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녀의 통화 기록을 열었고 마지막 통화한 수신자 이름은 박우진이었다.아무 생각 없이 그는 박우진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박우진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진아연, 내가 내일 대답해 주겠다고 했잖아?"대답?박시준은 마음이 불안했다. "무슨 대답?"전화 반대편에 있던 박우진은 얼어붙었다.박시준 목소리?! 진아연이 걸어온 것이 아닌가?! 갑자기 왜 박시준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지?박우진은 다시 화면을 흘끗 보았고 진아연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대체 왜 진아연 휴대폰으로 전화한 거죠?" 박우진은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저한테 할 말이라도 있으세요? 제가 알기로는 딱히 할 말이 없을 거 같은데!"박시준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진아연에게 내일 무슨 대답을 하겠다는 거지? 당장 말해!""진아연한테 물어봐요! 저는...""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말해.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박시준은 박우진 한 명을 짓밟는 일은 개미를 죽이는 것보다 쉬웠다.과거에는 삼촌과 조카의 관계로 봐주는 일이 많았지만 이제는 전혀 봐줄 필요가 없었다.박우진은 공포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지, 진정해요! 알려드릴 테니...!"박시준은 꾹 참으며 그의 말을 기다렸다."그게 말이죠..." 박우진은 사실대로 그에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게 최운석 씨가 몸이 요즘 좋지 않아서, 진아연이 전에 주치의였기 때문에 찾아가긴 했어요. 그리고 진아연은 상황을 듣고는 최운석을 그녀에게 데리고 오면 치료를 해주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버지께서 그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해서...""네 아버지는 내가 걱정되겠지!" 박시준은 비꼬며 말했다."아버지께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몰라요..." 박우진은 말했다. "그나저나 진아연이 이렇게 휴대폰을 훔쳐본 걸 알면 화를 내지 않겠어요?""네가 신경 쓸 일은 아닌 거 같은데!" 박시준은 그 말을 끝으로 바로 전화를 끊었다.진아연은 샤워를 마치고 화장실에서 나와 박시준의 얼음장같이 차갑게 굳어진 표정을
가능하다면 두 사람의 삶이 항상 평화롭고 아름답기를 바랐다.사실 그는 예민하고 의심이 많았지만 금방 잘 풀리는 사람이었다.그녀가 저자세로 그를 달래준다면 괜찮아질 것이다.그가 샤워를 하고 나오자마자 그녀는 그를 침대로 끌고 갔다.그의 표정은 여전히 얼음장처럼 굳어 있었고, 그의 눈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그가 누운 뒤, 그녀는 불을 껐다."여보, 사실은...""나보다 최운석이 더 중요해?" 그는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당연히 아니죠." 그녀는 그의 몸을 끌어안으며 그의 향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말했다. "그냥 내 능력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최운석 역시 시은 씨의 오빠니까요. 이 일로 당신에게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게 할게요.""이미 신경 쓰였어." 그리고 말했다. "아까도 기분이 안 좋았다고 했잖아... 네가 기분이 안 좋으면 나도 안 좋아진다고.""알았어요... 앞으로 기분 안 상할게요. 알겠죠?" 그녀는 그의 볼에 뽀뽀했다. "내일 학부모 행사 있으니깐 여기 상처는 마스크로 가리지 말고 컨실러로 가려줄게요.""알았어."화해를 마친 두 사람은 바로 깊은 잠에 들었다.아침이 되었다.진아연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그녀는 박시준 얼굴의 흉터를 가려주겠다고 했지만, 어제 이사를 할 때 깜빡하고 컨실러를 가져오지 않았다.파운데이션만 있을 뿐.박시준은 화장대 앞에서 바빠 보이는 그녀를 보았다."아연아, 뭐해?""아... 파운데이션을 찾고 있어요." 그녀는 자신이 가져온 파운데이션을 꺼내 그의 피부 톤에 맞는 것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맞는 색상을 딱히 찾지 못했다. "컨실러를 깜빡하고 안 들고 왔어요. 파운데이션밖에 없는데... 색상이 너무 밝아서 커버가 될지 모르겠어요."그는 침대에서 일어났다."한번 해봐." 그는 그녀의 앞에 얼굴을 갖다 대었다."아." 그녀는 파운데이션을 열고 한 방울을 그의 뺨에 떨어트렸다.천천히 펴 바르자 그의 얼굴 전체가 하얗게 됐다."조금 밝네요. 뭐 그래도
그녀는 당황했다.그녀는 이 부자가 그런 선택을 고집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그들의 용기는 어디에서 온 걸까?"왜 말을 듣지 않아? 왜!" 그녀는 눈이 빨개져 주먹을 꽉 쥐고 낮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진아연, 난 이제 이 무력감에 지쳤어. 내가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늘 사람들은 날 박시준과 비교했어. 모두가 나에겐 박시준의 용기와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 나도 인정해. 내가 박시준보다 못하다는걸. 그래서 이번에는 위험을 감수하고 내 패기를 보여줄 거라고!""웃기고 앉아있네!" 진아연은 화가 나 웃었다. "패기가 있어야 할 땐 우물쭈물하더니 바보 같은 짓을 하지 말아야 할 땐 하필 그 패기를 보여주겠다고 하고!""닥쳐!" 박우진은 비웃음을 받고 화를 내며 말했다. "진아연, 난 이미 똑똑히 말했어. 나랑 아버지도 다 생각해놨어. 시은 씨는 네 아들을 구하려다 큰 병에 걸린 거니까 네가 시은 씨를 구하는 건 네가 책임져야 할 몫이야. 박시준에게 가서 어떤 이유를 대든 그의 손에 있는 주식 3분의 1을 우리에게 달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최운석을 찾을 생각도 마! "진아연은 돌이킬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박시준한테 뭐라고 이야기해야 하지?그녀는 그에게 말을 꺼낼 수 없었다!그녀는 박시준에게서 돈을 요구한 적 조차도 없는데 그의 지분 일부를 포기하라고 하는 건 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돈적인 부분에서 그는 항상 그녀에게 관대했고 그가 가진 모든 것이 그녀의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그녀는 감히 그에게 돈과 지분을 요구하지 못했다.그녀는 그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위해 그에게 돈을 요구한다면 그는 분명히 줄 것이다.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주려는 거나 그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주려고 돈을 요구하면 절대 주지 않을 것이다.A시 제일 초등학교박시준과 라엘이가 학교에 도착한 후 박시준은 선생님에 의해 교실로 초대되었고 라엘이는 다른 선생님이 데리고 단체 활동에 참여했다.박시준은 교실에서 라
그는 계속해서 진아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조 선생님이 어젯밤에 너한테 오늘 나에게 연설을 부탁한다고 문자했다고 하는데 어젯밤에 왜 말하지 않은 거야? 준비가 하나도 안됐는데 이따가 뭐라고 말해?"진아연: 어젯밤에 싸웠잖아요. 그래서 일찍 자는 바람에 저도 오늘 아침에야 조 선생님의 메시지를 봤어요.박시준: 이따가 올라가면 뭐라고 말을 해야 돼?진아연: 마음대로 말하세요! 생각나는 대로 뭘 말하면 되죠.박시준: 아무 생각도 안 나는걸.그는 학부모회에 참가한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회사에서 회의를 하는 거라면 아무 말이나 하라고 해도 이런 상황은 없었다.진아연: 그냥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면 돼요. 선생님들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리고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을 도와 아이들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함께 힘써달라고 하면 돼요...박시준: 넌 이런 말들이 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딱 이렇게 말은 많으면서 한 글자 한 글자에 아무 의미가 없는 발언을 하는 거야.진아연: 그럼 혼자 잘 생각해 봐요! 얼른 초안부터 써요.박시준: 대머리·jpg학부모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학부모회가 시작되었다.박시준은 라엘이의 책가방에서 연필과 공책을 찾아 초안을 썼다.선생님은 강단에서 박시준의 행동을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그가 책상에 엎드려서 무엇을 쓰고 있는지 몰랐다.그처럼 자신만의 아우라가 있는 성공한 사람은 진지할 때 매력이 넘쳤다.선생님은 학생들을 하나하나 언급했고 라엘이에 대해 이야기하자 마침내 고개를 들고 선생님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라엘이는 예쁘고 센스 있는 아이입니다. 평소에 가정 교육이 아주 잘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라엘이는 공부를 잘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요. 그리고 남을 돕는 걸 좋아하고..."선생님이 이렇게 말하자 한 학부모가 손을 들었다."조 선생님, 전 라엘이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만큼 좋은 아이는 아닌 것 같아요. 저번에 라엘이가 제 아들을 때려서 선생님께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제
그녀는 바로 학교로 달려갔다.교실에서는 학부모회가 계속 열렸고 소준이의 어머니는 한 선생님과 함께 교실 밖에 서있었다."라엘이 어머니, 드디어 오셨군요."소준이의 어머니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남편분이 너무 사나우세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한테 체면도 안 세워 주시고."진아연: "제 남편이 사나운 편이긴 하죠. 하지만 조 선생님께서 제게 상황을 설명하는 메시지를 보낸 걸 보니 소준이 어머님이야말로 진정하셔야 할 것 같네요. 전에 제 딸이 당신의 아들을 때린 일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가 끝났었잖아요. 전 이미 끝난 일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꺼내실 줄은 저도 뜻밖이네요.""하지만 당신 딸이 제 아들에게 사과하지 않은 건 사실이잖아요! 내제 아들이 라라에게까지 사과했는데." 소준이의 어머니는 불만이 가라앉지 않았다."당신 아들이 라라에게 사과하는 건 당연한 거죠. 당신 아들이 라라의 머리를 잡아당기지 않았으면 제 딸도 때리지 않았을 거예요." 진아연은 그녀에게 도리를 설명했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죠. 잘못을 한 건 그쪽 아드님이에요. 제 딸이 아니라. 제 딸은 당연히 그쪽 아드님에게 사과할 필요가 없죠.""정말 막무가내야!""맞든 틀리든 전 모든 부모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이렇게 소란을 피우시다가 다른 아이들이 당신 아들과 같이 놀지 않을까 봐 겁나지 않으세요?" 진아연이 말했다.소준이의 어머니: "날 협박하는 거예요? 다른 부모들과 힘을 합쳐 내 아들을 따돌림 시키려는 건가요?! 우리 아들 다른 학교로 전학시킬 거야!""잘 됐네요. 그러면 이제 반에 여학생들이 당신 아들에게 머리를 잡힐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요." 진아연은 미소를 지었다.소준이의 어머니는 화를 내며 떠났고 학교 이사회와 이야기를 하러 가려 했다.교실에서 박시준은 진아연에게 손을 흔들었다.학부모회가 곧 마무리 단계에 왔다. 곧 학부모 대표가 단상에서 발언할 차례가 오려 했다.박시준은 그녀를 단상에 올리기로 결정했다.그
"당신이랑 만나면서 매운 걸 안 먹은 거예요. 당신이 매운 거 안 좋아해서 제 입맛도 바뀐 거라고요."라며 그녀는 하소연했다. "당신을 몰랐을 땐 매운 거 아주 잘 먹었어요, 저.""그래. 그럼 원양 샤브샤브 먹으러 가자."그는 감동하여 그녀와 함께 먹기로 결정했다.월세방.박우진은 진아연이 다시 연락 하기를 바라며 오전 내내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그는 진아연이 의리를 중요시하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는 시은이의 병이 반드시 진아연의 타협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진아연은 아침에 전화를 끊고 다시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내가 눈이 삐었지!" 박우진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내 고모를 구할 생각이 없는 거야? 정말 무정한 여자야!"박한은 안절부절못하면서 차를 끓이고 있었다.그는 어젯밤에 조금 흔들렸다. 진명그룹을 인수해서 다시 팔면 적지 않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박시준과의 직접적인 충돌도 피할 수 있었다.그들 부자는 이 돈을 받고 A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평화롭게 여생을 보낼 수 있었다.그러나 박우진은 어젯밤 박한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기어코 박시준의 주식 지분을 가지려 했다.박한은 그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결과적으로 지금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진아연이 박시준과 결혼할 수 있었다는 건 진아연도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박시준은 다른 무엇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니까 진아연도 그와 똑같을 거야." 박한은 분석했다. "진아연이 기꺼이 진명그룹을 가져와서 우리와 협상하려는 걸 보면 그게 그녀가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거야. 박시준의 지분 같은 건 꿈도 꾸지 마!"박우진은 소리가 나도록 이를 악물었다."그들은 시은이를 죽게 내버려 둘지라도 지분으로 최운석의 신장을 바꾸려 하지 않을 거야." 박한은 차 한 잔을 마셨다. 그의 마음은 아주 차가워졌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나 생각해! 넌 나 말고도 네 삼촌까지 먹여살려야 하니까.""아버지, 저는 이렇게 여기서 그만두지 못해요. 이번 기회를
"응." 그는 티슈를 그녀 앞으로 건네며 지긋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계속 울어?"그녀는 티슈로 눈물을 닦고 말했다. "매운 음식을 먹은 지 너무 오래됐는지 힘드네요. 그리고 당신이 우리 아이들에게 잘 해주는 모습을 생각하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들어요.""그럼 행복해야 되는 거 아니야?" 그는 그녀의 적셔진 눈시울을 보고 가슴에 가시가 박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행복해요! 너무 행복해요." 그녀는 물 잔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더 마셨다. "시준 씨, 어제 페이스북을 하다가 우연히 당신이 돈을 다른 무엇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누군가가 말하는 걸 봤어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당신이 저와 결혼한 게 제가 돈 버는 능력이 나쁘지 않아서라고. 제가 돈을 벌 능력이 없었으면 무조건 결혼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그 말에 그의 얼굴은 충격을 받은 듯 창백해졌다."그게 바로 제가 당신에게 그 질문을 한 이유에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내가 너에게 한 말이 모두 널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그의 목소리는 선명하게 차가워졌다."전 당연히 당신 말을 믿죠. 하지만 인터넷에서 그런 글들을 보면 이상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녀는 웃음을 쥐어짜내 말했다. "전 당신을 의심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대화를 하려던 것뿐이에요.""진아연, 네가 이러는 게 바로 의심을 하는 거야." 그는 이미 입맛이 사라졌다. "날 의심하지 않았다면 넌 묻지도 않았을 거야.""그래요, 그럼 제가 당신을 의심한 거라고 해요. 하지만 당신도 절 의심할 수 있잖아요!""내가 너에 대해서 뭘 의심해? 그럴만한 것도 없어.""그럼 말해봐요. 돈이 더 중요해요, 아니면 제가 더 중요해요?" 그녀는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 "당신 회사가 중요해요, 제가 중요해요?"그는 그녀가 이 질문에 이렇게 얽매일 줄은 몰랐다.그녀가 어떠한 자극을 받은 것처럼 느껴졌다.그녀의 눈물은 매운 음식 때문이 아니라 다른 것 때문이었다."내가
진아연은 이제야 알아차렸다.시은이가 자기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지성이를 구한 이유는 지성이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 사랑 또한 시은잌의 박시준을 향한 사랑이었다.시은이의 박시준에 대한 사랑은 진아연이 박시준을 향한 사랑보다 많으면 많았지 절대 적지는 않았다.지금 만약에 시은이가 깨어 있다면 박시준이 박한 부자에 협박을 당하고 있는 걸 절대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점심 식사 후, 진아연은 박시준을 데리고 가게에서 나왔다."시준 씨, 우리 밖에 나가서 산책이나 해요!""그래. 너 평소에 여소정이랑 같이 나오면 어떻게 돌아다녀?" 박시준은 물었다.진아연은 자주 여소정과 같이 쇼핑하러 나왔다. 한번 나오면 저녁이 되어야 집에 들어갔다."뭐 소정이가 머리를 할 때도 있고 네일아트 가게나 피부과도 가요, 다 시간이 좀 걸려요. 그 외에는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소정이가 가방을 좋아해요, 집에 가방을 전문으로 넣어두는 방도 몇 개나 있어요."박시준: "그런 여소정에 비하면 넌 물욕이 강한 편이 아닌 것 같아.""제 물욕이 왜요? 당신을 제 손에 이렇게 꽉 잡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제 물욕이 강한 걸 알 수 있지 않나요?"박시준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진아연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가자, 가방 사줄게.""저 가방 안 좋아해요.""그러면 뭘 좋아하는데?""뭘 좋아하긴요, 당신을 좋아하지!" 진아연의 갑작스러운 사랑 고백에 박시준은 어쩔 줄 몰라 표정 관리가 잘되지 않았다."너 지금 샤브샤브 먹을 때랑 완전히 다른 사람인 걸 알아? 너 때문에 내 기분도 덩달아 왔다 갔다 하잖아." 박시준은 인상을 조금 찌푸렸다. "나는 아주 평범하고 담담한 생활이 좋아.""그래요, 그럼 가방 사러 가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허리를 감싸고 차가 있는 쪽으로 이끌었다. "저는 소정이랑 하도 가서 아마 직원이 저를 알아볼걸요."두 사람은 오후 4시가 되어서야 쇼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갔다.집에 도착한 후, 진아연은 박시준에게 방에 들어가 쉬라고 했다.그리고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