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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장

박시준은 웃고 있는 얼굴이기는 하지만 그의 말투에는 약간의 불만이 섞여 있었다.

위정에게 문자를 보내지 않았으면 진아연은 서슴없이 휴대폰을 내주었을 것이다.

"저 소정이랑 문자 하고 있어요!" 진아연은 그나마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를 댔다. "소정이가 잘 도착했는지 안부 보내왔어요. 그리고 조금 민감한 얘기를 하고 있어서요."

"무슨 민감한 얘기?" 박시준은 진아연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 내용이 궁금하긴 했다.

"여자들 간의 이야기예요." 진아연은 억지로 지어냈다. "임신 준비 관련이요. 제가 아이 셋의 엄마여서 소정이가 경험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래서 휴대폰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혹시라도 소정이가 개인적인 얘기라도 하면 당황스럽잖아요!"

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아연을 이해하고 존중하기로 했다.

박시준은 본인의 휴대폰 카메라를 켰다. 그는 진아연에게 자기의 사진 찍는 기술을 뽐내고 싶었다.

진아연도 바로 V자 손모양 포즈를 취했다.

박시준은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사진을 진아연에게 보여주었다.

진아연은 남편이 찍어준 사진을 보고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안돼?" 박시준은 조금 당황했다. "잘 찍은 것 같은데?"

방금 사진을 찍은 후 박시준은 스스로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얼굴이 엄청 크게 나왔잖아요! 제 얼굴이 어떻게 이렇게 커요?" 진아연은 사진을 다시 박시준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 좀 봐요, 사진에 제 얼굴만 꽉 차게 보이잖아요!"

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문제야? 예쁘게만 생겼구만, 나 이 사진 바탕화면으로 쓸거야."

진아연은 순간 벼락 맞은 느낌이었다!

참 세대 차이란 무시할 수 없나 보다.

"아니에요!" 진아연은 바로 사진을 삭제하고 휴대폰을 돌려줬다. "일어나 봐요, 좀 멀리 떨어져 다시 찍어봐요! 얼굴만 찍지 말고요! 아무리 예쁜 얼굴이라도 이렇게 가깝게 찍으면 예쁘게 안 나와요! 건축가 아니에요? 좀 전문적인 심미를 발휘해 봐요!"

박시준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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