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은 후 진아연은 아연실소 하였다: "너희 아빠가 질투하셨나 보다. 원래는 저녁 먹고 집에 온다고 했는데 라엘이가 세연이 삼촌 조카랑 재미있게 놀고있다고 하니까 지금 당장 라엘이를 데리러 가겠다는데?"한이: "엄마, 아빠는 엄마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는 것 같아요.""한이야, 왜 그렇게 생각해?""엄마 데리고 검사받으러 병원에 가지도 않았잖아요." 한이는 이해가 안 갔다. "이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눈은 장식이래요?"진아연은 아들이 자신을 걱정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가 박시준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너희 아버지도 엄마 데리고 병원에 오려고 했어, 엄마가 병원에 안 가겠다고 고집부린 거야. 엄마가 의사 신분으로 뭐라고 하면 아빠도 어쩔 수 없어, 엄마 못 말리거든."운전해서 집에 도착하자 성빈이가 거실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성빈 오빠, 언제 오셨어요?" 진아연은 차 키를 서랍에 넣으며 물었다.성빈: "얼마 안 됐어. 내일 우리 집에서 같이 놀려고 데리러 왔어.""은서한테 말했어요?" 그녀는 소파에 앉았다."은서 아직 안 일어났어." 성빈은 방금 홍 아줌마에게 가보라고 했다, 홍 아줌마는 아직 자고 있다고 했다. "이틀동안이나 잤어, 정말 잠이 많다.""B국에서 고생 많이 했나 보네요." 진아연은 놀리듯이 말했다. "저더러 집에서 이틀 동안 자라고 하면 전 못 잘 것 같아요.""그래, 내일 꼭 은서도 데리고 우리 집에 와.""꼭 부를게요. 근데 은서도 원해야 같이 가죠.""이미 며칠동안 다투지 않고 잠잠했어, 아마 거절 안 할거야." 성빈은 여기까지 말하며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고 계속 말을 이었다. "실은 우리 부모님이 오셨거든. 내가 부모님한테 은서 많이 변했다고 했는데 한번 보고싶어 하셔서.""알겠어요, 은서한테 사실대로 말 해요?" 사실 진아연은 성빈을 기꺼이 도와주고 싶었다.어찌됐든 지인이고 어떤 사람인지 서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만약에 최은서가 그와 함께 한다면 적어도 억울함을 당
진아연이 전화를 받자 여소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연아, 내일 애 데리고 우리 집에 놀러 와. 친척들을 모두 거절했어."진아연은 성빈과 최은서를 힐끗 보고 나서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내일 소정이네 집에 갈 거니까 은서 씨를 성빈 씨 집에 보내요." 그녀는 박시준과 의논했다. "성빈 씨 부모님께서 은서 씨를 보고 싶어 해요."박시준은 모든 걸 그녀의 말에 따랐다."머리에 상처가 있어서 나가기 싫다고 하지 않았어?""오늘은 별로 안 아프고, 소정이네 집에 갈 땐 이미지 따위 신경 안 써도 돼요." 그녀가 말하며 그에게 밥 먹으러 가라고 했다.그가 나간 후 그녀는 성빈과 최은서의 앞에 다가가 그들과 의논했다. "방금 소정이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저더러 애를 데리고 놀러 오래요. 그래서...""아연 씨, 저도 내일 아연 씨랑 함께 소정 언니네 집에 가요." 최은서가 그녀의 말을 잘랐다. "나 혼자 성빈 씨 집에 가면 너무 어색할 것 같아서 그래요."진아연은 그녀를 구석진 자리로 데리고 갔다."방금 성빈 씨가 그러는데 성빈 씨 부모님이 은서 씨를 궁금해한대요. 오늘 밤 잘 생각해보고 결정해요. 내일 우리와 함께 소정이네 집에 가려고 하면 모레 함께 성빈 씨 집에 가도 돼요. 성빈 씨가 일부러 저한테 은서 씨가 성빈 씨 집에 가게 해달라고 부탁했으니 아마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최은서는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오늘 매니저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하루빨리 B국에 돌아가 훈련하라고 해요. 내일 성빈 씨 집에 가요. 모레는 돌아가야 해서요.""알았어요. 일단 밥 먹으러 가요.""둘째 오빠가 밥 먹으러 가지 않았어요? 저는 조금 있다가 먹을게요. 제가 가면 어색할가봐 그래요." 최은서는 말을 하며 성빈에게 다가갔다. "내일 성빈 씨 집에 갈게요. 하지만 여자 친구 신분으로 가는 건 아니에요. 아직 고백을 받아들인 건 아니니까요."성빈은 콧등까지 흘러내린 안경을 밀면서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 "새해 인사 올리러 가는 건데 뭘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
"심하게 때린 건 아니잖아요. 나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있는 게 안 보여요?" 그녀는 그의 자책과 죄책감으로 가득 찬 눈빛을 바라보며 자신의 병을 그에게 말해줄 수 없었다."앞으론 다른 남자를 위해 나서지 마. 아이들 외에는 아무도 당신이 그렇게 할 가치는 없어.""알았어요." 그녀도 후회하고 있었다.그녀는 마이크를 위해 주먹을 막을 때 그렇게 많은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수술을 받은 자신이 주먹을 막아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불을 끈 후 그녀는 침대에 누웠지만 도무지 잠이 들 수 없었다.반면 박시준은 곧 잠이 들었다.오늘 낮에 외삼촌 집에서 종일 카드 게임을 했다. 그때도 잠이 쏟아졌지만 억지로 참고 있었다.외삼촌 쪽 사람들이 그에겐 모두 낯선 사람이기도 했고그는 카드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지인들과 함께라면 어느 정도 놀 수는 있어도 낯선 사람들과 노는 건 지루했다.그녀는 눈을 뜨고 어두컴컴한 방안을 바라보며 머릿속에 오늘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그녀는 멘탈이 강한 사람이었다. 특히 생로병사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자신의 병이 어느 정도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그녀의 뇌출혈은 충격을 받아서 일어난 것이지 종양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뇌외과 수술을 받을 필요 없었다.예전에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던 건 시신경 압박으로 인한 것인데 제때 발견하지 못한 탓으로 시신경이 제때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그녀는 최악의 결과를 생각해봤다. 아무리 최악의 경우라고 해도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기껏해야 실명정도이겠지만실명한다는 건 듣기엔 무시무시해도 사실 그렇게 무서운 일은 아니었다.실명했다고 해도 각막이식 수술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모든 일을 정리하고 나서 굳이 박시준에게 이 일을 알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그에게 말하면 자신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 생각하며 더 자책할 것이다.다음날, 진아연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 방에
"은서야, 아주 예뻐졌구나. 갑자기 우리 아들이 너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까지 들어." 성빈의 어머니가 웃으면서 말했다.성빈이 갑자기 마른기침했다.자기 아들을 이렇게 비하하다니, 아들의 체면은 생각하지도 않는 건가?"아주머니, 농담하지 마세요. 감정이라는 건 인연이 중요한데 누가 누구한테 어울리고가 어디 있겠어요." 최은서가 정중하게 말했다."은서야, 말을 참 예쁘게 하는구나. 난 너랑 내 아들이 인연이라고 생각해." 성빈의 어머니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최은서는 침착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주머니, 제가 언제 뜰 수 있을 것 같아요?"성빈 어머니: "..."성빈의 아버지가 낮은 소리로 아내에게 말했다.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마. 은서 말은 우리 아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야."성빈 아버지의 말을 들은 최은서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 노력했다. "아저씨, 그런 게 아니에요. 제가 성빈 씨를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에요. 성빈 씨 좋죠. 돈도 많고 그리고..."성빈의 일가족은 약속이나 한 듯 최은서를 바라보며그녀의 칭찬을 기다렸다.하지만 그녀는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돈이 많다는 것 외 그녀는 다른 장점이 떠오르지 않았다."어쨌거나 돈이 아주 많아요. 그거면 됐어요." 그녀는 억지로 말을 마무리했다.성빈의 부모님은 아들을 바라보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들도 최은서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성빈은 지금 돈이 많다는 것 외 정말 아무런 장점이 없다고 생각했다.성빈은 살짝 화가 났다. "최은서, 왜 우리 부모님이랑 같은 편에 서는 거야? 부모님이 뭐라고 하는 것만 해도 서러운데..."최은서: "내가 성빈 씨를 칭찬하면 좋아할 줄 알았죠."성빈: "칭찬하는 듯하면서 날 비하하는 거잖아. 내가 못 알아들은 줄 알아?"최은서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꼭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면 저도 어쩔 수 없어요."...아침 10시, 진아연 일가족은 여소정의 집에 찾아갔다."준기 씨는 집에 없어?" 하준기가
아버지와 아들은 그렇게 다른 사람의 집에서 입씨름하기 시작했다.한이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 박시준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박시준은 조금 난감했다.다른 사람 앞에서 아들이 이렇게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는다니.여소정의 아버지는 박시준이 난감해하는 것을 보고 위로했다. "아들 있는 집은 다 그래요. 나중에 크면 괜찮아져요." 잠시 멈칫하던 그가 말을 이었다. "우리 집 사돈 어르신이 그러는데 준기가 어릴 때 많이 까불었대요. 부자지간에 늘 많이도 다퉜고요. 하지만 지금 봐요. 준기가 지금은 얼마나 좋아요."박시준이 말을 하려고 할 때 여소정의 아버지가 또 한마디 보탰다. "물론 나는 딸을 더 좋아해요. 우리집 소정이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집 재롱둥이였어요. 우릴 한 번도 화나게 한 적도 없이 아주 순했죠."박시준: "제 딸 라엘이도 착해요.""그런 것 같더라고요. 라엘이는 착하기만 할 뿐만 아니라 다재다능하니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공부도 잘한다면서요? 소정이가 부러워 죽어요.""부러워할 필요 없어요. 소정 씨가 딸을 낳으면 똑같이 대단할 거예요." 박시준이 말했다."딸도 좋지만 그래도 아들을 낳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아빠! 설까지 날 화나게 할 거예요?" 여소정이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아들을 낳으라는 말이 뭐가 어때서 화가 난다는 거야?" 여소정의 아버지가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네가 딸을 낳는다고 해도 기뻐. 네가 아들을 낳든 딸을 낳든 나는 다 기쁘단다. 하하하."진아연이 낮은 소리로 소정이를 위로했다. "아저씨한테 화내지 마. 나이 드신 분들은 다 그래. 네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그분들도 고리타분한 생각들로 널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건 마찬가지고.""알아, 하지만 그냥 짜증 나." 여소정이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들을 못 낳은 거에 대해 여한이 있나 봐? 그리고, 난 애를 낳는 도구도 아닌데 말이야.""아저씨가 왜 널 애 낳는 도구로 생각하겠어? 그런 생각하지 마. 넌 지금 임산
진아연은 너무 행복해 현기증이 나는 것 같았다.점심시간이 되자 새해인사를 마친 하준기가 돌아왔다."오늘 집에 귀한 손님이 왔다고 했더니 남아서 밥 먹으라고 하지 않더라고요. 하하!" 하준기는 ‘나 참 똑똑하지?’ 라는 표정으로 여소정의 옆에 앉았다."좀 있다 사람 두 명을 불러 박시준 씨랑 함께 카드 게임을 하려 해." 여소정이 말했다. "나, 박시준 씨, 그리고 카드 게임을 잘하는 사람 두 명을 불러야지."하준기: "그렇게 오래 앉아 있을 수 있겠어? 그냥 내가 할게.""준기 씨가 하면 일부러 봐줄 거잖아. 안돼. 난 박시준 씨 돈을 따야 해!""소정아, 시준이 형은 오늘 손님으로 왔잖아...""아연이와 세 아이가 손님이야. 박시준 씨는 아연이가 데리고 온 사람이지."하준기는 입을 다물었다.말을 계속하면 아마 박시준만 더 난감해질 것 같았다.점심 식사 후, 하준기는 사람 두 명을 불러 박시준과 함께 카드 게임을 하도록 했다.박시준은 진아연이 허락한 것이라는 걸 알기에 마음 편하게 테이블에 다가갔다.진아연은 그의 옆에 앉아 카드 게임을 하는 걸 구경하다가 그가 꽤 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오늘은 운이 잘 따라주지 않는 모양이었다.좋은 카드가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진아연은 자기도 모르게 여소정을 향해 말했다. "소정아, 너의 소원이 이루어질 것 같아. 시준 씨 운이 정말 안 따라줘. 하하!""아연 씨, 남편이 돈을 잃는데 뭐가 그렇게 좋아요" 하준기가 말했다.그는 여소정의 옆에 앉아 여소정이 카드 게임 하는 걸 구경했다."시준 씨가 돈을 잃는 건 상관없어요. 소정이가 기분 좋으면 돼요." 진아연은 웃으면서 말하다가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지성이가 잠들어 있고 라엘이는 한이와 함께 밖에서 놀고 있었다. 경호원이 지키고 있었기에 그녀는 걱정할 필요 없었다.그녀는 소파 옆에 있는 책장에서 잡지 하나를 꺼냈다.여행 잡지였는데표지에 있는 아름다운 사진이 순간 그녀의 눈길을 끌었다.오후 2시, 진아연은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하준기는 침대를 치며 웃어댔다. "네 엄마가 이 대답을 들으면 분명 엄청 속상해할 거야!"지성이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그냥 멍하니 그의 이상한 모습을 바라보며 조그마한 손으로 비스킷을 집어 먹었다.잠시 후 진아연이 위층에 찾아왔다.하준기는 방금 일어난 일을 진아연에게 말해줬다. 진아연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직 복잡한 질문을 알아듣지 못해요. 뭐 먹을래? 물 마실래? 이런 간단한 질문만 알아들어요.""그렇군요, 어쩐지 방금 내가 웃을 때 바보같다는 듯 나를 바라본다 했어요. " 하준기는 얼굴이 빨갛게 된 채 말했다."하하하, 아직 마음속의 대화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진아연은 지성이의 손에 있는 비스킷을 내려놓고 아들을 안았다. "내려가서 놀죠!"진아연이 아래층에 내려가자 박시준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아연아, 네가 와서 해. 내가 애를 볼게."여소정이 크게 웃었다. "아연이가 그러는데 시준 씨는 카드 게임만 하면 졸린다고 하던데 최면 효과가 그렇게 좋은가 봐요?""소정 씨 카드를 이길 수 없으니깐 그렇죠. 소정 씨가 돈을 잃고 나서 화를 내면 어떻게 해요?" 박시준이 사실대로 말했다. "아니에요. 그냥 내가 할게요. 아연이는 소정 씨를 이기려 하지 않을 거예요.""시준 씨 말이 참 듣기 그렇네요. 내가 이긴 건 다 내 실력으로 이긴 거라고요." 여소정이 투덜댔다. "난 카드 게임을 잘하거든요.""소정아, 내가 놀까?" 하준기가 말했다. "너 오래 앉아 있었으니 힘들 거 아니야? 돌아가서 좀 누워있어."박시준이 돈을 잃는 걸 구경하는 재미를 느끼고 난 여소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하준기, 봐주면 안 돼. 오늘 밤 침대에서 잘지 소파에서 잘지 알아서 해."박시준이 카드놀이를 하는 걸 보며 여소정의 어머니가 말했다. "소정아. 시준 씨가 여러 번 봐줬어. 네가 오늘 돈을 딴 것도 시준 씨가 봐줘서 그런 거야."여소정: "..."잠이 오려고 했는데 어머니의 말을 들은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소정아. 와서 과일
지성은 땅에 떨어진 그의 작은 공을 집어 박시준에게 건네주었다.박시준은 지성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모님에게 물었다."공을 던지셔서 가지고 온 거 같네요." 이모님이 말했다.박시준은 갑자기 애완견과 유치한 놀이를 하던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주인이 던진 공을 강아지가 다시 가져오게 하는 모습 말이다.그의 아들이 이런 장난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다.하지만 자신의 아들이 강아지처럼 굴다니.그는 아들을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공을 던졌다.아들은 엉덩이를 삐죽 내밀더니 공을 잡으러 가기 위해 달려갔다.잠시 후, 성빈은 최은서와 함께 돌아왔다.성빈은 박시준이 아들과 공을 던지고 노는 모습을 보더니 놀리며 말했다. "이야~ 정말 감동적인 모습이다! 시준아, 우리 엄마가 강아지 산책 시키는 것보다 더 잘 하는데?"박시준은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성빈. 네가 우리 둘째 형을 개라고 부르는 건 상관없지만 감히 우리 지성이를 개 취급하는 건 참을 수 없을 거 같은데." 최은서의 표정 역시 굳어졌다. "내가 왜 당신이 그렇게 거슬렸는지 그 이유를 알 거 같아요... 당신의 그 입이 항상 문제네요."최은서는 말을 마친 뒤, 바로 집안으로 들어갔다.성빈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당황하고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네 여동생 성격에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농담한 거 가지고... 뭘 저렇게 다큐로 받아들이냐고! 안 그래? 박시준?! 이런 농담 자주 했잖아!"박시준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렇다고 내 아들을 개 취급해?"성빈은 지성이의 귀여움을 칭찬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시준: "내 아들이 개보다 더 귀엽거든!"성빈: "... 아오! 간다! 가!" 박시준은 아들의 자랑에 여념 없었다.성빈이 떠난 뒤, 이모님은 지성을 데려가 목욕을 시켰다.박시준은 위층으로 올라갔다.라엘이와 한이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진아연은 침실에서 잠옷을 챙겨 목욕을 하러 가던 참이었다.박시준이 들어오는 것을 본 그녀는 바로 그에게 잠옷을 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