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는 어젯밤에 조금 늦게 돌아왔다.그는 사진을 가지고 오기는 했지만, 차에서 가지고 나오는 걸 깜빡했다.그는 차고로 걸어가 사진을 가지고 나왔다.그러고는 사진을 가지고 서재로 항했다.그는 불을 켜고 컬러 초음파 사진 속의 아기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책상 위의 가족사진을 집어 들었다.초음파 사진 속의 아기는, 라엘이의 최근 사진과 비교해도 확실히 닮은 부분이 있었다.그는 사진을 내려놓고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그가 꿈꾸던 평화로운 삶 한편에 우스꽝스러운 낙인 하나가 찍힌 듯한 기분이었다.다른 한편.진아연은 어머니의 성묘를 마친 후, 마이크가 묵고 있는 곳으로 왔다.진아연과 박시준이 재결합한 뒤로, 마이크는 스타팰리스 별장에서 나와 거처를 옮겼다. 그는 진아연이나 박시준이 집에 없는 동안에만 가끔 들러 머물렀다."무슨 일 있어?" 잔뜩 헝클어진 금발 머리의 마이크가 그녀에게 물 한 잔을 따라 주며 물었다. "우유가 있긴 한데, 찬 우유야. 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걸 보니, 아무래도 따뜻한 걸 마시는 게 좋겠다.""물이면 충분해." 그녀는 물잔을 받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마이크, 나..."그녀는 입을 열었지만 머뭇거렸다."알고 있어, 시준 씨랑 싸운 거지? 네 얼굴에 다 쓰여 있어." 마이크가 두 손을 허리춤에 얹고 그녀 앞에 다가섰다.그녀가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온 순간, 그는 그녀를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박시준과 싸운 게 아니라면, 그녀가 설날 아침부터 그를 찾아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그런 거 아니야." 그녀는 다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이제 애들도 다 컸는데, 싸울 일이 뭐 있겠어.""고집은." 마이크가 그녀 옆에 앉고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내가 맞춰볼게! 시준 씨랑 한이가 싸운 거야?""아니야. 한이도 이제 다 컸어, 시준 씨랑 싸우지 않아.""역시, 우리 한이는 정말 훌륭하다니까." 마이크가 계속해서 추측을 이어갔다. "박시준 씨의 그 무성욕자 같은 모습을 봐선, 바람은 아닐
진아연이 이렇게나 괴로워하는 만큼, 마이크는 박시준에게 한바탕 욕을 퍼부어주어야 마땅했다.그렇지 않고는 분이 가시지 않았다.게다가, 그는 분명히 하고 싶었다. 김영아를 향한 박시준의 태도는 도대체 어떤 것인지 말이다!박시준이 김영아와의 관계를 확실히 하지 않는다면, 박시준과 이혼하도록 진아연을 설득해야 한다!신호음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연결되었다."아연이 말로는 성묘할 때 함께 갔다던데, 지금 어디야?" 박시준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고 기복이 없었다."아연이가 성묘를 저랑 같이 간다고 했습니까?" 마이크가 깜짝 놀라 물었다."같이 간 거 아니였어?" 깜짝 놀란 것은 박시준 역시 마찬가지였다."하하, 박시준 씨. 지금 제가 성묘를 갔는지 가지 않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어젯밤 당신이 김영아와 만난 걸 들켰다는 사실이죠!" 마이크가 불같이 화를 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겁니까? 아연이와 함께하고 싶지 않은 거라면, 당장 이혼하세요! 아연이를 붙잡아두고서 밖에서 나도는 짓은 그만두란 말입니다!""아연이가 그러던가?" 박시준은 우려가 현실이 될 줄 생각지 못했다. "어젯밤에 김영아와 만난 것은 사실이야. 아연이에게 말하려고 했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어."어젯밤, 그가 그녀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려던 찰나, 최운석이 그녀를 부르는 바람에 그녀가 주방으로 가버렸다.그 후 그는 졸음이 몰려와 잠이 들어버렸다.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이미 집을 나선 뒤였다.그는 이번 일을 일부러 숨기지 않았다. 그의 잘못이라면 기껏해야 문을 나서던 순간 그녀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는 것 정도였다.당시 집 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 바로 이야기하기 곤란했던 것도 있었다."지금 이렇게 들켜버린 판국에, 말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넣어두세요." 마이크가 이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박시준 씨, 정말 실망입니다. 김영아를 놓아줄 수 없고, 한 사람만의 남편으로 살아가는 게 그렇게 힘들다면, 이제 그만 아연이는 놓아주세요!
만약 그녀가 그를 붙잡고 김영아와 김영아의 아이에게 가지 못하도록 막아선다면, 그것이 오히려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짓일 것이다!"마이크, 김영아 배 속의 아이가 라엘이를 많이 닮았어" 박시준이 아이에게 마음이 가는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사진을 보여줄 수도 있어, 아연이에게는 말하지 말아줘. 마음 아파할지도 모르니깐.""하하하! 됐습니다! 그런 핑계로 일을 무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라면 오산입니다! 전 무조건 아연이 편이에요! 김영아, 그리고 그 아이와 결판을 내지 않으면, 조만간 아연이가 당신과 결판을 낼 겁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손에 쥘 순 없어요!"마이크의 비난을 들으며, 박시준은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끝내 삼켰다.마이크조차 이렇게 반응하는데, 진아연이 이 일을 알게 된다면 마이크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박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마이크는 조금 이성을 되찾았다. "아까 그 아이가 라엘이와 닮았다고 했습니까?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당신과 김영아 사이의 아이가 어떻게 라엘이를 닮아요?""김영아가 나한테 컬러 초음파 사진을 보여줬어." 박시준이 상황을 설명했다."아! 김영아가 당신한테 라엘이를 닮은 컬러 초음파 사진을 보내줬다, 이 말입니까... 사진은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거 모릅니까? 김영아가 당신한테 보여준 사진이 원본 사진이라고 어떻게 확신합니까? 그 똑똑한 머리로 잘 한번 생각해보세요. 당신과 김영아 사이의 아이가 어떻게 라엘이를 닮을 수 있단 말입니까?"박시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근래 들은 농담 중에 제일 웃긴 말이네요! 당신은 지금 김영아한테 놀아나고 있는 겁니다! 라엘이가 예쁘고 재능도 많아서 당신이 라엘이를 많이 아낀다는 거,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라엘이를 아무 데나 갖다 붙이면 안되요!" 마이크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박시준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마이크의 말이 맞았다.컬러 초음파 사진이라고, 조작할 수 없다는 법이 어디 있는
잠에서 깬 이후로 그녀는 쭉 깨어있었다.그녀는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방에서 나오는 그녀를 보자마자, 박시준은 곧바로 그녀에게 다가가 품에 안았다."아연아, 내가 미안해." 그는 그녀를 꼭 끌어안고 사과했다.그녀는 붉어진 두 눈으로 마이크가 있는 쪽을 곁눈질로 쳐다보았다.무슨 말이건 이 자리에서 하는 건 아무래도 적절하지 않아 보였다.그녀는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고 싶어, 박시준을 밀어냈다. 하지만 박시준은 그녀를 꼭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방에 가서 얘기해요." 자책으로 가득한 잘생긴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그는 깊게 심호흡하고는 그녀의 팔을 잡고 그녀와 함께 방으로 향했다.두 사람은 손님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닫았다.마이크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며 그들의 말을 엿듣기 위해 몰래 뒤따라갔다.아쉽게도, 두 사람은 방에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 않아 그는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다.그는 휴대폰을 열고는 조지운에게 메시지를 보내 길길이 날뛰었다: 당신 대표님은 정말 나쁜 놈이에요! 인정하지 못하겠으면 따지러 오시던가요!조지운: 미쳤어요?! 새해부터 욕이 먹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해요?마이크: 하하하! 역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당신 대표님을 옹호하고 나설 줄 알았어요!조지운: 무슨 일인지 말해봐요, 우리 대표님이 또 당신 심기를 거슬렀어요? 괜히 밥이라도 얻어먹으러 갔다가 쫓겨나기라도 한 건 아니죠? 마이크: 무슨 소리예요! 아무리 그래도 아연이와의 친분이 있는데, 그렇게 저를 함부로 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조지운: 그러면 미친 게 맞나 보네요! 오늘 새해 인사 마치고 나면 내일 병원에 데려다줄게요!마이크: 쯧쯧! 얼마나 충격적인 일이 있었는지 상상도 못 할 걸요? 절대 알려주지 않을 거예요, 어디 한 번 궁금해 죽어봐요!조지운: ???마이크: 지금쯤 당신 대표님은 아연이한테 무릎 꿇고 빌고 있을 거예요! 아연이한테 회초리라도 사다 줘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조지운
마이크: 김영아가 박시준 씨를 만나러 왔대요. 박시준 이 나쁜 놈은 그런 김영아를 몰래 만나고 왔고요. 말해 봐요. 이래도 박시준이 나쁜 놈이 아니에요?!조지운: ... 나쁜 놈 맞네요!마이크: 하하하하!조지운: 우리 대표님께서 그런 짓을 하셨더니, 믿어지지 않아요. 아연 씨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세 아이에겐 또 어떻고요!조지운은 조금 마음이 아팠다.마이크: 박시준 씨는 똑똑할 땐 정말 똑똑한데, 멍청할 땐 정말 멍청한 것 같아요. 김영아한테 속아 넘어가기나 하니 말이에요!조지운이 화들짝 놀라 물었다: 우리 대표님이 속아 넘어갔다고요? 세상에! 김영아가 우리 대표님을 속였다고요?!진아연이 집을 뛰쳐나오기까지 했다는 말에, 조지운은 이번 일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마이크: 그래요! 당신 대표님이 김영아랑 잠이라도 잤다면, 속아 넘어갔다고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냥 바람을 피웠다고 했겠죠!조지운: 아, 그래서 어떻게 속았다는 말이에요? 왜 자꾸 이렇게 말을 하다가 말아요, 답답해 죽겠어요! 죽고 싶어요!?마이크: 김영아가 자기 배 속의 아이가 라엘이를 닮았다고 했대요. 당신 대표님이라는 사람은 그걸 곧이곧대로 믿었고요. 진짜 웃기지 않아요? 어이가 없어서 정말!조지운: 웃기긴 뭐가 웃겨요? 당신 웃음 포인트도 참 이상하네요!마이크: 당신 바보예요? 라엘이는 아연이를 쏙 빼닮았는데, 김영아는 그것도 모르고 박시준한테 거짓말을 한 거잖아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두 사람의 아이가 아연이를 닮았다는 건데, 그게 어떻게 안 웃겨요?조지운: ... 맙소사! 김영아도 진짜 멍청하네요. 더군다나 이런 거짓말은 지금 잠깐은 속여 넘길 수 있을지 몰라도, 평생을 속이는 건 불가능하다고요!손님방 안.진아연이 침대 옆에 앉자, 박시준은 그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어젯밤에 김영아가 나를 찾아와서는, 이번이 마지막 만남이 될 거고, 앞으로 다시는 A국에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했어. 그래서 나갔던 거야."
마이크는 여전히 손님방 앞에 서 있었다. 그때, 두 사람이 격렬하게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마이크는 당장이라도 들어가 진아연을 도와주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되었다.그러나 격렬한 다툼은 2분도 채 되지 않아 진정되었다.잠시 후 손님방의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나올 채비를 하는 것이 보였다."얘기 끝났어?" 마이크가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이렇게 금방?""마이크, 우리 우선 돌아가 볼게." 진아연은 어느새 마음이 진정된 듯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심하게 충혈되어 있었다."오, 장소를 옮겨서 더 크게 싸우려고?" 마이크가 그들을 따라 문밖을 나섰다. "아연아, 절대 박시준 씨 말에 세뇌당해선 안 돼. 넌 이 시대의 신여성이야, 네 생각을 고수해야 해! 참기 힘든 일은 그가 아무리 애원해도 넘어가 주지 마! 난 남자를 잘 알아. 이번에 그냥 넘어가 주면, 반드시 다음번도 있을 거야."지겨울 정도로 되뇌는 그의 잔소리에 진아연은 감동했다."저녁에 우리 집에 와서 식사해! 은서 씨도 정오쯤 돌아올 거야." 진아연이 조금은 가벼운 주제로 화제를 돌리며 마이크에게 말했다.마이크: "오, 좋지! 그런데 네가 말하는 우리 집이, 너희 집이야, 아니면 박시준 씨네 집이야?" 마이크가 물었다."시준 씨네 집에서 새해를 맞이할 생각이야.""알았어! 저녁에 상황 봐서 별일 없으면 그쪽으로 갈게." 마이크가 그들을 배웅하며 말했다.박시준은 진아연을 따라 차에 올랐고, 나머지 차량은 운전기사가 몰고 나갔다. 두 대의 차가 떠난 뒤, 마이크가 진아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두 사람, 무슨 얘기 했어? 그냥 이렇게 그를 용서해 줄 거야?진아연은 집에 돌아온 다음에야 답장을 보냈다: 우선 새해부터 맞이하고. 구정 지나면 다시 이야기해보려고.마이크: 오, 그러네, 지금 새해였지! 너만 더 답답하게 생겼네! 아직 6일이나 남았으니 말이야!진아연: 시준 씨는 헤어지고 싶지 않대.마이크: 그럴 줄 알았어. 너랑 헤어지면 세 아이와도 이별일 테니까. 김영아의 아이마
"운석아, 난 이제 꽤 실력 있는 모델이야. 프로 모델이 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거야." 최은서가 한껏 잘난 체하며 그에게 말했다. "언젠간 나도 평범한 사람이 되어 누군가의 아내로 살고 싶어."최운석의 얼굴이 ‘확’ 하고 붉어졌다.이런 문제는 그에겐 대답하기 난처한 문제였다."최은서, 역시 넌 정말 재미있단 말이야." 성빈이 옆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아직도 안 가고 뭐 해요?" 성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최은서가 그에게 물었다. "자러 가야겠다고 하지 않았어요?""잠은 여기서도 잘 수 있어. 이따가 저녁 먹고 갈 거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그는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졌다.잠시 후, 박시준이 위층에서 내려왔다."시준아, 네 여동생이 선물 사 왔어." 성빈이 소파에 앉아 구경거리를 보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최은서가 그를 흘끗 보더니 캐리어 안에서 그에게 주려고 사 온 선물을 꺼냈다.그녀가 선물을 사는 동안, 성빈은 줄곧 옆에서 그녀가 선물을 고르는 것을 도왔다.이를테면, 최운석에게 선물한 드로잉 태블릿은 바로 성빈의 아이디어였다.하지만 박시준의 선물을 고를 때만큼은, 성빈은 어떤 아이디어도 내놓지 않았다.그녀가 무엇을 선물하던 박시준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빈은 그저 아무것이나 고르라고 귀띔했다.박시준은 부족한 것이 없었고, 그가 가진 물건은 모두 최고급이었다. 하지만 최은서의 자금 상태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박시준이 만족할만한 비싼 선물을 사주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최은서의 캐리어를 둘러싼 세 아이를 보고는, 박시준이 최은서의 앞에 다가갔다.최은서가 그에게 선물을 건네며 조금 전보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새해 복 많이 받아요."그녀가 건넨 선물을 흘끗 보고는 박시준이 대답했다: "고마워."최은서가 그에게 준 선물에는 한 잘생긴 만화 캐릭터가 ‘좋은 남편이 갖추어야 할 24가지 덕목’이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정말 아이러니했다.그는 막 진아연의 화를 돋우었다.
오후 4시, 진아연이 잠에서 깼다.그녀가 내려오자 모두가 일제히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어쩐지 조금 당황스러웠다."왜 다들 나만 쳐다보고 있는 거야?" 그녀가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막 잠에서 깬 탓에, 그녀의 얼굴은 약간 발그레했다.오후 동안 단잠을 잔 덕에 그녀는 컨디션은 괜찮아졌다. 그래서 아까보다 기분도 많이 풀어진 상태였다.아무튼 그녀는 오늘 하루도 계속 이어가야 했다.게다가 이렇게 많은 친구가 집에 온 것을 보자 그녀는 더욱 기분이 좋았다."아연 씨! 제가 아연 씨한테 줄 선물을 가져왔어요!" 최은서가 자기가 사 온 선물을 진아연 앞에 내밀었다. "이번 예선전의 결과가 좋아서, 매니저가 제게 보너스를 줬거든요! 공항 근처의 보석 가게에서 샀어요."진아연이 상자를 열자, 여러 개의 서로 다른 팔찌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 팔찌에는 각기 다른 색깔의 구슬이 달려 있었다.팔찌는 손목에 착용하니 더욱 아름다웠다."정말 고마워요, 은서 씨. 마음에 꼭 들어요." 진아연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박시준, 성빈 그리고 한이가 함께 나란히 그녀 얼굴의 미소를 바라보았다."오늘 밤, 우리 다 같이 한잔하시죠!" 마이크가 다가와 박시준의 옆에 서더니 그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물었다. "저랑 한잔해도 괜찮겠어요?"박시준은 마이크가 자기에게 술을 권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그는 진아연을 대신해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이었다."조금만 마셔. 다 같이 취해버리면 곤란해. 이 많은 사람이 묵기엔 공간이 좁으니까." 진아연은 그를 굳이 제지하지 않았다."시준 씨네 기사님이 있잖아? 우리가 취하면 기사님께 데려다 달라고 하면 그만이지!""지금은 설 연휴라 기사님은 한 분만 출근하셨어.""아, 알았어, 조금만 마실게!" 마이크가 박시준을 끌고 주방으로 향했다.이 모습을 본 성빈이 곧바로 따라나섰다. "술자리에 어떻게 나를 빼놓을 수 있어!"성빈이 도와주러 가지 않았다면, 박시준은 틀림없이 마이크가 주는 술에 초주검이 되었을 것이다.진아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