사람이 괜찮으면 결혼을 하겠다고?문소남은 격렬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눈을 쳐다보았다."내가 전염병이야? 이런 방식으로 나를 거절하겠다고?"원아는 그의 시선에 긴장해서 고개를 저으며 맘에 없는 말을 했다."전염병이 아니라, 그냥 당신 같은 사람들은 결코 내가 원하는 진정한 동반자가 아니라는 거예요. 나는 당신을 이용해서 나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고 이강에게 복수했어요. 지금 나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았고, 이제 그만
원아는 사람들이 놀랄까 봐 자신이 문소남과 사귄다는 것을 감히 말할 수 없었고, 다만 아직 일하느라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지금 그녀는 억지로 시간을 짜내서라도 남자를 만나야 했다. 어젯밤 그녀는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 지난번에 말한 남자를 소개받겠다고 말했다. 흥분한 친구는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원아에게 남자 쪽의 인품이 얼마나 좋은지를 말했다."이상한 남자는 너한테 소개 안 해. 그 사람은 내 남자친구의 절친이야. 줄곧 혼자였어. 가치관도 올바르고 생활 태도도 아주 좋아. 내가 왜 그 친구한테 다른
”무슨 일이에요?” 놀란 원아의 목소리가 변했다.“훈아 도련님이…… 뛰어내리겠다고…… 살고 싶지 않대요.” 가사도우미는 원아에게 빨리 와서 좀 도와달라고 빌었다.“훈아를 바꿔주세요. 제가 말해볼게요.” 원아가 말했다.가사도우미가 전화를 내려놓고 훈아를 부르러 갔다.원아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고 있을 때, 곧 가사도우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훈아 도련님은 전화를 받지 않겠대요. 꼭 원아 아줌마 얼굴을 봐야 한다고 하네요.”“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뛰어내리지 않을 거예요.” 원아가 당황한 가사도우미를 위로했다.“대학
문훈아는 고개를 저었다. “오지 마. 아줌마하고 이야기 안 해. 아줌마는 우리를 버렸어.”“오빠!” 갑자기 원원이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가사도우미가 들고 있던 휴대폰이 떨렸고, 원아는 문훈아가 창문에서 떨어지는 것을 어렴풋이 보았다.핸드폰이 바닥에 부딪치는 소리에 원아의 가슴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원아는 손을 들어 택시를 잡았다. 택시 기사에게 문 씨 저택의 주소를 불러주데, 그녀의 혀가 꼬이는 것 같았다. 가는 동안 그녀는 계속 고개를 숙여 가사도우미의 핸드폰에 전화를 했다. “지금은 통화
가사도우미 할머니의 말에 놀란 원원이가 아줌마에게 다가갔다. “어떡해, 아빠가 돌아왔어.”가사도우미도 곤란한 표정으로 원아에게 도움을 청했다."대표님이 물으면, 내가 라면을 가져왔다고 할게요." 원아가 말했다."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우리 집 두 아들이 아직 다 공부를 하고 있어서 정말 이 일을 잃으면 안 되거든요." 가사도우미는 복도 쪽을 한번 흘끗 보더니, 긴장한 왼손으로 오른손을 쥐었다."알았어요."원아는 거의 다 된 라면을 쳐다보았다.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 문소남이 들어오기만 하면 냄새를 맡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건 뭐야, 당신이 끓인 거야?" 문소남은 그녀의 손에 있는 흰색 단열 그릇을 보더니 알면서도 일부러 물었다."라면 한 봉지 하고 계란 두 개예요. 훈아와 원원이에게 주려고 사 왔어요." 원아는 모든 책임을 질 각오로 말했다.멀찍이 서 있던 가사도우미는 원아의 말을 듣고 안도의 숨을 쉬는 동시에, 대표님이 원아에게 화를 낼까 봐 어디로 가지도 못하고, 마음을 졸이며 제자리에서 왔다 갔다 했다.그녀는 겨우 24살이고, 수줍음도 많아 보이는데, 대표님이 평소에 화내는 그런 모습으로 화를 낸다면 그녀는 감당할 수 있을까?욕을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