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계속해서 진아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조 선생님이 어젯밤에 너한테 오늘 나에게 연설을 부탁한다고 문자했다고 하는데 어젯밤에 왜 말하지 않은 거야? 준비가 하나도 안됐는데 이따가 뭐라고 말해?"진아연: 어젯밤에 싸웠잖아요. 그래서 일찍 자는 바람에 저도 오늘 아침에야 조 선생님의 메시지를 봤어요.박시준: 이따가 올라가면 뭐라고 말을 해야 돼?진아연: 마음대로 말하세요! 생각나는 대로 뭘 말하면 되죠.박시준: 아무 생각도 안 나는걸.그는 학부모회에 참가한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회사에서 회의를 하는 거라면 아무 말이나 하라고 해도 이런 상황은 없었다.진아연: 그냥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면 돼요. 선생님들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리고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을 도와 아이들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함께 힘써달라고 하면 돼요...박시준: 넌 이런 말들이 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딱 이렇게 말은 많으면서 한 글자 한 글자에 아무 의미가 없는 발언을 하는 거야.진아연: 그럼 혼자 잘 생각해 봐요! 얼른 초안부터 써요.박시준: 대머리·jpg학부모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학부모회가 시작되었다.박시준은 라엘이의 책가방에서 연필과 공책을 찾아 초안을 썼다.선생님은 강단에서 박시준의 행동을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그가 책상에 엎드려서 무엇을 쓰고 있는지 몰랐다.그처럼 자신만의 아우라가 있는 성공한 사람은 진지할 때 매력이 넘쳤다.선생님은 학생들을 하나하나 언급했고 라엘이에 대해 이야기하자 마침내 고개를 들고 선생님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라엘이는 예쁘고 센스 있는 아이입니다. 평소에 가정 교육이 아주 잘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라엘이는 공부를 잘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요. 그리고 남을 돕는 걸 좋아하고..."선생님이 이렇게 말하자 한 학부모가 손을 들었다."조 선생님, 전 라엘이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만큼 좋은 아이는 아닌 것 같아요. 저번에 라엘이가 제 아들을 때려서 선생님께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제
그녀는 바로 학교로 달려갔다.교실에서는 학부모회가 계속 열렸고 소준이의 어머니는 한 선생님과 함께 교실 밖에 서있었다."라엘이 어머니, 드디어 오셨군요."소준이의 어머니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남편분이 너무 사나우세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한테 체면도 안 세워 주시고."진아연: "제 남편이 사나운 편이긴 하죠. 하지만 조 선생님께서 제게 상황을 설명하는 메시지를 보낸 걸 보니 소준이 어머님이야말로 진정하셔야 할 것 같네요. 전에 제 딸이 당신의 아들을 때린 일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가 끝났었잖아요. 전 이미 끝난 일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꺼내실 줄은 저도 뜻밖이네요.""하지만 당신 딸이 제 아들에게 사과하지 않은 건 사실이잖아요! 내제 아들이 라라에게까지 사과했는데." 소준이의 어머니는 불만이 가라앉지 않았다."당신 아들이 라라에게 사과하는 건 당연한 거죠. 당신 아들이 라라의 머리를 잡아당기지 않았으면 제 딸도 때리지 않았을 거예요." 진아연은 그녀에게 도리를 설명했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죠. 잘못을 한 건 그쪽 아드님이에요. 제 딸이 아니라. 제 딸은 당연히 그쪽 아드님에게 사과할 필요가 없죠.""정말 막무가내야!""맞든 틀리든 전 모든 부모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이렇게 소란을 피우시다가 다른 아이들이 당신 아들과 같이 놀지 않을까 봐 겁나지 않으세요?" 진아연이 말했다.소준이의 어머니: "날 협박하는 거예요? 다른 부모들과 힘을 합쳐 내 아들을 따돌림 시키려는 건가요?! 우리 아들 다른 학교로 전학시킬 거야!""잘 됐네요. 그러면 이제 반에 여학생들이 당신 아들에게 머리를 잡힐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요." 진아연은 미소를 지었다.소준이의 어머니는 화를 내며 떠났고 학교 이사회와 이야기를 하러 가려 했다.교실에서 박시준은 진아연에게 손을 흔들었다.학부모회가 곧 마무리 단계에 왔다. 곧 학부모 대표가 단상에서 발언할 차례가 오려 했다.박시준은 그녀를 단상에 올리기로 결정했다.그
"당신이랑 만나면서 매운 걸 안 먹은 거예요. 당신이 매운 거 안 좋아해서 제 입맛도 바뀐 거라고요."라며 그녀는 하소연했다. "당신을 몰랐을 땐 매운 거 아주 잘 먹었어요, 저.""그래. 그럼 원양 샤브샤브 먹으러 가자."그는 감동하여 그녀와 함께 먹기로 결정했다.월세방.박우진은 진아연이 다시 연락 하기를 바라며 오전 내내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그는 진아연이 의리를 중요시하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는 시은이의 병이 반드시 진아연의 타협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진아연은 아침에 전화를 끊고 다시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내가 눈이 삐었지!" 박우진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내 고모를 구할 생각이 없는 거야? 정말 무정한 여자야!"박한은 안절부절못하면서 차를 끓이고 있었다.그는 어젯밤에 조금 흔들렸다. 진명그룹을 인수해서 다시 팔면 적지 않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박시준과의 직접적인 충돌도 피할 수 있었다.그들 부자는 이 돈을 받고 A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평화롭게 여생을 보낼 수 있었다.그러나 박우진은 어젯밤 박한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기어코 박시준의 주식 지분을 가지려 했다.박한은 그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결과적으로 지금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진아연이 박시준과 결혼할 수 있었다는 건 진아연도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박시준은 다른 무엇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니까 진아연도 그와 똑같을 거야." 박한은 분석했다. "진아연이 기꺼이 진명그룹을 가져와서 우리와 협상하려는 걸 보면 그게 그녀가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거야. 박시준의 지분 같은 건 꿈도 꾸지 마!"박우진은 소리가 나도록 이를 악물었다."그들은 시은이를 죽게 내버려 둘지라도 지분으로 최운석의 신장을 바꾸려 하지 않을 거야." 박한은 차 한 잔을 마셨다. 그의 마음은 아주 차가워졌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나 생각해! 넌 나 말고도 네 삼촌까지 먹여살려야 하니까.""아버지, 저는 이렇게 여기서 그만두지 못해요. 이번 기회를
"응." 그는 티슈를 그녀 앞으로 건네며 지긋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계속 울어?"그녀는 티슈로 눈물을 닦고 말했다. "매운 음식을 먹은 지 너무 오래됐는지 힘드네요. 그리고 당신이 우리 아이들에게 잘 해주는 모습을 생각하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들어요.""그럼 행복해야 되는 거 아니야?" 그는 그녀의 적셔진 눈시울을 보고 가슴에 가시가 박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행복해요! 너무 행복해요." 그녀는 물 잔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더 마셨다. "시준 씨, 어제 페이스북을 하다가 우연히 당신이 돈을 다른 무엇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누군가가 말하는 걸 봤어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당신이 저와 결혼한 게 제가 돈 버는 능력이 나쁘지 않아서라고. 제가 돈을 벌 능력이 없었으면 무조건 결혼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그 말에 그의 얼굴은 충격을 받은 듯 창백해졌다."그게 바로 제가 당신에게 그 질문을 한 이유에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내가 너에게 한 말이 모두 널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그의 목소리는 선명하게 차가워졌다."전 당연히 당신 말을 믿죠. 하지만 인터넷에서 그런 글들을 보면 이상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녀는 웃음을 쥐어짜내 말했다. "전 당신을 의심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대화를 하려던 것뿐이에요.""진아연, 네가 이러는 게 바로 의심을 하는 거야." 그는 이미 입맛이 사라졌다. "날 의심하지 않았다면 넌 묻지도 않았을 거야.""그래요, 그럼 제가 당신을 의심한 거라고 해요. 하지만 당신도 절 의심할 수 있잖아요!""내가 너에 대해서 뭘 의심해? 그럴만한 것도 없어.""그럼 말해봐요. 돈이 더 중요해요, 아니면 제가 더 중요해요?" 그녀는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 "당신 회사가 중요해요, 제가 중요해요?"그는 그녀가 이 질문에 이렇게 얽매일 줄은 몰랐다.그녀가 어떠한 자극을 받은 것처럼 느껴졌다.그녀의 눈물은 매운 음식 때문이 아니라 다른 것 때문이었다."내가
진아연은 이제야 알아차렸다.시은이가 자기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지성이를 구한 이유는 지성이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 사랑 또한 시은잌의 박시준을 향한 사랑이었다.시은이의 박시준에 대한 사랑은 진아연이 박시준을 향한 사랑보다 많으면 많았지 절대 적지는 않았다.지금 만약에 시은이가 깨어 있다면 박시준이 박한 부자에 협박을 당하고 있는 걸 절대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점심 식사 후, 진아연은 박시준을 데리고 가게에서 나왔다."시준 씨, 우리 밖에 나가서 산책이나 해요!""그래. 너 평소에 여소정이랑 같이 나오면 어떻게 돌아다녀?" 박시준은 물었다.진아연은 자주 여소정과 같이 쇼핑하러 나왔다. 한번 나오면 저녁이 되어야 집에 들어갔다."뭐 소정이가 머리를 할 때도 있고 네일아트 가게나 피부과도 가요, 다 시간이 좀 걸려요. 그 외에는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소정이가 가방을 좋아해요, 집에 가방을 전문으로 넣어두는 방도 몇 개나 있어요."박시준: "그런 여소정에 비하면 넌 물욕이 강한 편이 아닌 것 같아.""제 물욕이 왜요? 당신을 제 손에 이렇게 꽉 잡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제 물욕이 강한 걸 알 수 있지 않나요?"박시준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진아연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가자, 가방 사줄게.""저 가방 안 좋아해요.""그러면 뭘 좋아하는데?""뭘 좋아하긴요, 당신을 좋아하지!" 진아연의 갑작스러운 사랑 고백에 박시준은 어쩔 줄 몰라 표정 관리가 잘되지 않았다."너 지금 샤브샤브 먹을 때랑 완전히 다른 사람인 걸 알아? 너 때문에 내 기분도 덩달아 왔다 갔다 하잖아." 박시준은 인상을 조금 찌푸렸다. "나는 아주 평범하고 담담한 생활이 좋아.""그래요, 그럼 가방 사러 가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허리를 감싸고 차가 있는 쪽으로 이끌었다. "저는 소정이랑 하도 가서 아마 직원이 저를 알아볼걸요."두 사람은 오후 4시가 되어서야 쇼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갔다.집에 도착한 후, 진아연은 박시준에게 방에 들어가 쉬라고 했다.그리고 그는
작성한 메시지를 한참 보며 고민하던 진아연은 결국 내용을 모두 지웠다.진아연은 아무리 생각해도 시은이를 그냥 포기할 수가 없었다!정말 아무런 방법도 없는 막다른 길에 부딛힌 걸까?진아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최대한 냉정하게 대책을 생각해 보려고 했다.한 시간 뒤, 라엘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라엘이는 바로 박시준에게 갔다."아빠, 오늘 우리 반 소준이 엄마랑 싸웠어요?"딸의 말은 들은 진아연은 얼른 다가와 딸한테 설명을 했다. "라엘아, 아빠는 오늘 소준이 엄마랑 다툼이 있었던 건 사실이야. 그런데 네 아빠는 잘못이 없었어.""알아요, 선생님이 다 말해줬어요! 역시 우리 아빠가 날 제일 사랑한다니까." 라엘이는 박시준에게 안겨 두 손으로 아빠 얼굴을 잡고 뽀뽀를 해줬다.사이좋은 부녀를 바라보며 진아연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소준이가 전학 갔어?""아니요, 다른 반으로 옮겼어요.""응, 라엘아, 넌 신경 쓰지 마.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면 나서서 도와주는 게 당연한 거고 옳은 행동이야. 불의에 맞서는 거 사람이 가져야 하는 덕목이야."박시준은 진아연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엄마 말이 맞긴 한데 아빠가 덧붙일 게 있어. 불의에 맞서는 건 좋지만, 상황을 봐야 돼. 네가 싸워서 이길 것 같으면 맞서 싸워, 하지만 싸워서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면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안 돼. 남을 도와주는 일을 하더라도 그전에 네 생명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돼.""그래, 아빠 말이 맞아." 진아연은 웃으며 딸을 박시준한테서 안아 내렸다. "얼른 손 씻고 밥 먹자. 이따가 저녁에 오빠랑 영상통화할 거야.""네... 근데 오빠가 우리 아빠 이 큰 집에 사는 걸 보면 화낼 텐데." 라엘이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따가 제가 오빠한테 말할게요.""네가 말하면 오빠가 화를 안 낼까?" 진아연은 라엘이를 데리고 화장실로 갔다."전 아직 아이잖아요! 오빠한테 제가 아빠 집에 오자고 졸랐다고 하면 오빠가 엄마랑 아빠한테 뭐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라엘이는
사실 한이는 해외에 머무는 동안 박시준의 대한 미움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한이는 박시준이 자기 일에 이리저리 간섭을 하는 것이 싫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하지만 마이크가 한이한테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의 생각이 있고 부모는 부모 입장에서의 생각이 있다고 말해줬다.비록 박시준이 한이의 공부에 있어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사실이지만 결국 박시준도 좋은 마음에 그러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이가 불편을 토로하자 박시준은 바로 간섭을 멈췄다.박시준은 절대 아빠 답지 못한 아빠는 아니었다.밤 9시.조지운이 성빈과 같이 한 식사 자리에 나갔다.성빈이 술을 좋아면서 잘 마시기까지 해서 모두가 성빈을 말리는 분위기였다.조지운도 몇 번이나 말렸고 대신 마셔주려고 했다. 하지만 성빈은 조지운의 호의를 거절했다."나 요즘 일이 왜 이렇게 안 풀릴까... 내가 왜 그 여자를 집에 데려갔지? 정신이 나갔었나 봐." 성빈은 낮은 목소리로 조지운에게 불평했다. "그래서 술은 적게 마시는 게 좋은 거야.""형, 이러지 마세요. 정말 고통스러우면 대표님한테 얘기하세요." 조지운은 위로해줬다."뭐라고 말해? 내가 요즘 걔 동생에 관한 내용 문자를 보내면 그냥 씹어."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성빈은 박시준을 나무라지 않았다. "하긴 내가 데려갈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귀찮을 줄 몰랐어.""성 대표님, 조 실장이랑 무슨 얘기를 이렇게 하세요?" 성빈의 옆에 자리하고 있던 중년 남성이 술잔을 들고 성빈에게 술을 권했다. "술이나 마시죠! 호텔 방 이미 예약해 놓았어요, 마음껏 드시고 그냥 올라가서 푹 자면 되잖아요. 안 좋은 일은 싹 다 씻어 버려요."조지운은 말을 끊었다. "이따가 제가 성 대표님을 모셔다 드릴 거예요. 그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조 실장님, 실장님도 술 드셨잖아요! 어떻게 운전을 해요? 실장님 방도 따로 예약해 놨어요! 무조건 만족하실 거예요."조지운은 앞의 사장님의 뜻을 알고 있었다."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지 않아요, 대리 부를 거예
최은서는 마음속으로 계산을 해봤다. 400만 그냥 벌 수 있는 좋은 기횐데,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성빈이 안 취했어도 최은서는 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냥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다른 남자를 상대하는 것도 아닌데, 설마 성빈이 거칠게 대하지는 않겠지?400만 입금을 확인한 후 최은서는 방으로 들어갔다."너 침대에 누워 있어, 불 켜지 말고. 이따가 내가 성 대표 들여보낼게." 뚱뚱한 남자가 말했다. "너 성 대표랑 안면 있는 사이지?""잘 모르는 사람이에요!" 최은서는 시선을 피하고 당황해하며 답했다."전에 성 대표 차에 타는 걸 봤는데, 모르기는! 너 성 대표만 꼭 잡아, 그러면 남은 인생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어!" 뚱뚱한 남자는 시간을 확인했다. "나 가서 성 대표 쪽 상황 좀 보고 올게, 너 도망가면 안 돼!""돈까지 받았는데, 도망 안 가요." 최은서는 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이미 엄청 당황하고 있었다.성빈이 분명히 자기한테 화내고 욕할 텐데!이유는 성빈이가 이 직업을 항상 무시했기 때문이었다.최은서는 욕먹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최은서는 가방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잠시 후 최은서는 엄청 진한 스모키 화장을 하고 나왔다. 친엄마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화장을 했다.최은서는 거울에 비친 자기의 과감한 화장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성빈이 술도 많이 마셨겠다, 절대 못 알아볼 것이다.최은서가 자기 아이디어에 취해 있을 그때, 방문이 열렸다.누군가 성빈을 부추기고 들어왔다.최근 몇 년 간 가장 많이 마신 날이었다. 평소에 자칭 천 잔에 취하지 않는 성빈이었지만 오늘은 너무 마셔 앞길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성빈을 부추기고 온 사람은 성빈을 침대에 눕히고 바로 나갔다.방안이 조용해지자 성빈은 어렴풋이 아주 강한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성빈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옆을 바라보았다.희미한 시야에 자기 옆에 누가 누워있는 게 보였다.숱 많은 긴 생머리로 보기에 여자인 것 같았다.건축 업자가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