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꿈에서 깨어났을 때, 이미 창밖의 석양은 저물고 있었고 하늘의 절반이 붉게 물들었다.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오후 5시 반이었다.박시준은 방에 없었다.그녀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박우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최운석 씨를 데려가 검사했어?"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방문이 열렸다.라엘이의 작은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엄마, 일어났어요? 잠을 왜 그렇게 오래 자요~?" 라엘이는 엄마가 깨어난 것을 보고 방 안으로 쪼르르 달려왔다.진아연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일어나 앉았다."라엘아, 아빠 집에 왔는데 어때? 좋아? 짐을 다 가져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불편하면 언제든지 말해. 알겠지?"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슬리퍼를 신었다."조금 불편은 해요~! 아빠 집이 너무 커서 길을 잃어버릴 거 같아요!" 라엘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도 집이 궁궐 같아요! 오빠도 이 집을 좋아하면 좋겠어요!""오빠가 싫어할까 봐 걱정되는구나." 진아연은 화장실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오빠가 오면 다시 돌아갈 거야.""오." 라엘이도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엄마, 내일 학부모 행사가 있어요. 엄마랑 아빠랑 누가 올 거예요?"진아연은 물었다. "엄마가 갔으면 좋겠어? 아니면 아빠가 갔으면 좋겠어?""당연히 엄마가 오면 좋죠! 엄마는 예쁘니까!" 라엘이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아빠도 오고 싶어 하는 거 같던데...""엄마가 아빠보다 예뻐서 엄마 보고 오라는 거야? 라엘아,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거 아니라고 했지!" 진아연은 세수를 하다 놀라며 라엘이를 쳐다보았다. "아빠가 그 말을 들으면 엄청 슬퍼할 거야."예전에는 몰랐었다. 박시준이 생각보다 얼마나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인지.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는 예민하고 연약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설마...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아빠가 못생겼다는 게 아니에요. 그저 아빠는 엄청난 사람이니까... 선생님들이 놀랄까 봐 그래요." 라엘이가 말했다.
진아연은 말했다. "라엘이 선생님에게 내일 당신이 참가한다고 말했어요. 입학 서류를 낼 때, 아버지 유무에 공백으로 썼거든요. 혹시나 선생님께서 라엘이 아빠가 누군지 모를까 봐요."박시준은 심장이 바늘로 콕콕 찌르는 거 같았다."며칠 전, 결혼 소식으로 엄청난 화제가 됐는데 설마 선생님이 모를까?""결혼은 하긴 했지만. 선생님께서 라엘이 진짜 아빠가 누군지 어떻게 알아요?" 그녀가 말했다."알겠어. 선생님한테 잘 이야기해줘." 박시준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라엘이가 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교장 선생님과 잘 아는 사이였기에 학교 관계자라면 그 사실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진아연의 숨기는 행동에 그는 약간 상처를 받았다.설마 다른 남자가 있는 건 아닐까?저녁 식사 후, 그는 쇼핑을 나가자고 제안했다."에?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그녀는 의아해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거 아니었어요?""너랑 가는 쇼핑은 좋아해." 그가 말했다.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바로 사는 게 나랑 비슷하잖아.""그냥 쇼핑을 나가면 빨리 끝나니까 좋다고 말씀하시죠? 쇼핑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까다롭게 선택하는데요.""그냥 옷을 좀 사고 싶어서." 그가 수줍게 말했다. "내일... 학부모 행사에 잘 보여야 하지 않을까."진아연: "???""엄마! 나도 갈래요!" 라엘이가 흥분해 하며 말했다.진아연은 딸에게 대답한 뒤, 박시준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옷장에 그렇게 많은 옷들은 다 뭐 하고요? 꼭 새로운 옷을 사야겠어요?""응. 그 슈트들은 너무 오래됐어." 그가 말했다."아, 알겠어요. 젊어 보이고 싶다는 거죠?""아연아, 내 체면도 좀 생각해 줘.""밖에서 체면을 차리는 건 이해하지만. 제 앞에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에게 물었다. "지성이 데리고 가실래요?""응. 유모차 가지고 갈 거야? 유모차 가지고 가면 불편할 거 같은데." 그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지성이를 안고 다니지 뭐."
그녀는 믿기 힘든 듯 메시지를 여러 번 읽어갔고, 다시 확인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시은 씨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그녀는 바로 박우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최운석 씨 신장을 시은 씨한테 이식할 수 있게 됐어. 회사 관련 문제로 이야기해야 하니까 내일 다시 만나자."박우진이 빠르게 대답했다. "아연아, 아버지랑 상의했는데 원래 조건으로 해야 할 것 같아."진아연은 메시지를 보고 아연실색했다.원래 조건으로 하겠다니?그 말은 박시준의 손에 있는 주식을 끝까지 고집하겠다는 건가?!그녀의 몸의 떨림을 멈출 수 없었다.그들은 그녀의 회사 인수를 거부했고, 끝까지 박시준의 주식을 가져가겠다고 말했다!제길!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그녀가 외출하려는 모습을 보고 이모님이 달려와 말했다. "아연아,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딜 가려고?""밖에 나가서 전화 좀 할게요." 그녀는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말했다. "마이크랑 통화할 일이 있어서요.""아아! 그래. 이사한 것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구나. 잘 말하렴." 이모님이 말했다.진아연은 휴대폰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나갔다.정원에 수많은 가로등이 켜져 있었지만 그녀는 어둡다고 느껴졌다.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듯했다!너무 그들이 밉다! 박한... 박우진. 두 사람이 너무나도 미웠다!정원 모퉁이로 걸어가 박우진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박우진은 얼마 가지 않아 바로 전화를 받았다. "진아연, 아버지와 내 조건은 문자 그대로야.""내 회사로 부족해?" 그녀는 차갑게 물었다. "이유를 말해봐!""네 회사를 무시하는 건 아니야. 작년 재무 보고서를 보고 조건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우리 아버지 의견이야... 평판은 좋긴 하지만. 흑자로 돌아선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 대부분의 수익은 연구 개발에 투자되기 때문이야!" 진아연은 분노로 통제를 할 수 없었다. "기술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개발이야! 투자 금액만 봐도 알 수 있잖아. 올해 수
"알겠다고!" 박우진이 전화를 끊어버렸다.진아연은 끊겨버린 휴대폰을 들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제발 그 두 사람이 정신을 차리길 바라면서 말이다.만약 박시준이 이 사실에 대해 알게 된다면 그녀의 손을 떠나 어떻게 끝이 날 지 모를 일이었다.통제 불가된 상황에 마주쳐서 평화로운 삶이 깨질까 두려웠다.결혼식 날 고통에서 겨우 빠져나왔는데... 정말로 신이 있다면 그들에게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가 있을까?얼마 후, 박시준이 그녀를 찾으로 밖으로 나왔다.마당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는 그녀를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아연아, 거기서 뭐해? 이모님이 마이크랑 통화한다고 나갔다고 했는데 아직도 거기서 뭐해?" 그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일으켜 세웠다. "마이크랑 싸웠어?"그녀는 그를 껴안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시준 씨, 기분이 안 좋아요.""이사 때문에 그래?" 그는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살포시 쥐고 정면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이크가 뭐라고 했어?""그도 이사 갔고... 우리도 이사 갔고." 그녀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한이가 곁에 없다고 생각하니깐 허전하고...""해외에서 잘 지낸다고 하지 않았어?" 그는 그녀의 허리를 안고 위로했다. "아이들이 잘 성장하기 위해서 넓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경험할 필요가 있어. 그러니 부모도 노력해야지.""마이크 일에 대해서는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는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그가 덧붙여 말했다."네, 라엘이 숙제는 다 끝났어요?" 그녀가 감정을 추스르고 물었다."응, 끝났어. 그리고 이모님이 목욕을 시키러 갔고.""네. 우리도 이제 그만 씻죠! 내일 또 학부모 행사에 참가해야 하니까요.""먼저 씻어." 그는 그녀의 작은 손을 붙잡고 말했다. "몸이 차다.""알았어요."그는 그녀를 침실에 들여보내고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자 바로 방에서 나왔다.그리고 마이크에게 한 소리라도 하려고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음이 길게 흘렀다."이사를 가
그는 그녀의 통화 기록을 열었고 마지막 통화한 수신자 이름은 박우진이었다.아무 생각 없이 그는 박우진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박우진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진아연, 내가 내일 대답해 주겠다고 했잖아?"대답?박시준은 마음이 불안했다. "무슨 대답?"전화 반대편에 있던 박우진은 얼어붙었다.박시준 목소리?! 진아연이 걸어온 것이 아닌가?! 갑자기 왜 박시준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지?박우진은 다시 화면을 흘끗 보았고 진아연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대체 왜 진아연 휴대폰으로 전화한 거죠?" 박우진은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저한테 할 말이라도 있으세요? 제가 알기로는 딱히 할 말이 없을 거 같은데!"박시준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진아연에게 내일 무슨 대답을 하겠다는 거지? 당장 말해!""진아연한테 물어봐요! 저는...""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말해.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박시준은 박우진 한 명을 짓밟는 일은 개미를 죽이는 것보다 쉬웠다.과거에는 삼촌과 조카의 관계로 봐주는 일이 많았지만 이제는 전혀 봐줄 필요가 없었다.박우진은 공포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지, 진정해요! 알려드릴 테니...!"박시준은 꾹 참으며 그의 말을 기다렸다."그게 말이죠..." 박우진은 사실대로 그에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게 최운석 씨가 몸이 요즘 좋지 않아서, 진아연이 전에 주치의였기 때문에 찾아가긴 했어요. 그리고 진아연은 상황을 듣고는 최운석을 그녀에게 데리고 오면 치료를 해주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버지께서 그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해서...""네 아버지는 내가 걱정되겠지!" 박시준은 비꼬며 말했다."아버지께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몰라요..." 박우진은 말했다. "그나저나 진아연이 이렇게 휴대폰을 훔쳐본 걸 알면 화를 내지 않겠어요?""네가 신경 쓸 일은 아닌 거 같은데!" 박시준은 그 말을 끝으로 바로 전화를 끊었다.진아연은 샤워를 마치고 화장실에서 나와 박시준의 얼음장같이 차갑게 굳어진 표정을
가능하다면 두 사람의 삶이 항상 평화롭고 아름답기를 바랐다.사실 그는 예민하고 의심이 많았지만 금방 잘 풀리는 사람이었다.그녀가 저자세로 그를 달래준다면 괜찮아질 것이다.그가 샤워를 하고 나오자마자 그녀는 그를 침대로 끌고 갔다.그의 표정은 여전히 얼음장처럼 굳어 있었고, 그의 눈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그가 누운 뒤, 그녀는 불을 껐다."여보, 사실은...""나보다 최운석이 더 중요해?" 그는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당연히 아니죠." 그녀는 그의 몸을 끌어안으며 그의 향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말했다. "그냥 내 능력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최운석 역시 시은 씨의 오빠니까요. 이 일로 당신에게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게 할게요.""이미 신경 쓰였어." 그리고 말했다. "아까도 기분이 안 좋았다고 했잖아... 네가 기분이 안 좋으면 나도 안 좋아진다고.""알았어요... 앞으로 기분 안 상할게요. 알겠죠?" 그녀는 그의 볼에 뽀뽀했다. "내일 학부모 행사 있으니깐 여기 상처는 마스크로 가리지 말고 컨실러로 가려줄게요.""알았어."화해를 마친 두 사람은 바로 깊은 잠에 들었다.아침이 되었다.진아연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그녀는 박시준 얼굴의 흉터를 가려주겠다고 했지만, 어제 이사를 할 때 깜빡하고 컨실러를 가져오지 않았다.파운데이션만 있을 뿐.박시준은 화장대 앞에서 바빠 보이는 그녀를 보았다."아연아, 뭐해?""아... 파운데이션을 찾고 있어요." 그녀는 자신이 가져온 파운데이션을 꺼내 그의 피부 톤에 맞는 것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맞는 색상을 딱히 찾지 못했다. "컨실러를 깜빡하고 안 들고 왔어요. 파운데이션밖에 없는데... 색상이 너무 밝아서 커버가 될지 모르겠어요."그는 침대에서 일어났다."한번 해봐." 그는 그녀의 앞에 얼굴을 갖다 대었다."아." 그녀는 파운데이션을 열고 한 방울을 그의 뺨에 떨어트렸다.천천히 펴 바르자 그의 얼굴 전체가 하얗게 됐다."조금 밝네요. 뭐 그래도
그녀는 당황했다.그녀는 이 부자가 그런 선택을 고집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그들의 용기는 어디에서 온 걸까?"왜 말을 듣지 않아? 왜!" 그녀는 눈이 빨개져 주먹을 꽉 쥐고 낮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진아연, 난 이제 이 무력감에 지쳤어. 내가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늘 사람들은 날 박시준과 비교했어. 모두가 나에겐 박시준의 용기와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 나도 인정해. 내가 박시준보다 못하다는걸. 그래서 이번에는 위험을 감수하고 내 패기를 보여줄 거라고!""웃기고 앉아있네!" 진아연은 화가 나 웃었다. "패기가 있어야 할 땐 우물쭈물하더니 바보 같은 짓을 하지 말아야 할 땐 하필 그 패기를 보여주겠다고 하고!""닥쳐!" 박우진은 비웃음을 받고 화를 내며 말했다. "진아연, 난 이미 똑똑히 말했어. 나랑 아버지도 다 생각해놨어. 시은 씨는 네 아들을 구하려다 큰 병에 걸린 거니까 네가 시은 씨를 구하는 건 네가 책임져야 할 몫이야. 박시준에게 가서 어떤 이유를 대든 그의 손에 있는 주식 3분의 1을 우리에게 달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최운석을 찾을 생각도 마! "진아연은 돌이킬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박시준한테 뭐라고 이야기해야 하지?그녀는 그에게 말을 꺼낼 수 없었다!그녀는 박시준에게서 돈을 요구한 적 조차도 없는데 그의 지분 일부를 포기하라고 하는 건 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돈적인 부분에서 그는 항상 그녀에게 관대했고 그가 가진 모든 것이 그녀의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그녀는 감히 그에게 돈과 지분을 요구하지 못했다.그녀는 그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위해 그에게 돈을 요구한다면 그는 분명히 줄 것이다.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주려는 거나 그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주려고 돈을 요구하면 절대 주지 않을 것이다.A시 제일 초등학교박시준과 라엘이가 학교에 도착한 후 박시준은 선생님에 의해 교실로 초대되었고 라엘이는 다른 선생님이 데리고 단체 활동에 참여했다.박시준은 교실에서 라
그는 계속해서 진아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조 선생님이 어젯밤에 너한테 오늘 나에게 연설을 부탁한다고 문자했다고 하는데 어젯밤에 왜 말하지 않은 거야? 준비가 하나도 안됐는데 이따가 뭐라고 말해?"진아연: 어젯밤에 싸웠잖아요. 그래서 일찍 자는 바람에 저도 오늘 아침에야 조 선생님의 메시지를 봤어요.박시준: 이따가 올라가면 뭐라고 말을 해야 돼?진아연: 마음대로 말하세요! 생각나는 대로 뭘 말하면 되죠.박시준: 아무 생각도 안 나는걸.그는 학부모회에 참가한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회사에서 회의를 하는 거라면 아무 말이나 하라고 해도 이런 상황은 없었다.진아연: 그냥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면 돼요. 선생님들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리고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을 도와 아이들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함께 힘써달라고 하면 돼요...박시준: 넌 이런 말들이 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딱 이렇게 말은 많으면서 한 글자 한 글자에 아무 의미가 없는 발언을 하는 거야.진아연: 그럼 혼자 잘 생각해 봐요! 얼른 초안부터 써요.박시준: 대머리·jpg학부모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학부모회가 시작되었다.박시준은 라엘이의 책가방에서 연필과 공책을 찾아 초안을 썼다.선생님은 강단에서 박시준의 행동을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그가 책상에 엎드려서 무엇을 쓰고 있는지 몰랐다.그처럼 자신만의 아우라가 있는 성공한 사람은 진지할 때 매력이 넘쳤다.선생님은 학생들을 하나하나 언급했고 라엘이에 대해 이야기하자 마침내 고개를 들고 선생님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라엘이는 예쁘고 센스 있는 아이입니다. 평소에 가정 교육이 아주 잘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라엘이는 공부를 잘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요. 그리고 남을 돕는 걸 좋아하고..."선생님이 이렇게 말하자 한 학부모가 손을 들었다."조 선생님, 전 라엘이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만큼 좋은 아이는 아닌 것 같아요. 저번에 라엘이가 제 아들을 때려서 선생님께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