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은 바로 여자를 끌고 나갔다!경호원 역시 박지성이 이렇게까지 화가 난 표정을 처음 보았다.박지성은 어렸을 때부터 착했고 가족 뿐만이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항상 웃어줬고 친절했다."둘째 오빠, 괜찮아요? 정말이지... 우리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현이는 그를 위로했다. "걱정 말아요. 아빠랑 엄마한테 절대 말 안 할 거예요. 큰 오빠랑 언니한테도요."박지성은 뺨이 붉어지며 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이야, 혹시 흰머리 뽑아주는 서비스도... 이런 거 일까...?"현이는 놀라며 말했다. "설마요?! 계정을 확인했지만 그런 퇴폐적인 게 아니라 정말로 흰머리를 뽑아주는 거였어요."박지성: "아... 내가 너무 순진한 걸까."남매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직원이 휴대폰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지성 도련님, 현이 아가씨. 어머니께서 두 분이 통화가 되지 않는다고 제게 전화를 거셨습니다." 진아연의 전화를 받은 뒤, 정원 안쪽 문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듣고 있었다.꽤나 큰 소동이었기에 진아연은 직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었다.만약 진아연이 그 소리를 듣지 못 했다면 말할 필요가 없었지만 진아연은 여자의 비명 소리를 듣게 되었고 숨길 수 없었다.그래서 진아연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 알게 되었다.그 말을 들은 박지성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현이 역시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오빠에게 비밀로 하겠다고 말했는데 엄마가 전화 통화로 이미 듣고 있었다니.10분 뒤ㅡ가족 톡.진지한: 박지성 어딨어! @지성진아연: "한이야, 이미 지성이와 통화 했어. 잘못 되었다는 거 알고 있으니깐 너무 뭐라 하지 마렴."박지성: "형, 내가 잘못했어! [울음] [울음] [울음] [무릎꿇기] [무릎꿇기] [무릎꿇기]"라엘: "박지성, 너 진짜... 휴, 할 말이 없다 정말! 나랑 아빠랑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다니. 혼자 살면 매일 매일 스캔들 터지고 난리 나겠네!"현이: "사실 둘째
"둘째 오빠는 제가 생각하기에 많이 단순한 거 같아요." 현이는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하지만 둘째 오빠의 빨개진 얼굴에 크게 웃을 수는 없었다.박지성은 애써 담담한 척을 하기 위해 코를 만지며 말했다."내 주변에 인싸인 사람들이 많긴 했지만 다 착하고 순진한 애들이었어." 그 말을 들은 현이가 말했다.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있으니 좋네요."박지성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며 놀리든 중요하지 않았다."아버지께서 내 주변 친구들을 조사했어. 내가 이상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말이야." 박지성이 말했다. "나쁜 애들에게 물들까봐.""확실히 대학교는 작은 사회이긴 하죠." 현이는 지성이에게 물 한 컵을 따라주며 말했다. "환경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환경 보다는 그 사람이 중요하죠. 환경이 아주 안 좋더라도 그 사람 자체가 좋은 사람이라면 물들지 않을 거예요.""그럼 현이는 내가 나쁜 짓이라도 배웠다고 생각해?" 박지성은 여동생이 건네준 물을 받고 한 모금 마셨다."그런 말이 아니에요. 우리 가족들 모두 다 착한 사람들이니까요.""현이야, 좋다와 나쁘다의 의미는 모두 상대적인 거야. 예를 들어 나쁜 사람에게도 좋은 면이 있을 수도 있고, 좋아 보이는 사람에게도 나쁜 면이 있지." 박지성은 물 컵을 내려놓은 뒤, 여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양심이 있고 없고가 중요하지.""깨끗한 양심을 가지고 있다 한들 법을 어기면 안 돼죠." 현이가 말했다. "나쁜 사람들 중에서도 양심 있는 사람들도 있어요."박지성은 이상하게 여동생에게 훈계를 받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그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여동생이 다르게 보였다.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살아서 그런 걸까.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아도 이런 진짜 인생의 도리는 교육으로 배우기는 힘들었다.하지만 여동생은 달랐다.여동생은 기본적인 생활도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자신보다 성숙하다고 느꼈다.어려운 환경 속에서 바르게 자랄 수 있는 것은 교육으로도 할 수
조해영은 먼저 현이가 가지고 온 원고를 읽는 것을 들었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며 감정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줬다.시간은 벌써 2시간이 지났다.직원이 과일과 간식을 들고 왔다."현이 씨, 정말 많은 발전을 했어요. 전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조해영이 칭찬했다."조 선생님, 안 그래도 아가씨에게 저도 그렇게 말했답니다. 근데 현이 아가씨는 제 말을 믿지 않으셨어요."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조해영: "정말 많이 발전했어요." 그 말을 듣자 직원이 말했다. "현이 아가씨가 아나운서 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세요?"조해영은 현이를 쳐다보았다.현이는 당황해 하며 손을 흔들었다. "아, 이모님이 농담하시는 거예요! 전 아직 멀었어요.""현이 씨, 아니면 인턴 기자부터 하는 게 어때요?" 조해영이 물었다. "곧 겨울 방학이기도 하고 매년 우리 방송국에서 우수 학생들을 선발해서 인턴 기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든요...""아, 저도 들었어요." 현이가 대답했다. "사실 저도 신청했어요. 근데 제가 알기로는 매년 3, 4학년 중에서 선발한다고 들었어요.""다 그런 건 아니에요. 3학년인지 4학년인지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실력만 보죠." 조해영이 말했다. "저번에 2학년 학생도 인턴 기자를 한 적이 있어요. 또 너무 부담가지지 말아요. 새벽 방송에 나가는 거니까요."그 말을 한 조해영은 현이의 신분을 고민하며 말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동의할까요? 새벽 방송은 잠을 편히 못 자는데."현이는 그런 일이라면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방송국에서 인턴 기자를 할 수만 있다면 밤에 잠을 자지 않아도 문제 없다 생각했다.밤에 잠을 잘 수 없어다면 낮에 자면 되지 않겠는가."조 선생님, 저희 부모님께서는 그런 거라면 허락해 주실 거예요. 제 의견을 많이 존중해 주시니까요. 하지만 저는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한 거 같아요. 저희 반만 해도 실력 좋은 친구들이 많거든요." 현이가 겸손하게 말했다.조해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현이 씨처럼 매일 열
박지성은 이른 아침에 출근한다는 것은 정말 피곤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는 보통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났기에 늦은 새벽까지 일어나 있다는 것은 그닥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하지만 현이는 항상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이었기에 분명 그녀의 생활은 180도 바뀔 것이고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사실 부모님께서 돈은 넘치도록 많았기에 현이가 이 일로 힘들어 하는 것을 박지성은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아마 부모님 역시 이 이야기를 들으면 똑같은 생각을 하실 것이다."아직 말하지 않았어요! B국은 밤이니깐요." 현이는 부모님의 휴식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먼저 문자 메시지를 보낼게요. 보신다면 연락 오겠죠.""그래. 근데 조 선생님한테 이미 한다고 말한 거야?" 박지성이 물었다.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1학년에서 이런 기회를 얻는다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요. 사실 정말 고민이 되긴 했어요. 아직 이런 좋은 기회를 가질 만큼의 실력이 있지는 않으니까요...""현이야, 넌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많이 발전했어. 그걸 조 선생님께서 알아보신 거고. 선생님께서 아무나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거 네가 더 잘 알고 있잖아." 박지성은 여동생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들어가서 열심히 하면 되지. 자신감을 가져.""둘째 오빠, 위로해 줘서 고마워요.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될 거 같아요." 현이는 웃으며 말했다. "조 선생님께서도 기회는 스스로 잡는 거라고 말씀하셨어요.""응, 조 선생님 말이 맞아! 저번에 조 선생님 관련한 뉴스를 본 적이 있어. 평범한 집안에서 이렇게까지 성공하는 게 어려웠을 거야." 박지성이 말했다. "선생님 말이 다 맞아."현이: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조 선생님의 말씀이 정말 틀린 게 하나도 없어요. 전 항상 먼저 주눅들고 자신감이 없는 스타일이지만 앞으로 변할 거예요. 조 선생님이랑도 약속했어요. 극복해 내기로."박지성: "좋아. 그런 마음 가짐이라면 엄마 아빠가 동의하고 싶지 않아도 동의하겠는데.
"아! 아빠, 둘째 오빠랑도 이야기 했는데 새벽 근무 때문에 걱정하고 계시다는 거 알고 있어요. 근데 제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잘 할 수 있어요. 방학이니깐 낮에 자고 밤에 출근하면 되죠." 현이는 이미 마음 속으로 인턴을 하겠다고 결정했다.박시준은 딸의 말투에서 깊은 결의가 느껴졌기에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강제로 못하게 한다면 딸은 그의 말을 듣겠지만 마음 속으로 큰 상처를 받을 게 분명했다."그럼 조해영 씨에게 전화를 걸어 시간대를 조정할 수 있는지 물어보마." 박시준은 딸이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일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아빠, 조 선생님을 불편하게 하지 마세요." 현이는 진지하게 말했다. "이건 방송국 내부의 규정이에요. 제가 특별 대우를 받을 만큼 아직 실력이 좋은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를 맡게 된다면 긴장해서 잘 하지 못할 거예요."박시준은 딸의 말을 듣고 약간의 침묵 끝에 딸의 결정에 따르기로 결정했다.그는 자신의 딸이 그런 고난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믿었다. 이미 그녀는 지난 18년간 버텨왔기 때문이다."그래. 우선 한번 해보렴. 만약 힘들다면 아빠 엄마에게 꼭 말하고." 박시준이 말했다."네, 그럴게요." 현이는 너무 행복했다. "아빠, 지금 수현이랑 수수랑 쇼핑하고 있어요. 한동안 못 봐서 그런지 보니깐 너무 행복해요."딸의 웃음소리를 듣고 박시준 역시 기분이 좋아졌다."경호원은?""경호원 아저씨랑 같이 있어요!""그래. 그럼 쇼핑하렴! 사고 싶은 게 있으면 다 사. 아까워 하지 말고. 수현이랑 소소도." 박시준은 계속해서 잔소리를 하려고 했다."알겠어요, 아빠! 이제 주무세요."전화 통화가 끝난 뒤, 박시준은 화장실에서 나왔다.진아연은 시끄러운 소리에 일어났고 박시준을 바라보았다."몇 시에요?" 진아연은 눈을 비비며 말했다."3시 반." 박시준은 침대로 성큼 성큼 걸어가 침대 위로 올라갔다. "현이한테 전화 했어. 시끄러워서 깬 거야?"진아연은 잠긴 목소리로
"고맙다라고 말하려고?" 박시준은 굳이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왜냐하면 이미 조해영에게 많은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었다.게다가 조해영이 현이를 위해 마련한 인턴 기회는 야간 근무였기 때문에 박시준은 조해영에게 비난하지 않는 것을 감사해 해야할 것이라 생각했다.진아연: "당신이 무슨 생각하는지 알지만 아직 만나보지도 않았잖아요. 그냥 같이 밥이나 먹자는 거예요. 어쨌거나 나중에 아나운서를 시킬 거 아니에요? 조해영 씨는 나중에 우리 딸의 선배나 사수가 될 수 있다구요."박시준: "알겠어. 돌아가면 준비하지.""네... 근데 딸한테 다른 말은 안 했죠?" 진아연은 약간 머리가 어지러웠고 눈을 질끈 감았다."지금 수현이랑 소소랑 밖에서 쇼핑하고 있데. 오랫만에 만나서 좋아하더라." 박시준이 말했다. "새벽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니... 꼭 봐야하는데..."그의 딸이 처음으로 맡는 프로그램이었기에 박시준은 반드시 볼 생각이었다."근데 다시보기가 있지 않나요? 그거 봐도 되지 않을까요?" 진아연이 나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면 처음이니까 저희가 직접 가서 볼까요?"박시준: "네가 간다면 나도 갈 거야. 우리 딸이 첫 출근하는 건데 가야지."...A국.쇼핑몰에서 쇼핑을 한 뒤, 세 자매는 식당에 들어가 잠시 쉬고 있었다."현이야, 앞으로 한가할 때 우리랑 같이 놀자. 알겠지? 네가 부르지 않으면 바쁜 널 내가 부를 순 없잖아." 수현이가 음료를 마시며 말했다. "엄마, 아빠가 네가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한다고 놀아달라고 귀찮게 하지 말라 했거든.""네, 시간나면 항상 이렇게 만나요. 몇 달간 다른 친구들보다 뒤쳐지는 느낌이 있어서 보충 수업을 받고 있어요. 게다가 언니 일로도 학교를 빠지고 B국에 있었기도 했고요. 저도 오랫만에 이렇게 나와서 노는 거예요." 현이는 진심을 다해 대답했다. "같이 노니까 정말 행복해요.""현이 언니, 우리도 언니랑 같이 노니까 좋아요! 아, 그리고 방송국에 출근하면 우리한테 말해야 해요. 가족들이랑 반드시 볼게
열흘 뒤.김세연이 퇴원한 뒤, 박시준의 전세기를 타고 A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했다는 말을 들은 뒤, 박시준은 사람을 보내 김세연과 그의 부모님을 배웅했다.차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박시준은 라엘이의 어깨를 토닥거렸다."자, 우리도 집에 가자! 다들 널 엄청 기다리고 있으니까."라엘이는 정신을 차리고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 그가 아직 제게 대답해 주지 않았어요."박시준: "지금 너무 강요하지마. 좀더 나아진 다음에 이야기해도 늦지 않아!"라엘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정말 그는 고집불통이에요... 휴."박시준: "그 사람이 이런 성격이 아니었다면 네가 이렇게 좋아하지 않았을 거잖아."박시준의 말은 정확했다.라엘이가 김세연을 좋아하는 이유는 김세연의 외적인 것보다 그의 이런 성격을 좋아했다.두 사람이 오래 같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성격이 잘 맞는지가 중요했다.그와 라엘이가 차에 탄 뒤, 운전 기사는 차를 몰고 현이의 학교로 향했다.그들은 먼저 현이를 픽업한 뒤, 집에 돌아갈 생각이었다.한 시간 뒤, 그들은 남산대에 도착했고 현이를 태웠다.현이는 부모님과 언니를 보자 매우 기뻐했다."엄마, 아빠, 언니! 잘 지냈어요?! 정말 보고싶었어요!"라엘: "잘 있어지! 봐봐, 살도 쪘잖아."현이는 언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혀! 언니는 아직도 너무 말랐어.""됐어. 엄마가 아주머니에게 매일 같이 국을 끓여달라고 해서 살 많이 쪘어. 작년에 산 바지도 겨우 입었으다니까." 라엘이는 그녀에게 물었다. "현이야, 넌 요즘 어때? 친구들이랑 다 잘 지내지?""네, 좋아요." 현이는 가족들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겨울 방학에는 방송국에서 인턴 생활도 할 거예요. 조 선생님께서 이번에 잘만 하면 졸업할 때까지 방송국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을 거라 했어요.""근데 새벽 근무라고 하지 않았어?" 라엘이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인턴 시간대는 새벽 방송이
현이는 매우 놀라며 말했다. "왜 동의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엄마랑 아빠는... 동의하신 거죠?"현이는 부모님이 동의만 한다면 크게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그는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거든. 그래서 그래." 라엘이가 대답했다."아... 그렇군요! 수술은 잘 됐다고 하지 않았나요?" 현이는 이해할 수 없었다. "성공했는데도 문제가 많나요?"진아연은 딸의 질문에 대신 대답했다. "심장 이식 수술은 성공했지만 아직 경과를 지켜봐야해. 거부 반응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긴 일러. 어쨌거나 다른 사람의 장기니까. 그래서 우선 약물을 통해서 회복을 시키고 있는데... 아직 모든 것에 대해 확신할 수 없어."현이는 바로 이해가 갔다.솔직히 이 문제에 대해서 누구 하나 확답을 내릴 수는 없었다.현이는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를 바랐다.하지만 김세연 씨의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라면 언니가 다시 한번 상처를 받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언니, 그래도 같이 있고 싶은 거죠?" 현이가 물었다.라엘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새벽 근무가 힘들긴 하지만 네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깐 보기 좋다."현이는 언니의 마음을 이해했다.그리고 그녀는 언니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 먹었다.집에 도착하자 차가 마당에 멈췄다.박지성은 나와서 가족들을 맞이했다."지성아, 공항에 마중 왜 안 나왔어?" 라엘이는 차에서 내리며 물었다.박지성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공항에 도착할 때에 아직 수업하고 있었단 말이야!""수업을 빠져서라도 와야지?" 라엘이는 장난식으로 말했다. 동생이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지난번 사건으로 아직까지 지성이가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기말 고사가 곧이라서. 빠지기 좀 그랬어..." 박지성은 캐리어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진아연은 라엘이를 보며 조용히 말했다. "잘못 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만 하자."라엘이 역시 동생이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