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이는 밥상 위의 요리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불렀다.이는 어찌 보면 현이가 먹은 제일 풍성한 밥상이었고맛본 요리는 과거 상상만으로 충분했던 요리였다.그리고 이외 그녀가 모르는 요리들도 수두룩했다.다행히 셰프가 옆에서 이들에게 일일이 소개해 줬다."현이야, 왜 안 먹어? 맛이 별로야?" 라엘은 동생이 먹지 않자 조용히 그녀한테 물었다."아니요. 너무 많아서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현이는 현재 실습 호스트이기 때문에 전처럼 음식을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없었다.왜냐면 살이 찌면 안 되니까 말이다."하나씩 맛보면 되잖아. 그리고 괜찮은 건 먹고 별로인 건 바꾸면 돼." 라엘은 젓가락을 들고 다양한 요리들을 집어 동생의 접시에 올렸다."네."잠시 후 최은서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그녀는 직업 때문에 항상 양을 조절해야 했다."한이야, 지금 이 자리에 다른 사람도 없는데, 어떤 사람을 찾고 싶은지 말해봐. 예를 들어, 얼굴, 몸매, 학력, 집안 스펙, 나이, 성격, 어떤 부분에 어떤 요구가 있는지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최은서는 한이의 고모로써 한이에게 제일 어울리는 여자친구를 찾아주고 싶었다."정 어떤 사람과 만나야 할지 몰라도 괜찮아. 아직 젊으니까 굳이 성급할 필요 없어. 일단 호감이 가는 사람과 만나보면 앞으로 어떤 여자를 원하는지 알게 될 거야?" 성빈은 한이의 현황에 따라 제일 적절한 건의를 알렸다."저 연애하고 싶지 않아요." 한이는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이 없다고?소휘는 다른 사람이 아닌가?서아는 다른 사람이 아닌가?한이는 두 사람이 이 자리에 없어도 이리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오로지 엄마한테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싶을 뿐이었다."뭐? 연애보다 바로 결혼해서 애를 갖고 싶은 거야?" 최은서는 이런 상황을 예상 못했고 한이가 이런 사람일 줄 몰랐다.최은서는 연애보다 결혼을 원한다면 여자를 찾아 아이를 낳고 싶은 것뿐이라 생각했고이런 남자와 살면 생활에는 문
현이는 안전벨트를 매고 오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잠시 고민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빠, 고모와 엄마도 도와주려고 그런 것뿐이에요. 화내지 마요.”진지한은 동생의 말에 방금까지 어두웠던 표정이 사라졌다. "아니야. 화난 게 아니야.""다행이네요." 현이는 그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고모가 데리고 온 여자분이 엄청 이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고모의 기준이 꽤 높네요."“서로 통하는 말이 없어.” 진지한은 동생과 말하는 게 방금 같은 자리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오빠, 아직 서로 얘기도 하지 않았잖아요!" 현이는 왠지 모르지만 갑자기 서은준이 떠올랐다.처음 서은준을 챙기던 날 그 또한 아무 말 하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다.서은준은 한이와 비슷한 성격이고 사람이 차마 말을 걸 수도 없을 정도로 차가운 태도를 내세웠다.물론 두 사람 모두 괜찮은 사람인 건 분명했다."오빠, 제가 알고 지냈던 친구가 있었는데, 오빠처럼 낯선 사람과 얘기하는 걸 싫어해요. 저도 그와 통하는 말이 없었지만 저희는 어쩔 수 없이 대화할 수밖에 없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말도 하고 친해졌어요." 현이는 오빠가 부담 갖지 말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했다."현이야, 너도 내가 여자친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진지한은 담담하게 그녀한테 물었다."오빠가 원하면 찾고 원하지 않으면 찾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오빠가 행복했으면 해요!" 현이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왜 엄마한테 그런 얘기 했어요?”"어제 엄마한테 나중에 아이가 있으면 엄마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었어. 나도 혹시 아이가 있으면 부모님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지 생각했던 거야.""저도 공감해요. 그런데 부모님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아이를 가질 수 없잖아요!" 현이는 오빠의 생각이 신기했다. “아이한테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요?”"나도 알아."현재 진지한의 재산이라면 아이 한 명은 물론, 백 명도 문제없었다.오후, 최은서는
완전 닭살 돋아.물론 요즘 세대의 결혼 선물 디자인이 점점 세련된 것만큼은 사실이었다.그녀와 박시준이 결혼식을 올릴 때 결혼 선물을 준비했었지만너무 중요시하지 않았었다.왜냐면 이들을 도와줄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모든 준비는 두 사람이 해야 했다."여보, 문제없으면 지금 바로 주문할게." 박시준은 진아연이 말한 아이디어가 너무 좋다고 느껴졌다.딸의 결혼식은 무조건 성대해야 하고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아야 다른 사람들이 자기 딸을 중요시 여길 거라 생각했다.진아연은 그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네, 그럼 그렇게 하세요."저녁 식사 시간, 이들은 여전히 호텔에서 각종 메뉴를 맛봤다.다만 시은이의 가족과 소정이의 가족들이 찾아와서점심때보다 사람이 훨씬 많았고연회장 테이블 3개를 꽉 채웠다.이에 여소정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떠들썩한 게 진짜 결혼식을 올리는 것 같네."하준기: "아이들이 많잖아. 아이들이 어릴 때는 자리도 많고 했는데, 이제 다들 컸잖아."곁에서 듣고 있던 최은서는 말을 이었다. "맞아요. 라엘은 이제 곧 결혼하고 나중에 한이도 결혼하면 어린아이들도 곧 결혼하겠죠. 그럼 매일 결혼식에 가야 할 것 같아요. 하하!"성빈: "결혼식 다음은 보통 아이를 낳아 축하하지 않을까?""그렇네요!" 최은서는 말하면서 김세연을 힐끗 바라봤다.그리고 김세연이 심장 이식 수술 때문에 라엘과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생각에 성빈을 노려봤다.이 사람, 진짜 쓸데없는 말을 하네."왜 나를 그리 노려보는 거야?" 성빈은 그녀와 같은 생각을 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라엘과 세연 씨가 아이를 낳지 않아도 상관없잖아! 아이가 없으면 두 사람 함께 잘 살면 되지 않을까? 요즘 아이 없는 가정이 얼마나 많은데, 다들 잘 살고 있잖아. 서로 좋아하면 문제없어.”라엘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저희가 아이를 낳을 수 있어도 저는 지금 원하지 않아요. 저는 그래도 한동안 더 놀고 싶어요!""일단 두 사람
그리고 아들이 동생을 위해 그만큼 해줄 수 있다는 것 또한 두 사람의 관계가 좋다는 것을 뜻해서부모님으로서 박시준과 진아연은 내심 뿌듯했다."아빠, 엄마, 왜 아무 말 하지 않아요?!" 라엘은 골드 바에 이어 자동차까지 추가되는 결혼 선물에 어이가 없었고 스스로 오빠를 설득할 수 없자 부모님께 물었다."우리가 뭐라고 해야 하지?" 진아연은 웃으면서 라엘에게 말했다. “네 오빠가 그리 원한다면 그리해! 돈은 쓰라고 있는 거지, 즐거우면 됐잖아.”박시준: "네 엄마 말이 맞아. 그리고 이제 괜찮다며, 오빠가 이리 잘 대해주는데 기쁘지 않아?"라엘은 이들의 말에 울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돈을 너무 많이 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결혼식을 올리는 거지, 자선 사업하는 게 아니잖아요...”박지성: "누나는 우리 집 공주님 중의 일원이잖아요. 이 정도는 당연한 거예요! 제가 아직 돈이 없어서 그렇지. 아니면 저도 무조건 뭐라도 할 생각이에요!"박지성의 말에 연회장 안은 순간 웃음소리가 넘쳤다."라엘아, 네 친오빠잖아. 굳이 그럴 필요 있을까? 네가 오빠 돈을 쓰지 않으면 나중에 자기 아내한테 쓸 텐데 말이야. 하하!" 최은서는 농담으로 말을 던졌고화제는 다시 진지한이 연애하고 싶다는 얘기로 돌아왔다.어른들은 모두 이에 관심을 보였다."현이야, 오늘 출근하면 같이 방송국에 가도 돼?" 수현이는 조용히 현이한테 물었다. “나 아직 방송국에 가서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이에 현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바로 말을 이었다. "일단 선생님께 여쭤볼게. 괜찮다면 우리 함께 가자."수현: "그리 귀찮으면 됐어! 난 관리가 그리 엄한지 몰랐어!""하하! 나 아직 실습생이야. 나중에 정직원 되면 조금 당당해지지 않을까?" 현이는 말하면서 조해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반드시 정직원 될 수 있을 거야. 잘하고 있잖아!" 수현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 "난 네가 방송한 모든 회차를 놓치지 않았어.""리플레이로 보면 돼. 굳이 밤새우면서 보지 마." 현이는
"한이야, 너 술도 잘 마시잖아! 삼촌과 한잔하자!" 성빈은 너무 기쁜지 한이에게 다가가 술을 부어줬고한이는 거절할 수 없으니 바로 술을 받았다."김세연 씨가 수술하지 않았으면 무조건 함께 마셨을 텐데." 성빈은 얼굴이 빨개졌지만, 정신이 멀쩡했다. "그러니까 네가 함께 마셔 줘야지."한이: "삼촌, 두 잔 정도 마시는 건 괜찮은데, 더는 안 돼요. 지방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괜찮아요?""기억력이 왜 이리 좋은 거야? 네 고모가 평소 말려서 안 마셔. 그런데 오늘 같은 날은 조금 마셔도 괜찮지 않을까?" 성빈은 술잔을 들고 한이와 잔을 부딪쳤다. "그리고 가끔 마셔도 괜찮아. 내 몸은 내가 알고 있어.""한 잔만 드세요." 진아연은 급히 이들을 말렸다. "오늘 라엘이의 결혼식도 아니잖아요! 성빈 씨, 그만 마셔요! 누가 결혼하든, 자기 건강이 제일 중요하잖아요."최은서는 진아연의 말에 성빈을 비웃었다. "알코올 중독이에요. 술 마시고 싶어서 그런 거죠! 마시지 말라고 말리면 시무룩해져서 말이에요. 매일 한 두 잔씩 몰래 마시는 걸 알고 있어요! 하하!"성빈은 그녀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여보, 근데 왜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안 했어?"최은서는 그를 노려보면서 말을 이었다. "말해도 소용없잖아요. 그래서 더는 말하기 귀찮아요.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나중에 혹시라도 당신이 죽기라도 한다면 당신 재산은 모두 저와 아들 거니까 그리 아세요. 그리고 나중에 당신 돈으로 살고 싶은 대로 살 거예요."성빈: "..."술 맛이 갑자기 없어졌다."그럼 그만할게. 그만 마실게." 성빈은 바로 잔을 내렸지만최은서는 바로 말을 이었다. "술 먹고 싶지 않아서 저러는 거라 생각하지 마요. 오늘 그래도 몇 잔 마셨으니 기분 좋아서 그만 마시는 거예요."성빈: "여보, 그만 말해. 앞으로 절대 몰래 마시지 않을게."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앞으로 마시고 싶으면 당신 앞에서 마실게."최은서: "..."방송국.경호원이 주차 공간에 차를 세
"현이 언니, 다들 이리 잘 대해줘요?" 소소는 웃으면서 현이한테 물었다."다들 괜찮은 사람이지." 현이는 혹시라도 이들이걱정할까 봐 힘든 부분을 얘기하지 않았다.이들은 복도에서 사진 몇 장 찍은 후 현이는 무대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평소 여기에서 대본 외우고 메이크업도 여기에서 해." 현이는 다른 동료들도 있기 때문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알렸다.수현은 다른 호스트가 대본을 외우는 모습을 보더니 바로 현이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현이야, 우리의 호기심을 만족시켜 줘서 너무 고마워. 우리 이제 갈게. 아직 출근 시간도 아닌데, 잠깐 쉬어." 수현은 현이의 손을 잡고 감사를 표했고현이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면 또 나와야 해. 그냥 여기에서 대본 외워도 괜찮아. 집에 도착하면 알려줘.""그래.""수현아, 다음에 기회 되면 디자인할 때 나도 불러줘. 나도 궁금해!" 현이는 수현이가 업무하는 모습이 궁금했다."알았어! 그럼 다음에 연락할게."현이는 이들을 보낸 후출근 시간이 한참 남아 대본도 아직 출력되지 않았다는 생각에근처 밀크티 가게로 향했다.밀크티 가게는 전부터 인기가 많았고 현이는 한참 줄을 서서 기다렸다.그녀는 라떼 한 잔을 주문하고 가게에 자리가 없자계산을 마친 후, 바로 가게에서 나왔다.그녀는 주위 시끄럽고 복잡한 환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조이의 목소리라 생각했다.직업 특성상, 조이의 목소리는 일반인의 목소리보다 훨씬 듣기 좋았고발음과 리듬 또한 일반인보다 좋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현이는 소리를 따라 다가갔고곁에 있던 수진을 먼저 발견했다.그리고 수진의 곁에는 그녀의 생각대로 조이가 있었다.두 사람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마치 커플처럼 나란히 서 있었다.조이는 밀크티 가게 앞에 줄 서 있었고 수진은 그의 옆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다만 이들은 현이를 보지 못했다.아무래도 현이가 어두운 곳에 서 있고 이들이 밝은 곳에 서있어 현이가 바로 찾을 수 있었던 거였다.현이는 두
보통 직장 동료 사이라면 상대방의 빨대에 입을 대는 행동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두 사람 설마 사귀고 있나?그리고 조이가 책임지고 있는 프로그램은 시간상 두 사람의 프로그램보다 늦게 시작하는 데 이리 일찍 방송국에 올 필요가 없었다.아무래도 수진을 위해 여기까지 온 거구나.현이는 이런 생각에 바로 뒤 돌아 방송국으로 향했다.수진과 조이의 눈에는 서로 밖에 없었고 곁에 있던 현이를 눈치채지도 못했다.물론 두 사람이 현이를 봐도 두려워할 것이 없었다.실습 앵커 인기 순위를 보면 수진과 조이의 랭킹 순위는 나쁘지 않았고마지막이 아닌 이상 앞으로 방송국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30분 후, 조이와 수진은 방송국에 도착했고백스테이지로 올라가 현이를 보자 깜짝 놀란 표정을 보였다."현이야, 왜 이리 일찍 왔어? 나보다 훨씬 일찍 왔네." 수진의 자리는 현이의 바로 옆에 위치해 그녀 몸에서 풍기는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역시, 사랑에 빠진 여자답게 전보다 훨씬 세련됐네."대본을 외우고 있었어요." 현이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 "혹시 다른 사람이 제 대본을 바꿀까 봐 걱정이어서 말이에요."수진은 그녀의 말에도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앞으로 올라가기 전에 더 세심하게 체크해. 난 매번 올라갈 때마다 대본을 체크하거든."수진의 말을 그녀의 조심성을 탓했다.그리고 이들의 곁에서 듣고 있던 방송국 선배는이들의 말에 바로 말을 건넸다. "현이야, 내가 지금까지 일하면서 대본이 바뀐 일은 처음이야! 만약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으면 CCTV를 미리 설치했을 거야. 그리고 이런 문제는 네 탓이 아니야. 이런 일을 벌인 사람이 악독한 거지. 절대 이런 일로 흔들리지 마. 그래도 지금 인기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잖아!"현이는 선배의 말에 기분이 괜찮아졌는지 불쾌함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선배님, 감사합니다. 사실 이런 일로 화내지 않아요. 앞으로 대본 제대로 외울게요.""그래. 그런데 페이스북 안 해? 요즘 얼마나 유행인데, 네가 놀면
그런데 신입생인데 무슨 분위기가 이리 섬뜩한 거지?"조이 선배님, 제 말이 맞지 않아요?" 현이는 일부러 곁에 있는 조이에게 물었다.이에 조이는 당황 했는지 코끝의 안경을 올리면서 입을 열었다. "다 지난 일이야. 앞으로 다들 조심하자.""맞아요! 선배님은 당사자가 아니니까 지난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현이는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선배님, 오늘 엄청 기분 좋아 보이는데, 혹시 연애하세요?"조이는 그녀의 말에 깜짝 놀라 당황했는지 한참 고민하다가 그녀한테 물었다. "현이야, 왜 갑자기 그리 물어봐? 내가 음료수 사줄게!""필요 없어요." 현이는 책상 위의 컵을 보여주면서 말을 이었다. "저 이미 샀어요." 그리고 시선을 돌려 수진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 "오늘 산 거예요."현이는 일부러 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고수진과 조이는 서로 바라보면서 현이가 이들의 일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현이가 왜 갑자기 조이가 연애했는지 물어볼까?"그런데 사내 연애하면 안 된다는 말도 없잖아?" 수진은 자리에 앉아 중얼거렸다.현이: "그럼 제가 물어볼까요?"수진: "나와 조이 선배님의 관계를 알릴 생각인 거야? 하하, 진짜 웃기지도 않네. 우리 고향 같은 사람이야. 몰랐어?""저는 선배와 조이 선배님이 연애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현이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봤다. "수진 선배님, 빨리 대본 외워요! 혹시 올라가서 사고라도 나면 어떡해요?"수진은 그녀의 말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저주를 퍼부으면서 대본을 외웠다.현이는 대본을 들고 밖으로 나가회의실에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회의실로 향했다.시간이 흘러 어느덧 구정날이 다가왔다.올해 박씨 집안은 유난히 떠들썩했고이는 현이가 돌아온 이후로 처음 집에서 구정을 보냈다.박시준과 진아연은 최은서의 일가족과 시은이 일가족을 집으로 초대했고이들도 아침 일찍 찾아왔다.다만 박씨 집안 가족들도 일찍 일어났고다들 이리 모일 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있어서 일분일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