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준은 화들짝 놀라며 바로 휴대폰 화면을 끄고 말했다. "휴대폰을 대체 어떻게 관리하는 거야?"수수는 휴대폰 화면에 이상한 화면이 보이는 것을 보고 약간 얼굴이 뜨거워졌다. "아아... 이런 건 저는 생각지도 못했어요.""앱 하나 설치해 줄게. 그거 통해서 외국 뉴스들도 검색할 수 있어." 서은준은 휴대폰을 키며 말했다.수수는 신기하다고 생각해 그의 옆에 걸어가 그가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그의 손가락은 길고 가늘었다. 남자 손을 보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 것은 처음이었다.수수는 그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도련님, 그럼 저 Y국에 안 가도 되는 건가요?""네가 가고 싶으면 가는 거지.""아... 그럼 여름 방학에 갈래요." 그리고 수수는 중얼거렸다. "Y국에 안 가게 된다면 A국이라도 갈래요."서은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앱을 다운로드한 뒤, 그는 그녀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다."이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면 돼."수수는 휴대폰을 받으며 말했다. "도련님! 정말 감사해요! 똑똑하신 도련님~!"서은준은 답답한 마음이 들었고 바람을 쐴 겸 밖에 나가려고 일어났다.수수는 그가 문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 곧바로 뒤를 따랐다."도련님, 어디 가세요? 뭐 필요한 게 있으세요? 제가 사다드릴게요." 수수는 그의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밖은 좀 추워요. 옷 입고 나가지 않으면 감기 걸리실 거예요."서은준은 아무 말 없이 뒤돌아서 소파에 놓인 코트를 입었다. "혼자 산책할 거니깐 따라 나오지마.""아, 알겠어요! 멀리 나가지 마세요. 더 어두워질 거예요." 수수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서은준은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나갔다.수수는 별관 정원을 가로지르는 그의 뒷모습을 본 뒤, 그녀 역시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밥을 가득 담은 뒤, 그녀는 식탁에 앉아 휴대폰을 켜서 Y국 소식을 검색하기 시작했다.그녀는 서은준이 다운로드 받은 앱을 열었고 웹브라우저에 들어가 '김영아'라는 단어를 검색했다.검색 버튼을 눌렀고 그녀는 약간 긴장되기
박시준을 검색하자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수수는 바로 보이는 인물 사전을 다시 클릭했다.그의 이름과 관련 카테고리 목록에는 진아연의 사진과 이름이 나와있었다.이름 아래에는 '아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진아연의 사진 옆에 아들 사진이 있었고, 그녀의 아들은 드림메이커의 대표 진지한이었다.수수는 아무런 생각 없이 페이지를 밑으로 내리며 읽어내려갔다.그러다 수수는 다시 박시준의 페이지로 돌아와 사진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그녀의 친아버지가 박시준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그녀와 박시준은... 많이 닮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김형문 가문의 몰락을 생각하면 미움 역시 같이 몰려왔다!서은준은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뒤 수수가 식당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가까이 가자 그녀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의 표정은 무척이나 슬퍼보였다."무슨 일이야?" 서은준이 그녀의 맞은편 의자로 걸어가 앉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뭐... 알아낸 거라도 있어?"수수는 서은준의 목소리를 듣자 정신을 차렸다. "아... 도련님, 오셨어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수수는 이 말을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그릇을 치우기 시작했다.서은준은 그녀의 그릇에 담긴 밥이 그대로인 것을 보았다."아직 밥도 안 먹었잖아! 배고파 죽을려고 그래?" 서은준은 소리치며 말했다. "밥은 먹어야 힘을 낼 거 아니야!"수수는 가만히 서서 자신의 그릇을 내려다보고는 다시 앉아 먹기 시작했다."네 부모에 대해서 알아본 거야?" 서은준은 그녀의 공허한 눈빛을 보며 물었다.수수가 말했다. "... 그냥 모를 걸 그랬어요. 알면 알수록... 마음이 아파요."그녀의 슬픈 목소리에 서은준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수수는 밥이 어떻게 들어가는지도 모른 채 먹은 뒤 접시를 부엌으로 가져갔다.서은준은 식탁 위에 있는 그녀의 휴대폰을 바라보다 그녀가 검색한 내용이 뭔지, 무엇을 보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는... 참았다.이건 수수의 프라이버시이며
"그래? 나도 잘은 모르겠다만. 그 아이의 할머니는 집사가 들인 것이다. 그때 당시 주방에 도우미가 그만 두고 마침 일손이 필요할 때라 집사가 그 아이의 할머니를 집에 들였지. 집사가 그 할머니 나이가 좀 많긴 하지만 그래도 깐깐하게 잘하고 힘든 것도 잘 참는다고 했었어, 그래서 한 번 들여봤지." 서 어르신은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그럼 두 사람의 정체에 대해선 아버지도 잘 모른다는 거죠.""주방 도우미일 뿐이고 내가 사대보험을 내주는 것도 아닌데..."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혹시라도 두 사람한테 무슨 문제라도 있으면 어쩌시려구요?" 서은준은 의도적으로 놀리며 말했다.서 어르신의 표정은 사뭇 심각해졌다: "은준아, 혹시 두 사람한테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이냐? 나 놀래키지 말고. 두 사람의 정체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른다. 그 아이의 할머니도 거의 매일 주방에만 있었고 나도 평소에 별로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거든.... 너희 새엄마가 굳이 수수를 네 곁에 두고 널 돌보게 하지 않았더라면 수수도 접촉할 기회가 없었을 거야...""농담이에요. 두 사람한테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가여운 사람들일 뿐이에요!" 서은준은 아버지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보고 바로 관련된 대화를 끝냈다. "제가 떠날 때 그 아이한테 월급 정산해 주세요. 가능하다면 좀 더 챙겨주세요. 아버지한테 덕을 더 쌓아줄 수도 있을 거예요."서 어르신: "..."수수는 부서질 것같은 몸을 이끌고 월세방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책가방을 내려놓고 침대에 누웠다.아는 게 많을수록 마음이 무겁고 괴로웠다.그녀는 갑자기 혼란스럽고 앞길이 막막해졌다.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가슴이 답답했다.시험을 다 본 후에 Y국에 가야 하는 걸까? 앞으로 A국에 가도 되는 걸까?박시준이 그녀를 발견하고 그녀를 죽이지는 않을까?그녀의 마음속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이 피어올랐다.할머니가 자신의 곁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적어도 이렇게 홀로 막막하
진아연은 바로 그녀에게 답장을 해주었다: 미르가 마음에 안 들어?라엘: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에요. 좋은 사람인 것도 알겠고 저한테도 잘해줘요. 항상 제 기분이 어떤지 신경도 써주고 잘 챙겨줘요. 근데 그런 설레이는 느낌이 없어요. 미르 씨를 보고 있으면 자꾸 제 동생을 보고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지성이도 저한테 잘해주기는 마찬가지니까요.진아연: 그럼 메일에서 더 골라봐. 너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 한 번 만나보는 건 어때?라엘: ....당분간은 좀 쉬고 싶어요! 남자도 너무 많이 보면 질릴 것 같아요.진아연: 하하하! 너희 아버지가 이 말을 들으면 놀라서 식은 땀이 날 것 같은데!라엘: 아버지가 요즘 제게 기울인 심혈은 지난 24년보다 더 많은 것 같은데요!진아연: 너도 너무 부담 갖진 말고. 부모들 마음은 다 똑같아. 네가 원하는대로 네 마음을 따라. 잘못될까 봐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아직 어리고 틀려도 괜찮으니까.라엘: 엄마, 정말 많이 사랑해요. 엄마랑 아버지가 이렇게 절 사랑해 주니까 자꾸만 제가 아직 어린 아이인 것 같아요!진아연: 우리한테 라엘이는 평생동안 변함없는 귀한 보배야!라엘이는 어머니가 보낸 메시지를 보고 코끝이 찡해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녀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고 부모님의 말에 따르기로 결심했다.이 세상에서 그녀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부모님 뿐이기 때문이다.그녀는 자신의 집념때문에 부모님을 속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우선 김세연을 내려놓고 다른 남자들을 들여다 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다 어쩌면 정말로 인연을 찾을지도 모른다.T국.서은준이 해외로 떠나기 하루 전, 수수는 서은준에게 하고싶은 말이 많았지만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아무 말 없이 서은준이 저녁 식사를 마치는 것을 바라보았다.평소라면 서은준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바로 방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식사를 마친 후 그는 식탁에 앉아 서두르지 않고 물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도련님, 짐 정리는 다 하셨어
수수는 고개를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4백 만원이요.""그랬구나, 얼마 안되네... 나한테 진작 말했으면 내가 대신 갚아줬을 텐데." 서 어르신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으며 대범한 척 하였다. "준빈이가 대신 갚아줬다니 됐다. 그만 두기로 마음 먹었으면 내일 월급 정산하도록 하마.""감사해요, 어르신.""괜찮아. 돈은 내가 좀 더 챙겨주마. 그동안 너희 할머니도 여기서 오래 일했고 할머니의 위로금이라고 생각하거라. 나중에 필요할 때 등록금으로 내도 되고." 서 어르신이 말했다.수수는 감격스러운 마음에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전했다: "감사해요! 저희 할머니 대신해서도 감사해요 정말!""지난 몇 달 동안 은준이 챙기느라 수고했다." 서 어르신이 말했다. "시간도 늦었는데 오늘은 그만 퇴근하거라.""네. 부엌 정리만 마치고 돌아갈게요." 수수는 식탁에 놓은 그릇을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서 어르신은 서은준의 방으로 향해 걸어갔다.서은준은 문을 잠그지 않았기에 서 어르신은 바로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갔다.수수가 정리를 마치고 떠나려고 할 때 서 어르신은 아직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부자간에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수수는 서 어르신이 서은준에 대한 태도가 작년 처음 왔을 때보다 많이 좋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노은비가 서은준을 좋아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의 관심을 받으며 지내는 서은준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수수는 다행이라 생각했다.서씨 가문은 전 국에서 손 꼽히는 재벌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반인 보다는 훨씬 풍족하고 여유로웠다, 적어도 서은준이 돈 걱정하며 지낼 일은 없었다.다음날 아침 6시.수수는 자신의 월세방에서 나와 서씨 집안을 향해 달려갔다.같은 시각, 서씨 집안의 차는 공항을 향해 운전하고 있었다.수수가 서씨 집안에 도착했을 때 서씨 집안의 경호원이 서은준은 이미 떠났다고 수수에게 알려주었다.수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아침 6시 20분이었다.
"안 가도 좋지. 그럼 T국에서 지내다 임자 만나서 이곳에 안착해도 좋지." 담임 선생님은 웃으며 말했다.수수는 아무 말 없이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선생님이 나중에 각 과목 답안 보내줄게, 대충 몇점일지 짐작해 봐." 담임 선생님이 말했다. "수수가 정말로 T대에 붙었으면 좋겠네!""수수야, 너 T대에 갈 수 있어?" 일부 학생들이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궁금해하며 물었다.수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점수가 아직 안 나와서 나도 모르겠어.""수수는 모의고사 시험도 아주 잘 봤잖아." 담임 선생님이 수수를 칭찬하며 말했다."선생님, 모의고사는 이번 시험보다 훨씬 쉬웠어요. 이번 시험에 수학도 모르는 문제 엄청 많았어요." 다른 학생이 물었다. "수수야, 이번 시험에 수학 문제 다 풀었어?"수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다 풀긴 풀었는데 틀렸을 수도 있어.""수수야, 너 진짜 대단하다. 전에 그렇게 오랫동안 휴학했는데도....""수수는 휴학한 것이 아니라 집에서 스스로 독학한 거야." 담임 선생님이 수수의 편을 들며 말했다. "수수도 정말 어렵게 지내고 있으니까 너희들 수수를 위하진 못해도 절대 악의를 품어서는 안된다."담임 선생님이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친구들은 자연스레 더 이상 수수에게 질투하지도 악의를 품지도 않았다."수수야, 난 진심으로 널 존경해. 스스로 대학 등록금도 벌고 생활비도 벌어서 쓰고 우리보다 훨씬 나은 걸. 우리는 집안의 도움 없이는 너처럼 이러지 못할 거야." 한 여학생이 입을 열었다. "난 네가 꼭 T대에 붙을 거라 믿어!""정말 고마워! 나도 T대에 붙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 T대에 못 붙어도 다른 대학에 갈 수 있을 거야." 수수가 말했다. "너희들도 모두 스스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길 바래.""자, 우리 다같이 건배할까! 너희들 모두 원하는 대학에 붙을 수 있길 위하며!" 담임 선생님은 잔을 높이 들고 다같이 건배했다.저녁을 먹고 나니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누군가 노래방에 가자고 제
"역시 세상에는 아직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구나! 수수야, 나중에 T대에 붙어도 변하지 말고 꼭 지금처럼 공부 열심히 해야 해. 학업에서 성과를 이루려면 남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야 할 거야. 그래야 남들보다 더 뛰어날 수 있어." 담임 선생님이 타이르며 말했다."알겠어요, 선생님. 걱정 마세요."통화를 마친 후 수수는 씻으러 화장실로 향했다.그녀는 거울 속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크게 한숨을 들이쉬고는 오늘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이변이 없는 한 그녀는 T대에 입학할 수 있을 것이다.오랜 시간동안 힘들게 노력해 왔는데 드디어 좋은 결실을 맺게 되었다.그녀는 매우 흥분되기도 했고 행복하기도 했다.그녀는 얼굴에 붙어있는 흉터를 조심스럽게 뜯었다.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을 위한 미소를 지었다.앞으로 반드시 차차 좋아질 것이다.A국.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었다.박시준의 별장.모두가 박지성의 여름방학에 대해 어디서 일해야 할지 의논하고 있었다.사실 아무도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어차피 여름방학까지 아직 보름이나 더 남았기 때문이다.여름방학에 형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먼저 얘기를 꺼낸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박지성 본인이었다.아들의 말을 들은 박시준은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또 작년 겨울방학 때처럼 한이가 있는 곳에 가서 자동차를 수리하러 가겠다는 것일까?박시준은 자신의 아들이 자동차 수리하는 것에 대해 배우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들이 나중에 이 일을 그의 본업으로 삼을까봐 걱정되는 것도 있었다."너 아버지 회사에 가서 단련 좀 해야하는 거 아니야? 아버지 회사에 가기 싫으면 우리 회사에 와도 되고!" 라엘이가 말했다. "누가 너 오빠 있는 회사로 가려는 속셈 모를 줄 알아? 가서 놀려는 거잖아 그냥."박지성: "형 오랫동안 못 보기도 했고, 형이 있는 곳에 가서..."박지성은 나이가 들수록 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진아연이 입을
호되게 한 방 맞은 박지성은 어떻게 갚아줘야 할지 몰랐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누나의 말도 틀린 건 아니였다."라엘아, 이 일은 서두를 것 없어. 천천히 마음이 가는대로 해." 박시준은 딸을 타이르며 말했다. "인연이라는 건 때로는 아주 신기한 거야. 애써 찾으려 할수록 오히려 못 찾을 수 있거든. 평소에 활동이나 모임에 많이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운명의 상대를 만날 수도 있어.""아버지, 저 평소에 늦게 들어오면 혼내시잖아요? 낮에는 다들 출근하니까 보통 모임은 다 밤에 시작해요...." 라엘이는 아버지의 말에 반박하지 않을 수 없었다.딸의 말을 들은 진아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너희 아버지는 지금 망상하는 거야. 본인이 결혼을 아주 쉽게 했으니 아주 당연하게 모든 걸 쉽게 생각하는 거지.""저도 그러는 것 같았어요." 라엘이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저 이제부터 통금시간 밤 9시로 변경해도 되요?""경호원만 챙겨서 다니면 물론 괜찮지." 진아연은 남편이 말하기 전에 딸의 요구에 허락했다."그럼 오늘 밤에 놀다 좀 늦게 돌아올게요." 라엘이는 신나게 말했다. "저 오늘 야시장에 가서 좀 돌아다닐 거예요. 박지성, 좀이따 누나랑 같이 가자!"박지성: "누나 인연 찾으러 가는데 왜 나를 데려가려는 거야? 내가 따라가면 누나한테 방해될 텐데."라엘: "...""나 이렇게 잘생겼는데 우리 둘이 같이 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커플이라고 오해할 걸. 내가 누나 따라가면 누나한테 대시 거는 남자 없을 거야." 박지성은 누나에게 설명해 주었다.지성이는 어렸을 때부터 누나를 잘 따라다녔고 라엘이도 어디 나갈 때면 항상 지성이를 데리고 다녔다.남매 사이에 말다툼은 자주 있는 일이였다, 그래도 두 사람이 사이좋게 함께 다니는 데는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됐어, 그럼 미르 씨 부를게. 아직 안 떠났을 거야." 라엘이가 말했다."누나, 친동생이 아니라도 안되지! 미르도 누나 맞선 자리 꽤 많이 망친 거 아니야?"라엘: "그럼 그냥 누나 절친 불러서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