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빈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즉시 이해했다."시준아, 한동안 푹 쉬어!" 성빈은 빈 술잔을 가져다가 그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너 요즘 마음고생 많았을 거잖아."박시준은 잔을 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겪은 건 아무것도 아니야."마음고생은 진아연과 아이들이 더 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만, 아연이도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을 거야. 지금 불쑥 찾아가면 문전 박대받을 거 뻔한데." 성빈은 그가 문전 박대 받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다. "4월 1일 준기 결혼식에 아연이도 초대했으니 올 거야. 그때가 좋은 기회인 거 같아."박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자신이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한 달이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으로 많은 것을 바꾸기에는 충분했다."한이와 라엘이도 곧 개학이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걔도 귀국할 거야" 그가 우울해하는 것을 보고 성빈은 그를 도와주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진아연이 곧 귀국한다면 여전히 가능성이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계속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 일은 좀 성가시게 될 것이다."걘 B국에서 환자 한 명 받았어." 박시준은 그녀의 방에서 본 서류 봉투가 떠올랐다. "그 환자의 병은 시은이와 동일해.""그래? 그런 우연히 있어?" 성빈은 약간 놀랐다. "그래서 당분간 돌아오지 않는 거야? 아쉽지만, 그 환자를 받았다는 건 걔도 시은이가 그립다는 얘기지!"시은이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진아연은 그녀가 그립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이틀 후 마이크가 라엘이와 한이를 데리고 A국으로 돌아왔다.조지운이 공항에서 그들을 마중했다.두 아이를 본 조지운은 그들에게 준비한 작은 선물을 나눠주었다."고맙습니다, 지운 삼촌." 라엘이는 선물을 받았지만, 한이는 고개를 돌린 채 받으려 하지 않았다.한이는 조지운이 박시준의 오른팔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라엘아, 먼저 오빠를 대신해 받으렴! 그리 비싼 선물이 아니야." 조지운는 난감한 상황을 재빨리 수습
그래서 진아연은 떠날 수가 없었고, 마이크와 두 아이를 먼저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최운석의 가족은 최운석의 수술 후 반응에 만족하지 않았지만 다행히 진아연을 찾아 따지지는 않았다.수술 전에 쌍방은 협의서를 작성했었다. 진아연이 최운석의 병을 치료해 줄 것이지만 수술이 완전히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수술 후 3일째 되는 점심, 진아연의 휴대폰이 울렸다.벨 소리를 들은 후 그녀는 재빨리 지성에게 기저귀를 갈아준 후 전화를 받았다."진 선생님, 운석이가 깼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고, 반응도 보이고 있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최운석의 아버지였다.진아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금 당장 병원에 갈게요."통화를 마친 그녀는 지성이를 장 이모에게 맡겼다.병원으로 운전해 온 그녀는 재빨리 병실로 들어갔다."진 선생님, 운석이가 또 잠들었습니다." 최운석의 아버지는 미간을 찡그린 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지금 수술하고 나서 너무 허약한 겁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잠만 자는 건 아니겠죠? 계속 이 상태라면 수술을 안 하기보다 못한데!"진아연은 진지하게 말했다. "대수술을 받은 적이 없나요? 모든 대수술 후 일주일은 가장 허약할 때입니다.""오, 진 선생님, 화내지 마세요. 당신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그냥 운석이가 여전히 조금 멍청한 것 같아서요. " 손을 비비고 있는 최운석의 아버지는 수술 후 반응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게 분명했다.진아연은 잔뜩 긴장해졌다. "잠깐 나와주시겠어요? 단독으로 말씀드릴게요."두 사람이 병실을 나온 뒤 진아연이 말했다. "제가 지난번에 치료했던 환자도 최운석과 같은 상태였어요. 그 환자는 두 번의 수술 후에야 스스로 돌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죠. 수술 직후 바로 자신을 돌볼 수 있게 되는 게 아니에요. 가족의 계속된 보살핌과 관심 속에서 천천히 회복되는 거죠. 최운석 씨를 걱정하시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를 바보로 생각하지 말아 주시겠어요? 확실히 말씀해 드
만약 그들이 최운석을 정말 사랑했다면 그를 '멍청하다' 라는 단어로 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박시준은 단 한 번도 시은이 멍청하다고 말한 적이 없었으며, 심지어 다른 사람이 시은이 멍청하고 하면 그는 매우 화를 냈다.이것이 바로 사랑하지 않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였다."A국에는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도 있어요. 전 최운석의 가족은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그를 치료하는 데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을 거니까요." 진아연은 물을 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었다."그건 그렇네요. 하지만 어쨌든 가족들이 선생님께 화풀이하는 건 아니죠.""제가 수술 전 소통을 제대로 못 한 거 같네요. 저 사람들은 아마도 제가 최운석 씨를 정상인으로 치료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봐요." 진아연은 병상에 누워있는 최운석을 바라보았다. "제가 잘 전달하지 못해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네요.""저 사람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친 거겠죠. 최운석 씨의 상태가 조금 나아지는 것도 충분히 좋은 결과인데." 간호사는 그녀를 위로했다. "진 선생님, 저 사람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그리고 수술 비용 받는 거 잊지 마시고요."진아연은 앞서 준 보증금만 받았고 나머지는 수술 후 받기로 했다.하지만 지금 최운석 가족의 태도를 보니 진아연은 나머지 돈을 받을 생각이 없어졌다.그녀가 애초에 최운석에게 수술을 해주기로 한 것은 전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은을 위해서였다.병실에 한동안 앉아 있었더니 침대 위의 환자가 갑자기 눈을 떴다.진아연은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떼고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최운석 씨, 느낌 어떠세요?"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부드럽게 물었다. "머리가 좀 아플 수 있지만, 그건 정상이에요. 제 말 들리세요?"최운석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재빨리 반응했다.그는 고개를 끄덕였을 뿐만 아니라 "네." 라고 답했다.그의 눈빛과 표정을 본 진아연은 그가 전혀 바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그의 반응은 예전의 시은이와 비슷했다.박시준과 다툴 때
"운석아! 우리 착한 아들!" 최운석의 아버지가 성큼성큼 걸어와 진아연을 밀어냈다.진아연은 이 남자가 자신에 대한 존중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그가 마치 자신을 병실 밖으로 밀어내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이 남자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성은 그녀를 참게 했다.최운석이 안타깝지만 그녀와 최운석은 가족도 친구도 아니기에, 그의 가족이 수술에 만족한다면 그녀의 일은 거기서 끝이었다."진 선생님, 방금 선생님을 잘못 탓했군요!" 최운석의 아버지는 최운석의 대답을 듣고 바로 돌아서서 진아연에게 신이 나서 말했다. "운석이가 내가 부르는 걸 들을 수 있네요. 이건 큰 호전입니다! 남은 금액은 3일 이내에 이체해 드리겠습니다. 그 뒤로는... 운석이에게 다른 병이 생기지 않는 이상 귀찮게 하지 않겠습니다."진아연은 순간 멈칫했다.그의 말은 돈을 받고 떠나라는 뜻이었고, 앞으로 최운석은 그녀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그들을 찾지 말라는 뜻도 있는 것 같았다.그러나 그녀는 최운석의 이후 회복에 대해 알고 싶었다."최운석 아버님, 남은 금액은 받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운석 씨의 상태를 계속 알 수 있게 해주세요. 이건 저희의 직업병이에요." 진아연이 말했다."진 선생님, 환자 한 명 한 명을 다 그렇게 책임집니까?" 최운석 아버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때 가서 내가 전화를 받을 수 있으면 당연히 받겠습니다만, 바빠서 전화를 못 받더라도 나한테 뭐라 하지 마세요!"진아연은 그의 미소가 조금 사악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여태까지 악의를 품고 다른 사람을 추측하지 않지만, 최운석의 아버지는 그녀가 오한을 느끼게 만들었다.그의 말은 이런 뜻을 품고 있었다. "앞으로 얼마든 전화를 걸 수 있어. 하지만 난 절대 받지 않을 거야."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재방문을 못 하게 하는 걸까?앞으로 최운석의 병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는 걸까? 정말 최운석을 위하는 것
그녀는 농담 삼아 이렇게 말했다.하지만 듣고 있던 장 이모는 조금 부자연스러운 표정이었다.장 이모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딱딱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시은이가 보고 싶어졌을 뿐만 아니라 대표님도 보고 싶어진 거 아니에요? 이쪽의 일도 이제 끝났으니, 이제 돌아가도 되지 않을까요?"진아연은 그렇게 빨리 귀국하고 싶지 않았다.한이와 라엘이는 학교에 다니기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더군다나 요즘 수술 때문에 너무 바쁜 탓에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아 매우 피곤했다.그녀는 충분히 휴식한 뒤에 언제 귀국할지 생각하고 싶었다.지금 서둘러 돌아가 봤자 결국 집에서 휴식할 것이기 때문이었다."너무 피곤하면 먼저 푹 쉬셔도 돼요. 저도 급히 귀국할 필요 없으니까요." 장 이모는 눈치가 특히 빨랐다. "그냥 한이랑 라엘이 조금 보고 싶어지네요. 녀석들을 하루라도 못 보면 마음이 텅 빈 거 같아요.""네. 저도 그 아이들이 보고 싶어요. 하지만 요즘 너무 피곤하네요. 이틀 정도 쉬고 돌아가죠!" 진아연은 타협했다.박시준을 피하려고 계속 돌아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알겠어요. 아연 씨, 제가 닭곰탕을 만들었어요. 조금 마시고 쉬러 가보세요! 요즘 또 살이 빠지신 거 같네요." 장 이모는 지성을 아기침대에 놓고 주방에 가서 닭곰탕을 떠왔다.지성이는 매우 조용했다. 혼자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었고 울지도 않았다.어떤 아기들은 안기는 데 익숙해지면 놓을 수가 없었다."아가야, 형아랑 누나가 그리워?" 진아연은 아기침대 옆에 서자 지성이와 놀아주었다. "이틀 뒤에 엄마가 널 데리고 돌아갈까? 배는 불러? 엄마가 안아줄까?"그녀는 매우 피곤했지만 아들과 몇 마디 했더니 참지 못하고 아들을 품에 안았다.국그릇을 들고 온 장 이모가 이 장면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지성이를 보면 꼭 안아 주고 싶어지죠?""네, 너무 조용해요. 꼭 우리가 뭐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진아연은 지성이를 안고 소파에 앉았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렇게 조용한 귀
한이가 다니는 서대 영재반은 평범한 학교가 아니었기에, 진아연에게 돈이 아무리 많아도 라엘이를 보낼 수 없었다.라엘이도 영재반에 가고 싶지 않아 했다.그녀는 한이가 배우는 것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라엘이를 데리고 별장에서 나온 마이크는 박시준의 차를 보고 멍해졌다.박시준의 기사가 트렁크를 열고 장 이모의 짐을 꺼냈다.마이크는 라엘이를 데리고 성큼성큼 걸어가 무슨 일인지 확인했다."이건 장 이모의 짐입니다. 이제 대표님의 댁에서 일하지 않을 거기에 대표님께서 장 이모의 짐을 여기로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기사가 말했다."당신 대표가 롤스로이스로 짐을 보내라고 했나요?" 마이크는 박시준이 차 안에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기사는 난감해하며 설명했다. "대표님은 차 안에 계십니다. 아침 식사하러 가겠다 하셔서요."마이크는 차가운 미소와 함께 라엘의 작은 손을 놓은 뒤, 뒷좌석 쪽으로 걸어가 차창을 두드렸다.'스윽' 하는 소리와 함께 차창이 내려졌다.박시준의 준수하고 차가운 얼굴이 마이크의 눈에 들어왔다.마이크는 얼굴에 나쁜 웃음을 지으며 비꼬았다. "7시 30분, 대기업 회장이라면 침대에서 자고 있을 시간 아닌가? 요즘 시대에 아침 식사하려고 7시에 일어나는 회장이 어디 있어요? 어젯밤에 밥을 안 먹은 겁니까?"박시준: "...""그냥 솔직히 말을 하세요. 우리 집에는 아침 먹으러 온 거죠? 아직 남은 게 있습니다. 괜찮다면..."마이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박시준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이번에는 마이크의 말문이 막혔다.설마 정말 체면 안 차리고 아침 얻어먹으려는 건 아니겠지?박시준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본 라엘은 즉시 눈살을 찌푸리며 마이크 뒤로 달려가 마이크의 손을 끌어당기며 떠나려 했다."박시준, 차 안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좋을 겁니다! 우리 라엘 베이비를 울리지 말고! 안 그러면 저녁에 아연한테 고자질할 거예요!" 마이크가 위협했다. 박시준의 발걸음이 멈췄다.그는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그래서 참
마이크는 너무 놀라서 넘어질 뻔했다!"아오, 깜짝이야! 시발 내 휴대폰은 왜 빼앗는 거야?!" 마이크는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고, 휴대폰을 다시 낚아챘다.전화 반대편의 진아연은 멍해졌다.누가 마이크의 휴대폰을 훔쳐 갔다고? 누가 감히 마이크의 휴대폰을 훔치는 거지?그녀의 머릿속에는 박시준의 얼굴이 자동으로 나타났다."스피커폰 켜!" 박시준의 눈은 빨개졌고 마이크에게 명령했다.지성이가 열이 난다는 말을 들은 그는 지성이가 무슨 상황인지 알아야 했다.박시준의 목소리를 들은 진아연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박시준이 왜 마이크와 같이 있는 거지?A국은 지금 아침 7시일 것인데, 박시준이 그 시간에 왜 그녀의 집에 나타난 걸까?"당신이 켜라면 켜야 돼? 당신이 내 상사라도 됩니까?!" 마이크는 그의 고약한 성격을 맞춰주고 싶지 않았다.박시준의 안색은 즉시 음침해졌고 그의 차가운 눈은 살기를 품고 있었다.하지만 마이크는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마이크 옆에 선 라엘이는 두 사람이 당장 싸울 듯 어두운 얼굴을 한 것을 보고 '엉엉' 소리를 내며 울음을 터뜨렸다."... 나 학교 늦는단 말이에요! 흑흑!" 라엘이는 쉽게 눈물을 흘리는 어린 소녀가 아니었다.그녀가 울자마자 마이크와 박시준은 바로 칼날을 거두고 당황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라엘 베이비, 울지 마! 삼촌이 바로 학교에 데려다줄게. 절대 지각하지 않을 거야!" 마이크는 한 손으로 라엘이를 안고 차고로 성큼성큼 걸어갔다.박시준은 쫓아가 딸을 달래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그녀가 더 슬프게 울 것 같았다.그는 낙심하며 마당에서 나왔다.그가 차에 타자 기사는 바로 운전석에 오르며 물었다. "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그는 기사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듯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기사는 그가 라엘이 때문에 그러는 것을 알기에 더는 묻지 않았다.마이크는 스피커폰을 켜고 휴대폰을 조수석에 놓았다.그는 라엘이를 카시트에 앉힌 뒤 재빨리 운전석에 올라 차를 몰고 나갔다."지성이는 지금 어때?
그녀는 박시준이 아이를 데려가거나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불안했다."아연아, 먼저 끊을게. 박시준의 차가 뒤에서 따라오고 있어." 마이크의 말투는 박시준을 따돌리려는 것 같았다.진아연은 바로 말했다. "마이크, 빨리 운전하지 마! 안전이 제일이야. 박시준이 따라오고 싶어 하면 따라오라고 해. 라엘이의 학교 안까지는 가지 못할 거니까.""알았어! 지성이가 걱정돼서 그러는 것 같아! 지성이가 열이 났다는 말에 안색이 안 좋아졌어. 아마도 나처럼 지성이가 지난번과 같은 줄 알았을 거야." 마이크의 감정도 점차 진정되었다."그럼 나중에 설명해 줘! 운전 조심히 하고. 끊을게.""응."전화를 끊은 후 마이크는 라엘이를 흘끗 보았다.라엘이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입을 오므리고 있었고, 울지는 않았지만 유난히 억울한 표정이었다."라엘 베이비, 방금 우리 때문에 놀랐어? 두려워하지 마, 박시준은 감히 삼촌을 때리지 못해. 싸워도 삼촌은 지지 않을 거야!" 마이크가 라엘이를 달랬다.라엘: "삼촌을 때리면 전 더 이상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응? 네 말은 지금 다시 박시준을 좋아한다는 뜻이야?"라엘이는 눈살을 찌푸리고 괴로워하며 말했다. "저한테 기회를 한번 달라고 했잖아요. 지금 생각 중이에요!"마이크는 한숨을 쉬었다. "왜 그렇게 쉽게 용서하는 거야? 라엘아, 그러다간 앞으로 고생만 할 수도 있어! 이건 네 엄마한테서 배워야 돼. 네 엄마는 말이야...""그 사람은 잘생기고, 부자이고, 상냥하잖아요... 그래서 엄마도 그 사람의 아이를 셋이나 낳은 거고요." 라엘이는 사실을 얘기했다.마이크는 할 말이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마이크가 반박했다. "상냥하다고? 어디가 상냥한데?""나를 아가라고 불렀어요."마이크: "..."틀린 말은 아니다. 박시준 같은 얼음형 남자의 입에서 '아가' 라는 말이 나오는 건 쉽지 않았다.그가 라엘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 수 있었다.15분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