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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수현의 태도는 매우 냉담했지만 은수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고 오히려 잠든 유담에게 시선이 떨어지며 떠나기 아쉬워했다.

"수현아, 유담이 좀 볼게."

말하면서 은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병상에 다가갔다. 유담은 달콤하게 잠을 자고 있었고 작은 얼굴은 수척했지만 여전히 인형처럼 귀여웠다. 남자의 눈빛은 보기 드물게 어느새 따뜻해졌다.

수현은 입술이 움직이더니 은수를 내쫓으려고 했지만, 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은수는 유담의 친아버지였고 그녀는 또 그의 골수로 유담을 구해야 했다.

수현이 더는 그를 쫓아내지 않은 것을 보고 은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살금살금 의자를 끌고 와서 앉았고, 유담의 그 얼굴을 보면서 그는 심지어 자신이 아직 꿈을 꾸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는 수현이 떠난 요 몇 년 동안 뜻밖에도 그를 위해 아이를 낳을 줄은 몰랐다. 유담이는 몸에 그들의 피가 흐르고 있는 아이였다.

유담이의 눈매는 그를 닮았지만, 얼굴형과 입은 수현을 닮았다. 그는 부모의 장점을 닮았고, 은수는 보면 볼수록 유담이가 사랑스러웠다.

비록 처음에 이 녀석을 만났을 때, 은수는 영문도 모르게 유담이가 귀여웠고, 심지어 이것은 이 아이가 수현의 아들이라서 그런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다시 생각해 보면, 이것은 아마도 부자간에 타고난 텔레파시였을지도 모른다.

은수는 생각하다 손을 내밀어 유담의 부드러운 곱슬머리를 가볍게 어루만지다가 곧이어 고개를 숙이고 부드럽게 녀석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

유담이가 바로 그의 아이였고 그는 처음으로 아버지가 된 실감을 느꼈다. 은수는 마음속으로 비할 데 없이 흥분했지만 동시에 또 매우 괴로웠다.

그의 아이는 원래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든 것을 누려야 하는데, 뜻밖에도 멍청한 자신 때문에 유담이는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고, 또 자신의 어머니 때문에 어린 나이에 이렇게 심한 병에 걸렸다.

은수는 마음속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손은 녀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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