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그렇게 대단한 분이시면 뭐하러 대학을 다니겠어! 방송국은 나라의 것이지 개인이 가지고 있지 않아!" 어떤 학생이 비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방송국 국장 딸이 우리 학교에 다니면 우리가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겠어?""방송국 국장 성이 뭔지 한 번 찾아봐야겠다...." 한 학생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휴대폰으로 검색하기 시작했다. "국장님 성 박 씨 아니야! 그러니 국장과는 아무 관계 없을 거야.""그럼 대체 어떻게 들어간 거지? 아무리 예쁘다 해도 사투리가 심한데 방송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어? 방송국에서 사투리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도 생겼데?""됐어, 다들 목소리 좀 낮춰... 방송국까지 들어간 거 보면 분명 자신만의 방법과 수단이 있었겠지. 이렇게 뒤에서 뒷담화하다 그 여자가 듣기라도 하면 너희들 앞으로 방송국에 못들어갈 수도 있어!" 한 학생이 좋은 마음으로 친절하게 조언해 주었다."웃기고 있네, A시에 방송국이 하나 밖에 없는 것도 아니잖아! 중앙 방송국 빼고 지방 방송국도 있고! 박현이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어? 정말로 박현의 인맥이 그 정도로 든든하다면 그럼 다른 도시에 가서 취직하면 되지!"...가은이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며 심경이 복잡해졌다.박현은 원래 방송국에 실습기회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현이에게 알려준 것이였다.그리고 신청서도 자신이 보내준 것이였다.당시 박현의 반응은 매우 진솔했고 현이는 자신이 붙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가은이는 뒤에서 박현의 뒷담화를 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현이의 실력으로 방송국에서 아나운서 인턴으로 뽑힐 능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가은이는 휴대폰을 꺼내 박현에게 인턴 아나운서로 뽑혔다는 소식을 전했다.가은이는 현이에게 어떻게 뽑힌 거냐고 묻지 않았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으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박현은 경계심이 강한 사람이라 직접 물으면 현이가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을 수도 있다.가은이가 메시지를 보낸 후 현이로부터 답장 메시지를 받았
"우리 과에서 8명 밖에 안 뽑혔는데 현이가 그 중 한 명이니... 다들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지! 실력이 있으면 뭐라 하지도 않겠는데 실력도 없으면서 뽑혔으니 너무 뻔뻔한 거 같아!" 그 학생은 말을 마친 후 화를 내며 자리를 떠났다.가은이는 휴대폰을 들고 현이가 금방 보내온 메시지를 확인했다: 열심히 노력할게.보아하니 현이가 이번에 뽑힌데 정말 뭔가 이상한 게 있나보다.박현이 자신이 어떻게 붙었는지 얘기하지 않는 걸 보니 현이도 마음 속에 뭔가 찔리는 게 있나보다.가은이는 자신의 작은 어머니가 전에 현이에게 과외를 해줬었고 방송국에서도 다녔었기에 내부 이야기를 알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작은 어머니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혹시 이 일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방송국에서 신입생을 인턴으로 뽑는 것은 이번은 처음이였기 때문이다.작은 어머니는 곧바로 답장을 보내왔다: 나도 아무것도 몰랐어! 네가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으면 현이가 뽑혔는지도 몰랐어. 방송국에 있는 친구한테 물어볼게.잠시 후 작은 어머니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방금 방송국 친구한테 물었는데 친구도 잘 모르는 거 같더라.가은: 현이한테 직접 물어보시는 건 어때요?작은 어머니: 현이가 나한테 직접 얘기하지 않았는데 나도 묻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가은: 작은 어머니께서 축하해 주면서 물어보면 되죠! 박현이 말해주면 좋고 말 안하면 그냥 그만 두세요. 지금 우리 과 애들이 아주 난리 났어요. 현이의 상황에 대해서 작은 어머니도 잘 알고 있잖아요. 말할 때 억양이 있는데 어떻게 방송국에 뽑힐 수 있었을까요?작은 어머니: 억양이 있는 건 사실인데 그렇게 심각한 편도 아니였어. 평소에 배우려는 의지도 강하고 평소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데. 현이가 지금 어떤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애가 마음만 먹는다면 나중에 방송국 들어가는 건 아무 문제 없을 거야.작은 어머니의 말을 들은 가은이는 불공평하다고 느껴졌던 생각들이 그나마 조금 가라앉은 것 같았다.하긴 실력을 올리기 위해서 작은
이왕 이렇게 됐으니 현이도 물러서려고 해도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조 선생님께 약속한 순간부터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어요.""네가 정말로 별로라면 조 선생님도 지금 당장 널 방송국에 인턴으로 보내지도 않았을 거야. 다른 사람들은 너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러는 거야. 널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충분히 뒤에서 그럴 수 있어. 심지어 너의 신분을 알고 끊임없이 너에 대해 험담하고 그럴 수 있어. 네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얼마나 잘하든 간에 모두가 널 좋아할 순 없어." 라엘이는 동생을 위로하며 말했다. "성장의 첫걸음은 바로 네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거야.""언니도 이런 비슷한 경험 있어요?""당연하지. 난 너랑 달라. 어렸을 때부터 난 늘 '배경'을 벗어나지 못했거든. 왜냐하면 난 박시준의 딸이였으니까, 내가 무엇을 하든 어떤 노력을 들였든 간에 상관없이 사람들은 다 아버지 덕에 얻은 것이라고 했지." 라엘이는 돌이켜 생각해보며 더 이상 아무렇지도 않았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을 위해 사는 거야. 너 자신만 떳떳하고 행복하면 돼. 학교 동창들은 네 인생에서 스쳐가는 사람들일 뿐이야. 졸업하고나면 더 이상 어떤 교류도 없을 거야.""네.""사실 동창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인턴생활 때 잘해서 조 선생님의 인정만 받을 수 있으면 돼, 그게 가장 중요한 거야.""언니 말이 맞아요." 현이는 마음속 부담이 좀 괜찮아진 것 같았다. "언니 지금 세연 오빠 데리러 갈 거예요?""간호인 언제 오는지 보고 가야지." 라엘이는 휴대폰을 찾아 간호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간호인 오면 우리 같이 가자."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라엘이가 통화를 마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인은 도착했다."진 아가씨 정말 죄송해요! 저희 딸이 절 데려다 줬는데 이 구역은 처음이라 내비게이션을 따라 다른 동네로 잘못 갔어요." 간호인은 40대 중년 여성이였다."괜찮아요, 일단 그 사람 부모님 뵈러 같이 가요." 라엘이는 간호인에
현이는 가볍게 대답했다."호호, 나중에 아가씨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죠. 나중의 일은 나중에 얘기하고 이제 곧 방송국에 들어가 일하게 될텐데 정말 너무 자랑스럽네요."가정부의 말은 평온했던 현이의 마음을 다시 요동치게 하였다.그래도 전처럼 초조하거나 떨리고 하진 않았다, 언니의 위로가 현이에게 쓸모가 있었나 보다.약 2시간 후, 라엘이는 김세연을 데리고 돌아왔다.가정부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고 현이는 옆에서 도와주고 있었다.라엘이는 김세연을 소파로 부축인 후 현이를 주방에서 불러나왔다."현아, 스튜디오에 가서 앵커 한 번 해볼래?" 라엘이가 물었다. "세연 씨 아는 사람이 다른 방송국에 있는데, 스튜디오 비어있을 때 들어가서 한 번 체험해보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현이는 생각도 안하고 바로 고개를 저었다: "조 선생님이 시작하기 전에 미리 데려가서 환경에 익숙해 주겠다고 했어요. 형부 귀찮게 하지 않아도 되요."'형부'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분위기는 갑자기 얼어붙었다.라엘이는 웃고 싶었지만 억지로 참았다.김세연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현이가 이렇게 갑자기 형부라고 부를 줄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현아, 나랑 너희 언니...." 김세연은 진정을 되찾은 후 설명해 주려고 했다."우리 언니랑 당분간 결혼 안하는 거 저도 알아요. 그래도 우리 언니가 형부 집에 이사까지 왔는데 건강에 문제만 없으면 우리 언니랑 결혼할 거잖아요!" 현이는 김세연의 말을 끊고 언니를 위해 나섰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형부라고 불러도 괜찮아요."라엘이에게 열쇠를 준 순간부터 김세연은 이미 이렇게 될 운명이였다."정말 방송국에 미리 가서 연습 좀 안해봐도 되겠어?" 김세연은 화제를 바꿨다.라엘이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형부, 정말 괜찮아요. 조 선생님께서 평소 때랑 같다고 했어요. 다른 인턴들이 하는거 처럼 저도 하면 된다고 했어요. 저도 남들처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형부
"세연이 형이 그렇게 불러도 된데?" 박지성은 알아차리긴 했다."된다고도 안했고 거절하지도 않았어요. 근데 언니도 이미 저렇게 세연 오빠 집으로 이사까지 했는데 둘이 한 방에서 지내지 않는다고 해도 외부인들한테는 결혼한 것과 마찬가지죠." 현이가 웃으며 말했다. "사실 세연 오빠도 우리 언니 많이 좋아해요. 언니가 세연 오빠꺼 iPad를 제게 보여줬는데 안에 다 언니 사진이랑 영상이였어요."박지성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세연이 형 속마음을 잘 숨겼는걸! 우리 누나한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우리 언니 예쁘고 재능도 많고 똑똑하고, 세연이 오빠가 좋아하는 게 정상이죠! 제가 남자였으면 저도 좋아했을 걸요." 현이는 언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 언니가 저보다 훨씬 예쁜 것 같아요.""언니 칭찬한다고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어." 박지성은 동생을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 "넌 평소에 화장을 안하고 다녀서 그렇지. 너도 화장 좀 하고 살짝 꾸미기만 하면 언니보다 부족한 거 없어.""어쨌든 전 우리 언니가 저보다 예쁜 것 같아요.""그래그래, 누나가 더 예쁘다." 박지성은 더 이상 동생과 다투지 않았다. "현아, 나도 이제 곧 방학이고 넌 방학부터 출근 나가니까 오빠가 기사 해줄게!"현이는 망설임없이 바로 거절했다: "조 선생님이 제 방송 새벽 3시에 시작한다고 했어요, 근데 밤 11시에 방송국에 도착해야 해요. 너무 늦어요, 오빠가 데려다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기사님께 데려다 달라고 하면 돼요.""밤 11시면 나 자기 전이야!" 박지성은 동생을 데려다주고 싶었다. "출근할 때는 내가 데려다 주고 방송 끝나면 기사님이 데려오면 될 것 같은데.""둘째 오빠, 왜 굳이 저 데려다 주려는 거예요? 전 오빠 귀찮게 하고싶지 않아요." 현이가 물었다. "오빠 방학 때 할 일 없어요? 전에 아버지 회사에 출근 다니겠다고 했잖아요?"박지성: "일하러 간다고 해도 밤에는 집에 있을 거잖아! 나도 아직 어리니까 아버지께서 그렇게
"너희 아버지가 오늘 기분이 안좋았어, 언니 이사하는 거 안 도와주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엄마도 집에서 아버지 옆에 있느라..." 진아연은 자신의 걱정을 털어놓았다. "너희 언니가 혹시나 서운해할까 봐.""아니에요 엄마, 언니 그렇게 소심한 성격 아니에요. 두 분이 언니랑 형부 허락해 준 것만으로도 이미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어요.""벌써부터 형부라고 부르기 시작한 거야?" 진아연은 웃으며 말했다."어차피 이제부터 같이 살 텐데 형부라고 부르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죠! 어쨌든 형부가 싫다고는 안 했어요." "하하하, 그래 상관없어. 너희 언니는 이미 그 사람으로 마음을 굳혔으니까." 진아연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오늘 오후에 조 선생님 다녀가셨어. 언제 시간 괜찮을 때 연락달라고 하셨어, 너 데리고 방송국에 가서 환경 좀 적응 시켜주겠다고."현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일단 시험준비 해야 하니까 시험 끝나고 다녀올게요.""그럼 선생님께 답장 해드려." 진아연은 딸과 함께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이번에 인턴을 8명 뽑았는데 그 중에서 네가 제일 어리데, 게다가 신입생이라 다들 의견이 분분하다는데 이 압박감을 꼭 견뎌내라고 하셨어, 실질적인 행동으로 너 자신을 증명하고 보여줘. 너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면 더 이상 뭐라고 하는 사람 없을 거야."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엄마, 저 열심히 할게요.""우리 딸 열심히 하는 거 엄마도 알아. 조 선생님도 너 엄청 열심히 한다고 그러셨어. 그 외에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마음가짐도 잘하고. 이번에 인턴생활이 잘 안 풀린다고 해도 괜찮아. 네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인걸, 앞으로 평생 아나운서 안할 수도 있고 내일은 모르는 거야.""엄마, 저도 알아요. 그래도 잘하고 싶어요." 현이는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다. 지금 학교에서 다들 현이에 대해 의논하고 있으니 이번에 잘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학교에서 고개도 들고다니지 못할 것 같았다."그래, 시간도 늦었고 얼
교실로 돌아갔다간 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인턴십에 대해 질문 세례를 받을 것이 분명했다.그녀가 막 교문에 다다랐을 때, 누군가 뒤에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가은이였다.현이는 걸음을 멈추고 달려오는 가은을 기다렸다."현이야, 오전 시험은 어땠어? 우리 오후 시험장도 같은 곳이더라. 밥 같이 먹자!"현이: "난 그냥 배달시켜 먹으려고.""아, 집으로 가던 길이었어?" 가은이 잠시 머뭇거렸다. "난 또, 네가 밖에서 먹으려는 줄 알고 같이 먹자고 했지!" 가은의 말에 현이는 조금 난처했다: "그럼, 우리 같이 밖에서 먹자!""하하, 오늘은 내가 쏠게! 걱정하지 마. 인턴십에 대해선 묻지 않을게. 난 이미 작은어머니께 여쭤봤거든."가은의 말에 현이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너희 작은어머니께서 뭐라고 하셨어?""작은어머니께서 방송국에 아는 분께 여쭤보셨는데, 다들 모른다고 했데. 나중에 누가 작은어머니께 말하길, 인턴 선발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했다더라. 그리고 네 녹음 작품은 정말 훌륭했대." 가은은 현이에 대한 의심을 거두었다. "다른 사람들이 작은어머니께 네 작품을 들려주지는 않았지만, 작은어머니는 지금 넌 이미 아주 훌륭하다고 믿으신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고마워, 가은아! 사실 난 아직 훌륭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선배들을 따라잡을 거야." 현이와 가은은 한 식당에 도착했다. 자리에 앉은 후, 현이가 메뉴판을 가은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건 내가 살게!""하하, 그래. 넌 인턴을 시작하면 월급을 받을 테니까.""인턴도 월급을 받아?" 현이는 인턴에게도 월급을 주는지 몰랐다.방송국이 학생들에게 실습의 기회를 주는 만큼, 학생들이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생각한 그녀는, 병원 인턴처럼 방송국의 인턴 역시 무급일 것으로 생각했다."인턴은 급여가 없어?" 가은이 당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나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회사에 가서 일을 했는데 급여를 주지 않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현이: "
"내가 왜 현이 씨를 3시에 배정했는지 알아요?" 조해영이 물었다."3시 프로그램은 30분짜리 프로그램이니까요. 저는 신입인 데다, 경험도 없고, 2학년 학생만큼 기초가 탄탄하지도 않잖아요. 어쩌면 전 아직 30분짜리 프로그램도 버거울지도 몰라요." 현이가 자기 생각을 말했다.조해영은 그녀의 현실 감각이 이렇게 뛰어날 줄 몰랐다."정확해요. 30분짜리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지금 현이 씨 단계에서는 이미 훌륭한 성과예요.""조 선생님, 저 정말 열심히 해 볼게요.""참, 내일 방송국에 올 때는 현이 씨 혼자 오도록 해요. 부모님께서 현이 씨를 데려다주시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부모님과 함께 들어오지는 않는 게 좋을 거예요. 현이 씨는 겸손한 사람이라는 것 알아요. 공부할 때에도 겸손한 태도가 필요해요. 신분이 노출되면 많은 목소리가 현이 씨를 괴롭힐 거예요.""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부모님께 혼자 가겠다고 말씀드릴게요.""그럼 내일 봐요.""네, 내일 뵐게요."다음 날, 오전 10시.현이는 혼자서 택시를 타고 방송국에 도착했다.신원 확인을 위해 프런트로 간 그녀는, 프런트의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으로 올라갔다.12층은 스튜디오였다.현이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밀려드는 긴장감에 몸이 떨렸다.그녀는 조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상세 정보에 따라 6번 스튜디오를 찾았다.그 시각, 조해영은 스튜디오 안에 서 있었다.현이가 도착한 것을 본 조해영이 곧바로 현이에게 손을 흔들며, 현이를 안으로 들였다.현이는 곧바로 조해영에게 걸어갔다.그때, 2학년 선배가 현이의 눈에 들어왔다.선배는 진행자 자리에 앉아 한창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선배는 정장 차림에 머리를 포니테일로 가지런히 묶고, 깔끔하고 단정하게 메이크업을 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차분하게 앞에 있는 프롬프터를 읽어 내려갔다. 여유로운 모습이 이미 전문 아나운서 같아 보였다.선배가 방송을 마치자, 조해영은 그녀에게 아까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