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건 복숭아꽃이야." 진아연은 딸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딸과 함께 가게로 들어갔다."근데 엄마, 복숭아꽃이 이 계절에 피는 꽃은 아니잖아요?" 현이는 의심스러워하며 물었다. "그럼 혹시 가짜 꽃인가요? 근데 보기에는 너무 진짜 같은데요."가게 주인은 현이의 말을 듣고 바로 말했다: "진짜 복숭아꽃 맞답니다. 못 믿겠으면 가까이 가보세요, 꽃향기도 나는 걸요! 특별한 재배를 거쳤기에 1월에도 꽃이 피는 거예요. 그래서 좀 비싸기도 하지요."진아연은 가격을 묻지 않고 복숭아꽃과 나무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진짜인 것 같아." 진아연은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마음에 들면 집에 사가자."현이는 복숭아꽃이 마음에 들긴 했다, 다만 가게에 복숭아나무가 단 한 그루밖에 없는 것 같았다.현이는 어머니의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언니도 분명 마음에 들어 할 것 같아요."진아연은 다시 한 번 복숭아꽃을 살펴보았다, 라엘이도 좋아할 것 같았다."엄마, 일단 아무 얘기도 하지 마세요. 제가 가격 협상해 볼게요."현이는 낮은 목소리로 어머니에게 속삭인 뒤, 사장님에게 복숭아 나무가 얼마인지 물었다.가게 주인은 진아연과 현이가 차려입은 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보는 안목이 참 좋으시네요. 이 나무는 꽃만 피고 열매는 열리지 않는 나무입니다. 해외에서 들인 건데 설날이나 명절 때 거실에 두면 재부와 행운을 불러들일 뿐만 아니라 제대로 보관하시면 아주 오래 살 수 있어요! 저희 가게에도 딱 한 그루만 들였으니 제가 싸게 드릴게요. 저희가 육백 만원에 가까이 들였으니 육백 만원에 드릴게요."현이는 고작 나무 한 그루에 육백 만원이나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게다가 꽃만 피고 열매도 맺지 못하는 나무였다."사장님, 그럼 지금이 만약에 3월이라면 이런 복숭아나무 얼마 정도 할까요?" 현이는 서두르지 않고 침착한 어조로 물었다.사장님은 잠시 얼어붙었다, 현이가 이런 질문을 할 줄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그게... 저희가 3월에는 복숭아나무를 안
"방금 사장님 아내랑 아이들 다 가게에 있잖아요?" 현이는 여전히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느껴졌다. "언니가 좋아할 것 같아서 산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20만 원에 판다고 해도 안 살 거예요.""하하하, 현이가 언니를 위해 큰 돈과 마음을 썼다는 거 알면 엄청 감동 받겠는걸?" 진아연은 현이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아버지랑 언니 얘기가 잘 끝났는지 모르겠네요." 현이는 언니가 걱정되었다. "아버지 설마 언니 뭐라고 하는 건 아니겠죠?"진아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을 거야. 너희 아버지는 늘 사랑이 많고 인자한 아버지였어. 혼낸다고 해도 차분하게 얘기하실 거야, 노발대발하시지 않을 거야.""아버지가 언니한테 가족 관계 등록부 안줄까 봐 걱정돼요." 현이는 자신이 걱정하는 바를 솔직하게 말했다. "언니 이미 세연이 오빠 집에 이사까지 들어갔고, 아버지도 더 이상 말리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아버지는 현이랑 생각이 조금 다를 수도 있어. 너희 언니는 늘 너무 충동적이야, 갑자기 혼인신고가 하고 싶다면 바로 해야 하고, 그래도 이런 중요한 일은 우리한테 미리 얘기라도 해줘야 되는 건데..." 진아연은 다소 무기력한 말투로 말했다."언니랑 형부 지금까지 너무 많은 일들을 겪어 왔잖아요. 두 사람에게 이젠 혼인신고와 결혼식이면 완벽해요." 현이는 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아무리 냉정한 사람이라도 충동적이게 변하기 마련이다."너무 걱정하지 마. 너희 아버지 두 사람 곤란하게 하지 않을 거야. 언니한테 좋은 소식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 박시준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진아연은 박시준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알겠어요! 엄마, 우리 뭘 더 사야 돼요?" 고민이 해결된 현이는 다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꽃이랑 녹색 식물도 좀 더 사고, 등롱이랑 대련도 사러 갈 거야... 빨간 종이도 좀 사서 우리끼리 복자 써도 되고. 현아, 너 혹시 서예할 줄 알아?"현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김세연의 집은 박시준의 집과 그리 멀지 않았다, 평소에 돌아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박시준은 아내와 딸이 사온 물건들을 보고 그녀들의 구매력에 감탄했다.올해에는 작년보다 더 많이 산 것 같았다.현이와 진아연은 엄청 많은 꽃과 녹색 식물을 집에 들여다 놓았다, 그것도 이미 김세연의 집에 꽤 많은 화분을 보낸 후 남은 것이였다.그리고 수많은 큰 등롱과 작은 등롱, 다양한 색의 조명도 샀다.뿐만 아니라 알록달록한 풍선과 풍선공기주입기도 구매했다.박시준은 각양각색의 소품들을 보고 물었다: "이 풍선들은 어디에다 걸어 놓으려고?"진아연: "거실에요! 그때 가서 벽에 풍선으로 해피뉴열 붙여 놓으면 얼마나 좋겠어요!"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하겠네. 내가 풍선 불어줄까?"바쁘게 이것저것 하다보면 박시준은 라엘이가 이미 김세연에게 시집 갔다는 사실을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좋아요! 풍선 뿐만 아니라 등롱도 화분에 좀 달아주세요." 진아연은 그에게 일을 맡겼다."그래. 오후 내내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지? 좀 쉬고 있어." 박시준은 풍선공기주입기를 가져다가 풍선을 불기 시작했다."전혀 안 힘들어요. 우리 딸이랑 쇼핑하니까 너무 좋았어요. 우리 딸이 가격도 얼마나 잘 깎는지 몰라요. 사실 저도 젊었을 때는 흥정 잘했는데 당신이랑 살면서부터 점점 이 기능을 잃은 것 같아요." 진아연이 말했다. "다음엔 당신도 우리랑 같이 쇼핑 가요.""그래." 박시준도 현이가 어떻게 흥정하는지 한 번 보고 싶었다.여름에 박시준의 집에 들어온 현이는 지금까지 많은 변화가 생겼다.처음에 박시준의 집에 들어왔을 때 현이는 지금보다 훨씬 겁이 많았고 감히 말도 못했다, 눈빛도 늘 불안해 보였다.하지만 이제는 자신감이 넘치는 현이가 되었다."엄마, 아빠, 이거 보세요!" 현이는 전구를 트리에 걸어놓은 후 스위치를 켰다, 삽시에 푸른 잎사귀에서 빛이 나는 것처럼 나무를 환하게 비추었다."너무 예쁘다." 진아연은 딸의 곁으로 다가가 아름답게
라엘이는 인스타그램에 9장의 사진을 올렸다.혼인관계증명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는 손, 그리고 꽃이 활짝 핀 복숭아나무와 함께 찍은 셀카와 김세연과 함께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예전에 김세연과 함께 찍었던 사진과 새로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이 9장의 사진들을 보고나면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 입이 되여 두 사람을 위해 감탄을 아낄 수 없었다."너희 언니는 다른 사람들이 언니가 올린 사진 인터넷에 올릴까 봐 전혀 걱정도 안되나보네!" 진아연은 딸이 소리 지르는 것을 듣고 딸의 곁에 앉아 라엘이가 올린 인스타그램을 보았다."형부 이미 은퇴했으니까 사람들이 두 사람 일 알게 되도 괜찮은 거 아니에요?" 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현이는 라엘의 입장에서 대신 생각해 보았다. 만약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는데 공개할 수 없는 사이라면 기쁨과 행복이 많이 줄어들 것 같았다."세연이한테는 아무 상관 없어도 너희 언니한테는 상관이 있을 수도 있지. 김세연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지 마, 혹시라도 김세연의 스토커가 몰래 언니 미행이라도 하고 다니면 너희 언니 위험해질 수도 있잖니?" 진아연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라엘이한테 경호원 더 붙여줘야겠어."박시준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밥 먹자!" 진아연은 조금 배가 고팠다, 아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지성아, 오늘 일 힘들었어?"박지성: "전 엄마랑 아빠랑 현이가 제 존재에 대해 잊어버린 줄 알았어요.""이렇게 버젓한 성인이 눈앞에 있는데 어떻게 널 잊겠어? 네가 밖에서 우리 집 벌써부터 설 쇠는 건가하고 말하는 것도 다 들었는데." 진아연은 아들을 향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돌아온 후 같이 밥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진아연의 말을 듣고 박지성은 바로 기분이 좋아졌다."방금 정원에 들어왔을 때 집을 잘못 찾은 줄 알았어요. 밖에 세워진 차가 아니였다면 저 정말 다시 나갔을 걸요." 박지성은 얘기하며 아버지의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 "아버지, 세연이 형이 누나한테
박시준의 전화는 비서로부터 걸어온 것이였다.진아연은 여소정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대표님, 김세연이 페이스북에 라엘 씨와의 결혼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사업 파트너들이 지금 확인전화 엄청 오고 있습니다."박시준은 머리가 지끈해졌다.그는 라엘이가 인스타그램에 결혼사진을 올린 것을 알고 있었지만 김세연도 페이스북에 올렸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한 번 볼게." 박시준은 이 한마디를 마친 후 페이스북을 열어 김세연의 계정을 찾았다.김세연도 9장의 사진을 올렸다.라엘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과 똑같은 내용이였다.다만 김세연은 사진과 함께 글도 함께 올렸다.그가 첨부한 글은 아래와 같았다:——저 결혼했어요! 영광스럽게도 제 아내는 제가 아주 오랫동안 좋아해왔던 여성입니다. 이미 은퇴까지 했으니 더 이상 소란스럽게 하고싶지 않았지만 제가 이렇게 따로 발표하지 않아도 기사에서 공개할 것을 생각하니 제가 직접 공개하는 게 좋다고 생각되어 이렇게 올립니다!제 아내는 연예계 쪽을 종사하진 않지만 그래도 다들 낯설지 않으실 겁니다. 저를 진심으로 아껴주셨던 팬 여러분과 매체에 종사하시는 분들 제 아내 예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김세연은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린지 십분 만에 댓글 십만 개와 좋아요 오십만 개를 돌파했다.가장 핫한 댓글은 진명그룹 공식 계정에서 단 댓글이였다.진명그룹 공식 계정: 세연 씨 축하드립니다! 대표님 축하드립니다! 대표님과 세연 씨 신혼 축하드리고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시길 바랍니다!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여소정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나도 그 게시물에 댓글 달았어, 올리기 전만 해도 댓글이 몇천 개밖에 없었는데 올리자마자 갑자기 2만 개가 넘는 거야! 내 댓글은 순식간에 바닥에 깔렸어! 세연 씨한테 내 댓글 좀 살려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는데 나도 내가 올린 댓글 못찾겠더라!"진아연은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나도 모르겠네. 세연이의 인기가 너무 많아서 두 사람의 생활에 영향을 미
"맞아요! 언니가 행복하면 된거죠!" 현이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나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살길 원했다."너희 언니도 참, 이렇게 큰 일을 우리한테 상의 한 마디도 없이 혼자서 저렇게 질러버리고." 진아연은 라엘이를 탓하며 말했다."언니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겠죠!" 현이는 언니 대신에 해명했다. "엄마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공개했다고 해서 별로 달라질 거 없을 거예요."진아연은 휴대폰을 들고 다시 한 번 페이스북을 열어보았다.페이스북은 이미 정상으로 복구되었다.진아연은 김세연의 계정에 들어갔는데 이때 댓글은 이미 20만 개를 돌파했다...검색어 1위: 김세연 공식 발표검색어 2위: 김세연 결혼 발표검색어 3위: 김세연 아내검색어 4위: 진명그룹검색어 5위: 진라엘은 누구인가검색어 6위: 그 해 봄비진아연은 이 몇 글자를 보고 바로 드라마 한 편이 떠올랐다.오래 전에 김세연이 라엘이를 데리고 함께 찍었던 로맨스 드라마였다.라엘이는 여주인공 아역배우였었다."우리 집이 이렇게 실시간 검색어에 뜨는 거 정말 오랜 만인 것 같은데." 진아연은 뜨겁게 달궈진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보며 이미 이 현실을 받아들였다: "너희 아버지도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어."현이는 식당을 향해 흘끗 쳐다보았다.아버지와 둘째 오빠도 휴대폰을 들고있는 것을 보니 인터넷에서 뉴스를 보고있는 게 분명했다.박시준은 '김세연 아내'라는 화제 아래 게시글 하나를 보았다.김세연이 은퇴한 것은 여자 측에서 요구한 것이라고 올라왔다.김세연은 연예계에선 말할 것 없는 톱스타지만 진정한 재벌 박시준의 집과는 여전히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였다.바로 이 글 아래 김세연의 팬들이 폭발해버리고 말았다.아래 댓글들은 모두 김세연이 아깝다며 라엘이를 향한 악플이였다.만약에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같은 심정으로 박시준은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아버지, 화 푸세요. 인터넷에 원래 키보드 워리어 많잖아요." 박지성은 아버지의 휴대폰을 힐끗 보
"하하하, 아버지, 전 그냥 이런 상황이 재미있어서 그래요. 은퇴했으니 오직 제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줄 거라는 생각 못했어요." 라엘이는 아버지에게 설명하며 말했다. "아버지, 화 푸세요! 그 사람 공식적으로 이렇게 올린 거 어차피 파파라치들도 우리에 관한 뉴스 쓸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본인이 직접 공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올린 거예요.""그래, 너만 행복하면 돼." 박시준은 진심으로 딸을 향한 축복이였다.이미 김세연과 결혼까지 했으니 두 사람만 행복하게 지내면 더 바랄 게 없는 마음이다."아버지, 혹시 화가 안 풀리시면 세연 씨한테 삭제하라고 할게요." 라엘이는 아버지가 싫어하실까 봐 걱정되었다.어쨌든 휴대폰으로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눈빛과 표정을 볼 수 없으니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이미 올린 마당에 이제와서 삭제한다고 무슨 소용 있겠니?" 방금까지 화가 났다고 해도 이미 화가 가라앉았다. "경호원이나 더 구해, 아니면 아버지가 경호원 더 보내줄게. 두 사람 앞으로 밖에 다닐 때 조심하고."아버지의 말을 들은 후 라엘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가 화내지 않을 거라는 거 알고 있었어요. 경호원 더 구해놓을테니 저희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통화를 마친 후 라엘이는 휴대폰을 들고 김세연의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을 확인해 보았다.두 사람을 향한 축복이든 저주든 그녀는 실실 웃으며 보았다.왜냐하면 누가 뭐래든 지금 그녀의 곁에는 김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당신이 은퇴해서 정말 너무 다행이에요, 안그럼 당신 팬들이 절대 저 가만 안 둘 걸요." 라엘이는 농담하듯 말했다."내 진짜 팬들은 그러지 않을 거야." 김세연은 손을 내밀어 라엘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드라이도 안하고 나왔어?""집에 난방 틀었잖아요? 지금 당장 잘 것도 아니고 좀이따 알아서 마를 거예요." 라엘이는 김세연의 곁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참, 올해 설날은 저희 집에 가요. 저희 동생이 돌아온 후 처음으로 다같이
"좋아요, 그럼 당신도 얘기하지 마세요." 라엘이는 그의 큰 손을 꼭 붙잡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맑은 눈빛을 바라보았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면 되죠,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그렇게 많이 해요. 살아있는 매 순간을 소중하고 여기고 행복하게 지내면 되요, 죽고난 다음의 일은 우리가 신경쓸 바가 아니라구요."김세연은 때로는 라엘이가 더 성숙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그는 늘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를 걱정하며 이것저것 피하느라 제대로 느끼며 살지 못한 것 같았다."나도 이젠 많이 변했어. 안그럼 페이스북에 공개하지도 않았을 거야." 김세연은 침착하게 말했다. "결혼이라고 해서 다 평생 가는 건 아니야. 당신도 언제든 그만하고 싶으면 헤어져도 괜찮아."그의 말은 라엘이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그가 아프지만 않았어도 한 대 때렸을 것이다.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건가?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마친 첫 날부터 이런 재수없는 얘기를 굳이 왜 하는 건지..."말할 줄 모르면 그냥 입 다물고 계세요." 라엘이는 그를 째려보고는 누워서 휴대폰을 놀기 시작했다. "당신이 우리 결혼한 거 공개하고 저한테 많은 메시지들이 왔어요."김세연은 이불을 그녀에게 덮어주며 물었다: "무슨 메시지?""그냥 옛날 동창들이랑 친구들이요! 당신이랑 결혼한 거 사실이냐고 물으면서 사실이면 나중에 결혼식에 와도 되냐구요... 아마 당신 팬인가 봐요." 라엘이는 메시지를 하나씩 확인했다, 하지만 답장은 하지 않았다.아직 결혼식에 대해 정해진 게 없어 사람들에게 함부로 장담할 수 없었다."답장하기 싫으면 하지마." 김세연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당신 가족들이 다 주목받고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니까 우리 결혼식에 언론 기자들은 초대하지 않을게.""네, 기자들은 초대하지 않아도 되요. 그때 가서 제 부모님 측에서 초대할 하객 명단이랑 당신 부모님이 초대할 하객 명단 정리하고 우리 두 사람 친구들만 초대하면 되잖아요?" 라엘이는 뭐든지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이것은 그녀가 어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