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더욱 괴로운 것은 마음이다. 결국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서 행실이 단정치 못한 나쁜 여자가 되었다. 아무리 사건의 진상이 그렇지 않다고 해봐야, 아무도 그녀의 결백을 믿지 않을 것이다.차수현은 결국 억울함을 참았다."은수씨는, 제 사생활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시는 것 같네요. 우리 사이에는 계약밖에 없다는 걸 분명히 아셨으면 좋겠어요. 만약 제 존재가 은수씨에게 이렇게나 불만족스러우시다면, 저는 언제든지 온회장님께 제 자리를 더 나은 다른 사람에게 내주시라고 말하겠습니다."차수현은 매우 성심 성의껏 말했다. 지금 그녀가 온은수의 곁에 남는다는 것은 마치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 옆에 남는 것과 같았다. 그것이 언제 터져서 자신을 산산조각 내어 가루로 만들지 모르는 일이였다.그러나, 이 말은 온은수의 귀에 완전히 다른 의미로 들렸다. 차수현의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에 남자의 마음속 불이 영문도 모른 채 더없이 자극하며부추겨졌다.그녀는 온은수의 아내라는 자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심지어 피하고 싶어 하는 첫 번째 여자였다.온은수는 다시 손에 약간의 힘을 가중시켰다. 차수현은 끝내 감당할 수 없어 소리쳤다."아파요! 놔주세요…… 으으……."차수현의 고통스러운 외침은 남자의 다소 난폭한 키스에 바로 막혔다. 지금의 온은수는 마치 피를 좋아하는 야수처럼 포악하게 그녀의 입술을 약탈하고 있다.차수현은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온은수를 밀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의 힘은 성인 남성의 힘을 이길 수 없었고, 오히려 두 손이 잡혀 발버둥 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포악한 키스는 두 사람의 입에서 진한 피비린내가 느껴질 정도였다.그 피맛은 차수현의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며 떨리는 모습이 오히려 온은수를 왠지 흥분시켰다.차수현은 산소가 부족하고 머리가 어지러워져 점차 의식을 잃어갔다.그녀는 지금까지 이렇게 격렬하고 사나운 키스를 경험한 적이 없었다. 온은수는 그녀에게 조금도 숨돌릴 기회를 주지 않고 밀어
온은수는 차를 몰고 아주 빠른 속도로 도로를 질주했다. 바람이 휙휙 소리를 내며 열린 차창으로 스쳐 지나갔지만, 남자의 얼굴에 덮인 먹구름은 걷히지 않았다.방금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저항하던 차수현이 생각나자, 온은수는 브레이크를 세게 밟고 주먹으로 운전대를 쳤다.잠시 후 온은수는 핸드폰를 꺼내 친구 육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나와 좀 보자. 내가 살게."육무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온은수의 성격은 줄곧 차고 냉랭해서 친구들과 웃고 즐기는 일에는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전에 육무진이 모임을 만들어 그를 부르면 그는 기본적으로 거의 거절했다.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지?육무진은 분명히 무슨 일이 생긴 거라고 직감하고, 즉시 물건을 정리한 다음 출발했다.……온은수는 술집에 도착하자마자, 빈 룸을 찾아 양주 한 박스를 시키고, 혼자 마시기 시작했다.온은수는 확실히 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특히 술은 그의 눈에 무료하고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그렇게 많은 것을 따지고 싶지 않았다. 다만 알코올로 마음속의 초조함을 달래고 싶을 뿐이였다.……육무진은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 룸의 문을 밀자, 온은수 앞의 테이블에 이미 여러 개의 빈 술병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온은수가 이미 혼자서 적지 않게 마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주량이 센 편이라 취했는지 안 취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육무진은 마음속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만약 여기에 앉아 묵묵히 술을 마시는 사람이 다른 누구였다면 그는 이렇게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이 사람은 온은수다. 그는 줄곧 자기 관리가 철저해서 알코올과 같은 신경을 마비시키는 것은 늘 예의 바르게 거절했다. 사업상 접대를 하더라도 이렇게 많이 마시는 것은 아주 드물었다.그런 사람이 술로 근심을 달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육무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은수야, 너 무슨 일이야? 이렇게나 술을 많이 마시고, 너...... 설마 실연당한 거 아니지
온은수는 육무진과 할 말이 없어 억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육무진이 갑자기 위치추적을 해서 시계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자, 순간 표정이 변했다.그 시계는 아버지가 경매에서 낙찰 받아 그에게 준 환영 선물이었고, 온은수는 그것에 대해 별로 깊이 연구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만약 그곳에 정말 위치 추적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면, 그 여자의 행방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마음이 없어져 벌떡 일어섰다."내가 일이 좀 있어. 너는 여기서 천천히 마셔라."말을 마친 온은수는 바로 떠났다. 육무진은 그가 갑자기 오라고 하더니 또 갑자기 가는 것을 보고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더욱 그를 멘붕에 빠지게 한 것은 온은수가 방금 떠났는데, 바로 뒤이어 술집 직원이 오더니 육무진에게 계산서를 내민 것이다. 육무진은 계산서를 한번 보고 즉시 이를 갈았다. 이 빌어먹을 온은수! 설마 기분이 좋지 않다고 고의로 나에게 화풀이를 한 거야?온은수는 육무진 쪽의 상황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는 걸으면서 윤찬에게 전화를 걸어, 그 시계의 위치 추적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다.윤찬은 명령을 받고 즉시 사람을 불러 해외에 연락하게 했고, 금방 온은수에게 소식을 알려주었다. "대표님, 손목시계에는 확실히 정밀 위치 추적 장치가 있는데, 그쪽에서 활성화하기만 하면 사용할 수 있답니다.”온은수는 눈을 가늘게 떴다."이 일은 너에게 맡길 테니까, 반드시 가능한 한 빨리 그 여자를 찾아내도록 해."전화를 끊은 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온은수의 눈동자 속에서 차가운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위치 추적 장치가 있으면 그날의 여자애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아하니 그 해프닝은 이제 곧 끝낼 수 있을 것 같다.……이튿날 아침전날 밤 잠을 잘 자지 못한 차수현은 아침 일찍 일어났다. 그녀는 일어난 후, 온은수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입가에 쓴웃음을 지었다.보
온회장은 차수현이 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그는 생각난 것이 있어 핸드폰을 꺼내 온은수에게 전화를 걸었다.온은수는 어젯밤에 회사에서 잤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숙취로 머리가 아팠다. 전화벨 소리를 듣고 남자는 불쾌한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그러나 아버지로부터 온 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그는 전화를 받았다."아버지, 무슨 일이세요?""별일은 아니고, 그냥 한마디 해주고 싶어서. 어렵게 수현이 하고 신혼 여행을 가는 건데, 좀 부드럽고 자상하게 대하거라. 낭만적이어야 할 때는 낭만적이어야 돼. 하루 종일 회사 일만 생각하지 말고." 아버지는 온은수가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간곡하고 의미심장하게 당부했다.온은수는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차수현을 데리고 신혼여행을 가? 그가 언제 이런 황당한 계획을 세웠단 말인가?그러나 아버지의 말투는 진짜 같았다. 분명히 아무 근거 없이 하는 소리가 아니였다. 온은수는 실눈을 뜬 채 대충 몇 마디 얼버무리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온은수는 바로 차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차수현은 이미 공항에 도착해 가장 빨리 출발하는 비행기 표를 사서 떠날 준비를 했다. 그녀는 온은수가 전화를 한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이 남자는 먼저 그녀에게 전화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 그녀를 찾고 있다. 절대 좋은 일이 아니다. 설마 그녀가 도망가는 것이 이미 발견되었단 말인가?차수현은 마음속으로 걱정하면서 재빨리 전화를 음소거로 조절한 후, 자신이 아무것도 몰랐던 것으로 간주하고, 마음속으로 시간이 빨리 지나가 순조롭게 떠날 수 있기를 기도했다. ......온은수는 몇 통의 전화를 걸었지만, 차수현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여자 목소리의 기계음이 “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어제 그 여자의 안절부절못하던 행동을 떠올리며, 남자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이 여자 또 뭘 꾸미는 거야? 설마 그 놈과 도망치려는 건 아니겠지?"윤찬, 당장 차
익숙한 목소리가 귀가에 들려왔다. 차수현의 발걸음은 마치 날벼락에 맞은 것 처럼 움직일 수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온은수의 칠흑같이 차가운 눈동자를 마주했다.차수현은 순간 머리가 텅 비워진 것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나를 찾았지?그녀는 온은수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어 안간 힘을 써보았지만, 남자의 힘에 비하면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차수현은 자신을 애써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그녀는 가까스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수씨, 저는 단지 회사 일로 출장을 가는 것뿐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오셨어요?"온은수는 차수현의 억지웃음을 보고 냉소를 지었다."출장? 아침에는 아버지한테 나하고 신혼여행을 간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회사 일로 출장 가는 걸로 변했네. 당신 입에는 도대체 진실이 한마디도 없어?"차수현의 거짓말은 순식간에 들통났다. 그녀는 얼굴이 붉어졌다. 온은수의 눈빛은 죽일 듯이 쳐다 보고있었다. 그녀는 두려워 가슴을 두근거리며 고개를 숙이고 아랫배를 감싼 채 뒤로 물러섰다.온은수는 차수현의 무의식적인 동작을 보고 표정이 더욱 싸늘해졌다."왜, 아까는 말솜씨가 좋던데, 지금은 벙어리가 됐어? 급하게 도망가는 건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겠지? 네 정부도 있을 텐데, 말해봐, 도대체 누구야?"차수현은 입을 벌렸지만,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녀가 억지로 당했다고 말하면 온은수는 믿을 것인가?그의 눈에 그녀는 몹시 방탕한 여자처럼 보였다.특히 지금 이런 상황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차수현의 침묵은 온은수의 눈에 일종의 소극적인 저항으로 보였다.이 여자는 혼자 그의 분노에 직면하고, 그 남자의 이름은 말하지 않을 작정인가?남자의 눈빛이 차수현의 얼굴에 잠시 머물렀다."이 상황에도 당신은 그 남자를 감싸고 싶어? 당신 참 의리 있는 여자네. 그럼 지금 병원에 가서 당신 뱃속의 아이를 지워. 나는 당신이
차에서 내린 온은수가 차수현 쪽 문을 열었다. 그는 밖에 대기하고 있던 몇 명의 의사들에게 말했다."이 여자를 데리고 가서 빨리 낙태 수술을 진행 하세요. 잘 지키세요. 수술이 끝날 때까지 절대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착오가 생기면 당신들에게 책임을 물을 겁니다.”온은수의 말을 누가 감히 거역하겠는가?두 사람이 바로 앞으로 나오더니, 양쪽에서 차수현을 잡고 병원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차수현은 끊임없이 발버둥 쳤지만, 젊고 건장한 남자들을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술실로 보내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차수현은 발악하며 고함을 질렀다. "당신들 이러고도 의사야? 나는 아이를 지우지 않을 거야.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내 아이를 지우겠다는 거야!"그러나, 아무도 차수현의 고함소리에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의사들은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그녀의 고함소리를 무시했다. 그들은 지켜야 할 부모도 있었고, 또 지켜야 할 아이들도 있었다. 누구도 이 여자를 위해 온은수의 눈밖에 나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차수현은 이렇게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수술을 받게 되는 것인가 생각하니, 견딜 수가 없었다. 이대로 아무 것도 안 해보고 가만히 당할 순 없었다.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 확실했다. 그녀는 잠시 조용히 있다가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자, 옆에 있던 의사는 그녀가 이제 현실을 받아 들렸다고 생각했는지, 그녀가 스스로 병상에 오르도록 손을 놓아주었다. 차수현은 이 기회를 틈타 사람들이 주의하지 않을 때, 마지막 혼심의 힘을 다해 옆에 놓여 있는 수술용 칼 한 자루를 덥석 잡고, 자신의 목을 겨누었다."온은수, 나는 수술하지 않겠어. 당신이 정말 나를 수술 시키려면 먼저 내 시체부터 수습해야 할 거야.”온은수는 차수현의 절실한 표정과 굳은 결심을 보았다. 평소의 그녀는 온순하고 신중했는데, 이 일로 차수현이 처음으로 그와 맞서고 있는 것
온은수는 수술실 입구에 앉아 있었는데, 안에서 차수현의 처량한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는 주먹을 세게 쥐었다.방금 싸맨 상처에서 또 가는 핏방울이 배어 나왔지만, 온은수는 마치 감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굳게 닫힌 수술실만 쳐다보고 있었다.1분 1초 시간이 지날때마다, 온은수는 그의 인내심도 점차 바닥나기 시작했다..낙태 수술이 이렇게 복잡해?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온은수는 일어나서 수술실 입구로 걸어갔다. 이때 의사의 난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떡하지? 이 환자의 경우 수술을 강행하면 출혈이 심할 수도 있어. 우리…… 그만두자."비록 온은수의 권세가 두려웠지만, 어쨌든 그들도 사람을 구하려고 의사가 된 사람들이었다. 한 여자를 강제로 유산시키는 일도 어려운데, 어쩌면 이 수술로 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심리적 부담이 컸다."하지만 온 대표 명령이 그렇게 강력한데, 우리한테 다른 선택권이 있어? 우리가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할 거야. 만약 이 여자가 죽으면 그건 이 여자의 운명인 거지. 그냥 해.”의사의 말을 들으면서, 온은수의 눈앞에 좀 전 차수현의 결연한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녀는 정말 목숨을 걸고 뱃속의 아이를 보호하고 있었다.그는 차수현이 깨어나 다시 한번 아이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완전히 미쳐버릴 것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차수현이 절망적인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것이 생각난 온은수는 짜증 난 마음으로 발을 들어 수술실 문을 세게 걷어찼다. 문이 꽝 하고 열렸다. 의사들이 모두 소스라치게 깜짝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당신들도 의사야? 환자의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다니, 수술 멈춰!"의사들은 서로 쳐다보았다. 이 수술은 온 대표가 꼭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어째서 지금 마치 자신들이 해야 한다고 한 것처럼 말하는 거지?그러나 이 수술을 억지로 계속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의사들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어쩔 수 없이 강요당하지 않았다면, 누가 이런 몸쓸 짓을
"아!" 차수현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힘껏 때리기 시작했다.왜 이렇게 됐지?그녀는 가까스로 자신을 설득하고 그 아이를 받아들였다. 그녀는 앞으로 그 아이를 데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망가져버렸다.그녀가 너무 무능했던 자기를 탓하고있다. 그녀는 조금전 아이를 지키고, 낳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이미 끝났다.밖에서 지키고 있던 의료진은 차수현의 비명을 듣고 재빨리 달려들어왔다. 그들은 감정이 격해져 자해하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서둘러 앞으로 나가 막으려 했다.그러나 차수현은 마치 새끼를 잃은 짐승처럼 완전히 미쳐있었다. 그녀는 손에 닿는 모든 것을 잡아 그들을 향해 집어 던졌다."이 금수만도 못한 놈들아, 꺼져, 꺼져!"차수현이 무언가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사람들은 앞으로 나가 설명하려 했지만, 차수현은 이미 아무 이성도 없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침대에서 일어나 그들과 필사적으로 싸우려고 했다.차수현의 심리가 너무 격동되어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의료진들은 먼저 차수현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온은수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온은수는 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가 차수현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남자는 담담하게 알았다고 한마디 했다.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온은수는 밤새 잠을 자지 못했다. 그 자신조차도 왜 차수현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끝까지 지우도록 하지 않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온은수는 그 일을 잊어버리고 싶었지만, 이미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잠시 고민하다가 온은수는 손에 든 서류를 내려놓고 차를 몰고 병원으로 갔다.병원에 도착하자 온은수는 차수현의 병실 입구에 몇 몇 사람이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보았다. 모두 밖에 서서 안의 상황을 쳐다보기만 할 뿐 전혀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온은수는 미간을 찌푸린 채 문을 열고 들어갔다.병실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온은수의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