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교회의 실내 장식 책임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잠시 후, 여소정이 한 젊고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과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났다."아연아, 한이야." 여소정이 웃으며 그들에게 인사한 뒤, 여자를 소개했다. "여긴 내 친구의 딸, 미나라고 해. 올해 대학교 4학년고, 내년 여름에 졸업할 예정이야. 벌써 인턴십을 시작해서 지금은 시간이 여유로운 편이야. 근처에 카페가 하나 있던데, 둘이 카페에 앉아서 이야기 나누렴."여소정은 젊은 사람들을 챙기는 방법을 잘 알았다.젊은 사람들이 당황하게 하는 말은 일절 하지 않았고, 눈치 없이 자리에 끼어있는 행동은 더욱 하지 않았다.진아연이 슬쩍 미나를 보았다.미나는 정말 미인이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세련된 옷차림의 그녀는 큰 키에 살이 찌지도, 마르지도 않은 적당한 체격이었다.진아연이 웃으며 아들에게 말했다. "미나 씨에게 커피 한 잔 대접하고 오렴! 엄마도 소정 이모와 오랜만에 만나서, 따로 할 이야기가 있어."진지한이 발걸음을 옮겼다.미나가 바로 그의 뒤를 따라갔다.떠나는 두 사람을 확인한 뒤, 여소정이 진아연의 손을 잡고 입이 귀에 걸릴 듯 미소 지었다."미나 어때? 내 인스타그램에서 제일 괜찮은 여자야. 내 친척들은 집안이 별로 좋지 않아서 우리 한이에게 소개해 줄 수 없었어... 미나는 무용과 학생인데, 국제 대회에서 상도 많이 탔어. 너도 봐서 알겠지만, 보통 사람들과 분위기가 다르지."진아연은 미나가 마음에 꼭 들었다. "미나 씨, 정말 미인이더라. 네 친구의 딸이야?""아니, 나랑 같이 카드 치는 친구의 딸이야. 미나는 외동딸에, 집안도 좋아! 그런데도 자기 딸이 한이와 함께 B국에서 지내도 괜찮데. 우리 한이가 얼마나 훌륭한 신랑감이니. 그러니 한이에게 시집가는 걸 마다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여소정이 진아연을 끌고 교회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미나 엄마가 나한테 온종일 미나 얘기를 했거든. 미나가 무용하는 영상도 보여줬어. 그래서 한이에게 소개팅을 주선해달라는 네
진지한이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다행히 소정 이모의 친척이 아니었다."무용 열심히 하세요. 훗날 미나 씨에게 더 좋은 미래가 있을 거라 믿어요." 진지한이 정중하게 그녀를 거절했다.미나는 똑똑한 사람이었고, 진지한의 말 속에 숨은 뜻을 바로 이해했다."지한 씨, 제 외모나 몸매가 마음에 안 드세요? 아니면 제 직업이 마음에 안 드시는 거예요? 전 무용을 계속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미나가 최후의 발악을 했다."결혼 때문에 하는 일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지한이 조언했다.잠시 후, 종업원이 커피 두 잔을 가져왔다.커피를 다 마신 후, 진지한이 시간을 확인하고는 커피값을 계산했다.두 사람이 교회에 들어갔을 때, 여소정과 진아연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즐겁게 웃고 있었다.교회로 돌아온 그들을 보자,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삽시에 멈추었다.이렇게 빨리 돌아오다니?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미나가 한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걸까? 아니면 한이가 미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걸까? 진아연이 속으로 생각했다.하지만 여소정은 바로 알아보았다. 한이가 미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것이다.오는 길에 미나는 인터넷에서 한이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기 때문이다.미나는 한이를 100% 마음에 들어 했다.심지어 여소정에게 한이를 위해서라면 무용도 포기할 수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커피 다 마셨니?"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진아연이 먼저 말을 붙였다. "밖에 나가서 좀 걷다 올래?""엄마, 밖은 추워요." 진지한이 엄마의 말을 완곡히 거절했다.진아연이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미나를 바라보았다: "미나 씨, 이따가 우리랑 같이 식사해요!""말씀은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전 집에 가서 먹을게요." 미나가 정중하게 거절했다.소개팅이 잘되지 않은 이상, 함께 밥을 먹으면 어색하기만 할 것이다."가자, 데려다줄게." 여소정이 곧바로 미나를 데리고 교회를 나섰다.두 사람이 떠난 후, 진아연이 한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두 사람, 대화가
그녀는 은서가 데리고 온 사람이었다.오전에 오빠가 한이도 여자친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에 은서는 급히 운영 중인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새로 영입한 신입 모델을 데리고 왔다.은서가 모델의 요구에 있어서 까다로워여자는 전형적인 미모는 물론 몸매도 좋고 나이도 많지 않았다."한이야, 얘는 소휘야. 우리 회사 새로 영입한 신입인데, 올해 19살이야." 은서는 웃으면서 한이에게 소개해 줬고진지한은 소휘를 힐끗 보더니 다시 박시준을 바라봤다.아빠가 고모한테 무조건 뭐라고 했을 거야. 아니면 고모가 갑자기 여자를 소개해 줄 리가 없지."소휘 씨, 안녕하세요." 한이는 예의 바르게 인사를 나누고 바로 말을 돌렸다. "배도 고픈데, 저희 밥부터 먹어요!"박시준은 아들이 불만을 표하자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여소정이 소개해 준 여자와 다퉜었나?박시준은 몰래 휴대폰을 꺼내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물론 메시지를 보내지 않고문자를 작성한 뒤 바로 진아연에게 보여줬다.그리고 진아연은 그가 탁자 밑에서 휴대폰으로 뭔가 하고 있을 때부터 주의하고 있었다.진아연은 그가 쓴 문자를 보고 바로 휴대폰으로 답해줬다. 마음에 들지 않은 거죠. 그리고 우리 아들, 눈이 얼마나 높은데, 저희 소개는 필요 없다고 했어요.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앞으로 신경 쓰지 말라고 했어요."두 사람 뭐해요!" 은서는 두 사람이 몰래 뭔가 주고받자 바로 이들에게 물었다.이에 진아연은 고개를 들어 웃으면서 답했다. "네 오빠가 왜 소정이는 오지 않았는지 물어서 말이야."은서는 그녀의 말에 잇따라 물었다. "그런데 소정 씨는 왜 오지 않았어요? 오전에 함께 있지 않았어요?""오늘 저녁에 온다고 했어. 우리 저녁도 같이 먹자!" 진아연은 그녀의 말에 바로 물었다. "새로운 음식 메뉴 두 세트를 주문했는데, 어떤 메뉴가 맛있는지 보자.""네. 그런데 라엘도 올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왜 오지 않았어요?" 은서는 말하면서 시간을 확인했다. "제가 전화해 볼게요!"은서가 말을 마치기도
현이는 밥상 위의 요리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불렀다.이는 어찌 보면 현이가 먹은 제일 풍성한 밥상이었고맛본 요리는 과거 상상만으로 충분했던 요리였다.그리고 이외 그녀가 모르는 요리들도 수두룩했다.다행히 셰프가 옆에서 이들에게 일일이 소개해 줬다."현이야, 왜 안 먹어? 맛이 별로야?" 라엘은 동생이 먹지 않자 조용히 그녀한테 물었다."아니요. 너무 많아서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현이는 현재 실습 호스트이기 때문에 전처럼 음식을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없었다.왜냐면 살이 찌면 안 되니까 말이다."하나씩 맛보면 되잖아. 그리고 괜찮은 건 먹고 별로인 건 바꾸면 돼." 라엘은 젓가락을 들고 다양한 요리들을 집어 동생의 접시에 올렸다."네."잠시 후 최은서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그녀는 직업 때문에 항상 양을 조절해야 했다."한이야, 지금 이 자리에 다른 사람도 없는데, 어떤 사람을 찾고 싶은지 말해봐. 예를 들어, 얼굴, 몸매, 학력, 집안 스펙, 나이, 성격, 어떤 부분에 어떤 요구가 있는지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최은서는 한이의 고모로써 한이에게 제일 어울리는 여자친구를 찾아주고 싶었다."정 어떤 사람과 만나야 할지 몰라도 괜찮아. 아직 젊으니까 굳이 성급할 필요 없어. 일단 호감이 가는 사람과 만나보면 앞으로 어떤 여자를 원하는지 알게 될 거야?" 성빈은 한이의 현황에 따라 제일 적절한 건의를 알렸다."저 연애하고 싶지 않아요." 한이는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이 없다고?소휘는 다른 사람이 아닌가?서아는 다른 사람이 아닌가?한이는 두 사람이 이 자리에 없어도 이리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오로지 엄마한테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싶을 뿐이었다."뭐? 연애보다 바로 결혼해서 애를 갖고 싶은 거야?" 최은서는 이런 상황을 예상 못했고 한이가 이런 사람일 줄 몰랐다.최은서는 연애보다 결혼을 원한다면 여자를 찾아 아이를 낳고 싶은 것뿐이라 생각했고이런 남자와 살면 생활에는 문
현이는 안전벨트를 매고 오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잠시 고민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빠, 고모와 엄마도 도와주려고 그런 것뿐이에요. 화내지 마요.”진지한은 동생의 말에 방금까지 어두웠던 표정이 사라졌다. "아니야. 화난 게 아니야.""다행이네요." 현이는 그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고모가 데리고 온 여자분이 엄청 이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고모의 기준이 꽤 높네요."“서로 통하는 말이 없어.” 진지한은 동생과 말하는 게 방금 같은 자리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오빠, 아직 서로 얘기도 하지 않았잖아요!" 현이는 왠지 모르지만 갑자기 서은준이 떠올랐다.처음 서은준을 챙기던 날 그 또한 아무 말 하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다.서은준은 한이와 비슷한 성격이고 사람이 차마 말을 걸 수도 없을 정도로 차가운 태도를 내세웠다.물론 두 사람 모두 괜찮은 사람인 건 분명했다."오빠, 제가 알고 지냈던 친구가 있었는데, 오빠처럼 낯선 사람과 얘기하는 걸 싫어해요. 저도 그와 통하는 말이 없었지만 저희는 어쩔 수 없이 대화할 수밖에 없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말도 하고 친해졌어요." 현이는 오빠가 부담 갖지 말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했다."현이야, 너도 내가 여자친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진지한은 담담하게 그녀한테 물었다."오빠가 원하면 찾고 원하지 않으면 찾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오빠가 행복했으면 해요!" 현이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왜 엄마한테 그런 얘기 했어요?”"어제 엄마한테 나중에 아이가 있으면 엄마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었어. 나도 혹시 아이가 있으면 부모님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지 생각했던 거야.""저도 공감해요. 그런데 부모님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아이를 가질 수 없잖아요!" 현이는 오빠의 생각이 신기했다. “아이한테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요?”"나도 알아."현재 진지한의 재산이라면 아이 한 명은 물론, 백 명도 문제없었다.오후, 최은서는
완전 닭살 돋아.물론 요즘 세대의 결혼 선물 디자인이 점점 세련된 것만큼은 사실이었다.그녀와 박시준이 결혼식을 올릴 때 결혼 선물을 준비했었지만너무 중요시하지 않았었다.왜냐면 이들을 도와줄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모든 준비는 두 사람이 해야 했다."여보, 문제없으면 지금 바로 주문할게." 박시준은 진아연이 말한 아이디어가 너무 좋다고 느껴졌다.딸의 결혼식은 무조건 성대해야 하고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아야 다른 사람들이 자기 딸을 중요시 여길 거라 생각했다.진아연은 그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네, 그럼 그렇게 하세요."저녁 식사 시간, 이들은 여전히 호텔에서 각종 메뉴를 맛봤다.다만 시은이의 가족과 소정이의 가족들이 찾아와서점심때보다 사람이 훨씬 많았고연회장 테이블 3개를 꽉 채웠다.이에 여소정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떠들썩한 게 진짜 결혼식을 올리는 것 같네."하준기: "아이들이 많잖아. 아이들이 어릴 때는 자리도 많고 했는데, 이제 다들 컸잖아."곁에서 듣고 있던 최은서는 말을 이었다. "맞아요. 라엘은 이제 곧 결혼하고 나중에 한이도 결혼하면 어린아이들도 곧 결혼하겠죠. 그럼 매일 결혼식에 가야 할 것 같아요. 하하!"성빈: "결혼식 다음은 보통 아이를 낳아 축하하지 않을까?""그렇네요!" 최은서는 말하면서 김세연을 힐끗 바라봤다.그리고 김세연이 심장 이식 수술 때문에 라엘과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생각에 성빈을 노려봤다.이 사람, 진짜 쓸데없는 말을 하네."왜 나를 그리 노려보는 거야?" 성빈은 그녀와 같은 생각을 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라엘과 세연 씨가 아이를 낳지 않아도 상관없잖아! 아이가 없으면 두 사람 함께 잘 살면 되지 않을까? 요즘 아이 없는 가정이 얼마나 많은데, 다들 잘 살고 있잖아. 서로 좋아하면 문제없어.”라엘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저희가 아이를 낳을 수 있어도 저는 지금 원하지 않아요. 저는 그래도 한동안 더 놀고 싶어요!""일단 두 사람
그리고 아들이 동생을 위해 그만큼 해줄 수 있다는 것 또한 두 사람의 관계가 좋다는 것을 뜻해서부모님으로서 박시준과 진아연은 내심 뿌듯했다."아빠, 엄마, 왜 아무 말 하지 않아요?!" 라엘은 골드 바에 이어 자동차까지 추가되는 결혼 선물에 어이가 없었고 스스로 오빠를 설득할 수 없자 부모님께 물었다."우리가 뭐라고 해야 하지?" 진아연은 웃으면서 라엘에게 말했다. “네 오빠가 그리 원한다면 그리해! 돈은 쓰라고 있는 거지, 즐거우면 됐잖아.”박시준: "네 엄마 말이 맞아. 그리고 이제 괜찮다며, 오빠가 이리 잘 대해주는데 기쁘지 않아?"라엘은 이들의 말에 울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돈을 너무 많이 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결혼식을 올리는 거지, 자선 사업하는 게 아니잖아요...”박지성: "누나는 우리 집 공주님 중의 일원이잖아요. 이 정도는 당연한 거예요! 제가 아직 돈이 없어서 그렇지. 아니면 저도 무조건 뭐라도 할 생각이에요!"박지성의 말에 연회장 안은 순간 웃음소리가 넘쳤다."라엘아, 네 친오빠잖아. 굳이 그럴 필요 있을까? 네가 오빠 돈을 쓰지 않으면 나중에 자기 아내한테 쓸 텐데 말이야. 하하!" 최은서는 농담으로 말을 던졌고화제는 다시 진지한이 연애하고 싶다는 얘기로 돌아왔다.어른들은 모두 이에 관심을 보였다."현이야, 오늘 출근하면 같이 방송국에 가도 돼?" 수현이는 조용히 현이한테 물었다. “나 아직 방송국에 가서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이에 현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바로 말을 이었다. "일단 선생님께 여쭤볼게. 괜찮다면 우리 함께 가자."수현: "그리 귀찮으면 됐어! 난 관리가 그리 엄한지 몰랐어!""하하! 나 아직 실습생이야. 나중에 정직원 되면 조금 당당해지지 않을까?" 현이는 말하면서 조해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반드시 정직원 될 수 있을 거야. 잘하고 있잖아!" 수현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 "난 네가 방송한 모든 회차를 놓치지 않았어.""리플레이로 보면 돼. 굳이 밤새우면서 보지 마." 현이는
"한이야, 너 술도 잘 마시잖아! 삼촌과 한잔하자!" 성빈은 너무 기쁜지 한이에게 다가가 술을 부어줬고한이는 거절할 수 없으니 바로 술을 받았다."김세연 씨가 수술하지 않았으면 무조건 함께 마셨을 텐데." 성빈은 얼굴이 빨개졌지만, 정신이 멀쩡했다. "그러니까 네가 함께 마셔 줘야지."한이: "삼촌, 두 잔 정도 마시는 건 괜찮은데, 더는 안 돼요. 지방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괜찮아요?""기억력이 왜 이리 좋은 거야? 네 고모가 평소 말려서 안 마셔. 그런데 오늘 같은 날은 조금 마셔도 괜찮지 않을까?" 성빈은 술잔을 들고 한이와 잔을 부딪쳤다. "그리고 가끔 마셔도 괜찮아. 내 몸은 내가 알고 있어.""한 잔만 드세요." 진아연은 급히 이들을 말렸다. "오늘 라엘이의 결혼식도 아니잖아요! 성빈 씨, 그만 마셔요! 누가 결혼하든, 자기 건강이 제일 중요하잖아요."최은서는 진아연의 말에 성빈을 비웃었다. "알코올 중독이에요. 술 마시고 싶어서 그런 거죠! 마시지 말라고 말리면 시무룩해져서 말이에요. 매일 한 두 잔씩 몰래 마시는 걸 알고 있어요! 하하!"성빈은 그녀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여보, 근데 왜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안 했어?"최은서는 그를 노려보면서 말을 이었다. "말해도 소용없잖아요. 그래서 더는 말하기 귀찮아요.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나중에 혹시라도 당신이 죽기라도 한다면 당신 재산은 모두 저와 아들 거니까 그리 아세요. 그리고 나중에 당신 돈으로 살고 싶은 대로 살 거예요."성빈: "..."술 맛이 갑자기 없어졌다."그럼 그만할게. 그만 마실게." 성빈은 바로 잔을 내렸지만최은서는 바로 말을 이었다. "술 먹고 싶지 않아서 저러는 거라 생각하지 마요. 오늘 그래도 몇 잔 마셨으니 기분 좋아서 그만 마시는 거예요."성빈: "여보, 그만 말해. 앞으로 절대 몰래 마시지 않을게."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앞으로 마시고 싶으면 당신 앞에서 마실게."최은서: "..."방송국.경호원이 주차 공간에 차를 세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