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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남자의 말에 차수현의 얼굴이 사과처럼 빨개졌다. 그녀는 지금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남자가 오해할 만한 말을 해서 그녀가 잘 못 생각한 거였다.

"일부로 그런 거잖아요……."

차수현은 이를 부득부득 갈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전혀 기세 있어 보이지 않았다.

온은수는 그녀를 계속 놀리고 싶었지만, 이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차수현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간호사가 온 모양이었다.

온은수는 지체하지 않고 몸을 바로 앉으며 덤덤하게 말했다.

"들어오세요."

하지만 들어온 건 간호사가 아니라 연설이었다.

연설을 보자, 온은수와 차수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반면 연설의 표정은 아주 자연스러웠다. 그녀는 도시락을 들고 걸어왔다.

"수현 씨가 다쳤다고 들었어요. 어제 시간이 없어서 상황이 어떤지 물어보지 못했네요. 그래서 오늘 특별히 먹을 거를 좀 가져왔어요."

차수현은 이 말을 듣자 조금 쑥스러워졌다. 그녀는 연설이 이렇게 친절한 태도로 자기를 대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그래서 조금 어쩔 바 몰라 하며 대답했다.

"번거롭게 뭘 가져오세요……."

"아니에요. 그냥 한 거예요."

연설은 도시락을 내려놓고 안에 담긴 음식을 하나씩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잘 끓여진 삼계탕과 담백한 채소볶음에 고기반찬까지 들어있었다.

보기에는 아주 간단한 가정식 반찬이었지만 사람을 군침 돌게 할 만큼 먹음직스러웠다. 절대로 연설이 말한 것처럼 그냥 한 게 아니었다.

가정식 반찬이란 게 사실 간단해 보이지만 맛있게 하려면 쉽지 않았다. 이 몇 가지 음식을 하는 데 힘을 꽤 들였을 것이다.

그에 차수현은 조금 난처해했다. 그녀는 신세를 지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연설은 그녀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었다. 그런 사람이 도리어 자기한테 밥을 해줬으니…….

차수현의 생각이라도 읽은 듯 온은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잘 먹을게. 수고했어. 수현아, 식기 전에 얼른 먹자. 남의 마음을 저버리지 말고."

남이라는 말에 연설의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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