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에 정신이 번쩍 든 진아연은 휴대폰을 들고 바로 침대에서 내려와 창문을 열었다.화창한 날씨에 바람이 살살 불어오지만, 그래도 더운지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었다.전화 저편의 오 차장은 그녀한테 이유를 설명하고 바로 물었다. "지금 혹시 집에 계신면 바로 차를 보내 드릴까요? 바쁘시면 나중에 다시 보내 드리겠습니다."진아연은 그의 말에 이해할 수 없는 듯 바로 답했다. "지금 집에 있어요. 죄송하지만 지금 바로 보내주세요!""네, 알겠습니다."통화를 마친 진아연 화장실로 가서 세수했다.오 차장은 그녀한테 수입차 2대가 세관 신고를 거쳐 현재 인도 가능하다고 알렸고아무래도 차가 2대라 혼자서는 불편하니 카센터에 연락해 집까지 배송해 줄 생각이었다.세수를 마친 그녀는 방으로 돌아가 옷장을 열어 치마를 차려입고 침실에서 나왔다.그녀는 물 한 잔 마시면서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소파에 앉아 바로 마이크한테 연락했다."마이크, 전에 차 한 대 예약했다고 하지 않았어?" 진아연은 확인하기 위해 마이크한테 물었다."그래! 도착했어? 괜찮지 않아? 한이가 넌 핑크색을 좋아한다고 말했었는데 핑크색은 너무 유치할 것 같아서 실버 핑크로 예약했어. 멀리서 보면 은색이지만, 가까이 보면 분홍색과 은색이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이야. 우아함에 귀여움이 느껴지고, 귀여움에 활기가 생생하고, 활기 속에 신비스러움이 섞여 있는...”진아연: "나 방금 닭살 돋았어.""디자이너가 그렇게 말해서 말한 것뿐이야! 여자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색깔이라고 알려줬었지." 마이크는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봤는데, 진짜 괜찮아. 너한테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사진 안 보냈어. 그리고 사진으로 이런 아름다움을 담아낼 수 없지.”"아... 근데 포워더에서 왜 차가 두 대라고 말한 거지?" 진아연은 마이크의 말에 의심이 생겼다. "또 한 대는 누가 보낸 거지?"마이크도 진아연의 말에 어리둥절했다. "나도 모르지! 우리는 한 대만 예약했어."진아연은 뇌
자동차 중 한 대는 한정판 모델로 마이크와 한이가 그녀를 위해 디자인한 것으로 세계에 단 한 대뿐이었고차 안의 장식은 최고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진주, 보석들로 상감해 눈 부신 빛을 발했고 자동차 색상과 차 안의 배색 또한 세상 유일무이했다.진아여 또한 실버 핑크색의 자동차를 보자 바로 마음에 들었다.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이런 핑크색의 매력을 거절할 수 있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다만 실버 핑크색의 자동차 옆에 세워진 빨간 자동차가 진아연의 궁금증을 유발했다.빨간색 자동차는 동일 브랜드인 드림메이커의 자동차로 처음 출시한 모델이었고진아연은 빨간 자동차의 사진을 마이크에게 보내 누가 주문한 자동차인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사실, 그녀가 마이크한테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머릿속에 바로 답이 떠올랐다.왜냐면 드림메이커에서 새로운 자동차를 출시할 때, 박시준은 지성이를 데리고 B국으로 갔었고이에 진아연은 왠지 박시준이 그녀한테 선물한 자동차라고 생각했다.다만 그녀는 이런 생각에 마음이 더욱 복잡해졌다.만약 박시준이 그녀한테 연락해 본인이 선물한 자동차라는 걸 알리지 않으면 모른 척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만약 그녀한테 알리면 받아들여야 할지 거절해야 할지 또 다른 고민이 생기기 때문이다.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함부로 비싼 선물을 마음대로 주는 게 맞는 건가?만약 그가 선물한 자동차를 받아들이면 다른 선물로 갚아야 하지 않을까?진아연은 일이 갈수록 너무 번거롭고 복잡하다 생각했지만만약 거절하면 박시준의 자존심 또한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었다.물론 박시준이 갑자기 그녀한테 자동차를 선물한 이유도 궁금했다.약 10분 후, 마이크가 다시 진아연에게 연락했다."아연아, 방금 알아냈어. 빨간색 자동차는 박시준 씨가 너한테 사준 거야. 몰래 너한테 자동차까지 사주다니, 무슨 심보지?" 마이크는 이런 구경거리에 신이 난 듯 진아연에게 물었고진아연은 그의 웃음소리가 듣기 싫은지 바로 전화를 끊었다.이때 경호원이 아침밥을 그녀한테 건넸고 진아연은 마당에 앉아
진아연은 실버 핑크색 자동차에 눈길이 사로잡힌 박시준을 보자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경호원은 박시준을 보자 바로 진아연에게 물었다. "대표님, 제가 가서 문을 열어줄까요?"이에 진아연은 쉰 목소리로 답했다. “네. 가서 문 열어주세요. 저는 일단 물 마시러 들어갈게요.”진아연은 말을 끝내자 집안으로 돌아갔고이를 지켜본 박시준은 그녀가 켕기는 구석이 있어 도망친 거라 생각했다!경호원은 정원 앞문으로 가서 박시준에게 문을 열어줬고박시준은 들어가자마자 바로 경호원에게 물었다. "당신 대표님에게 핑크색 자동차를 선물한 사람이 누구죠?"경호원은 그의 말에 모르는 척했다.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대표님 스스로 산 자동차가 아닐까요? 굳이 선물로 받을 필요가 있을까요?”박시준은 경호원의 말에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고방안으로 돌아간 진아연은 물을 벌컥벌컥 마시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지만 진정할 수 없었다.박시준은 별장 현관에서 슬리퍼를 갈아 신고 진아연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저 핑크색 자동차 말이야. 혹시 네가 예약한 거야?" 박시준은 조심스럽게 그녀한테 물었고진아연은 어쩔 수 없이 물컵을 내려놓고 뒤돌아 그를 바라봤다."박시준 씨, 그럼 저 빨간색 자동차는 당신이 저한테 선물한 거예요? 왜 저한테 자동차를 선물한 거죠?" 진아연은 그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그한테 되물었다."내가 선물한 자동차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그런데 왜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거지?" 박시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한테 다가갔다."만약 저에게 선물한 자동차가 아니라면 왜 저를 찾아온 거죠?" 진아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그의 질문에 답했다. "그리고 누가 저한테 핑크색 자동차를 선물했는지 당신과 상관없지 않나요?"“경호원이 스스로 샀다고 말해서 왜 샀는지 궁금했어.” 박시준은 그녀의 말에 화를 내지 않고 자기의 궁금증을 말했다. “내가 드림메이커 본사에 가서 자동차 예약 관련 사항을 문의한 적이 있었어. 그런데 관련 직원분이 커스텀 모델형은 안되
”고향에 집 한 채 지어줬고, 매달 양육비 지불하고 있어.””네.” 진아연은 자기도 모르게 그를 한 번 더 쳐다봤다. “시준 씨, 저도 전에 B국에 살았었어요, 어떻게 드림메이커라는 회사와 제품을 모르겠어요? 갖고 싶으면 저도 혼자 살 수 있어요. 그래도 어쨌든 선물 고마워요.””핑크색 차 어디서 났는지, 이젠 알려줄 수 있어?” 박시준은 방금 그녀의 말을 듣고, 그 차가 본인이 산 게 아님을 짐작해냈다.”당신 마음속엔 이미 답이 있잖아요?” 진아연이 말했다. “다른 사람이 선물해 줬어요. 누가 선물해 줬는지 알고 싶어요?”박시준의 눈빛은 갑자기 차가워졌다.그는 더이상 묻지 않았다, 그가 묻는다 해도 그녀는 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내가 괜한 짓을 했나 보네.” 박시준은 이 상황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당신 집에 지금 주차 자리도 모자란 거 아니야?””당신이 선물해 준 차 다시 가져가려고요?” 그녀는 그의 좌절한 듯한 표정을 보며 마음이 혼란스러웠다.그녀는 이 두 대의 자동차가 동시에 집에 도착하리라고 생각을 못했다. 마치 양다리를 걸치다 들킨 것만 같았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난 이미 준 물건은 절대 돌려받지 않아.” 그는 주먹을 꽉 쥐었고 얼굴은 분노로 가득했다.그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진아연에게 특수제작한 자동차를 선물해 줄수 있는 사람은 분명 보통 사람은 아닐 것이다.자신의 신분으로 드림메이커 본사에 갔을 때도, 직원들은 그에게 특수제작은 안 된다고 분명히 말했기 때문이다.때문에 그녀에게 차를 선물한 사람은 드림메이커 회사의 임원이거나, 그보다 권력이 더 높은 사람일 것이다.사람들은 진아연이 지난 2년 동안 박사 과정을 공부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그녀를 과소평가한 것 같았다.진아연은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그녀의 눈썹은 찌푸려졌다.누군가 그녀에게 특수제작한 자동차를 선물해서, 그는 지금 화가 났다...왜 화가 난 거지? 두 사람이 커플 사이도 아니고 진짜
조지운이 추측하는 사이, 박시준의 안색은 더더욱 어두워졌다!”대표님, 제가 좀이따 마이크한테 전화해서 물어보겠습니다. 진아연 씨를 좋아하는 사람이 대체 어떤 대단한 인간인지 알아볼게요. 일단 진정하세요, 진아연 씨가 새로운 감정을 시작한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대표님도 받아들여야죠! 어쨌든 대표님이 화가 나고 몸이 상한다고 해서 진아연 씨 마음이 바뀌는 것도 아니잖아요.””전에 다신 안 찾을 거라고 얘기 했었는데.” 박시준은 답답한 마음에 목젖을 굴리며 얘기했다.”그녀가 다시 안 찾는다고 해서 대표님도 재혼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던 거에요?” 조지운은 어떤 비밀이라도 발견한 것 같았다.”대체 로맨스 영화를 얼마나 본 거야? 사람이 살면서 연애 말고도 할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만약 진아연을 사랑하게 되지 않았더라면 박시준은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생기지 않았을 거고 그 역시도 자상한 아버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조지운은 한 소리 듣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 “대표님, 그럼 전 먼저 나가보겠습니다.”조지운은 박시준의 사무실에서 나온 뒤 바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이크는 곧 전화를 받았다.”마이크, 솔직히 말해봐요, 진아연 씨한테 새로운 사람이 생겼어요?” 조지운은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며 심장이 엄청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저희 대표님이 방금 진아연 씨를 찾아갔는데 누군가 진아연 씨에게 드림메이커의 특수제작한 차를 선물해 준 걸 봤어요, 저희 대표님 지금 질투하고 있어요!”마이크는 조지운의 마지막 한 마디를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박시준이 질투하고 있다니. 하하하! 아주 좋아. 질투 맘껏 하라고 해요!”음... 그쪽도 알다시피 아연이가 젊고 예쁠 뿐만 아니라 능력도 뛰어나고 많은 지식과 재능을 가지고 있잖아요, 진아연을 좋아하는 남자는 늘 많았어요. B국에서도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쫓아다녔는데요! 대학생부터 재벌, 권력가까지 다 있었어요. 근데 누가 그녀에게 차를 선물해 줬는지는 나도
”네... 그렇군요! 그래도 많이 놀랍네요, 진아연 씨 그렇게 감정 가지고 놀 사람 갖진 않았거든요.””조지운 씨, 그렇게 말한다면 그건 그쪽 편견이죠! 그쪽이 그녀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그녀가 반드시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그래요, 제 편견이에요! 진아연 씨가 새로 만나는 분 어떤 사람인지 얘기해 봐요!” 조지운은 매우 궁금했다. “저희 대표님이 드림메이커의 자동차는 특수제작을 안 받는다고 했어요, 근데 진아연 씨가 새로 만나는 사람은 왜 가능한 거에요? 설마 드림메이커의 임원인 거에요?””네, 맞아요! 그녀가 새로 만나는 사람 드림메이커의 대표예요. 이건 그쪽한테만 알려주는 거니까 절대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마세요.” 마이크는 조지운이 비밀을 지킬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일부러 조지운에게 말한 것이다, 조지운이 박시준에게 알려줘서 박시준을 화나게 하려고 그랬다!”알았어요.” 조지운의 마음은 한없이 우울해졌다. “다른 일 없으면 먼저 끊을게요. 거기도 늦었는데 일찍 쉬세요!””언제 저 보러 B국에 올 거예요? 언제 오면 저도 드림메이커 새 차 사줄게요.” 마이크는 놀리듯 얘기했다. “저도 지운 씨를 위해 차 한 대 특수제작 해줄게요.””드림메이커 특수제작 안 되잖아요?” 조지운은 이상해하며 물었다.”B국은 내 세상이에요. 박시준이 못한다고 해도 전 할 수 있어요, 그게 뭐가 이상해요?” 마이크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알겠어요! 다음 휴가 때 갈게요.”통화를 마친 후 조지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 일을 어떻게 대표님께 말해야 하지? 대표님께 말씀드리면 화가 나서 잠도 못 주무실 텐데.B국.강민이 드림메이커의 대표인 빌리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고, 하루 정도 지난 후 상대방으로부터 답장을 받았다!강민은 상대방의 답장 알림을 본 후, 신이 나서 사무실에서 뛰어다녔다.드림메이커 그룹은 현재 전세계 상업계에서 뜨거운 화제였다.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을 돌파하고 완전히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열
”선배님, 저 쓸데없는 메일 보낸 거 아니에요, 협력의사 메일 보낸 거에요.“ 강민은 자신있게 얘기했다. “답장으로 이 주소가 왔는데, 만나서 자세히 얘기하자는 뜻일까요?””그래. 이 주소는 우리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이야. 정확한 위치 모르겠으면 내가 데려다줄게.” 선배도 약간 흥분했다. “아니면 우리 사장님 만나러 갈 때 내가 같이 가줘도 상관없고.””선배, 선배네 대표님 누구 만나는 거 싫어하시잖아요? 다른 사람 데려갔다 저까지 안 만나주면 어떡해요.” 강민은 아무도 이 행복한 일을 망치게 할 수 없었다.그동안 빌리와 협력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빌리가 오직 그녀와 약속을 잡은 것은 아마 그녀의 사진에 반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럼 어쩔 수 없지! 우리 회사 사람들도 아직 우리 대표님 본 적 없어! 강민, 너 진짜 대단하다! 네가 우리 대표님께 어떤 이메일을 보냈는지 정말 궁금한데.” 선배가 완곡하게 부탁했다. “혹시 이메일 보여줄 수 있을까?”물론 강민은 선배에게 이메일을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선배, 대표님 만난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드릴게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선배한테만 알려드릴게요.” 강민이 약속했다.선배는 그녀의 약속을 듣고 만족해했다: “그래, 그럼 너의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통화를 마친 후 강민은 즉시 빌리에세 약속 시간을 잡는 답장 메일을 보냈다.약 한 시간이 지난 후, 빌리는 그녀에게 상세한 시간을 회신했다.빌리는 약속 시간을 내일 오전으로 정했다.빌리의 두 답장 이메일을 보면서 강민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지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녀는 박시준에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낭비했지만 결국 허사로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제는 고생 끝에 낙이 오는거 같았다.이것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박시준은 잘못된 인연이고 빌리야말로 그녀의 진정한 백마탄 왕자임을 알 수 있다.강민은 노트북을 닫고 가방을 챙겨 나갈 준비를 했다.그녀는 정식적인 예복을 한 벌 사고, 겸사겸사
”그러니까요! 빌리와 잘되신다면 대표님 직접 드림메이커 그룹에서 이사님으로 되실 수 있을 거에요.””일단 내일 한 번 만나보자!” 강민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꼭리는 꼭 얻고 말겠어!”A국.스타팰리스 별장.여소정은 진아연을 찾으러 왔다.”아연아, 누가 너한테 드림메이커 새 차 두 대나 선물했다고 들었는데! 차는?” 여소정은 그녀의 새 차를 보기 위해 특별히 온 것이다.진아연: “누가 그래?””우리 남편이.” 진아연은 남의 일을 구경하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사람들끼리 단톡방이 하나 있는데, 무슨 일이든지 누구 한 명만 알게 되면 모두가 다 알게 돼. 얼른 새 차 구경 좀 시켜줘! 어젯밤에 준기 씨랑 집에 갈 때, 준기 씨가 마침 드림메이커 새 차 사고 싶다고 했거든! 아쉽게도 지금은 새 차를 사기가 어렵네, 중고차만 살 수 있고.””지금 드림메이커 중고차도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알아? 전보다 가격이 3배나 올랐어!” 여소정은 덧붙여 말했다.진아연은 즉시 여소정을 데리고 차고로 갔다.그녀는 경호원의 조언을 듣고 동네 지하 주차장에 2개의 주자 차리를 샀다.전에 몰고 다녔던 2대의 낡은 차는 지하 주차장에 세워뒀다.”아연아, 새 차가 두 대나 되는데 다 운전할 수 있겠어? 아니면 나한테 한 대 파는 건 어때?” 여소정은 새 차를 보기도 전에 진아연과 의논했다. “그중 한 대는 박시준이 줬다고 그러던데, 박시준이 선물해 준 그 차 나한테 파는 건 어때?”진아연은 그녀의 말에서 다른 뜻을 알아차렸다.”또 무슨 얘기 들었어?”여소정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 사람들이 너 남자친구 생겼대. 다른 새 차는 네 남자친구가 선물해 준거래.”진아연: "..."차고 문이 열리고 여소정은 두 대의 새 차를 보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실버 핑크색 차 앞으로 달려갔다.”아연아! 이 차 너무 예쁜데!? 이 색깔 너무 내 취향이야! 네 남자친구가 준 거야? 어머나! 네 남친 정말 최고다!” 여소정은 손을 뻗어 새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