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엘이가 자리에서 나간 뒤, 박시준 역시 뒤따라 딸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하지만 진아연이 그를 붙잡았다.박시준은 라엘이에게만큼은 매우 보수적이고 엄격했다.그가 따라가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는 더 걱정할 것이다."오빠, 밥이나 마저 먹어! 내가 가서 라엘이랑 이야기 해볼게." 최은서는 물 한 모금을 마신 뒤, 바로 라엘이를 따라나갔다."은서 씨랑 이야기 하게 놔둬요. 성빈 씨와 은서 씨를 못 믿는 거 아니죠?" 진아연은 박시준에게 말했다. "저도 세연 씨와 함께 하는 건 반대해요... 지금은 세연 씨에게 다른 사람이 생기긴 했지만요...""여보, 이 문제는 진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해. 당신이 나와 영원히 함께 하기로 결심한 것처럼." 박시준은 그녀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줬다."시준 씨, 당신은 세연 씨가 나이가 많은 게 싫은 거잖아요...""그것 때문만이 아니야." 라엘이가 이 자리에 없었기에 박시준은 마음 편히 말하기 시작했다. "...김세연 그 사람이 당신 좋아해서 쫓아다녔잖아. 라엘이랑 같이 있는 이유도 당신이랑 라엘이가 많이 닮아서 그런 거 잖아. 내 딸을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 싫어!"진아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시준 씨, 대체 그런 이상한 상상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어요? 세연 씨가 절 쫓아다녔다고요? 세연 씨는 제가 그의 목숨을 구해줬기 때문에 절 믿어주는 것 뿐이에요."박시준은 이 문제로 그녀와 더이상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너희들이 말해봐. 김세연 씨가 쫓아다닌 거 맞잖아?"성빈과 하준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위정 역시 가만히 있었다.위정은 김세연이 진아연을 쫓아다닌 건 잘 모르겠지만 사실은 그 역시 처음에 진아연을 좋아했었다.그의 짝사랑이었긴 했지만 주변 사람들 모두 다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하지만 지금 순간에 이 말을 한다면 그는 매장 당할지도 몰랐다.여소정은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아연이는 저한테 모든 걸 말하니 제가 증명할게요... 김세연 씨는 아연이를
성빈은 원래 아들의 이름을 성하민이라고 지어주고 싶었지만 최은서는 성하민이라는 이름이 너무 여자아이 이름 같아서 반대했다. 만약에 아들의 이름을 성하민이라고 지었다면 나중에 학교에 가서 분명 놀림을 받을 것 같았다. 그래서 최은서는 자기 마음대로 출생신고를 하러 갈 때 '하'자를 '명'자로 바꿔 결국 아들의 이름은 성명민으로 되었다.성빈이 아들의 이름을 성하민으로 지은 이유는 아들이 여름 가장 더울 때 태어났기 때문이다.최은서가 아들의 이름에 명자를 넣은 이유는 출생증명서를 발급받으러 간 날이 아주 맑은 날이였기 때문이다.민이가 태어났을 때 온몸에 털이 까맣고 빼곡하게 나있었다.최은서는 털이 가득한 아들인 것을 보고 직접 눈물을 터뜨렸다.그녀는 원래부터 아들보다는 딸을 더 원했었다, 결국 원하는 딸을 얻지는 못했지만 어떻게 이렇게 못생길 수 있다니!의사는 그 자리에서 신생아는 클수록 점점 더 예뻐질 것이고, 몸에 난 털도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최은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최은서만 민이를 보고 실망했을 뿐만 아니라 성빈 역시도 아들을 본 후에 약간 실망했다.성빈은 원래 아들에게 멋진 영어 이름을 지어주려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숭이처럼 털이 가득한 아들을 보자마자 생각해 두었던 멋진 이름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민이'라고 불렀다.최은서는 아이를 본 성빈의 표정을 보고 눈물을 뚝 그쳤다.민이는 또래 아이들 중 비록 나이가 제일 어리지만 가장 용감하고 겁이 없는 아이기도 했다.성빈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얻은 소중한 아들이기에 민이에게 사랑을 아끼지 않았다, 민이가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는 아버지였다. 최은서는 일이 바빠 평소에 아들에게 비교적 소홀한 편이였다, 가끔 아들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아들은 엄마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과연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지는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성빈은 아들의 말을 듣고 바로 아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세연이 삼촌이 나이가 많아서 그래!"민이는 이마를 찌푸리며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세연이 삼촌이 아빠보다
최은서는 망설임없이 대답했다: "물론 아쉬운 건 있지. 하지만 아쉬움과 미련이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니, 우리는 이런 것들을 정확하게 생각해야 해. 만약에 고모한테 마법이 있다면 고모는 반드시 고모부를 십년, 이십년 젊게 만들 거야. 제일 좋은거는 고모부가 평생 20대 초반을 유지할 수 있게 해서 쭉 고모와 민이 곁을 지켜줄 수 있게 하고 싶지."라엘이는 고모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고모의 얘기를 들었다."고모도 전에는 고모부가 고모보다 나이가 너무 많아서 싫었어. 특히 고모가 고모부한테 시집가려고 할 때 쯤엔 더 그랬어. 이것 때문에 계속 마음이 찝찝하기도 했어.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모두 고모를 설득했고 고모 스스로도 납득했지. 그래서 고모부랑 결혼한 거에 대해 아쉬운 건 있어도 후회한 적은 없어.""왜요?" 라엘이가 물었다."사람이 기껏 산다고 해도 몇십 년밖에 안되는데 자랑스러운 일 한 두가지에 평생 마음에 두고 염두할 사람이 있으면 된 거지, 그럼 이번 생 헛산 건 아니라고 생각해. 너희 고모부가 그리 완벽한 사람은 아니어도 충분히 고모를 사랑해 주고 있어. 고모부가 고모에 대한 포옹과 사랑은 고모가 더 이상 고모부의 약점에 얽매이지 않도록 해줬어."라엘이는 고모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네가 고모랑 고모부의 감정과 너랑 김세연 사이의 감정을 비교하려는 마음 고모 이해해, 하지만 라엘아, 이건 다른 거야." 최은서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고모부가 고모를 엄청 쫓아다녔어, 고모부가 그러지 않았다면 고모는 고모부를 만나지 않았을 거야. 너희 고모부가 좀 뻔뻔하거든, 자신감이 넘친다고 할 수도 있고. 김세연은 달라, 김세연이 정말로 널 싫어하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저렇게 여자를 찾아서 널 화나게 하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 식이라면 고모한테는 절대 안 먹혀. 고모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고모, 제 생각에는 그 사람이 절 속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콘서트 때 공식으로 연애를 발표하기 전에 한 번 만났었 거든요. 그때 분명 여자
"A국? 너희 할머니 혹시 A국 사람인 거야?" 서은준은 약간 놀랐다."아니요. 저랑 할머니는 다 Y국 사람이에요."서은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 더 놀랐다: "둘 다 Y국 사람인데 A국의 산에 들어가 절에서 지내다 지금은 T국에서 지내고... 혹시 할머니가 너 데리고 전국에 일하러 다닌 거야?"수수는 서은준의 질문에 한 동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쨌든 어렸을 때 일이고 너무 많은 일들이 발생했었기에 그녀도 왜인지는 잘 몰랐다.그녀는 할머니가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였고 할머니가 어디에 있든 수수도 늘 그 곁에 있었다.수수가 멍하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서은준은 계속해서 물었다: "Y국에 가족은 있어?"수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도 몰라요. 사실 전 Y국에 간 적 없거든요. Y국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기억하기 시작했을 때부터는 Y국에 간 적 없었어요.""그럼 Y국에 한 번 가보지 그래?" 서은준은 그녀가 이렇게 가엽고 힘들게 지내는 걸 원하지 않았다. "가서 친척이라도 찾아보는 건 어때? 친척들이 있을 수도 있잖아.""도련님, 지금 저더러 친척 집에 얹혀 살면서 폐를 끼치라는 거예요?" 수수가 말했다. "저도 이제 곧 성인이에요. 전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저를 받아들여 줄 친척이 있다고 해도 제겐 더 이상 보호자가 필요하지 않아요.""너한테 다른 사람 집에 가서 지내라는 게 아니야." 서은준은 이 말을 내뱉은 후 나머지 하려던 말을 집어삼켰다.본인 스스로도 친척들과 인사하고 지내는 것을 거부하는데 무슨 자격으로 수수에게 친척들과 왕래하라고 요구하겠는가?수수에게는 이미 자신을 벌어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비록 기댈 곳은 없지만 책임질 부담도 없는 것도 나쁘지 않다."도련님, 이건 제가 푼 문제인데요. 답은 이미 맞췄어요. 한 번 보세요." 수수는 자기의 숙제를 서은준의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도련님도 공부 시작하셔야 해요. 아니면 나중에 대학 못갈 수도 있어요.""우리 아버지가 나 대학도 못 나오게 할
서은준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수수가 아무리 성적이 우수해도 나중에 졸업한 후에 좋은 직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얼굴에 그런 흉터까지 있으니 대부분의 회사는 그녀를 채용하지 않을 것이다.수수 또한 서은준은 좋은 마음으로 그런 얘기를 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어쨌든 서은준은 평소에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을 귀찮아 하는 성격이었고 수수 앞에서만 얘기를 좀 더 많이 하는 것뿐이였다."도련님, 제가 대학 졸업하고 난 후에도 우리가 연락하고 지낸다면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해요, 지금 이런 얘기 하기에는 너무 일러요!" 수수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무안함을 감추려 했다. "도련님은요? 도련님은 대학 가면 무슨 과 전공할 생각이에요?"사실 수수는 졸업한 후에도 부모님의 돈으로 가정부를 쓰는 건 좀 아니지 않냐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서은준이 듣고 화가 날 것 같아 차마 입밖에 내지 못했다."내가 대학 가게 되면 알게 될 거야." 서은준은 곧 손에 든 배를 먹어치웠다.수수는 잠시 고민하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다: "그럼 대학 가고 나서 꼭 연락하면서 지내요. 제가 메시지 보낼 때 자꾸 무시하지 마시구요. 계속 그렇게 제 메시지 무시하면 저도 안 보낼 수도 있어요."서은준은 평소에 전화도 잘 안 받고 메시지에 답장도 잘 하지 않는다, 어차피 평소에 그를 찾는 사람도 없었고 그는 고요한 일상에 익숙했다.설사 누군가가 그를 찾는다 해도 기본적으로 좋은 일은 없었다."지난 번 놀이공원에서 찍은 사진도 아직 안 보냈네." 서은준은 배 씨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물티슈로 손을 닦았다."제 사진이요? 제 사진 안 찍어줬잖아요? 제 휴대폰에 사진 없던데요." 수수는 그가 자신에게 사진을 안 찍어주었다고 생각했다."네 휴대폰 비밀번호 안 알려줬잖아, 내가 어떻게 네 폰으로 사진을 찍어주겠어? 멍청하긴!" 서은준은 말하며 자신의 휴대폰을 열어 갤러리를 누르며 말했다. "자, 한 번 봐봐, 어느 몇 장이 마음에 드는지, 네가 마음에 드는
"전..." 수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는 선생님 한 명 있어요.""너도 대단한데. 카카오톡에 친구가 한 명이나 있고." 서은준은 그녀를 놀리듯 말했다."도련님도 이제 대단하세요, 친구가 한 명 생겼으니까요." 수수의 볼은 갑자기 화끈 달아올랐다. "도련님, 저 정말 예쁘게 찍어주셨는걸요. 혹시 제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좋아요 눌러줄건가요?"서은준: "....너무 욕심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수수: "알겠어요! 그냥 한 번 해본 말일뿐이에요! 왜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이고 그래요? 좋아요 누르기 싫으면 누르지 마세요, 저 혼자 누르면 되죠."사진을 자신에게 보낸 후 그녀는 휴대폰을 서은준에게 돌려주었다.그녀는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서은준의 앞에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내용을 작성하기 시작했다.사진을 올리며 이런 글을 첨부했다: 인생 첫 놀이동산,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인스타그램에 올린 후 그녀는 자신에게 좋아요를 눌러주었다.서은준은 안쓰러운 그녀의 모습을 보며 좋아요를 눌러주었다.서은준이 좋아요를 눌러준 것을 보고 수수는 놀란 마음에 바로 물었다: "도련님 좋아요 안 눌러주신다고 했잖아요?""내가 누르고 싶으면 누르는 거지.""나중에 도련님도 인스타그램에 뭐 올리면 저도 꼭 좋아요 눌러드릴게요!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거예요!" 수수는 들뜬 마음으로 약속했다."그날까지 기다릴 수 없을 거야." 그는 인스타그램에 아무것도 올릴 생각이 없었다, 그에게는 너무 멍청한 짓이였기 때문이다!A국.진아연과 박시준은 매년 구정 때면 수현이를 데리고 귀영사를 찾아뵙곤 했다.올해도 마찬가지였다.다만 올해에는 산에 가서 기분 좀 전환시키라고 라엘이도 데리고 함께 산으로 갔다.산기슭에 도착한 후 차는 멈춰졌다.그들은 차에서 내려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박시준과 수현이가 앞장 서서 걸어갔고 진아연과 라엘이는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엄마, 은서 고모가 제게 성빈 고모부와 결혼한 거 후회한 적 없다고 했어요." 라엘이는 작은 목소리로 엄
수현이는 매년마다 이 질문을 했었다.하지만 매년 들은 대답은 늘 부정적이었다."어디서 잘 지내고 있을련지 모르겠네요." 수현이는 걱정되는 마음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게 연락 올줄 알았는데 전화 한 번도 안 왔네요.""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수수도 새로운 삶을 잘 지내고 있을 거야." 스님은 그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인연이라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네."라엘이는 절에서 건강 부적을 몇 개 샀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하나씩 선물로 드렸다.하나는 자신을 위해 남겨두었고, 오빠와 지성이한테 줄 부적이 두개가 남았다."엄마, 올해에는 무슨 소원 빌었어요? 제 소원은 저희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내는 거예요." 라엘이가 물었다.진아연: "엄마의 소원은 매년 다 똑같아."라엘: "전 엄마의 소원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현이를 찾는 거 맞요?"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 "엄마의 소원은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거야. 아버지의 소원은 현이를 찾는 거고, 우리 따로 빌었어."라엘: "..."진아연: "욕심이 너무 많으면 부처님이 안 들어주실까봐."라엘이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언젠가 찾을 수도 있잖아요."진아연: "너무 많이 실망했어서 이젠 아무렇지도 않아. 그래도 마음속에 늘 희망은 품고 있지."라엘: "네! 산에 오니까 공기가 너무 좋은걸요. 산에 오르니까 마음까지 깨끗하게 정화된 것 같아요. 전에 절 괴롭히던 고민도 이젠 다 괜찮아진 것 같아요.""앞으로 자주 여기저기 다니자.""네. 엄마, 저 사실 조금 무서워요." 라엘이는 먼곳의 경치를 바라보며 마음속에 품고 있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오빠가 결혼 상대 찾아주겠다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어요, 이제 와서 거절하기도 애매하고 이런 걸로 유명해지고 싶지 않아요."진아연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딸의 얘기를 들어주었다."근데 오빠 말이 맞는 거 같기도 해요, 어쩌면 전 더 많은 남자들을 만나봐야 안목도
이미는 현재 B국에 있으니 김세연은 귀찮게 그녀를 오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그때 갑자기 김세연의 벨 소리가 울렸고 여섯 살 난 아이가 그의 테이블 위에 놓여진 휴대폰을 들고 그에게 건네주었다."세연이 삼촌, 삼촌 여자친구가 걸려온 전화예요?"김세연은 휴대폰을 건네받고 흘끗 보았다.아니나 다를까 역시 이미가 걸어온 영상통화였다.김세연은 베란다로 걸어가 문과 커튼을 닫았다.한 무리의 아이들은 대놓고 베란다에 귀를 붙이고 그를 바라보며 구경했다.김세연이 영상통화를 받은 후 이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연 씨, 새해 복 많은 받으세요.""미미 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거긴 지금 밤이죠?""네! 방금 밥 먹고 방으로 돌아왔어요." 이미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저 정말 머리가 터질 지경이에요. 방금 친척들이 몰려와서 제게 언제 세연 씨랑 결혼할 생각이냐고 물었어요."김세연은 웃으며 말했다: "우연이네요, 오늘 제 친척들도 제게 같은 질문을 했거든요."이미는 농담을 던지듯 말했다: "그럼 우리 그냥 결혼해 버리고 말까요?"김세연의 얼굴에 번지던 미소는 삽시에 굳어버렸다, 몇 초간 침묵한 후 그는 대답했다: "전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됐어요, 아직은 혼자가 더 편한 것 같아요.""라엘이랑 얘기는 나눠봤어요? 저번에 세연 씨한테 화가 많이 났잖아요, 화가 풀렸는지 모르겠네요." 이미는 작은 소파에 앉아 물컵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김세연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감히 연락 못했어요.""왜 이렇게 겁이 많아요? 뭘 두려워 하는 거예요, 최악의 경우 라엘이한테 혼나는 거겠죠 뭐.""왜냐하면 혼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기 때문이에요, 아마 라엘이만 점점 더 상처 받을 걸요." 김세연은 라엘이의 성격에 대해 너무 잘 알고있었다."그럼 라엘이 부모님이랑은 연락 하면서 지내요? 설마 이 일 때문에 아예 연락 끊은 건 아니죠?" 이미는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어쨌든 김세연에게 진아연은 구세주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아연 씨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