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아버지, 전 그냥 이런 상황이 재미있어서 그래요. 은퇴했으니 오직 제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줄 거라는 생각 못했어요." 라엘이는 아버지에게 설명하며 말했다. "아버지, 화 푸세요! 그 사람 공식적으로 이렇게 올린 거 어차피 파파라치들도 우리에 관한 뉴스 쓸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본인이 직접 공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올린 거예요.""그래, 너만 행복하면 돼." 박시준은 진심으로 딸을 향한 축복이였다.이미 김세연과 결혼까지 했으니 두 사람만 행복하게 지내면 더 바랄 게 없는 마음이다."아버지, 혹시 화가 안 풀리시면 세연 씨한테 삭제하라고 할게요." 라엘이는 아버지가 싫어하실까 봐 걱정되었다.어쨌든 휴대폰으로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눈빛과 표정을 볼 수 없으니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이미 올린 마당에 이제와서 삭제한다고 무슨 소용 있겠니?" 방금까지 화가 났다고 해도 이미 화가 가라앉았다. "경호원이나 더 구해, 아니면 아버지가 경호원 더 보내줄게. 두 사람 앞으로 밖에 다닐 때 조심하고."아버지의 말을 들은 후 라엘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가 화내지 않을 거라는 거 알고 있었어요. 경호원 더 구해놓을테니 저희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통화를 마친 후 라엘이는 휴대폰을 들고 김세연의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을 확인해 보았다.두 사람을 향한 축복이든 저주든 그녀는 실실 웃으며 보았다.왜냐하면 누가 뭐래든 지금 그녀의 곁에는 김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당신이 은퇴해서 정말 너무 다행이에요, 안그럼 당신 팬들이 절대 저 가만 안 둘 걸요." 라엘이는 농담하듯 말했다."내 진짜 팬들은 그러지 않을 거야." 김세연은 손을 내밀어 라엘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드라이도 안하고 나왔어?""집에 난방 틀었잖아요? 지금 당장 잘 것도 아니고 좀이따 알아서 마를 거예요." 라엘이는 김세연의 곁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참, 올해 설날은 저희 집에 가요. 저희 동생이 돌아온 후 처음으로 다같이
"좋아요, 그럼 당신도 얘기하지 마세요." 라엘이는 그의 큰 손을 꼭 붙잡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맑은 눈빛을 바라보았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면 되죠,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그렇게 많이 해요. 살아있는 매 순간을 소중하고 여기고 행복하게 지내면 되요, 죽고난 다음의 일은 우리가 신경쓸 바가 아니라구요."김세연은 때로는 라엘이가 더 성숙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그는 늘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를 걱정하며 이것저것 피하느라 제대로 느끼며 살지 못한 것 같았다."나도 이젠 많이 변했어. 안그럼 페이스북에 공개하지도 않았을 거야." 김세연은 침착하게 말했다. "결혼이라고 해서 다 평생 가는 건 아니야. 당신도 언제든 그만하고 싶으면 헤어져도 괜찮아."그의 말은 라엘이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그가 아프지만 않았어도 한 대 때렸을 것이다.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건가?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마친 첫 날부터 이런 재수없는 얘기를 굳이 왜 하는 건지..."말할 줄 모르면 그냥 입 다물고 계세요." 라엘이는 그를 째려보고는 누워서 휴대폰을 놀기 시작했다. "당신이 우리 결혼한 거 공개하고 저한테 많은 메시지들이 왔어요."김세연은 이불을 그녀에게 덮어주며 물었다: "무슨 메시지?""그냥 옛날 동창들이랑 친구들이요! 당신이랑 결혼한 거 사실이냐고 물으면서 사실이면 나중에 결혼식에 와도 되냐구요... 아마 당신 팬인가 봐요." 라엘이는 메시지를 하나씩 확인했다, 하지만 답장은 하지 않았다.아직 결혼식에 대해 정해진 게 없어 사람들에게 함부로 장담할 수 없었다."답장하기 싫으면 하지마." 김세연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당신 가족들이 다 주목받고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니까 우리 결혼식에 언론 기자들은 초대하지 않을게.""네, 기자들은 초대하지 않아도 되요. 그때 가서 제 부모님 측에서 초대할 하객 명단이랑 당신 부모님이 초대할 하객 명단 정리하고 우리 두 사람 친구들만 초대하면 되잖아요?" 라엘이는 뭐든지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이것은 그녀가 어렸을
경호원은 혹시라도 자신이 실수로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훼손시킬까 봐 걱정되었다.마이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조지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여세요."경호원은 심호흡을 한 뒤 나무 상자를 부숴버렸다.안에는 딱딱한 종이 박스가 들어있었다."현아, 이 박스는 네가 직접 열어봐!" 마이크가 현이에게 말했다.가정부를 즉시 가위를 가져다 현이에게 건네주었다.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현이는 조심스럽게 상자에 붙어있는 테이프를 가르며 상자를 열었다.상자를 열어보니 안에 들어있는 물건이 보일 듯 말듯 했다.왜냐하면 노란색 플란넬 천으로 한 층 감싸있었기 때문이다.선물은 플란넬 천 안에 들어있었고 밖에는 PE폼으로 둘러싸여 있었다.현이는 가위를 하인에게 건넨 뒤, 노란색 플란넬 천을 직접 들어보았다.안에 싸여있는 선물은 지금 현이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마이크에요?" 현이는 선물을 꺼내지 않았지만 모양으로 대충 판단할 수 있었다."맞아! 어서 빨리 꺼내봐!" 마이크는 웃으며 말했다. "널 위해 특별제작한 거야."마이크를 꺼낸 순간 현이는 반짝이는 금빛에 깜짝 놀랐다.황금이였다!황금으로 된 마이크였다!당황한 현이는 어안이 벙벙했다.이렇게 큰 황금 마이크라면 분명 가격이 어마어마할 것이다.현이는 감히 이 선물을 받을 수 없었다."안에 받침대도 있어." 마이크는 상자에 들어있는 받침대를 꺼내며 말했다. "마이크를 받침대에 꽂아두고 네 방에 가져다 놔."현이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마이크 아저씨, 저 앞으로 쭉 아나운서 안 할 수도 있어요."마이크: "괜찮아, 적어도 지금은 아나운서잖아. 나중에 아나운서 그만 두면 그때 아저씨가 다른 선물 준비해줄게!"진아연: "마이크 아저씨가 널 위해 특별제작한 선물이니까 그냥 받아둬! 마이크 너무 예쁜데!""마이크 아저씨, 정말 감사해요. 선물 정말 너무 마음에 들어요." 선물을 받은 현이는 자연스레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왕 온김에 더 놀다 가세요! 저희 언니랑
"고민된다면 차라리 안하는 게 나을 거야." 마이크는 정곡을 찌르며 말했다. "너희 언니 친구도 많고 신부 들러리 하겠다는 사람 엄청 많을 거야. 그리고 두 사람 결혼식에 사람들도 아주 많이 초대할 거고, 너희 언니가 워낙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잖아."현이: "사실 저도 신부 들러리 하고싶긴 해요.""라엘이 신부 들러리 아니라도 계속 언니 옆에 있어주면 되지." 마이크는 놀리듯 말했다. "네가 결혼을 안해봐서 모르는데 결혼이 얼마나 번거롭다고. 신부 들러리 뿐만 아니라 신랑 들러리도 엄청 많을 거야. 아저씨 생각에는 게임도 꽤 많을 것 같은데..."마이크의 말을 들은 현이는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현이는 내성적인 성격이었으며 그런 떠들썩한 상황을 싫어했기 때문이다.아무리 꿈이 아나운서라고 해도 보도자료를 떠나면 일상 대인관계도 그녀에게는 어려운 일이였다.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로 표현한다면 '아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현이 너무 겁주지 마. 세연이 몸도 안 좋은데 그렇게 떠들썩하진 않을 거야." 진아연은 웃으며 말했다. "일단 세연이 집으로 갔다가 저녁에 밥 먹으로 다시 돌아와!""알겠어." 마이크는 한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같이 가자! 세연 씨 지금 상태가 어떤지도 한 번 보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김세연 집.김세연은 집에서 웨딩 플래너와 결혼식 디테일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박시준이 찾아준 플래너였다.김세연이 직접 결혼식을 준비하고 싶어했지만 몸도 회복 중인 상태였으니 박시준이 도우미를 보낸 것이였다.마이크와 일행들은 김세연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직접 찾아온 것이였다, 그래서 그들을 본 김세연은 조금 놀랐다."언제 돌아왔어요?" 김세연은 아주머니에게 차를 따라주라고 했다."오늘 금방 돌아왔어요." 마이크는 김세연을 한참 훑어보더니 어깨를 두드리며 물었다. "몸은 좀 어때요?"김세연: "매일 약만 잘 챙겨먹으면 괜찮아요.""네, 약 먹어서 지금 상태처럼만 유지할 수 있으면 될 것 같은데요." 마이크는
"하하하! 박씨 집안의 사위라니. 혼인 신고를 하고 나면 달라지겠죠. 세연 씨 말에 힘도 생길 거고요." 마이크가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다. "세연 씨는 앞으로 라엘이 한 사람만 행복하게 해 주면 돼요.""알겠어요." 김세연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갑자기 현이를 바라보았다. "현이야, 어젯밤에 언니와 이야기를 해봤는데, 들러리가 싫으면 결혼식의 사회를 맡아도 돼. 마침 네 전공 분야이기도 하니, 결혼식 사회를 네게 맡기면 어떨까 하는데, 네 생각은 어때?"현이: "..."현이는 김세연이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느껴졌다.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을 향했다. 그녀의 얼굴이 마치 활활 타오르는 것처럼 순식간에 ‘확’하고 붉어졌다."제, 제가 잘 해내지 못하면 어떡해요..." 현이는 언니와 형부가 자신을 이 정도로 신뢰하는지 미처 몰랐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실력은 성대한 정식 결혼식의 사회를 보기엔 아직 턱없이 부족했다."걱정할 것 없어. 네 언니와 형부는 네가 망칠까 봐 걱정하지 않을 거야. 넌 그냥 편하게 하면 돼." 마이크는 현이에게 사회를 맡기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결혼식이란 게 원래 그렇게 떠들썩하고 재미있는 것 아닌가."아이돌 드라마를 찍는 것도 아니니, 조금 실수해도 괜찮아. 원고를 읽기만 하면 되니까, 할 말을 잊을 걱정도 할 필요 없고!" 마이크가 계속해서 현이를 격려했다.현이: "생각해 볼게요.""생각해 볼 것도 없어. 혼자서 사회를 보기 겁나면, 너와 함께 진행할 파트너를 찾아줄게." 마이크는 현이가 내심 결혼식 사회를 맡고 싶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쨌거나 그녀의 전공 분야이기도 하고, 진행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왜 방송국의 야간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겠는가.현이는 떨리는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큰오빠를 바라보았다: "큰오빠,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당연하지. 네 언니의 결혼식이잖아. 신부 들러리와 사회자 중,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돼." 진지한이 다정하게 말했다."하하하! 언니 결혼식의 사회를
라엘이가 곧바로 항의했다: "엄마도 보신 적 없는 사진을 결혼식에서 공개할 순 없어요! 마이크 아저씨, 아저씨는 제 결혼식에서 기어코 저를 망신을 주어야 직성이 풀리시겠어요?""네가 어릴 때 얼마나 귀여웠는데!" 마이크가 억울해하며 말했다.진아연이 웃음을 터뜨렸다: "마이크 아저씨는 네 우는 모습을 찍는 걸 좋아했어.""뭐라고요?" 라엘이의 머릿속에 커다란 물음표 하나가 떠올랐다. "뭐 그런 취미가 다 있어요?""재미있잖아! 넌 어릴 때 정말 많이 울었거든. 네 오빠 때문에 네가 더 많이 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진아연이 말했다. "네 오빠는 울 때도 소리 없이 조용히 울었거든. 그런데 넌 한번 울면 온 집안이 떠나가라 큰 소리로 울어대곤 했어."라엘: "..."어떻게 동생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그녀는 체면도 없단 말인가?"마이크, 그 사진들 나한테 좀 보내줘." 진아연이 마이크에게 말했다. "그런 사진들은 지금 보면 하나같이 소중한 사진들이야."라엘이가 한숨을 쉬었다. "엄마, 지성이도 어릴 때 많이 울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맞아! 어린아이들은 다 많이 울어. 네 오빠가 특이했지." 진아연이 딸을 위로했다. "결혼식 때 어린 시절 사진을 띄우기도 해. 그럼, 보는 사람도 정말 재미있어.""그럼, 사진은 제가 직접 고를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저에 대해 우스갯소리 하는 거 싫어요." 라엘이는 자신의 이미지에 아주 신경을 쓰는 편이었다."그럼, 당연하지. 우리 집에 오랜만에 생긴 경사이니, 이번 결혼식은 떠들썩하게 치르자." 진아연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생각해 보니, 지성의 10살 생일 파티가 있었구나.""여름 방학 때도 파티를 열지 않았어요?" 현이가 물었다."그땐 가까운 친척들과 친구들만 불렀잖아. 정식 파티는 규모가 그에 몇 배는 돼." 라엘이가 말했다.현이는 집에 그렇게 많은 친척이 있을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현이야, 걱정하지 마. 그때 손님이 많이 오더라도, 네가 모두와 인사를 나눌
"큰형은 늘 그랬잖아? 형은 기분이 좋을 때도 비슷해!" 박지성은 큰형의 기분이 평소와 다르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이제 곧 내 결혼식인데, 오빤 부모님과 함께 내 결혼식 준비를 도와주지 않잖아." 라엘이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오밤중에 동생에게 운전을 가르쳐주겠다는 건 또 뭐야?"박지성: "누나 말을 들으니 또 그런 것 같네. 내가 가서 운전하는 것 좀 보고 올게!"박지성이 곧바로 달려 나갔다.현이는 두 오빠가 함께 운전을 가르쳐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둘째 오빠가 오기 전까지 그녀는 조금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둘째 오빠가 온 뒤로 그녀는 긴장이 많이 풀렸다.",이 차를 장난감이라고 생각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자동차 본 적 있지? 지금 이 차를 네 장난감 자동차라고 생각해 봐." 박지성이 뒷좌석에 앉아 여동생에게 말했다.진지한: "둘째 오빠 말은 듣지 마. 운전은 집중해서 해야 해. 일할 때 보다 훨씬 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해. 도로에 나가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큰형, 그렇게 말하면 동생이 겁먹잖아. 굳이 운전을 하지 않아도, 도로 위에선 충분히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사람이 재수가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질 수 있는 것처럼 말이야." 박지성은 형과 의견이 달랐다. "평소와 비슷한 집중력 정도면 괜찮아. 너무 긴장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어."진지한이 백미러 너머로 남동생을 차갑게 바라보았다.박지성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진지한은 현이에게 운전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다음, 현이가 직접 운전해 보게 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 거야.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조치할 수 있어." 진지 한은 현이가 무슨 사고를 내건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현이는 자신을 향한 두 오빠의 믿음이 느껴졌다.다행히 지금은 오빠가 일직선으로만 가라고 했고, 천천히 가도 괜찮았다.그래서 그녀는 거북이처럼 느린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다...뒷좌석에 앉아있던 박지성은 하마터면 깜빡 잠이 들 뻔했다.하
진지한은 지금까지 전혀 마음이 급하지 않았다. 엄마가 단 한 번도 그를 재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엄마가 재촉하지 않는 이상, 그는 전혀 급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그의 일상은 매일 업무로 가득 차 있어, 다른 일을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원체 그가 일을 좋아해서가 아니었다. 그는 일을 하지 않을 때 무엇을 해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는 늘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적어도 서른 전까지는 연애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방으로 돌아온 그는 먼저 샤워를 했다.샤워를 하자, 순식간에 모든 피로가 풀렸다.그는 침대 옆에 앉아, 휴대폰을 들어 거의 조건 반사적으로 업무용 이메일을 열었다.그는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와 새해를 맞이하고 있었다.회사는 아직 연휴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임원들이 매일 그에게 업무 보고 메일을 보내왔다.이메일을 모두 확인한 후 시계를 보자, 어느새 40분이 흘러 있었다.그의 인생과 아주 비슷했다.그는 일찍이 사업을 시작해, 어린 나이에 성공을 거두었다.하지만 그는 일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문득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제 더 이상 어린 나이도 아니었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의 주변에 마땅한 이성이 없었던 것 같았다.그는 남자와 함께 일하는 데 익숙했고, 남자를 다루는 데 익숙했다.여자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온 마음을 엄마와 동생에게 쏟은 것뿐이었다.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그도 여자 직원을 전혀 고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여자 직원들은 일정 시간 함께 일하다 보면, 하나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그에게 고백해 왔다.이런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자, 그는 직원을 채용할 때 습관적으로 남자를 채용하곤 했다.그래서 그의 곁에는 거의 남자들뿐이었다.하지만 그 역시 일평생 외롭게 살아갈 생각은 없었다.그저 결혼은 물론 미래의 자녀 계획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것 뿐이었다.오늘 밤 엄마의 말은, 그가 그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했다.그는 어떤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