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몸매 관리부터 하고 있어요. 한이가 찾아준 매니저 너무 엄격해요! 우선 식단도 완전히 정해준 대로 먹어야 하고, 매일 운동할 때마다 제가 게으름 피울까 봐 항상 지켜봐요. 왜 저한테 이렇게 엄격한지 아세요?" 최은서는 말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만약에 제가 뜬다면, 한이가 매니저에게 월급 10배로 올려주기로 했거든요."진아연: "그렇게 하면 확실히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동기부여가 되긴 하겠네요.""네, 한이 그렇게 어린데 어쩜 그렇게 머리가 좋을까요?""어쩌면... 타고났을지도 모르겠네요!"전화 통화를 마친 후 진아연은 경호원과 지성이를 찾으러 갔다.그녀는 분수대로 가서 한 눈에 핑크색 어린이용 자전거 옆에 서있는 지성이를 알아봤다.어린 녀석은 양손으로 자전거 핸들을 잡고 입을 삐죽거리며 경호원을 노려봤다.그 옆에 어린 소녀는 다급하게 지성이를 향해 소리 질렀다.지성이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경호원은 지성이를 달랬다: "도련님, 이 자전거는 꼬마 아가씨것입이다! 우리 꼬마 아가씨에게 돌려줍시다, 네?"지성이는 자전거를 꽉 잡고 절대 놓지 않았다.그는 자신의 손에 쥐고 있으면 다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다."에휴, 안녕하세요 할머니, 아니면 제가 이 자전거를 사도 될까요?" 경호원은 지갑을 꺼내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진아연은 즉시 걸어가 경호원을 말렸다."지성아, 이건 네 것이 아니야, 꼬마 아가씨의 자전거야." 진아연은 지성이앞에 쪼그리고 앉아 얘기하기 시작했다. "지성이는 아직 어려서 자전거 탈 줄 몰라! 좀 더 크면 엄마가 사줄게, 응?"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일러 주었기에 지성이는 잠깐 생각한 후 자전거를 놓고 그녀의 품에 안겼다."우리 아기 최고야!" 진아연은 지성이를 안고 어린 소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꼬마 아가씨는 이름이 뭐예요? 동생이 일부러 자전거 빼앗은 건 아니에요. 아마 꼬마 아가씨의 자전거가 엄청 예뻐서 마음에 들었나봐요. 아줌마가 대신 사과할게요, 그만 화 풀어요, 네?"어린 소녀는
"지금 어디예요? 뭐 하고 있어요? 영상통화 가능해요?" 그녀는 물었다."나 샤워하고 있어." 그의 낮은 목소리가 전해왔다.그녀는 잠시 당황했다: "영상통화 해요!"말을 마친 그녀는 그가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고 영상통화를 걸었다.그는 영상통화를 받았다.옷을 입지 않은 채 욕실에 서 있는 그를 보고 그녀는 잠시 얼어붙었다.그녀는 얼굴이 확 빨개지면서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되어 갑자기 하려던 말을 잊었다.지금 그의 모습을 아이들이 보면 좋지 않기에 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재빨리 침실로 향해 걸어갔다.그녀가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을 때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더 빨개진 것을 발견했다.분명히 그와 매우 익숙한 사이지만, 지금 이 순간 화면을 통해 본 그의 익숙한 얼굴은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방금 지성이 데리고 산책갔어요." 그녀는 마음을 다스리고 입을 열었다. "왜 제가 아닌 이모님한테 영상통화 했어요?"큰 일은 아니였지만 그녀는 이유없이 화가 났다."아이들 보고싶어서, 전에도 이모님한테 영상통화 했었어."그의 말은 그녀를 더 화나게 했다. "그럼 저는 안 보고싶어요?"이 질문을 듣고 그는 얇은 입술을 오므렸다."혹시 저한테 불만 있으신 거에요? 제가 최운석한테 당신 지분 양도해서...""아니야." 그는 그녀가 다른 생각이 들지 않도록 돌려 말했다. "당신한테 불만없어. 당신 오늘 출근한 거 아니야? 회사에서 야근하고 있을까봐 그랬지.""야근할게 뭐 있어요, 이제 당신이 우리 회사 대표인데 제가 왜 그렇게 목숨 걸고 일해야 해요?" 그녀는 그를 조롱했다. "당신 거기 벌써 11시죠? 왜 이렇게 늦게 씻었어요?""오늘 둘째 형이 밥 사서 술 좀 마셨어.""당신 술 마실 수 있어요?" 그녀는 놀랐다."조금만 마셨어, 괜찮아.""당신 김영아랑 같이 갔어요?"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그가 앞으로 돌아올 거라는걸 알지만 지금 매일 김영아와 함께 지낸다고 생각하면 찝찝함과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응.""시험관 아기는요? 성공
그녀는 그와 의논하는 것이 아니였다,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이 말을 한 후 그녀는 영상통화를 끊었다.박시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샤워기 아래로 걸어가 물을 틀었다, 따뜻한 물방울이 그의 짧은 머리카락을 스쳐 몸을 흘러갔다.마음이 매우 초조했다.그녀가 그를 구하러 오겠다고 말했다.정서훈의 여자친구가 복수하러 온 것처럼.죽는다고 해도 망설임없었다.정서훈이 아직 살아있었더라면, 결코 여자친구가 목숨을 바쳐 자기 대신 복수하게 두지 않았을 것이다.정서훈의 여자친구가 김형문에게 암살을 시도한 후 경호원에게 짓밟혔을 때의 눈빛을 그는 여전히 생생히 기억한다.그녀의 눈빛은 매우 밝았다. 그녀의 눈빛속에 분노는 뚜렷하지 않았고, 오히려 해방감 뿐이였다.그녀의 억척스러운 눈빛은 박시준으로 하여금 진아연을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 당시 그녀를 구해주려 했다.그는 만약에 자신이 Y국에서 죽었다면 진아연도 그녀처럼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와 김형문을 찾아 복수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는 진아연이 자신을 구하러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구조가 필요하든 아니든, 그는 그녀가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는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다.그는 침대 옆에 서있는 김영아를 한 눈에 보았다."시준 씨, 저희 아버지 내일 퇴원해요, 내일 우리 같이 병원에 데리러 가요!" 김영아는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 "제가 아버지께 용서를 구할게요. 당신은 내일 아무 말도 하지 마요, 아버지가 꼭 당신 용서하도록 할게요."박시준은 그녀 곁으로 다가가 해장국을 한입 떴다.해장국은 약간 신맛이 났는데 마시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가 국을 다 마시고 그녀는 바로 빈 그릇을 가져갔다."늦었어, 그만 가서 쉬어! 내일 일은 내일 얘기하자." 그는 김영아의 불안한 얼굴을 바라보며 시선은 차차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복부를 향했다.그녀는 그의 시선을 따라 자신의 배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기 아직 작아서 티 안 나요!""응, 알아." 그의 말투는 매우 냉담했다.진아연이 지성이
그녀는 어젯밤 그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순간을 회상했다.당시 그녀는 오늘 김형문을 데리러 같이 가자고 했는데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그가 대답이 없었을 뿐 거절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승낙하지 않은 건 거절의 뜻이였다.더군다나 그는 그녀의 몸을 선뜻 쳐다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어젯밤 그는 그녀의 배를 바라보았다.그는 어젯밤에 이상하게 행동했지만 그녀는 이상함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아마도 그는 밤에 떠났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그의 침대는 그렇게 반듯하게 정리되지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영혼을 뺏긴 듯 온 몸에 힘이 풀렸고 방향을 잃었다.박시준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가?떠나더라도 작별 인사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닌가!그녀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계단을 내려왔는지도 몰랐다.아주머니는 넋을 잃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즉시 부축였다."아가씨, 왜 우세요? 방에 없어요?" 아주머니는 그녀를 쏘파로 부축였다. "제가 올라가 볼게요.""그 사람 떠났어요." 김영아는 아주머니의 팔을 잡았다. "그 사람 어젯밤에 집에서 안 잤어요, 어제밤에 언제 나갔는지 아세요?"아주머니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모르겠어요! 아무 소리도 못 들었어요." 아주머니는 멈칫하다 말했다. "보안 요원에게 CCTV를 확인해 보라고 할게요."아주머니는 말을 마친 후 즉시 밖으로 나갔다.김영아는 휴대폰을 들고 연락처를 뒤졌다.봉민의 번호를 보았을 때 갑자기 끔찍한 생각이 떠올랐다!박시준은 이유없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근데 지금 사라졌다!설마... 아버지가 너무 화나셔서 누구에게 시켜 데려간 걸까?이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봉민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 했다.그 때, 전화 한 통이 걸어왔다.그녀는 망설임없이 전화를 받았다."영아야, 나다." 전화기에선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둘째 어르신."김영아는 잠시 멍하니 있다 물었다: "둘째 어르신, 시준 씨가 사라졌어요! 시준 씨 어디로 갔는지 아시나요?
"영아야, 걱정하지 마, 네 아버지가 죽어도 킹문 그룹은 여전히 네 소유일 거야. 우리는 널 해치거나 괴롭히지 않을 거야. 우리가 시준이를 납치한 것도 다 너희를 위해서야. 네 아버지 지금 시준이를 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시준이한테 아무런 운영권도 주지도 않을 거고, 언젠가 시준이를 죽일 수도 있어. 시준이랑 잘 살고 싶으면 네 아버지는 반드시 죽어야 해.""안 돼요... 전 못 해요... 전 아빠를 해칠 수 없어요... 아빠 저한테 너무 잘해줬는데..." 김영아는 소리 내어 울었다."아빠가 잘해줬다고? 장난해? 네 아버지는 네게 상속권을 줄 생각을 한 번도 한적이 없었어." 둘째 어르신은 경멸하며 말했다. "내가 네게 아버지를 죽이라고 했다고 너무 놀랄 필요 없다. 네 아버지에게 친형이 있었다, 아마 들은 적도 없겠지만 네 아버지가 친형을 죽인 후 네 할아버지 손에서 김가의 재산을 빼앗아 킹문 그룹을 세운 거야."김영아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자신이 들은 내용을 믿을 수 없었다."만약에 네 아버지를 죽이지 않으면 아버지가 일부 재산을 봉민에게 줄 수도 있다. 봉민이 널 많이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도 다 너와 너희 집 재산 얻기 위해서야! 네 아버지가 죽으면 너희 김가의 재산은 봉가의 재산이 될 거야!"김영아는 눈앞의 세상이 칠흑 같은 어둠으로 변한 것 같았다.온실에서 태어나 늘 보살핌과 아첨을 받으며 살았는데 갑자기 누군가를 죽이라니, 그것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라니,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영아야, 내가 할 말은 다 했다. 좀 이따 사람을 보내 독약을 가져다주마. 독약을 아버지에게 먹이지 않으면 시준이에게 먹일 거야. 네 아버지가 죽지 않으면 시준이가 전에 우리한테 했던 약속들을 지킬 수 없으니 우린 반드시 시준이를 죽여야겠다."...아주머니는 CCTV를 확인한 후 거실로 돌아왔다.김영아는 소파에 앉아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휴대폰을 꽉 쥐고 있었다."아가씨, CCTV 확인 했어요. 박 대표님 새벽 2시에 나갔네요. 당시 전화를 받
병원.김형문은 병실 침대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었다.오전에 링거를 맞고 오후에 검사를 마친 후, 별문제가 없으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 치료받아도 가능했다.봉민은 김영아에게 연락 후, 흡연실로 향했고기분이 차차 진정되자 다시 병실로 돌아갔다.김형문은 그를 힐끗 보더니 먼저 입을 열었다. "영아는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거지?""영아 씨가 가정부가 끓인 국을 기다리고 있다고 연락 왔어요." 봉민은 침대 옆에 앉아 말을 이었다. "아마 박시준 씨와 함께 올 겁니다.""흠, 전날 밤 나한테 메시지를 보냈어." 김형문은 불만 가득한 모습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말을 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지 물어본 거야.""그렇군요. 가정부가 끓이고 있는 국보다 박시준 씨를 설득하려고 애쓰는 거겠죠." 봉민은 조심스럽게 자기 생각을 알렸다.이에 김형문은 차갑게 답했다. "그 녀석이 오든 말든, 만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보다 훨씬 잘해줬고 믿어줬는데, 솔직히 그한테 모든 걸 다 맡길 뻔했어. 그런데 감히 나를 배신해? 하하!"멍하니 넋 놓고 있던 봉민은 그의 말보다김영아가 했던 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 김형문은 그를 노려보며 화냈다. "이제 쓸모 있는 사람이라곤 너뿐인데, 정신 차려야지!""양아버지, 원하시는 건 군말 없이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박시준 씨와의 관계가 계속 나빠지면 영아 씨만 속상할 거예요." 봉민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 "임신한 몸이라 속상해 할수록 아이한테만 나쁜 영향을 끼칠 겁니다.""넌 영아만 신경 쓰는구나! 내가 박시준과의 관계가 왜 나빠졌을까? 영아가 무능해서 이렇게 된 거라 생각하지 않아?" 화가 머리끝까지 난 김형문은 소리 질렀다. "진아연처럼 박시준의 혼을 쏙 빼갔다면 내가 암살당하려 할 때 그냥 묵묵히 보고만 있었을까?"봉민: "양아버지, 영아 씨와 박시준 씨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그 정도의 감정이 생기기는 너무 어렵지 않을까요? 영아 씨에게 좀 더
"저한테 연락 주실 때 출발했어요." 김영아는 마음을 추스른 후, 보온병을 들고 병실로 들어갔다. "아빠, 저 왔어요."김형문은 그녀를 보자 다소 불편한 표정을 보이며 콧방귀를 뀌었다.그는 아무래도 김영아가 자기가 했던 말들을 들었을까 봐 걱정스러웠다."어제 박시준과 함께 온다고 하지 않았어? 왜 너만 왔어?" 김형문은 혼자 들어온 그녀를 보자 더욱 불쾌했다.박시준 이 녀석, 진짜 해보자는 거야?"어제 시준 씨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열이 났어요. 원래 함께 오려고 했는데, 아빠한테 병을 옮아 몸이 더 아프실까 봐 그냥 집에서 쉬라고 했어요." 김영아는 말하면서 보온병을 열었다. "오늘은 아빠가 좋아하는 갈비탕을 준비했어요. 제가 그릇에 덜어 드릴게요."마음이 불쾌한 김형문은 그녀의 말을 듣자 건성건성 답했다. "아침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더는 아무것도 먹지 못할 것 같아."김영아는 그의 말을 듣더니 실망에 젖은 표정을 보이며 보온병을 닫았다.봉민은 실망하는 그녀의 모습에 바로 나서서 말했다. "그럼 제가 좀 먹을게요!"김영아는 그의 말에 심장이 벌렁거리며 얼굴이 빨개졌고 보온병을 들고 있는 손도 갑자기 떨기 시작했다.곁에서 지켜보던 가정부는 그녀의 모습에 바로 다가가 보온병을 받아 봉민에게 국을 담아주려 했다."안 돼요!" 김영아는 가정부의 손을 밀쳐내고 말했다. "이건 아빠한테 드리려고 가져온 건데 봉민 씨가 마시면 안 되죠. 봉민 씨가 마시면 아빠는 어떻게 마셔요? 그릇과 숟가락이 하나밖에 없단 말이에요."봉민은 김영아의 반응에 매우 당황했고가정부도 어색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아가씨, 사실 봉민 씨가 마셔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따 제가 다시...""안 돼요! 그럴 수 없어요! 이건 제가 아빠한테 드리려고 가져온 거예요." 김영아는 자기감정을 추스르고 말을 이었다. "이건 제가 아빠한테 드리려고 가져온 거예요. 아빠만 드실 수 있어요."봉민은 그녀가 성을 내자 바로 다가가 말렸다. "전 안 마실게요. 영아 씨, 화내지
김형문은 국을 마신 후 곧바로 눈을 감았고김영아는 곁에 있는 봉민한테 다가가 말했다. "먼저 나가보세요! 저 잠깐 아빠와 함께 있고 싶어요."이에 봉민과 가정부는 김영아를 위해 자리를 비워줬고병실 문이 닫히자마자 더는 참을 수 없는지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녀는 방금 자기 손으로 아버지를 독살했다.사실 김영아는 병원으로 오는 도중 어찌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었고보온병에 담은 국을 굳이 아버지한테 드릴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온전히그녀를 쓸모없는 자녀라고 여겼던 아버지의 말 때문이었다.물론 이 세상에서 자신을 쓸모없는 자라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이 때문에 김영아는 자기를 무시하는 아버지한테 굳이 마음 약하게 굴 필요 없다고 판단했을 뿐이다.둘째 형은 김영아의 연락을 받고 김형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껄껄거렸다."영아 씨,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잠깐 기다려봐요. 곧 시준이한테 데리러 가라고 할게요." 둘째 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시준아, 들었지? 영아 씨가 김형문을 처리했대." 둘째 형은 소파에 앉아 있는 박시준을 보며 말을 이었다. "영아가 아직 어려도 김형문의 딸이 맞긴 맞네요. 뼛속 깊이 숨어있는 게 바로 그 독기죠."전날 밤, 박시준은 둘째 형의 부름으로이곳에서 어쩔 수 없이 밤새 지내게 되었다.물론 둘째 형도 김형문이 오늘 퇴원한다는 소식에 이런 계략을 세웠던 거다.천성 의심 많은 김형문한테 손을 쓰는 건 거의 불가능했고유일하게 이를 이뤄낼 수 있는 거라곤 김영아뿐이었으며 또한 결과적으로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기 때문이었다."저도 함께 병원으로 가죠!" 둘째 형은 차가운 표정을 한 박시준에게 다가가 말을 이었다.병원.김영아는 전화를 마치고 병실 문을 열었다."봉민 씨, 잠시 들어오세요. 할 얘기가 있어요." 김영아는 빨간 눈을 하고 속상한 모습을 보였다.이에 봉민은 이해할 수 없었다. "양아버지께서 쉬고 있지 않나요? 그냥 밖에서 얘기하죠!""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