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회장은 차수현이 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그는 생각난 것이 있어 핸드폰을 꺼내 온은수에게 전화를 걸었다.온은수는 어젯밤에 회사에서 잤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숙취로 머리가 아팠다. 전화벨 소리를 듣고 남자는 불쾌한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그러나 아버지로부터 온 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그는 전화를 받았다."아버지, 무슨 일이세요?""별일은 아니고, 그냥 한마디 해주고 싶어서. 어렵게 수현이 하고 신혼 여행을 가는 건데, 좀 부드럽고 자상하게 대하거라. 낭만적이어야 할 때는 낭만적이어야 돼. 하루 종일 회사 일만 생각하지 말고." 아버지는 온은수가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간곡하고 의미심장하게 당부했다.온은수는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차수현을 데리고 신혼여행을 가? 그가 언제 이런 황당한 계획을 세웠단 말인가?그러나 아버지의 말투는 진짜 같았다. 분명히 아무 근거 없이 하는 소리가 아니였다. 온은수는 실눈을 뜬 채 대충 몇 마디 얼버무리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온은수는 바로 차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차수현은 이미 공항에 도착해 가장 빨리 출발하는 비행기 표를 사서 떠날 준비를 했다. 그녀는 온은수가 전화를 한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이 남자는 먼저 그녀에게 전화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 그녀를 찾고 있다. 절대 좋은 일이 아니다. 설마 그녀가 도망가는 것이 이미 발견되었단 말인가?차수현은 마음속으로 걱정하면서 재빨리 전화를 음소거로 조절한 후, 자신이 아무것도 몰랐던 것으로 간주하고, 마음속으로 시간이 빨리 지나가 순조롭게 떠날 수 있기를 기도했다. ......온은수는 몇 통의 전화를 걸었지만, 차수현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여자 목소리의 기계음이 “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어제 그 여자의 안절부절못하던 행동을 떠올리며, 남자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이 여자 또 뭘 꾸미는 거야? 설마 그 놈과 도망치려는 건 아니겠지?"윤찬, 당장 차
익숙한 목소리가 귀가에 들려왔다. 차수현의 발걸음은 마치 날벼락에 맞은 것 처럼 움직일 수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온은수의 칠흑같이 차가운 눈동자를 마주했다.차수현은 순간 머리가 텅 비워진 것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나를 찾았지?그녀는 온은수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어 안간 힘을 써보았지만, 남자의 힘에 비하면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차수현은 자신을 애써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그녀는 가까스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수씨, 저는 단지 회사 일로 출장을 가는 것뿐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오셨어요?"온은수는 차수현의 억지웃음을 보고 냉소를 지었다."출장? 아침에는 아버지한테 나하고 신혼여행을 간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회사 일로 출장 가는 걸로 변했네. 당신 입에는 도대체 진실이 한마디도 없어?"차수현의 거짓말은 순식간에 들통났다. 그녀는 얼굴이 붉어졌다. 온은수의 눈빛은 죽일 듯이 쳐다 보고있었다. 그녀는 두려워 가슴을 두근거리며 고개를 숙이고 아랫배를 감싼 채 뒤로 물러섰다.온은수는 차수현의 무의식적인 동작을 보고 표정이 더욱 싸늘해졌다."왜, 아까는 말솜씨가 좋던데, 지금은 벙어리가 됐어? 급하게 도망가는 건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겠지? 네 정부도 있을 텐데, 말해봐, 도대체 누구야?"차수현은 입을 벌렸지만,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녀가 억지로 당했다고 말하면 온은수는 믿을 것인가?그의 눈에 그녀는 몹시 방탕한 여자처럼 보였다.특히 지금 이런 상황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차수현의 침묵은 온은수의 눈에 일종의 소극적인 저항으로 보였다.이 여자는 혼자 그의 분노에 직면하고, 그 남자의 이름은 말하지 않을 작정인가?남자의 눈빛이 차수현의 얼굴에 잠시 머물렀다."이 상황에도 당신은 그 남자를 감싸고 싶어? 당신 참 의리 있는 여자네. 그럼 지금 병원에 가서 당신 뱃속의 아이를 지워. 나는 당신이
차에서 내린 온은수가 차수현 쪽 문을 열었다. 그는 밖에 대기하고 있던 몇 명의 의사들에게 말했다."이 여자를 데리고 가서 빨리 낙태 수술을 진행 하세요. 잘 지키세요. 수술이 끝날 때까지 절대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착오가 생기면 당신들에게 책임을 물을 겁니다.”온은수의 말을 누가 감히 거역하겠는가?두 사람이 바로 앞으로 나오더니, 양쪽에서 차수현을 잡고 병원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차수현은 끊임없이 발버둥 쳤지만, 젊고 건장한 남자들을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술실로 보내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차수현은 발악하며 고함을 질렀다. "당신들 이러고도 의사야? 나는 아이를 지우지 않을 거야.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내 아이를 지우겠다는 거야!"그러나, 아무도 차수현의 고함소리에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의사들은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그녀의 고함소리를 무시했다. 그들은 지켜야 할 부모도 있었고, 또 지켜야 할 아이들도 있었다. 누구도 이 여자를 위해 온은수의 눈밖에 나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차수현은 이렇게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수술을 받게 되는 것인가 생각하니, 견딜 수가 없었다. 이대로 아무 것도 안 해보고 가만히 당할 순 없었다.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 확실했다. 그녀는 잠시 조용히 있다가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자, 옆에 있던 의사는 그녀가 이제 현실을 받아 들렸다고 생각했는지, 그녀가 스스로 병상에 오르도록 손을 놓아주었다. 차수현은 이 기회를 틈타 사람들이 주의하지 않을 때, 마지막 혼심의 힘을 다해 옆에 놓여 있는 수술용 칼 한 자루를 덥석 잡고, 자신의 목을 겨누었다."온은수, 나는 수술하지 않겠어. 당신이 정말 나를 수술 시키려면 먼저 내 시체부터 수습해야 할 거야.”온은수는 차수현의 절실한 표정과 굳은 결심을 보았다. 평소의 그녀는 온순하고 신중했는데, 이 일로 차수현이 처음으로 그와 맞서고 있는 것
온은수는 수술실 입구에 앉아 있었는데, 안에서 차수현의 처량한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는 주먹을 세게 쥐었다.방금 싸맨 상처에서 또 가는 핏방울이 배어 나왔지만, 온은수는 마치 감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굳게 닫힌 수술실만 쳐다보고 있었다.1분 1초 시간이 지날때마다, 온은수는 그의 인내심도 점차 바닥나기 시작했다..낙태 수술이 이렇게 복잡해?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온은수는 일어나서 수술실 입구로 걸어갔다. 이때 의사의 난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떡하지? 이 환자의 경우 수술을 강행하면 출혈이 심할 수도 있어. 우리…… 그만두자."비록 온은수의 권세가 두려웠지만, 어쨌든 그들도 사람을 구하려고 의사가 된 사람들이었다. 한 여자를 강제로 유산시키는 일도 어려운데, 어쩌면 이 수술로 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심리적 부담이 컸다."하지만 온 대표 명령이 그렇게 강력한데, 우리한테 다른 선택권이 있어? 우리가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할 거야. 만약 이 여자가 죽으면 그건 이 여자의 운명인 거지. 그냥 해.”의사의 말을 들으면서, 온은수의 눈앞에 좀 전 차수현의 결연한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녀는 정말 목숨을 걸고 뱃속의 아이를 보호하고 있었다.그는 차수현이 깨어나 다시 한번 아이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완전히 미쳐버릴 것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차수현이 절망적인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것이 생각난 온은수는 짜증 난 마음으로 발을 들어 수술실 문을 세게 걷어찼다. 문이 꽝 하고 열렸다. 의사들이 모두 소스라치게 깜짝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당신들도 의사야? 환자의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다니, 수술 멈춰!"의사들은 서로 쳐다보았다. 이 수술은 온 대표가 꼭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어째서 지금 마치 자신들이 해야 한다고 한 것처럼 말하는 거지?그러나 이 수술을 억지로 계속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의사들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어쩔 수 없이 강요당하지 않았다면, 누가 이런 몸쓸 짓을
"아!" 차수현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힘껏 때리기 시작했다.왜 이렇게 됐지?그녀는 가까스로 자신을 설득하고 그 아이를 받아들였다. 그녀는 앞으로 그 아이를 데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망가져버렸다.그녀가 너무 무능했던 자기를 탓하고있다. 그녀는 조금전 아이를 지키고, 낳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이미 끝났다.밖에서 지키고 있던 의료진은 차수현의 비명을 듣고 재빨리 달려들어왔다. 그들은 감정이 격해져 자해하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서둘러 앞으로 나가 막으려 했다.그러나 차수현은 마치 새끼를 잃은 짐승처럼 완전히 미쳐있었다. 그녀는 손에 닿는 모든 것을 잡아 그들을 향해 집어 던졌다."이 금수만도 못한 놈들아, 꺼져, 꺼져!"차수현이 무언가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사람들은 앞으로 나가 설명하려 했지만, 차수현은 이미 아무 이성도 없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침대에서 일어나 그들과 필사적으로 싸우려고 했다.차수현의 심리가 너무 격동되어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의료진들은 먼저 차수현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온은수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온은수는 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가 차수현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남자는 담담하게 알았다고 한마디 했다.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온은수는 밤새 잠을 자지 못했다. 그 자신조차도 왜 차수현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끝까지 지우도록 하지 않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온은수는 그 일을 잊어버리고 싶었지만, 이미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잠시 고민하다가 온은수는 손에 든 서류를 내려놓고 차를 몰고 병원으로 갔다.병원에 도착하자 온은수는 차수현의 병실 입구에 몇 몇 사람이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보았다. 모두 밖에 서서 안의 상황을 쳐다보기만 할 뿐 전혀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온은수는 미간을 찌푸린 채 문을 열고 들어갔다.병실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온은수의 얼굴
어떤 일들은 일단 저지르면 그 결과가 아주 심각하다는 것을 차수현도 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녀의 이미 이성의 끈을 놓았고, 그녀는 단지 분노를 표출하고 표효하고 싶을 뿐이였다.그녀는 이 남자에게 굽실거리며 애원했지만, 돌아온 것은 그의 잔인함이었다.이렇게 된 이상, 그녀가 무엇을 위해 참고 양보하겠는가? 어차피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그녀는 더 이상 참고 싶지 않았다.온은수는 차수현이 그를 죽이려 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다만, 차수현이 너무 허약하기 때문에, 동작이 허약하고 힘이 없었기 때문에, 또 온은수가 여러 해 동안 호신술을 연마해왔기 때문에, 쉽게 그녀를 통제할 수 있었다.온은수가 힘껏 쥐고 비틀자 차수현의 손이 벌어졌고, 손에 든 물건이 떨어졌다. 그리고 그녀의 찢어진 손바닥에서 흘린 피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주위의 사람들이 그제야 움직였다. 차수현은 뜻밖에도 온은수를 죽이려고 했다. 모두 놀라서 숨을 죽였다.이 여자 죽고 싶어 환장했나?"차수현, 너 미쳤어!"온은수는 줄곧 하늘의 총아를 받았었다. 언제 여자가 그를 죽이려 한 적이 있었겠는가? 그는 고개를 숙여 차수현의 눈에 비친 원한과 혐오감을 보았다. 마음속의 불이 순식간에 점화되었다.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고 냉소했다. 만약 어떤 여자가 이런 일을 겪고도 모든 일의 원흉을 냉정하게 대할 수 있다면, 그 여자야말로 정말 미친 것이리라.그녀는 몇 번 발버둥을 쳤지만, 자신이 온은수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냉소를 흘렸다. "확실히, 나는 미쳤어요. 어차피 이렇게 되었으니,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해요. 죽이든 살리든 맘대로 해요. 어차피 당신 손에 이미 피를 묻혔으니, 나 하나 더한다고 겁낼 것도 없겠죠.”말을 마친 차수현이 자신을 죽이라는 듯 그의 앞에서 목을 길게 뺐다.겁 없이 지껄이는 차수현의 말을 듣고 온은수는 순간 정말 그녀의 목을 비틀어 끊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그러나 차수현의 붉어진 눈시울과
차수현은 기뻐하면서도 이상해서 물어 보았다. "그런데, 당신들이 강제로 수술을 하지 않았나요?"차수현은 자신이 의식을 잃기 전에 누군가가 이미 겸자를 들고 그녀의 몸속으로 넣을 준비를 했던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온 대표님께서 당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여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겁니다."의사의 설명을 들은 차수현의 표정이 복잡했다.확실히 당시 그 상황에서 온은수가 입을 열고 멈추지 않았다면 수술은 멈출 수 없었을 것이다.차수현은 온은수가 도대체 머릿속에서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에게 낙태를 강요한 것은 그였다. 지금 먼저 입을 열어 중단시킨 것도 그 사람이라고 한다......그러나 어쨌든 그녀의 아이는 지켜졌다. 원래 차수현의 마음속에 있던 온은수에 대한 원한이 적지 않게 사라졌다.그러나 좀 전에 그녀가 충동적으로 그를 죽이려고 했던 행동을 생각하고, 또 남자의 어두웠던 안색을 생각해 보면, 그는 이미 그녀에 대해 극도로 혐오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일 것이다.차수현은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자신과 아기의 미래가 어둡게만 느껴졌다. ……다음 며칠 동안 차수현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병원에서 요양했다. 온은수는 줄곧 오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두려움도 있었다.변덕스러운 온은수는 마치 그녀의 목을 겨누고 있는 검처럼 언제 어디서나 그녀와 그녀의 뱃속 아이의 생명을 가져갈 수 있었다.차수현은 병원의 화원에 앉아 이런 일들을 생각하며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끊임없이 한숨을 쉬었다.도망가려던 계획은 온은수에게 쉽게 간파되었고, 차수현도 감히 더는 모험을 하지 못했다. 다시 한번 시도했다가는 온은수가 직접 그녀를 제거할지도 모른다.이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차수현이 미래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몰라 고민하고 있을 때, 한 여자가 그녀의 앞에 와서 멈춰 섰다."차수현 씨?"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차수현은 고개를 들었다. 앞에는 곱게 화장을 한
유은비는 차수현을 붙잡고 자질구레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나누었다.차수현이 이미 그녀에 대해 경계심이 없어진 것 같다고 생각한 유은비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수현 씨, 방금 무슨 걱정이 있는 것 같던데, 은수 일 때문이에요? 하긴, 수현 씨 이제 겨우 스무 살 남짓한 딱 좋은 청춘인데, 혼수상태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는 은수를 따르는 것은 확실히 좀 힘들 것 같아요.”유은비의 말을 들은 차수현은 즉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유은비는 온은수의 형수로서 상식적으로 온은수의 상황을 모를 수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는 온은수가 이미 깨어난 사실을 모르는 것이 분명하다......온은수가 그녀에게 그가 이미 깨어난 일을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것을 생각하며 차수현은 마음속으로 비상벨을 크게 울렸다.설마, 온은수가 막으려는 것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의 가족인가?그러나 마음속으로 비록 이렇게 생각했지만, 차수현은 표현하지 않고 한숨만 쉬었다."확실히 이렇게 사는 건 너무 견디기 힘들어요.”유은비는 차수현이 확실히 불만이 있어 보여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수현 씨, 걱정하지 마세요. 남편과 내가 방법을 생각해 내서 수현 씨를 도울게요. 사실은 우리가 얼마 전에 출국한 것도 은수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기 위해서였어요. 지금 마침내 실마리가 잡혔는데, 혹시 수현 씨가 원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도울 거예요......"차수현은 이 말을 듣고 재빨리 감격하는 척했다."두 분 이렇게 마음을 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하지만, 이 일은 너무 중요한 일이라서, 제가 돌아가서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유은비는 차수현이 걸려들었다고 생각했지만, 급하게 재촉하지 않았다."그럼 돌아가서 잘 생각해 봐요."차수현은 거듭 감사한 마음을 표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멀리 간 것을 확인하고, 비로소 감추고 있던 유은비의 얼굴에서 온화했던 웃음기는 점차사라지며, 이내 업신여김과 경멸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일찍이 아버님이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