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닭살 돋아.물론 요즘 세대의 결혼 선물 디자인이 점점 세련된 것만큼은 사실이었다.그녀와 박시준이 결혼식을 올릴 때 결혼 선물을 준비했었지만너무 중요시하지 않았었다.왜냐면 이들을 도와줄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모든 준비는 두 사람이 해야 했다."여보, 문제없으면 지금 바로 주문할게." 박시준은 진아연이 말한 아이디어가 너무 좋다고 느껴졌다.딸의 결혼식은 무조건 성대해야 하고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아야 다른 사람들이 자기 딸을 중요시 여길 거라 생각했다.진아연은 그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네, 그럼 그렇게 하세요."저녁 식사 시간, 이들은 여전히 호텔에서 각종 메뉴를 맛봤다.다만 시은이의 가족과 소정이의 가족들이 찾아와서점심때보다 사람이 훨씬 많았고연회장 테이블 3개를 꽉 채웠다.이에 여소정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떠들썩한 게 진짜 결혼식을 올리는 것 같네."하준기: "아이들이 많잖아. 아이들이 어릴 때는 자리도 많고 했는데, 이제 다들 컸잖아."곁에서 듣고 있던 최은서는 말을 이었다. "맞아요. 라엘은 이제 곧 결혼하고 나중에 한이도 결혼하면 어린아이들도 곧 결혼하겠죠. 그럼 매일 결혼식에 가야 할 것 같아요. 하하!"성빈: "결혼식 다음은 보통 아이를 낳아 축하하지 않을까?""그렇네요!" 최은서는 말하면서 김세연을 힐끗 바라봤다.그리고 김세연이 심장 이식 수술 때문에 라엘과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생각에 성빈을 노려봤다.이 사람, 진짜 쓸데없는 말을 하네."왜 나를 그리 노려보는 거야?" 성빈은 그녀와 같은 생각을 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라엘과 세연 씨가 아이를 낳지 않아도 상관없잖아! 아이가 없으면 두 사람 함께 잘 살면 되지 않을까? 요즘 아이 없는 가정이 얼마나 많은데, 다들 잘 살고 있잖아. 서로 좋아하면 문제없어.”라엘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저희가 아이를 낳을 수 있어도 저는 지금 원하지 않아요. 저는 그래도 한동안 더 놀고 싶어요!""일단 두 사람
그리고 아들이 동생을 위해 그만큼 해줄 수 있다는 것 또한 두 사람의 관계가 좋다는 것을 뜻해서부모님으로서 박시준과 진아연은 내심 뿌듯했다."아빠, 엄마, 왜 아무 말 하지 않아요?!" 라엘은 골드 바에 이어 자동차까지 추가되는 결혼 선물에 어이가 없었고 스스로 오빠를 설득할 수 없자 부모님께 물었다."우리가 뭐라고 해야 하지?" 진아연은 웃으면서 라엘에게 말했다. “네 오빠가 그리 원한다면 그리해! 돈은 쓰라고 있는 거지, 즐거우면 됐잖아.”박시준: "네 엄마 말이 맞아. 그리고 이제 괜찮다며, 오빠가 이리 잘 대해주는데 기쁘지 않아?"라엘은 이들의 말에 울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돈을 너무 많이 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결혼식을 올리는 거지, 자선 사업하는 게 아니잖아요...”박지성: "누나는 우리 집 공주님 중의 일원이잖아요. 이 정도는 당연한 거예요! 제가 아직 돈이 없어서 그렇지. 아니면 저도 무조건 뭐라도 할 생각이에요!"박지성의 말에 연회장 안은 순간 웃음소리가 넘쳤다."라엘아, 네 친오빠잖아. 굳이 그럴 필요 있을까? 네가 오빠 돈을 쓰지 않으면 나중에 자기 아내한테 쓸 텐데 말이야. 하하!" 최은서는 농담으로 말을 던졌고화제는 다시 진지한이 연애하고 싶다는 얘기로 돌아왔다.어른들은 모두 이에 관심을 보였다."현이야, 오늘 출근하면 같이 방송국에 가도 돼?" 수현이는 조용히 현이한테 물었다. “나 아직 방송국에 가서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이에 현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바로 말을 이었다. "일단 선생님께 여쭤볼게. 괜찮다면 우리 함께 가자."수현: "그리 귀찮으면 됐어! 난 관리가 그리 엄한지 몰랐어!""하하! 나 아직 실습생이야. 나중에 정직원 되면 조금 당당해지지 않을까?" 현이는 말하면서 조해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반드시 정직원 될 수 있을 거야. 잘하고 있잖아!" 수현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 "난 네가 방송한 모든 회차를 놓치지 않았어.""리플레이로 보면 돼. 굳이 밤새우면서 보지 마." 현이는
"한이야, 너 술도 잘 마시잖아! 삼촌과 한잔하자!" 성빈은 너무 기쁜지 한이에게 다가가 술을 부어줬고한이는 거절할 수 없으니 바로 술을 받았다."김세연 씨가 수술하지 않았으면 무조건 함께 마셨을 텐데." 성빈은 얼굴이 빨개졌지만, 정신이 멀쩡했다. "그러니까 네가 함께 마셔 줘야지."한이: "삼촌, 두 잔 정도 마시는 건 괜찮은데, 더는 안 돼요. 지방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괜찮아요?""기억력이 왜 이리 좋은 거야? 네 고모가 평소 말려서 안 마셔. 그런데 오늘 같은 날은 조금 마셔도 괜찮지 않을까?" 성빈은 술잔을 들고 한이와 잔을 부딪쳤다. "그리고 가끔 마셔도 괜찮아. 내 몸은 내가 알고 있어.""한 잔만 드세요." 진아연은 급히 이들을 말렸다. "오늘 라엘이의 결혼식도 아니잖아요! 성빈 씨, 그만 마셔요! 누가 결혼하든, 자기 건강이 제일 중요하잖아요."최은서는 진아연의 말에 성빈을 비웃었다. "알코올 중독이에요. 술 마시고 싶어서 그런 거죠! 마시지 말라고 말리면 시무룩해져서 말이에요. 매일 한 두 잔씩 몰래 마시는 걸 알고 있어요! 하하!"성빈은 그녀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여보, 근데 왜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안 했어?"최은서는 그를 노려보면서 말을 이었다. "말해도 소용없잖아요. 그래서 더는 말하기 귀찮아요.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나중에 혹시라도 당신이 죽기라도 한다면 당신 재산은 모두 저와 아들 거니까 그리 아세요. 그리고 나중에 당신 돈으로 살고 싶은 대로 살 거예요."성빈: "..."술 맛이 갑자기 없어졌다."그럼 그만할게. 그만 마실게." 성빈은 바로 잔을 내렸지만최은서는 바로 말을 이었다. "술 먹고 싶지 않아서 저러는 거라 생각하지 마요. 오늘 그래도 몇 잔 마셨으니 기분 좋아서 그만 마시는 거예요."성빈: "여보, 그만 말해. 앞으로 절대 몰래 마시지 않을게."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앞으로 마시고 싶으면 당신 앞에서 마실게."최은서: "..."방송국.경호원이 주차 공간에 차를 세
"현이 언니, 다들 이리 잘 대해줘요?" 소소는 웃으면서 현이한테 물었다."다들 괜찮은 사람이지." 현이는 혹시라도 이들이걱정할까 봐 힘든 부분을 얘기하지 않았다.이들은 복도에서 사진 몇 장 찍은 후 현이는 무대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평소 여기에서 대본 외우고 메이크업도 여기에서 해." 현이는 다른 동료들도 있기 때문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알렸다.수현은 다른 호스트가 대본을 외우는 모습을 보더니 바로 현이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현이야, 우리의 호기심을 만족시켜 줘서 너무 고마워. 우리 이제 갈게. 아직 출근 시간도 아닌데, 잠깐 쉬어." 수현은 현이의 손을 잡고 감사를 표했고현이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면 또 나와야 해. 그냥 여기에서 대본 외워도 괜찮아. 집에 도착하면 알려줘.""그래.""수현아, 다음에 기회 되면 디자인할 때 나도 불러줘. 나도 궁금해!" 현이는 수현이가 업무하는 모습이 궁금했다."알았어! 그럼 다음에 연락할게."현이는 이들을 보낸 후출근 시간이 한참 남아 대본도 아직 출력되지 않았다는 생각에근처 밀크티 가게로 향했다.밀크티 가게는 전부터 인기가 많았고 현이는 한참 줄을 서서 기다렸다.그녀는 라떼 한 잔을 주문하고 가게에 자리가 없자계산을 마친 후, 바로 가게에서 나왔다.그녀는 주위 시끄럽고 복잡한 환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조이의 목소리라 생각했다.직업 특성상, 조이의 목소리는 일반인의 목소리보다 훨씬 듣기 좋았고발음과 리듬 또한 일반인보다 좋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현이는 소리를 따라 다가갔고곁에 있던 수진을 먼저 발견했다.그리고 수진의 곁에는 그녀의 생각대로 조이가 있었다.두 사람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마치 커플처럼 나란히 서 있었다.조이는 밀크티 가게 앞에 줄 서 있었고 수진은 그의 옆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다만 이들은 현이를 보지 못했다.아무래도 현이가 어두운 곳에 서 있고 이들이 밝은 곳에 서있어 현이가 바로 찾을 수 있었던 거였다.현이는 두
보통 직장 동료 사이라면 상대방의 빨대에 입을 대는 행동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두 사람 설마 사귀고 있나?그리고 조이가 책임지고 있는 프로그램은 시간상 두 사람의 프로그램보다 늦게 시작하는 데 이리 일찍 방송국에 올 필요가 없었다.아무래도 수진을 위해 여기까지 온 거구나.현이는 이런 생각에 바로 뒤 돌아 방송국으로 향했다.수진과 조이의 눈에는 서로 밖에 없었고 곁에 있던 현이를 눈치채지도 못했다.물론 두 사람이 현이를 봐도 두려워할 것이 없었다.실습 앵커 인기 순위를 보면 수진과 조이의 랭킹 순위는 나쁘지 않았고마지막이 아닌 이상 앞으로 방송국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30분 후, 조이와 수진은 방송국에 도착했고백스테이지로 올라가 현이를 보자 깜짝 놀란 표정을 보였다."현이야, 왜 이리 일찍 왔어? 나보다 훨씬 일찍 왔네." 수진의 자리는 현이의 바로 옆에 위치해 그녀 몸에서 풍기는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역시, 사랑에 빠진 여자답게 전보다 훨씬 세련됐네."대본을 외우고 있었어요." 현이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 "혹시 다른 사람이 제 대본을 바꿀까 봐 걱정이어서 말이에요."수진은 그녀의 말에도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앞으로 올라가기 전에 더 세심하게 체크해. 난 매번 올라갈 때마다 대본을 체크하거든."수진의 말을 그녀의 조심성을 탓했다.그리고 이들의 곁에서 듣고 있던 방송국 선배는이들의 말에 바로 말을 건넸다. "현이야, 내가 지금까지 일하면서 대본이 바뀐 일은 처음이야! 만약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으면 CCTV를 미리 설치했을 거야. 그리고 이런 문제는 네 탓이 아니야. 이런 일을 벌인 사람이 악독한 거지. 절대 이런 일로 흔들리지 마. 그래도 지금 인기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잖아!"현이는 선배의 말에 기분이 괜찮아졌는지 불쾌함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선배님, 감사합니다. 사실 이런 일로 화내지 않아요. 앞으로 대본 제대로 외울게요.""그래. 그런데 페이스북 안 해? 요즘 얼마나 유행인데, 네가 놀면
그런데 신입생인데 무슨 분위기가 이리 섬뜩한 거지?"조이 선배님, 제 말이 맞지 않아요?" 현이는 일부러 곁에 있는 조이에게 물었다.이에 조이는 당황 했는지 코끝의 안경을 올리면서 입을 열었다. "다 지난 일이야. 앞으로 다들 조심하자.""맞아요! 선배님은 당사자가 아니니까 지난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현이는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선배님, 오늘 엄청 기분 좋아 보이는데, 혹시 연애하세요?"조이는 그녀의 말에 깜짝 놀라 당황했는지 한참 고민하다가 그녀한테 물었다. "현이야, 왜 갑자기 그리 물어봐? 내가 음료수 사줄게!""필요 없어요." 현이는 책상 위의 컵을 보여주면서 말을 이었다. "저 이미 샀어요." 그리고 시선을 돌려 수진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 "오늘 산 거예요."현이는 일부러 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고수진과 조이는 서로 바라보면서 현이가 이들의 일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현이가 왜 갑자기 조이가 연애했는지 물어볼까?"그런데 사내 연애하면 안 된다는 말도 없잖아?" 수진은 자리에 앉아 중얼거렸다.현이: "그럼 제가 물어볼까요?"수진: "나와 조이 선배님의 관계를 알릴 생각인 거야? 하하, 진짜 웃기지도 않네. 우리 고향 같은 사람이야. 몰랐어?""저는 선배와 조이 선배님이 연애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현이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봤다. "수진 선배님, 빨리 대본 외워요! 혹시 올라가서 사고라도 나면 어떡해요?"수진은 그녀의 말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저주를 퍼부으면서 대본을 외웠다.현이는 대본을 들고 밖으로 나가회의실에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회의실로 향했다.시간이 흘러 어느덧 구정날이 다가왔다.올해 박씨 집안은 유난히 떠들썩했고이는 현이가 돌아온 이후로 처음 집에서 구정을 보냈다.박시준과 진아연은 최은서의 일가족과 시은이 일가족을 집으로 초대했고이들도 아침 일찍 찾아왔다.다만 박씨 집안 가족들도 일찍 일어났고다들 이리 모일 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있어서 일분일초
"무슨 뜻이야? 그런 소원이 있으면 안 돼?" 라엘이는 동생을 보면서 되물었다. "네 형부같이 멋진 사람과 아이를 낳지 않으면 낭비잖아!"박지성: "..."이에 라엘이는 담담하게 설명했다. "소원은 아직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소원이야!"사실 부모가 된 사람들은 라엘이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했다."라엘아, 난 네 소원이 무조건 이루어질 거라 생각해. 세연 씨의 몸이 조금 괜찮으면 낳을 수 있을 거야. 내가 알고 지낸 친구가 여자인데,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아이도 낳았어. 아주 건강한 아이 말이야." 최은서는 바로 라엘이를 위로했다.라엘이는 그녀의 말에 순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짜요? 하하, 그럼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거네요!""누가! 진짜 그 소원이야?" 박지성은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난 그냥 재미로 말한 건데!""박지성, 구정날에 욕먹고 싶지 않겠지?" 라엘이는 눈빛으로 동생을 경고한 뒤, 계속해 말을 이었다. "네 소원을 말해봐!"박지성: "나는 딱히 소원 같은 거 없어. 아직 결혼 생활은 머나먼 일이고 학업도 문제 없으니까..."라엘이는 바로 그를 비웃었다. "지금 말단 직원 아니야? 승진하기 싫어?"박지성: "누나, 굳이 내가 원하지 않아도 승진하게 될 거야. 리더가 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데. 요즘 같은 세상에 나처럼 뛰어난 젊은이가 없다고 얘기한 적도 있는걸."라엘이는 그의 말을 더는 듣고 싶지 않은지 진지한을 바라봤다. "오빠, 새해 소원이 뭐야?"박지성: "형의 소원은 연애 아닐까? 굳이 물어볼 필요가 있나?"진지한: "..."라엘: "하하! 박지성, 그럼 현이의 소원이 뭔지 얘기해 봐."라엘이는 가끔 박지성의 입이 얄미울 때가 있지만, 너무 정확해서 반박할 수 없었다.박지성: "누나, 내가 무슨 점쟁이야? 근데 굳이 듣고 싶으면 말할 수는 있지. 내가 볼 때 현이의 소원은 학업에 집중해 뛰어난 성적을 원할걸?"현이는 바로 그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둘째 오빠, 진짜 정확해요. 진짜 공
"민이야! 이제 네가 새해 소망을 말할 차례야." 최은서는 어이없다는 듯 아들의 어깨를 다독였다.민이는 중학생이 되고 나서 성격 변화가 좀 컸다.최은서는 아들이 청춘의 반항기에 이르렀다고 느꼈다."기말고사 만점 받아 엄마를 기쁘게 해드렸으면 좋겠어요." 민이는 면 그릇에서 고개를 들고 엄마에게 소원을 말했다.최은서는 자신의 학력이 좋지 않아 아들의 공부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었다.아들이 그렇게 말해주니 최은서는 무척 기뻤다."만점을 받기엔 너무 어려워. 엄마는 만점을 바라진 않아." 최은서는 아들에게 스트레스를 줄까 봐 걱정이었다."민이야, 엄마만 기쁘게 하고 아빠는 기쁘게 하고 싶지 않아?" 성빈은 질투가 좀 났다.민이는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엄마가 기뻐하시면 아빠도 기쁘시지 않아요?"성빈은 대답할 말이 없었다.최은서는 이제 아주 행복했다.아침 식사 후, 여학생들은 함께 모여 미용, 피부 관리, 패션, 각종 가십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민이는 지성이를 따라다니며 지성에게 자신과 같이 게임을 해달라고 했다."아이들이 크면 우릴 따르지 않는다는 걸 눈치챘어요?" 최은서는 조금 서글펐다.시은이가 웃으며 말했다. "은서 씨, 좀 외롭죠? 이전에 둘째를 낳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요?"최은서: "그런 생각은 했는데, 임신이 안 됐어요.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임신이 어려워질 줄은 몰랐어요.""그럼 순리대로 해요. 임신하면 낳고 임신하지 못해도 괜찮으니까요." 진아연은 최은서가 둘째를 임신하지 못해 성빈이 화를 낼까 봐 두려웠다."제가 한가해서 그래요, 역시 사람은 한가하면 안 되나 봐요. 하지만 출근하면 또 피곤해요." 최은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됐어요, 설날인데 즐거운 얘기 좀 해요! 오늘 밤 저는 집에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니까, 저녁에 우리 같이 카드놀이나 하며 설을 보내죠!""밤새우는 거 확실해요?" 진아연이 물었다."맞아요! 이렇게 기쁜 날에 무슨 잠을 자겠어요! 아연 씨와 오빠 중에 누가 제 상대죠?"진아연: "저요! 오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