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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8장

여태껏 살면서 이런 망신을 느낀 적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초저녁에 가족들에게 자랑까지 했으니, 오히려 가족들한테만 말한 게 다행일 수도 있다. 만약에 친구들한테까지 자랑했다면 식중독에 걸렸다고 입 밖에 내지도 못할 것이다.

"너 지금 어디야?" 김세연은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가 집에 있었다면 어찌 가족들이 식중독에 걸린 일을 모를 수 있겠는가?

"저 바깥으로 이사 나왔어요..." 라엘이는 얘기하다 속이 울렁거려 다시 입을 막고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네가 있는 위치 보내줘, 당장 의사 데리고 갈게." 김세연은 그녀가 헛구역질 하는 소리를 들으며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라엘이는 전화를 끊은 후 자신의 위치를 김세연에게 보내주었다.

그녀는 지금 다른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오직 빨리 낫고 싶은 마음 뿐이였다.

금요일에 집에 가서 아버지에게 요리해 주겠다고 이미 약속까지 했으니... 금요일까지 낫지 않으면 더 이상 가족들에게 숨길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가족들이 아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가족들이 그녀를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약 40분 후, 김세연은 의사를 데리고 라엘이가 사는 곳에 도착했다.

라엘이가 애써 아픈 몸을 이끌고 문을 열어준 후, 김세연은 바로 그녀의 팔을 붙잡으며 부축여 주었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숨은 가빴으며 몸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휘청거렸다.

"왜 이렇게 심각한 거야? 언제부터 이곳에 이사 온 거야? 왜 집에서 나온 거야? 오늘 저녁에 뭘 먹었어? 밤부터 이러기 시작한 거야 아니면 낮부터 증상이 나타난 거야?" 김세연은 그녀를 부축이고 안방 침대로 가며 연속 질문을 퍼부었다.

라엘이는 대답하기 힘들 정도로 숨을 거칠게 쉬었다.

구토와 설사로 인해 거의 탈수상태에 가까웠다.

"오늘 저녁에 샤브샤브 해먹었는데.... 너무 매웠어요...." 라엘이는 침대에 누우니 조금 편해진 것 같아 그의 질문에 하나씩 대답했다. "우리 엄마한테 말하지 마세요... 오늘 금방 이사왔어요, 이렇게 독립하자마자 문제 생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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