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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장

"인연인 거죠!"

"우리 진이만 불쌍하게 됐네."

조지운이 말했다. "강 회장님, 이런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강 부장님이 매우 훌륭한 여자인 건 맞습니다만 10년 동안 회장님 옆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회장님께서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10년, 20년을 더 있어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강주승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조언 고맙다."

그날 밤.

박시준은 회사 경영진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성빈은 그와 술을 마셨다.

오늘 그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그 이유를 몰랐다.

그래서 모두가 그를 취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눈에 취기가 돌기 시작하자, 성빈은 그의 앞에 놓인 술잔을 치웠다.

"시준이 너 오늘 하루 종일 몇 마디 하지도 않고 답답하지도 않냐?" 성빈은 그에게 주스를 건넸다.

박시준은 긴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눈을 살짝 감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연이가 이혼하려 해. 내가 그렇게 못난 놈이야?"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말문이 막혔다. "…"

회장님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진아연의 뇌 구조가 일반 사람들과 다른 거 아니야?

회장님은 외모가 준수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천재이기도 하다.

그를 사모하는 여자들을 줄 세우면 남극까지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진아연은 뭘 믿고 회장님에게 상처를 주는 거지?!!

"성빈 형, 진아연을 어떻게 생각해요?" 조지운이 물었다.

"그냥 평범한 대학생. 아, 평범하지는 않지. 얼굴은 꽤 이쁘던데. 강진이가 조금 공격적인 외모라면 진아연은 따스한 봄바람 같은 옆집 소녀?"

"아직 진아연을 본 적 없는데! 전화해서 나오라고 하는 게 어때요?" 누군가 제안했다.

성빈은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시준이 관자놀이를 문지르는며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는 그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시준아, 진아연에게 연락해서 너 데리러 오라고 할까?" 성빈이 물었다.

시준의 숨소리가 조금 거칠었다.

대답하지 않았다.

성빈은 그가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다.

별장.

진아연은 책상에 앉아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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