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왜 그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라엘이를 본 지성이는 바로 손을 잡고 흔들었다."아빠가 사라졌데...! 아빠가 하늘 나라에 가셨을 수도 있데...!" 라엘이는 동생의 손을 뿌리친 뒤, 집으로 달려갔다.그리고 지성이는 바로 '우와아아앙ㅡ'하고 울기 시작했다.마이크는 지성이를 껴안고 한이에게 속삭였다. "가서 라엘이를 좀 달래줘."한이는 바로 집으로 걸어 들어갔다.조지운은 진아연이 앉은 휠체어를 밀고 뒤를 따라 들어갔다.거실에 들어서자 두 아이는 이미 울음을 그친 상태였다.한이는 라엘이에게 어머니는 현재 생사의 고비를 넘긴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 앞에서 울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그리고 라엘이는 울음을 꾹 참았다.지성이 역시 누나가 울음을 참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울음을 그쳤다.하지만 지성이는 여전히 입술을 들썩이며 울음을 참고 있었다.이모님 역시 슬픈 마음을 추스리며 저녁 식사를 위해 사람들을 식당으로 불렀다.하지만 진아연은 전혀 입맛이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먹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이 갈거라 생각했다."아연 씨, 죽을 좀 준비했어요." 이모님은 며칠 전에 마이크를 통해 진아연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들었다.진아연의 현재 몸 상태에는 많은 것을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죽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음식을 먹어야 정상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감사해요." 진아연은 숟가락을 들고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엄마, 고기 먹을래요?" 라엘이는 엄마가 살이 많이 빠졌다고 생각했다."라엘아, 엄마는 지금 고기 먹기가 조금 힘들 거야." 마이크는 그녀에게 설명했다. "먼저 죽 먹고 몸을 회복해야 고기도 먹을 수 있어."라엘이는 그 말을 듣고 다시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재빨리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라엘아, 엄마 괜찮아." 진아연은 딸의 표정을 보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엄마 괜찮아지만... 아빠 찾으러 갈거야.""엄마, 오빠가 사람들한테 이미 시켜서 아빠를 찾게 했데요... 그러니깐 어디 가
이모님은 바로 지성이를 안고 식당 밖으로 나갔다.진아연은 힘들게 죽을 다 먹은 다음, 그릇과 수저를 내려놓았고, 직원이 걸어왔다."아연 사모님, 방으로 모시겠습니다."한이는 효심이 깊어 모든 것을 해주려고 했지만 진아연이 씻는 문제까지 한이가 도와줄 수 없었다.일주일 후.이하늘은 저녁 식사를 위해 강민의 집에 도착했다.강민이 적극적으로 이하늘을 초대한 것이다.저번에 이하늘이 그녀의 통화를 실수로 듣게 되었을 때, 이하늘은 다 잊어버리겠다고 말했지만 강민은 여전히 신경쓰였다."하늘아, 요즘 학교 생활 어떠니?" 강민은 주문한 음식을 식탁에 가지런히 놓으며 말했다."첫 주는 괜찮았어. 학생들이랑 관계 구축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긴 했어." 이하늘은 식탁에 가득찬 음식들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언니, 요리가 너무 많은 거 아니야? 다 먹지 못할 거 같은데.""많이 먹어. 못 먹으면 버리면 돼.""그러기에는 엄청 비싸보이는데." 이하늘은 젓가락을 들고 뭘 먹을지 고민했다. "라엘이라는 아이와 가깝게 지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쉽게 될 거 같아."강민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의 말에 귀기울였다."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더라고 그래서 매일 방과 후 보충 수업을 해주겠다고 하니깐 거절하지 않던데. 그래서 매일 방과 후 만나고 있어." 이하늘이 말했다. "근데 요즘 기분이 많이 안 좋아보여서 물었더니 말해주지 않더라고.""일이 생겼을 거야." 강민은 담담하게 말했다. "라엘이 아빠가 실종된 상태거든. 보름이 지났는데도 아직 발견되지 않아서 그럴 거야.""뭐?" 이하늘은 당황하며 물었다. "그런 큰 일이 일어났는데 왜 뉴스에는 말 한마디 없는 거지?""Y국에서 실종이 되서 그럴 거야." 강민은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일반 사람도 아니고. 박시준처럼 국내외 많은 일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최측근이 폭로하지 않는 한 언론에서 먼저 보도하려고 하지 않을 거야.""아... 그건 그렇겠네! 어쩐지 경호원들 표정도 좋지 않더
비서가 말했다. "강 대표님, 무슨 말씀이십니까?""통화를 몰래 들어놓고는... 우연히 들은 척 하더라고." 강민은 그 일이 있은 이후, 일부러 계속 노래를 틀어놓았다.그녀가 침실 밖에 서서 자세히 들어야만 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어리시니깐 궁금한게 많으실 수도 있죠!" 비서가 말했다. "진아연 씨 사촌 동생도 아니고, 대표님 사촌 동생인데. 당연히 대표님 편이 되어주실 겁니다.""맞아. 뭐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강민은 그녀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이 너무 생각이 많다고 느꼈다. "중요한 건... 나보다 진아연 씨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는 게 좀 신경쓰일 뿐.""에이, 그래도 대표님과 가족 관계인데. 부모님들께서도 다 아시잖아요!""맞아.""아, 강 대표님. 혹시 중요한 통화 내용이라도 사촌 동생분께서 들으신 겁니까?" 비서가 물었다.강민은 나른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다지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어. 그저 내가 좀 프라이버시에 예민한 편이니깐 그래.""괜찮으실 겁니다.""그래, 알았어." 강민은 전화를 끊은 뒤, 방으로 걸어들어갔다.박시준의 소식을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들을 수 없는 건... 아마도 그가 죽었기 때문일까.진아연은 살아 돌아왔지만 그녀에 대한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채로 사는 건 지옥에 사는 것과 다름 없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며 강민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박시준의 저택.진아연은 일주일 간의 회복 시간을 가졌고 더 이상 휠체어를 탈 필요가 없었다.한이는 어머니가 거의 회복된 모습을 보고 바로 B국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엄마, 집에서 그럼 푹 쉬세요. 혼자 공항에 가도 괜찮아요." 한이는 가방을 메고 나가려 했다."공항에 데려다 줄게!" 진아연은 아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한이의 연구와 드림메이커 회사는 B국에 있었기에 한이는 반드시 돌아가야만 했다."B국에 돌아가서 사람들을 시켜 박시준 씨를 찾도록 할게요. 그러니 걱정마세요."
진아연은 휴대폰을 들어 위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위정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아연아, 한이가 오늘 B국에 돌아간다고 들었는데. 갔어?""네, 방금 갔어요." 진아연은 바로 본론을 꺼냈다. "위정 선배, 혹시 대학원에 다닐 때 기억나요? 왜 대표님이라고 불리던... 그 부모님이 미화제약 대표님이었던 친구요."위정은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기억나. 노 교수님께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했던 녀석이 있었지. 그리고 그 친구 아버님께서 몇 번이고 노 교수님을 찾으러 왔었어. 노 교수님 가족한테까지 찾아가는 바람에 결국 교수님께서 제자로 받아줬지.""혹시 위정 선배, 그 친구 연락처 가지고 있어요? 제가 물어볼 일이 생겨서요." 진아연은 간절했다."근데 걔는 왜? 뭐 네가 필요하다면 내가 물어봐줄 수는 있어." 위정은 지금 상황이 매우 어리둥절했다.진아연은 있었던 일을 그에게 말해줬다."내가 한번 알아볼게." 위정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그 역시 의심스러웠다.박시준이 정말로 개인 소유의 비행기를 통해 이동한 거라면 아무도 찾을 수 없다는 게 당연했다.B국.왕은지는 요즘 매우 행복했다.얼마 전, 현지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해 털털하고 직설적인 입담으로 방송 이후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었다.한 프로그램에서 그녀를 고정 게스트로 초대하였고 그녀는 출연 여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다.그리고 박시준과 진아연에게 일어난 사건 때문에 그녀는 봄이라도 온 듯, 하루 종일 웃음이 절로 나왔다.박시준의 죽음으로 진아연에게는 큰 배후가 사라진 셈이다. 그 말은 그녀가 진아연을 쥐락펴락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그녀는 그 누구도 두렵지 않았으며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렇게 생각하니 다시 사업을 하기 위해 A국으로 돌아가는 일도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라 여겨졌다.하지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돈이 필요했다. 그렇게 생각을 마치고 나니 그녀는 TV 프로그램 토크쇼의 고정 게스트로 출연 하기로 결심했다.돈이야 평생 일하지 않더
원래의 법이라면 숨쉬는 사람만 신분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근데 로봇에게 신분증을 발급해 주다니?이 로봇을 개발한 사람이 대체 누구길래? R국 정부에서 이렇게 로봇에게도 신분증을 발급해 줄 수 있을까? 분명 엄청난 인물일 거라 생각이 들었다."빌리·하드제트라는 이름이 어떤 뜻인지 아십니까?" 상대방은 자신의 질문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랐다.왕은지: "정말 일하는 방식이 형편없으시네요. 돈을 지불한 사람은 접니다. 이렇게 말장난 할 거면 다시는 찾지 않겠어요!""왕 사모님, 제가 이 정보를 찾느라 너무 고생해서 그렇습니다... R국 이쪽이 워낙 철저한 곳이라. 정말 어렵게 구한 거라고요. B국에 너무 계시느라 국제 사정에 대해 너무 모르시네요."왕은지는 돈을 주는 사람이 자신이지만 이런 취급을 받는게 너무 열받았지만 참고 물었다. "그래... 그래서 그 이름에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죠?""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더군요. 하나는 떠오르는 태양. 다른 하나는... 복수.""복수?" 왕은지는 마치 자신의 목을 누군가 조르는 느낌을 순간적으로 느껴 깜짝 놀랐다."R국에 있을 때, 다들 무슨 말하는 지 몰랐습니다. 아, 그리고 로봇에게도 모습이 있더군요! 남자 모습이었습니다.""누가 이 로봇을 연구했는지 알고 있나요?" 왕은지는 점점 궁금해졌다."제가 그거까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빌리라는 인물 정보만 찾으라고만 하셨지. 이 로봇에 대해서는 조사 의뢰를 하시지 않으셨습니다!""의뢰비를 추가해 드리죠. 그러니 그 로봇에 대해 찾아주세요. 가능한 빨리요." 왕은지는 어떤 강력한 예감이 들었다.이... 로봇을 만든 사람이 바로 드림메이커의 대표라는 사실을 말이다!물론 빌리라는 사람 역시 찾아보는 건 당연했지만. 진짜 그 뒤에 숨어있는 사람이야 말로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사람일 것이다."왕 사모님, 설마 드림메이커의 대표가 이 로봇을 개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 그냥 찾다가... 로봇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길래 알려드렸을 뿐인데...
진아연: 알았어요. 고마워요, 위정 선배.위정: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 시은이가 어디서 이 일을 들은 건지 매일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있으니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모르겠어.진아연: 박시준 씨를 찾아오면 괜찮아질 거예요. 난 반드시 찾아낼 거예요.위정: 너무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지는 마.진아연: 스트레스 안 받아요. 위정 선배, 시은 씨 잘 돌봐줘요. 시준 씨 행방을 찾아내면 곧바로 연락할게요.위정: 알았어.위정과 문자를 주고받은 후 진아연은 강훈의 번호를 저장하고 나서 인사 메시지를 보냈다.뜬금없이 전화를 걸면 상대방이 낯선 번호라 받지 않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뜻밖에도 그녀가 메시지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상대방이 그녀에게 답장했다.강훈: 진아연이구나. 물론 기억하지. 너 유명 인물이잖아. 의사 일을 안 해도 여전히 화제의 여왕이야. 그동안 너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었어.진아연은 그의 비꼬는 듯한 문자를 보고 대학원 시절 비굴하던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사실 그는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과시하는 걸 좋아할 따름이었다..같은 반 친구들에게 여러 번 먹을 것과 선물을 사주었던 것이 떠올랐다. 그의 행동을 싫어하던 그녀는 여러 차례 그의 호의를 거절했고, 그런 그녀의 행동에 그는 재미없고 예의도 없는 그녀가 앞으로 아무리 의학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어도 좋아할 남자가 없을 거라고 직설적으로 말한 적이 있다.지금 그에게 부탁할 일이 있는 진아연은 어쩔 수 없이 다정하게 답장을 보냈다.강훈은 그녀의 답장을 보고 곧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그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을 본 진아연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화내지 말자고 자신에게 경고하고 나서야 전화를 받았다."진아연,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 내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을 텐데 누구한테서 내 번호를 알아낸 거야?” 강훈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거만한 그의 말투에서 그동안 그가 꽤 잘 살고 있었다는 것이 느껴졌다."위정 선배가 대신 알아봐 줬어.”"
”난 B 국을 잘 알아. 그리고 넌 내 동창이기도 해서 너한테 먼저 물어본 거야.” 진아연이 대답했다. “다른 전용기에 대해서도 다 물어볼 거야.”"그래? 넌 박시준이랑 이혼한 거 아니었어? 박시준이 실종된 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네가 왜 그렇게 초조하게 찾아다니는 거야? 설마 아직도 박시준을 좋아하는 거야?” 강훈은 로봇처럼 끊임없이 물어왔다. “아직도 좋아하는 거면 이혼은 왜 한 거야?”"이혼해도 여전히 내 전 남편이고 내 아이의 아빠야. 사고가 났으면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방관할 수는 없어.” 잔뜩 흥분한 진아연의 언성은 자기도 몰래 높아졌다."참 의리 있는 여자네. 그럼 언제 B 국에 올 거야? 밥 사줄게.”"필요 없어." 진아연이 거절했다.그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으니 계속 연락할 필요가 없었다."의리 있다고 칭찬했더니 이러기야?” 강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아빠가 인맥이 넓은 건 맞아. 네가 박시준을 돕는 데 내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네가 유용한 단서를 제공할 때 고맙다는 인사를 할게.”"너무 현실적으로 굴지 마! 아무리 그래도 우린 동창이잖아...”"유치원도 3년을 다녔는데 너랑은 겨우 1년 동창이야.” 진아연은 ‘동창’이라는 칭호에 반박했다. “정말 유용한 단서를 제공하면 진심으로 고마워할 거야.”"인사만 할 거야? 다른 요구도 말하면 들어줄 수 있어?” 강훈이 호기심에 물었다.진아연은 그의 질문에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박시준을 찾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당연하지, 박시준만 찾아준다면 뭐든 들어줄 수 있어.” 진아연이 대답했다."진아연, 넌 정말 바보구나, 남자를 위해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약속은 반드시 지켜, 너 방금 대답했다? 나 녹음까지 했어.” 강훈은 거들먹거리며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 “박시준을 찾고나서 후회하지 마.”"박시준을 찾고 나서 다시 얘기해. 난 뱉은 말에 후회하지 않아.”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집안에 형이 한 분 계시지?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진아연이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는 항상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기를 바랐는데 제가 일부러 아빠 화나게 할려고 열심히 하지 않았고 시험마다 다 망쳤어요...” 말을 하던 라엘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빠가 영원히 내 옆에 있을 줄 알았어요. 내가 아무리 화나게 해도 날 떠나지 않을 줄 알았어요... 후회돼요.”"라엘아, 울지 마. 아빠는 네가 마음속으로 아빠를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어. 그리고 아빠는 너도 지성이도 한이도 모두 사랑해.”"알아요... 아빠는 우리한테 한 번도 화낸 적 없어요. 난 정말 아빠를 좋아하는데... 예전에 내가 아빠를 좋아한다는 걸 아빠가 아는 게 두려웠어요. 그래서 이런 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흑흑흑!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요. 정말 너무 보고 싶어요.” 라엘은 엄마의 품에 안겨 흐느껴 울었다.진아연은 국그릇을 이모님에게 건네고 딸의 등을 다정하게 다독였다."라엘아. 엄마가 약속할게. 엄마는 아빠를 꼭 찾아올 거야. 죽었든 살아있든 반드시 우리 옆으로 데려올 거야.”"아빠가 죽으면 안 돼요. 살아서 돌아와야 해요. 아빠가 없으면 안 돼요. 난 아빠를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아빠는 좋은 아빠라고... 아직 아빠한테 말하지 못했다고요.” 라엘이 울먹이며 말했다."그래, 엄마도 그래. 아빠가 돌아오면 엄마도 칭찬해 줄게."지성이는 엄마가 누나를 안고 있자 입을 삐죽 내밀고 말했다. “나도 안아줘요.”진아연은 손을 내밀어 아들도 품에 안았다. “우리 모두 힘을 내자. 아빠는 우리가 씩씩하게 난관을 헤쳐나가길 바랄 테니까... 아빠는 지금 우리 옆에 돌아오려고 방법을 생각하고 계실 거야...”주말이 훌쩍 지나갔다.월요일 아침, 진아연은 지성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서 라엘을 학교에 데려다줬다.이하늘은 진아연이 오늘 직접 라엘을 학교에 데려다 주리라 생각지 못했다.두 사람이 마주치자 진아연이 먼저 이하늘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라엘의 엄마 진아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