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말을 들은 두 남자는 즉시 싸움을 멈추었고, 은수는 믿을 수 없단 듯이 앞으로 돌진했다."무슨 일이지? 출혈이 심다니, 작은 수술 아니었어!”은서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날카로운 눈빛은 은수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만 같았다.“성공률이 100%인 수술은 없어요. 당신은 지금 수현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거라고요!”은수는 지금 아무 말도 귀에 들어가지 않았고 그저 급히 수술실로 들어가려 했다.몇 명의 간호사들은 이 상황을 보고 얼른 그를 막았다."대표님, 이 안은 무균 환경이라서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은수가 이렇게 들어가서 더욱 엄중한 후과를 초래할 가봐 몇 명의 경호원들은 우르르 몰려들어 그를 붙잡았다.은수는 억지로 수술실에서 끌려 나왔고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흩어지지 않을 정도로 짙은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그 강렬한 냄새는 마치 그녀의 온몸의 피가 흘러나온 것 같았다.은수는 힘이 풀린 채 바닥에 주저앉으며 눈빛은 점점 초점을 잃었다.은서는 그가 또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아갔다."이제 기분이 좋겠어요? 당신이 장악할 수 있는 건 엄청 많죠. 권력과 재산은 모두 당신의 손에 있었으니까. 그러나, 당신은 또 어떻게 생사를 장악할 수 있겠어요!?”“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녀는 죽지 않을 거야.”은수는 은서가 생사를 말하는 것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렸다.그는 수현한테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만약 그녀가 정말 죽었다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지금 이 남자는 마치 넋을 잃은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은서는 서서 은수를 내려다보았다. 줄곧 위세를 떨치던 이 남자는 지금 말이 안 될 정도로 취약한 면을 드러내고 있었다.그렇게 차갑게 은수를 쳐다보던 중, 뒤에 헐렁한 흰 가운을 입은 한 남자가 은서의 손짓을 보며 재빨리 수술실로 들어갔다.......그렇게 또 몇 시간이 흘러가며 은수는 수술실 밖에서 꼼짝도 하지 않
의사는 은수를 보며 유감스럽게 그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차수현 아가씨는, 그녀는 이미…...”은수는 멍하니 의사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는 한 글자 한 글자 똑똑히 들었지만 어떡해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잠시 후, 은수는 갑자기 분노한 사자처럼 의사의 멱살을 잡았다."이건 그녀가 아니야. 그녀일 리가 없어. 그녀는 죽지 않았다고!”의사는 은수의 핏빛으로 물든 눈빛을 보며 침통하게 설명했다."대표님, 진정하세요. 저희도 이런 상황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의사의 멱살을 잡고 있던 은수의 손은 힘을 너무 주어서 관절에서 삐걱삐걱 소리가 났다.의사는 이 상황을 보고 그가 기분이 좋지 않아서 자신을 어떻게 할까 봐 얼른 사람을 불러 은수를 자신에게서 떼어내려 했다.하지만 그 사람들이 은수를 채 닿기도 전에 그는 모든 사람을 뿌리쳤다.그는 비틀거리며 수술대로 달려가 떨리는 두 손으로 그 하얀 천을 들어 올렸다.그는 심지어 이 안에 있는 사람이 수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다.분명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그렇게 당당하게 자신과 맞서고 있었으니 어떻게 이렇게 쉽게 죽을 수 있겠는가?그러나 흰 천이 들어 올렸을 때 은수의 마지막 희망은 마침내 완전히 깨졌다.병상 위의 여자, 그리고 그 얼굴은 먼지가 돼서 날아가도 그는 알아볼 수 있었다.수현은 두 눈을 꼭 감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해진 채 병상에 누워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고통이 아닌 유난히 평온해 보였다.평소처럼 잠든 듯 조용하고 평화로운 모습이었다.은수는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그는 수현이 틀림없이 잠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는 손을 내밀어 수현의 코밑에 댔지만 그녀는 숨을 쉬지 않았다.그는 또 미친 듯이 그녀의 맥박과 심장을 만졌지만 좀처럼 뛰지 않았다.좀처럼.그녀는 이렇게 조용히 병상에 누워 아무런 생기가 없었다.은수는 저도 모르게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수
수현은 자신이 마치 깊은 바다에 빠진 것처럼 끊임없이 끌려가고 있다고 느꼈다.누군가는 죽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고 또 누군가는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시끄러운 목소리에 그녀는 안심하고 잘 수 없었다.수현은 문득 눈을 뜨며 자신이 아주 부드러운 큰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온몸이 가벼웠고 마치 조금의 무게도 없는 것 같았다.수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 곧 정신이 되돌아오며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발생한 일들을 떠올렸다.은수는 그녀를 강제로 수술실에 보내 유산 수술을 하게 했고 그녀는 그 남자가 자신과 같은 여자는 그의 아이를 낳을 자격이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남자의 예리한 칼처럼 사람을 아프게 하는 말과 그가 훌쩍 떠난 매정한 뒷모습을 생각하면, 수현은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그녀는 손을 내밀어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그녀의 아이는 이미 이 세상에 없겠지?그러나 수현은 조금의 통증도 느끼지 못했다.수현은 무언가를 깨달으며 사방을 둘러보았다.앞에 있는 모든 것은 낯설지만 인테리어가 무척 정교하고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어 절대로 일반적인 병원 인테리어가 아니었다.‘여긴 병원이 아니라 천국인가?’그녀는 이미 죽었다고?수현은 생각하다 더욱 슬퍼졌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와 함께 모두 죽었구나......그래도 나름 괜찮았다. 적어도 그녀의 아이는 외롭게 혼자 떠나지 않았으니까.하지만 수현은 자신의 엄마를 더 이상 돌볼 수 없었으니, 그녀는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아직 병상에 누워 계신 엄마는 자신이 죽었다는 고통을 감당할 수 있을까?여기까지 생각하니 수현은 가슴이 따끔거렸고 어느새 눈물을 흘렸다.이때 문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은서가 들어왔다. 그는 수현의 상황을 살펴보려던 참에 그녀가 깨어난 것을 발견하고 또 그녀가 울고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은 칼로 베인 것처럼 괴로웠다.은서는 손을 내밀어 수현의 눈의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었다."수현아, 이제 괜찮아, 넌 이미 고통에서 벗어났어!”수현은
그 남자가 생각하는 차수현은 단지 앙큼하고 염치를 모르는 여자일 뿐이었다.심지어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조차도 그는 혐오하고 싫어했으며 사람을 시켜 강제로 지우게 했다.그녀는 자신의 그 어떤 말도 믿지 않는 이런 남자를 위해 헛된 짓을 할 필요가 더 있겠는가.그곳은 그녀에게 좋은 추억 대신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상처만 남겼으니, 떠날 수 있는 것도 엄청 좋은 선택이었다.“난 당연히 떠나고 싶지만, 우리 엄마한테 먼저 물어봐야 해...... 우리 엄마 좀 볼 수 있을까?”수현은 자신의 엄마가 거의 반평생 살아온 고향을 떠나고 싶은지 몰랐고 그때 엄마가 자신이 은수에게 끌려가는 것을 봤으니 매우 걱정하고 있을 거 같아 안부 전화라도 하고 싶었다.은서는 즉시 대답했다."어머님은 아마 반대하지 않을 거야. 아니면 먼저 연락해 봐.”수현은 이 말을 듣고 줄곧 고개를 끄덕였다.은서는 휴대전화를 꺼내 혜정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혜정은 수현을 보고 순식간에 눈물을 흘렸다.수현이 끌려간 후 그녀가 엄청 걱정했다. 다행히 은서는 자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사람을 데려왔다.“수현아, 괜찮아?”“난 괜찮지. 엄마, 내 걱정은 하지 마." 수현도 코끝이 찡했다. 그녀는 정말 형편없는 딸이었다. 시시각각 자신의 엄마가 걱정하게 만들고 있었으니.“별일 없으면 됐다. 은서도 이미 일을 대충 나한테 말했어. 네가 그쪽에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한테 찍혔으니 우리도 가능한 한 빨리 떠나자. 더 이상 너에게 불리한 사람이 찾아오지 않도록!”혜정은 여러 해 동안 병상에 누워있었지만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자신의 딸이 국내에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듣고 주저하지 않고 은서의 제안에 동의했다.혜정은 귀염둥이 딸이 수현 하나뿐이었으니 그녀가 상처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했다.“알았어요, 엄마, 미안해요. 날 따라 외국에 가서 다시 시작했으니까요." 수현은 엄마의 말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그녀를 위해 혜정은 정말 너무나도 많은 것을
진정제를 맞은 은수는 병상에 누워 깊이 잠들었다.그러나 그는 평온하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온통 여러 가지 꿈들로 가득했다.그는 다시 그 수술실로 돌아갔고 다만 이번에는 밖에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안에서 냉담하게 방관했다.은수는 수현이 울면서 외치며 그들더러 아이를 지우지 말라고, 그녀의 아이를 다치게 하지 말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 절망적이고 비참했다.은수는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고 필사적으로 손을 내밀었다."하지 마, 모두 멈춰, 저리 꺼지라고!”그는 절망적으로 소리치며 그들을 막으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수술실 안의 사람들은 마치 차가운 기계처럼 아무런 감정도 없이 여전히 잔혹하게 수술하기 시작했다.은수는 그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는 그 사람들이 목이 터져라 우는 수현에게 마취제를 주사한 다음 또 차가운 메스를 그녀의 몸에 넣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리고 큰 수술실에서 짙은 피비린내가 났고 그는 수현이 누운 시트가 서서히 핏빛으로 물들어 가는 것을 보았다. 선명하면서도 눈이 부셨다.짙은 피 냄새로 은수는 호흡이 곤란해졌고 그는 심지어 지금 눈을 감고 있는 수현이 어떤 느낌일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는 지금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길 바랐지만 이 모든 것은 또한 그의 환상일 뿐이었다.그는 이렇게 제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고 시간은 무한히 길어져 아주 느렸다.은수는 멀리서 피가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았고 의사와 간호사들은 당황해하며 수술실의 기계들은 미친 듯이 귀를 찌르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혈압이 점차 낮아지고 심장박동도 천천히 느려지며 마지막에 심장박동의 파동을 상징하는 곡선은 일직선으로 되었다.삐익…...기계의 소리에 거의 마비된 은수는 정신을 차렸다. 그는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안 돼, 차수현, 죽지 마, 내 허락 없이 죽지 말라고!”그러나 그의 손이 수현의 몸에 닿는 순간 아예 그녀의 몸을 뚫고 지나갔고 그는 아무것도 닿지 않았으며 아무것도 붙잡을 수 없었다.은수는
은수는 원래 힘껏 발버둥 치고 있었지만 윤찬의 말에 바로 멈추었다.그는 눈을 깜박거리더니 바로 윤찬을 쳐다보았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런 말 함부로 하지 마.”윤찬은 은수가 이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처음 보았다. 줄곧 강대하기 그지없는 이 남자가 뜻밖에도 현실을 직면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니.그러나 그는 은수를 속일 수 없었다. 그러면 은수는 현실을 더욱 직면하고 싶지 않게 될 것이다.“차수현 씨는 이미 죽었습니다. 도련님께서 혼수상태에 빠진 3일 동안 시체는 이미 화장했습니다…...”윤찬은 고개를 돌리며 침통하게 입을 열었다.비록 수현의 태도에 대해 불만이 있었지만, 필경 함께 지냈고, 또 그녀는 살아있는 사람이었기에 윤찬도 수현이 이렇게 죽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그러나 시체가 화장되었을 때 윤찬도 있었다. 그는 그녀가 재가 되는 것을 직접 보았고 사람이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었다.“뭐라고? 그녀가…...?”은수는 그 말을 하지 못했고 마치 그가 인정하지 않으면 수현은 여전히 잘 살아 있는 것 같았다.“네, 유골은 이미 돌려보냈습니다. 어르신께서 말씀하시길 차수현 씨가 전에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어도 한때 온가네 일원이었기에 적어도 그녀의 유골은 고향으로 돌려보내며 잘 안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은수의 손은 윤찬의 옷에서 서서히 미끄러지며 그는 마침내 수현이 정말 죽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심지어 그는 그녀의 마지막까지 배웅하지 못했다.남자는 풀썩 주저앉아 넋을 잃은 채 앞을 바라보았다.은수는 갑자기 얼굴이 촉촉해지는 것을 느꼈고 볼을 만져보니 그제야 자신이 지금 울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20여 년을 살아오며 그는 무슨 일로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다. 그는 항상 울음은 약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그는 통제할 수없이 가슴이 찢어지며 고통스럽게 소리를 냈다.윤찬은 은수의 그 고통스러운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묵묵히 걸어나가며 은수가 스스로
어르신은 정신과 의사의 말을 전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도 다른 방법이 없었고 그저 의사들이 재빨리 방법을 생각해애서 은수를 치료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심리치료를 하든 기타 하든 모두 그에게 은수를 치료해 주어야 했다.그러나 그들이 어떻게 하든 은수는 여전히 자포자기하는 모습으로 그 누구도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그는 외계의 일에 대해 전혀 반응하려 하지 않았다.심리치료의 진행은 무척 어려워졌다.어르신은 은수가 점점 초췌해지는 것을 보고 진실을 말하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지만 가까스로 참았다.지금 보면 그 여자에 대한 은수의 감정은 너무나도 진지했다.만약 그에게 수현이 사실 죽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면, 그는 다시 찾아갈지도 모른다.그때 되면 또 얼마나 큰 소란이 생길지.어르신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불러 은수를 계속 간호하게 하면서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어르신은 곧 한 사람을 떠올렸다. 바로 은수의 친어머니인 임미자였다.여하튼 어머니라는 이 역할은 모든 사람을 달랠 수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은수는 어릴 때부터 모성애가 부족했으니 이는 그의 성격이 각별히 편집스러운 원인일 수도 있었다.어르신은 가망이 없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시도 한 번 해보려고 즉시 전화로 미자를 연락했다.전화 연결음을 들으며 줄곧 담담하던 어르신도 긴장하기 시작했고 핸드폰을 잡은 손은 자신도 모르게 땀을 흘렸다.한참 후 전화가 연결되었다.“온명수, 내가 당신한테 말했죠, 함부로 날 찾지 말라고.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고요.”여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어르신은 무척 씁쓸했다.“알아, 만약 별일 없다면 내가 어떻게 당신을 방해하겠어. 은수의 일이야, 지금 은수는 상태가 좋지 않아서 당신 그를 좀 보러 오면 안 될까?”“나는 그를 낳은 순간부터 이미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그는 단지 당신 혼자만의 아이였으니까요.”미자의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고 바로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예전의 일은 내가 잘못했지만, 은수는 죄가
아마도 은수가 너무 싫어서 그녀는 그의 꿈에 나타나는 것조차 싫었다.은수는 그렇게 생각하다 문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그러자 흰 가운을 입은 한 남자가 들어왔다.그는 문에 들어서자마자 다른 정신과 의사들처럼 먼저 은수와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고 바로 은수의 앞으로 가서 손을 흔들다 은수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남자는 교활하게 웃었다.그는 아무도 이곳을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손에 든 작은 분사병을 꺼내 특이한 냄새의 액체를 은수의 주위에 뿌렸다.잠시 후 남자는 수정 펜던트를 꺼내 은수의 눈앞에서 가볍게 흔들었다.요 며칠 은수에게 최면 요법을 시도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의 심리적 장벽이 너무 튼튼해서 줄곧 성공하지 못했다.그러나 이번에는 그 물약의 작용으로 은수는 자신도 모르게 그 펜던트를 보고 넋을 잃었다.은수의 주의를 끌자 남자는 서서히 입을 열었다."집중하면 당신이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을 거예요.”은수는 앞을 보며 그의 눈앞에는 수현의 그림자가 서서히 나타났고, 그의 단단한 마음도 마침내 살짝 움직이기 시작했다."수현아, 네가 돌아왔구나…...”환상 속에서 은수는 천천히 수현한테 다가가며 그녀를 힘껏 안았다.이번에 그녀는 사라지지 않고 고분고분 그의 품에 안기며 그가 자신을 꼭 안도록 내버려 두었다.은수의 얼굴에는 마침내 웃음이 떠올랐다.그는 단 한순간도 지금처럼 만족을 느끼지 못했고, 마치 전에 잃어버린 보물을 다시 찾으며 품에 안고 있는 것만 같았다.은수가 걸린 것을 보고 남자는 계속 그를 유도했다."맞아요, 그녀가 돌아왔어요, 하지만 그녀는 당신의 곁에 아주 짧은 시간만 머물 수 있어요.”말이 끝나자마자 은수가 안고 있던 “차수현”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은수는 바로 당황해지며 팔에 힘을 주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그는 가슴에 안고 있는 여자가 조금씩 희미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안 왜, 그녀는 떠나면 안 돼!”은수는 고통스럽게 고함을 질렀고 그 남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