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당신, 나랑 같이 있어줄 거야?"은수가 기뻐하자 수현은 그제야 자신이 잠시 무슨 멍청한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수현은 방금 자신이 단지 일시적인 충동에 말을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었었지만 은수는 또 유유히 입을 열었다."내 생각엔 당신도 부상을 입은 사람을 속이지 않겠지?"수현은 순간 할 말이 없어 말문이 막혔다.은수는 그녀의 정말 마음을 간파했다"당신이 낫기 전까지 함께 있어줄게요."수현은 이미 은수의 수단을 꿰뚫어 보았다. 이 남자는 그녀가 유담의 생명의 은인을 혼자 내버려 둘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이렇게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닌가?"하지만 너무 기뻐할 필요 없어요. 당신이 나은 후, 더 이상 날 협박할 만한 것도 없겠죠. 우리는 각자의 생활을 하며 서로에게 빚지지 않는 거예요."수현은 한 쪽에 앉아 은수를 보면서 몇 마디 말로 자신의 마음을 밝혀냈다.은수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수현은 역시 멍청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그동안 기꺼이 자신의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이걸로 충분했다.은수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수현은 한쪽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다가 잠시 후 은수가 다 먹고서야 일어나 치우기 시작했다.그릇들을 치우려던 참에 간호사가 들어와서 은수의 손에 약을 갈아주었다.간호사는 은수의 상처를 검사하고 약을 갈아준 다음 또 목소리를 낮추어 그에게 물었다."아내분하고 화해했어요?”은수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고 간호사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젊은 부부는 대체 무엇 때문에 이토록 다투는 것일까?의료진으로서 그녀는 오늘 이런 난장판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생각하다가 그녀는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약을 바꾼 후 간호사는 은수의 체온을 측정했고 온도가 좀 높은 것을 보고 그녀는 알코올 한 병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환자분 지금 열이 좀 있으니까 아가씨가 알코올로 몸을 닦아 주면서 온도 좀 낮춰줘요."수현은 멍하니 있다가 거절하려고 했다."이건 좀…...""내숭 떨지 마요, 이 정도는 아주 간단해요
수현은 처음으로 은수의 두꺼운 낯가죽에 탄복했다. 그녀는 자신을 오게 만들기 위해 은수가 뜻밖에도 이런 수작을 부릴 줄은 몰랐다.수현이 그곳에 멍하니 있으며 한참 동안 꼼짝도 하지 않자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아, 머리 어지러워. 내가 열이라도 났나 봐, 상처도 아프고…..."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엄살 부리긴.’방금 간호사가 말했듯이, 그는 단지 미열일 뿐, 큰 병이 아니었으니 이 남자는 지금 불쌍한 척해서 자신의 동정을 얻고 싶을 뿐이었다.수현이 무뚝뚝한 것을 보고 은수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상처를 한 번 보았다."만약 당신이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군. 내가 나중에 어떤 후유증이라도 생겨 불구가 된다면 당신에게 평생 의지할 수밖에 없으니까. 지금 당신도 유명한 디자이너였으니까 날 먹여 살릴 순 있을 거 아니야."수현은 남자의 뻔뻔스러운 말을 듣고 하마터면 화를 낼 뻔했다.그는 아직도 자신에게 평생 매달리려고 하다니? 그녀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게다가 평범한 디자이너인 그녀가 은수 같은 재벌 집 상속자를 먹여 살릴 수 있을 리가 없잖아?수현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고 굳은 얼굴로 걸어가서 책상 위의 약을 집어 들었다."됐어요, 그런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요."은수는 그녀가 타협하는 것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상의를 천천히 벗고 완벽한 근육의 상반신을 드러내며 침대에 누웠다.수현은 알코올을 들고 걸어가서 이 화면을 보고 서둘러 시선을 돌렸다.비록 은수가 부상을 입었지만 이 정도의 상처는 그의 거의 완벽한 몸매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의 보기 좋은 복근과 치골이 이렇게 그녀 앞에 드러나니 수현은 좀 쑥스러웠다.그녀는 그제야 간호사가 말한 아주 간단한 일이 전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은수는 그녀가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입을 열어 재촉했다."왜 아직 시작하지 않는 거지? 당신은 내가 감기에 걸리는 것도 두렵지 않나 봐?”수현은 그제야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됐어. 어색할
은수는 은근히 도발했다.수현은 그의 도발에 원래 움츠러들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누가 겁난 다는 거예요? 좀 조용히 해요, 눈 감고요."긴장했는지 수현의 목소리는 조금 높아졌고 그녀 자신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은수는 예민하게 발견했다.‘이 여자, 잘난 체하긴.’이 점은 오히려 그들이 알게 된 후부터 변하지 않았다. 은수는 엄청 재미있다고 느끼며 입가의 미소가 좀 짙어졌지만 그래도 순순히 눈을 감았다."알았어."수현은 그가 눈을 감는 것을 보고, 힘껏 심호흡을 하며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괜찮아, 그는 단지 조각상일 뿐이야, 조각상일 뿐이라고.’생각하면서 수현은 그의 바지에 손을 얹고 벗을 준비를 했다."그래서 나더러 눈을 감으라는 이유가 바로…...?"띵--수현은 자신의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고 얼굴도 새빨개졌다.그녀는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했을까!?잠시 후 수현은 정신을 차렸다."당신 혼자 하는 게 좋겠네요."수현은 말하면서 은수가 왼손만 다쳤을 뿐 다른 한 손은 여전히 멀쩡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녀는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오른손으로 스스로 처리할 수 있잖아?"나는 원래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당신이 올라오자마자 내 바지를 벗길래 나도 말리기가 어려워서. 나야 환자니까 당신을 거절할 힘이 없잖아."은수는 수현의 얼굴이 빨개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은 후련해 죽을 지경이었다. 이 모습은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이었다.다만 은수의 표정은 무척 억울해서 수현은 반박조차 할 수 없었다.결국 수현은 화가 난 듯 손에 알코올이 묻은 수건을 은수에게 던지더니 바로 몸을 돌려 뛰어나갔다.계속 여기에 남으면 수현은 정말 이 남자의 과분한 행위에 화가 나서 죽을 것 같았다.수현이 도망가는 것을 보고 은수는 이번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어쩔 수 없다는 미소를 지었다.온도를 내려준다더니 오히려 열이 점점 더 나는 것 같았다.수현은 병실에서 나간 뒤 곧바로
은수는 이번 기회를 틈타 그 녀석과 감정을 잘 키워야ㅍ겠다고 생각했다.수현의 성격으로, 유담이 그에게 호감을 가지면 절대적으로 타협할 것이다.은수가 유담을 만나고 싶다는 말에 수현은 즉시 경계하기 시작했다."왜 유담이를 만나려고 하는 건데요? 그는 당신을 좋아하지도 않는데.""하지만 나는 그 녀석이 좋은 걸. 하물며 아이를 교육할 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들 하잖아. 이건 당신이 가르쳐야 할 일 아니겠어? 그를 데리고 온다고 해서 내가 그를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은수는 당당하게 말했다.수현은 은수와 따지기 귀찮았다. 이 남자는 말을 엄청 잘해서 그녀는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했다."이런 일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수현은 대답하지 않고 대충 얼버무렸다.그녀는 사실 유담과 은수가 쓸데없는 접촉을 해서 다른 일에 얽히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유담은 줄곧 주견이 있는 아이라서 이번에 은수가 그를 구했으니 그는 정말 병문안 하러 올지도 모른다…….그래서 그녀도 명확한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수현은 가져온 보온병을 치웠다."먼저 가볼게."말이 끝나자 수현은 황급히 은수의 병실을 떠났다.최근 일어난 일을 생각하며 수현은 다소 심란했고 고개를 숙인 채 앞으로 걸어가다 길도 보지 않았다.그렇게 수현은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난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바로 부딪혔고, 손에 들고 있던 물건도 땅에 떨어졌다."미안해요…...”수현은 재빨리 사과하고는 바로 몸을 웅크리고 물건을 주웠다.그러나 맞은편 여자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바닥에 흩어진 물건들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수현은 그제야 이상함을 알아차리며 고개를 들었고, 미자가 거기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더 이상 난장판을 상관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상대방을 똑바로 쳐다보았다.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실수로 부딪쳤을 지도 모르지만 이 여자는 온은수의 어머니였고 자신에게 매우 큰 적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수현은 이것이 단순한
수현의 마음은 원래 무척 담담했다.미자가 무슨 말을 하든 그녀는 그저 우스갯소리로 여기며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러나 그녀가 유담을 언급하자 수현은 안색이 순식간에 변하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그게 무슨 뜻이죠?"유담은 수현의 약점이며 더욱이는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기에 미자의 말은 확실히 그녀를 화나게 했다.수현의 분노는 미자의 눈에 있어 제 발이 저린 것으로 변했다."굳이 내가 그렇게 분명하게 말해야겠어요? 당신은 온은서와의 아이더러 우리 은수를 친아버지로 인정하고 온가네 재산을 당신들의 손에 넣으려고 하는 거잖아요."수현은 이렇게 터무니없는 말을 들은 후, 결국 참지 못하고 코웃음쳤다."당신의 상상력은 정말 풍부하네요. 그렇게 독선적으로 생각하지 마요. 내 아들더러 온은수를 아버지로, 당신을 할머니로 인정하게 한다고요? 어림도 없죠. 그건 너무 재수가 없거든요."수현도 미자가 어른이라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싸늘하게 이 말을 남긴 뒤 자리를 떠났다.미자는 줄곧 사람들의 아부에 습관 되었고 특히 유예린은 그녀를 엄청 순종하고 그녀의 비위를 맞췄으니 그녀는 이렇게 정면으로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수현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면서 안색은 비할 데 없이 어두워졌다.‘이 년이 감히 이런 말을 하다니?’이런 가정 교육이 안 된 여자는 죽어도 온가네 집안으로 들여보내면 안 됐다.미자는 울분을 참으며 은수의 병실로 향했고, 문을 열자 은수의 얼굴에 아직 가시지 않은 웃음기가 어려있는 것을 보고 그의 기분이 아주 좋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그가 이렇게 기뻐하는 것도 당연히 그 여자 때문이겠지.미자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은수는 인기척을 듣고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오셨어요, 어머니."미자는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그 여자 봤는데, 여기엔 뭐 하러 왔지?"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미자의 말투에서 그녀가 수현과 다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제가 수현더러 오라고 했어요. 잘못이 있어도 저한테 있지 그녀와
은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미자는 손을 들어 그의 뺨을 세게 때렸다.은수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맞았고, 정교한 얼굴에는 뚜렷한 손바닥 자국이 생겼다."한심한 녀석."미자는 손의 통증을 느꼈고 은수의 얼굴에 생긴 손바닥 자국을 보면서 그녀의 마음도 덩달아 아팠다.그러나 이보다 더 아픈 것은 그녀의 아들이 뜻밖에도 한 여자를 위해 그동안 어렵게 얻은 가업까지 남에게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녀가 이번 생에서 가장 미워하는 사람들한테.이것은 그녀로 하여금 어떻게 실망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은수는 얻어맞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표정도 유난히 평온했다.그는 어머니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그녀를 속이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마음을 더욱 속이고 싶지 않았다."어머니, 무슨 원한이 있으면 얼마든지 저에게 화풀이하세요. 그녀를 방해하지 않으면 돼요."미자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의기소침하게 병실을 떠났다.은수는 줄곧 철이 든 아이였기에 그녀는 종래로 그의 일로 어떤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는 감정적인 일로 자신과 맞서려 했다.미자는 고개를 숙여 방금 은수를 때린 손을 보았다. 아직도 약간의 통증이 남아있었지만 그녀는 힘껏 주먹을 꽉 쥐었다.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절대로 수현의 음모가 실현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수현이 집에 돌아올 때, 이미 정오가 다 되어 갔다.유담은 수현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또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보더니 그녀가 병원에 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수현의 표정을 보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았다.유담은 걱정하기 시작했다."엄마, 병원에 갔어요? 그 아저씨, 어떻게 됐어요?"유담은 망설이다가 결국 은수의 상황을 물었다.수현은 녀석이 은수에게 관심을 갖는 것을 보고 마음이 좀 복잡했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오늘 미자한테 당한 일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결국 유담도 정상적으로 은수를 관심하는 것뿐이었다
유담은 이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떴다."겁줄 생각하지 마요, 그 돈은 가져가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거면서."녀석은 다른 것은 몰라도 자신의 기술에는 자신이 있었다."네가 이체한 돈 세탁의 계좌는 48648XXXXXXXXXXX이고, 제니라는 사람에게 이체한 다음 다시 그녀를 통해 네 손에 넣었잖아, 아닌가?"은수는 유담이 협조하지 않는 것을 보고 비장의 카드를 쓸 수밖에 없었다.일반인들이 수없이 세탁된 이런 돈의 근원을 찾아내려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은수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는 자신의 기술에 막강한 인맥까지 더해져 일반인이 할 수 없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유담은 다소 의아해했다. 은수가 말한 것은 뜻밖에도 전부 옳았던 것이다.즉, 그는 그 돈을 가져갈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단지 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이것은 오히려 유담이 은수를 우러러보게 만들었다…...유담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운 미간을 찌푸렸고 결국 이 유혹을 견뎌내지 못했다."그래요. 이렇게 하는 걸로 해요."이 답장을 받은 은수는 입꼬리를 살짝 일으켰다.그의 생각은 역시나 옳았다. 수현을 흔들리게 하려면 이 녀석의 마음부터 사로잡아야 했다."콜."은수가 간단하게 한 글자로 답장을 보낸 것을 보고 유담이 계속 무언가를 말하려 할 때, 수현이 들어왔다. 그녀는 유담이가 휴대전화를 들고 흥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누구랑 얘기하길래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야?""아니에요, 게임에서 이겼을 뿐이에요."유담은 재빨리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그는 절대로 엄마에게 은수와 이렇게 연락하고 있다는 것을 들켜서는 안 됐다."엄마,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유담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정색하게 수현을 바라보았다."뭔데?" 수현은 녀석을 쳐다보았다."그게, 나 병원에 가서 그 아저씨 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수현은 멈칫하다 몸을 웅크리고 앉아 녀석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왜 갑자기 병문안하러 가고 싶은 거지?""지난번에 엄마가 말했
"알았어요, 엄마." 녀석은 허락을 받은 뒤 기뻐서 방으로 돌아갔다.그는 은수에게 문자를 보냈다."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아저씨가 한 말 잊지 마요."......이튿날, 수현은 유담을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보양식을 좀 산 다음 차에 녀석을 태우고 병원으로 갔다.은수의 병실에 거의 도착했을 때 회사 측에서 전화가 왔고 수현은 전화를 받으면서 길을 걸었고 유담은 그녀의 뒤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그런 상황에서 그녀는 앞에 노인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두 사람은 실수로 부딪쳤다.수현은 노인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 봐 끊임없이 사과했고 그 노인도 도리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어서 그녀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수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노인을 엘리베이터까지 부축하고는 뒤돌아보았지만 줄곧 자신을 따라다니던 유담이 보이지 않았다.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방금까지만 해도 내 뒤에 있었는데, 대체 어디로 갔지?’설마 먼저 은수의 병실에 갔단 말인가? 수현은 재빨리 은수의 병실 앞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들어와."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수현은 문을 열었다.수현이 온 것을 보고 은수의 담담한 눈빛에 따뜻한 기운이 더해졌다. 수현은 고개를 들자 그의 부드러운 눈빛에 빠지며 왠지 모르게 당황했다.이런 영문도 모르는 긴장감을 숨기기 위해 수현은 재빨리 방 안을 한 바퀴 돌아보았고 여기에도 유담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렸다."유담이 여기 안 왔어요?"은수도 멍해졌다. "아니."수현은 그제야 수상하다고 생각했다. 유담은 진작에 이곳으로 오지 않았나? 근데 어떻게 여기에 없을 수가?그녀는 즉시 핸드폰을 꺼내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한참 지나자 신호가 없다는 제시음만 울렸다.수현은 안절부절못했다."유담이가 전화를 안 받아요."은수도 즉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얼른 수현을 위로했다."신호가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우선 조급해하지 말고 진정해. 그는 다른 곳에 가지 않았을까?”"그럴 리가 없어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