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의 눈에 비친 공포와 두려움을 보며 은수의 웃음은 더욱 깊어졌다.그는 손을 뻗어 놀라서 창백하게 질린 여자의 뺨을 살며시 쓰다듬었다."내가 미쳤다고 말하고 싶겠지? 내 생각에도 그래, 난 이미 당신 때문에 미쳤으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 같이 미쳐버리자, 그 누구도 행복해질 생각하지 마.”말이 끝나자 은수는 시선을 돌렸고 차는 재빨리 달리기 시작했다.수현은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그녀는 앞을 바라보며 속으로 무척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수현이 끌려간 후 윤찬은 그 사람들더러 은서를 풀어주라고 했다.그들의 목적은 수현을 데려가기 위한 것일 뿐, 이렇게 큰 소란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었다.은서는 풀려난 뒤 윤찬의 멱살을 잡고 물었다."당신들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예요? 작은아버지는 대체 수현을 어디로 데려갔냐고요?”윤찬도 어쩔 수 없었다. 은수의 생각은 결코 쉽게 추측할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은서 도련님, 저도 대표님의 생각을 잘 모르지만, 지금은 더 이상 대표님을 화나게 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저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도 대표님께서 이토록 충동적인 모습을 오늘 처음 보았습니다.”은서는 힘없이 손을 놓았다.그리고 그의 머릿속에는 은수가 떠나기 전에 한 말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온은서, 넌 여전히 단순하기 짝이 없군.전에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 말을 수없이 그에게 해왔지만, 그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고 그저 평범한 의사가 되어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 주며 이런 시비와 혼란에서 멀리하고 싶었다.그러나 지금, 사랑하는 여자가 다시 한번 강제로 끌려가는 것을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는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큰 착각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비록 그는 이미 자신이 무능력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격차를 메울 수는 없었다.은서는 침대에 무릎을 꿇고 한 주먹 한 주먹 침대에 찧었다.윤찬은 그의 이런 모습을 보며 어떻게 그를 말려야 할지 몰라 한숨을 쉬고는 이곳을 떠
그러나 은수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차에서 내려왔고 수현 쪽의 차 문을 연 다음 그녀를 끌어내렸다.수현은 여전히 그를 피하며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그녀는 이 안에 들어가면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그러나 그녀가 피하자 은수는 더욱 초조해졌고 남자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수현을 끌고 병원으로 들어갔다.수현은 바로 수술실 입구로 끌려갔고, 은수는 그제야 그녀의 입에 넣은 넥타이를 꺼냈다.수현은 턱이 아팠지만 이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당, 당신 도대체 뭐 하려는 거예요? 왜 나를 여기에 데리고 왔죠? 당장 보내줘요!”은수는 손을 내밀어 수현의 이마 앞에 있는 잔머리를 정리했다."내가 여기에 뭐 하러 왔는지 한 번 맞춰봐.”남자의 시선은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며 수현의 아랫배에 멈추었다.수현은 몸서리를 치며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안 돼요, 그럴 순 없어요!”“그건 당신 마음대로 될 일이 아닐 텐데.”은수는 지금 두려움으로 창백해진 수현의 얼굴을 보면서 복수의 쾌감을 느꼈다.그가 병실에서 수현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을 팔아먹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이런 심정이었고, 지금 그녀는 마침내 이런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수현은 은수가 이런 표정을 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마치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것처럼 미친 것 같았다.그녀는 점점 더 공포를 느끼며 도망가려고 했지만, 은수는 그녀를 잡고 뒤에 있는 몇 명의 의료진에게 맡겼다.“유산 수술 진행해.”은수는 유창하게 a국어를 말하고 있었다.수현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들의 의도를 알고 있었다.그녀는 끊임없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No, please......" (아니요, 제발 그러지 마요.)그러나 그 사람들은 수현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고 바로 그녀를 수술실로 데리고 들어갔다.수술실에 들어서자 익숙하면서도 역겨운 냄새를 맡은 수현은 순간 구역질이 났다.지난번 수술대에서 강제로 유산을 당할 뻔했던 기억이 생생했다.의료진은 수현의
은수는 수현의 눈을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이 여자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자신이 그녀의 협박에 바로 수술을 그만둘 만큼 멍청하다고 여기나 보지?“안심해, 만약 내가 당신이 죽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할 거야.”은수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수현은 등골이 오싹했다.“만약 당신이 단식한다면, 난 당신이 평생 영양액을 달고 살 수 있게 할 수 있어. 두렵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해봐.”은수는 실눈을 뜨며 눈빛은 잔혹함을 띠었다.수현은 갑자기 눈앞에 있는 남자가 낯설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마치 은수의 이런 면을 진정으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아이를 죽이는 일을 이토록 과감하게 결정하다니.그의 말 한마디면 누군가를 살지 못하게 할 수 있었고 또 누군가는 죽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은수는 이 말을 남긴 뒤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수현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의외로 평온해졌다.손발이 묶여 있었으니 그녀는 아마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온은수, 만약 나중에 당신이 내 뱃속의 아이가 정말 당신의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당신은 오늘 스스로 그를 지운 것을 후회할까요?”남자는 발걸음을 멈추었고 수현의 말은 왠지 모르게 그의 분노를 일으켰다.그녀는 뱃속에 있는 이 아이를 위해서 정말 무슨 거짓말이라도 할 수 있었다.“만일은 없어. 설령 당신이 말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당신은 내 아이를 낳을 자격이 없어.”이렇게 차가운 말 한마디를 남긴 뒤 은수는 훌쩍 떠났다.수술실 문은 바로 닫혔다.수현은 그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런 대답을 얻은 그녀는 마땅히 울어야 하겠지만 수현은 뜻밖에도 웃었다.다만 이 웃음 속에는 절망이 있었고 그렇게 웃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그녀는 그의 마음속에서 이렇게 형편없는 여자였다니.그녀는 그의 아이를 낳을 자격이 없다고?수현은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고 옆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는 그녀의 감정이 점점 격해지는 것을 보고 마취제를 들고 걸어왔다.수현은 마취제의 주사가 점점 가까워지
수술실 입구에 서있던 은수는 안의 소리가 혼란부터 점차 조용해진 것을 들었다.그는 그 안의 화면을 상상할 수 있는 것만 같았다. 수술은 지금 착착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의 이런 상상은 전에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통쾌하지 못했고 오히려 가슴은 큰 바위에 눌린 듯 무척 답답했다.그렇게 시간은 1분 1초 흘러가며 1세기라도 지난 것 같았다.은수는 참지 못하고 품 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며 불을 붙이려 했지만 이곳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그가 천천히 담배 박스를 납작하게 눌렀을 때, 뒤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은수는 고개를 돌렸고 은서가 급히 달려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수현이 걱정돼서 은서는 어르신한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어르신은 더 이상 이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지만 은서가 자신의 목숨으로 그를 협박했기에 그도 결국 은서를 도울 수밖에 없었다.그는 수현의 위치를 얻은 후 곧바로 달려왔지만, 마음속의 불길한 예감은 갈수록 강렬해졌다.조바심이 났기 때문에 은서의 잘생기고 부드러운 얼굴에는 지금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수현이는요?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한 거죠?!”은수는 싸늘하게 웃으며 담배를 한쪽 쓰레기통에 버렸다."한 번 맞혀봐.”은서는 주먹을 꽉 쥐었고 즉시 수술실을 바라보며 인차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달았다."수현을 데리고 와서 유산 수술했어요?”은수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침묵으로 묵인했다.은서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수현이 이 아이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이 수술은 은수가 강제로 진행한 게 틀림없었다.이런 생명을 멸시하는 행위는 의사인 은서가 제일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수현이 그 아이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면서도 왜 이렇게 하는 건데요!”“나와 큰 소리로 말할 시간이 있다면 왜 그녀더러 네 아이를 품고 나한테 시집오게 만들었는지부터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만약 네가 조금의 책임감이라도 있었다면 일은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거야.”은서의 마음은 마치 무
의사의 말을 들은 두 남자는 즉시 싸움을 멈추었고, 은수는 믿을 수 없단 듯이 앞으로 돌진했다."무슨 일이지? 출혈이 심다니, 작은 수술 아니었어!”은서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날카로운 눈빛은 은수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만 같았다.“성공률이 100%인 수술은 없어요. 당신은 지금 수현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거라고요!”은수는 지금 아무 말도 귀에 들어가지 않았고 그저 급히 수술실로 들어가려 했다.몇 명의 간호사들은 이 상황을 보고 얼른 그를 막았다."대표님, 이 안은 무균 환경이라서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은수가 이렇게 들어가서 더욱 엄중한 후과를 초래할 가봐 몇 명의 경호원들은 우르르 몰려들어 그를 붙잡았다.은수는 억지로 수술실에서 끌려 나왔고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흩어지지 않을 정도로 짙은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그 강렬한 냄새는 마치 그녀의 온몸의 피가 흘러나온 것 같았다.은수는 힘이 풀린 채 바닥에 주저앉으며 눈빛은 점점 초점을 잃었다.은서는 그가 또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아갔다."이제 기분이 좋겠어요? 당신이 장악할 수 있는 건 엄청 많죠. 권력과 재산은 모두 당신의 손에 있었으니까. 그러나, 당신은 또 어떻게 생사를 장악할 수 있겠어요!?”“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녀는 죽지 않을 거야.”은수는 은서가 생사를 말하는 것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렸다.그는 수현한테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만약 그녀가 정말 죽었다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지금 이 남자는 마치 넋을 잃은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은서는 서서 은수를 내려다보았다. 줄곧 위세를 떨치던 이 남자는 지금 말이 안 될 정도로 취약한 면을 드러내고 있었다.그렇게 차갑게 은수를 쳐다보던 중, 뒤에 헐렁한 흰 가운을 입은 한 남자가 은서의 손짓을 보며 재빨리 수술실로 들어갔다.......그렇게 또 몇 시간이 흘러가며 은수는 수술실 밖에서 꼼짝도 하지 않
의사는 은수를 보며 유감스럽게 그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차수현 아가씨는, 그녀는 이미…...”은수는 멍하니 의사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는 한 글자 한 글자 똑똑히 들었지만 어떡해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잠시 후, 은수는 갑자기 분노한 사자처럼 의사의 멱살을 잡았다."이건 그녀가 아니야. 그녀일 리가 없어. 그녀는 죽지 않았다고!”의사는 은수의 핏빛으로 물든 눈빛을 보며 침통하게 설명했다."대표님, 진정하세요. 저희도 이런 상황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의사의 멱살을 잡고 있던 은수의 손은 힘을 너무 주어서 관절에서 삐걱삐걱 소리가 났다.의사는 이 상황을 보고 그가 기분이 좋지 않아서 자신을 어떻게 할까 봐 얼른 사람을 불러 은수를 자신에게서 떼어내려 했다.하지만 그 사람들이 은수를 채 닿기도 전에 그는 모든 사람을 뿌리쳤다.그는 비틀거리며 수술대로 달려가 떨리는 두 손으로 그 하얀 천을 들어 올렸다.그는 심지어 이 안에 있는 사람이 수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다.분명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그렇게 당당하게 자신과 맞서고 있었으니 어떻게 이렇게 쉽게 죽을 수 있겠는가?그러나 흰 천이 들어 올렸을 때 은수의 마지막 희망은 마침내 완전히 깨졌다.병상 위의 여자, 그리고 그 얼굴은 먼지가 돼서 날아가도 그는 알아볼 수 있었다.수현은 두 눈을 꼭 감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해진 채 병상에 누워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고통이 아닌 유난히 평온해 보였다.평소처럼 잠든 듯 조용하고 평화로운 모습이었다.은수는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그는 수현이 틀림없이 잠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는 손을 내밀어 수현의 코밑에 댔지만 그녀는 숨을 쉬지 않았다.그는 또 미친 듯이 그녀의 맥박과 심장을 만졌지만 좀처럼 뛰지 않았다.좀처럼.그녀는 이렇게 조용히 병상에 누워 아무런 생기가 없었다.은수는 저도 모르게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수
수현은 자신이 마치 깊은 바다에 빠진 것처럼 끊임없이 끌려가고 있다고 느꼈다.누군가는 죽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고 또 누군가는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시끄러운 목소리에 그녀는 안심하고 잘 수 없었다.수현은 문득 눈을 뜨며 자신이 아주 부드러운 큰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온몸이 가벼웠고 마치 조금의 무게도 없는 것 같았다.수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 곧 정신이 되돌아오며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발생한 일들을 떠올렸다.은수는 그녀를 강제로 수술실에 보내 유산 수술을 하게 했고 그녀는 그 남자가 자신과 같은 여자는 그의 아이를 낳을 자격이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남자의 예리한 칼처럼 사람을 아프게 하는 말과 그가 훌쩍 떠난 매정한 뒷모습을 생각하면, 수현은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그녀는 손을 내밀어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그녀의 아이는 이미 이 세상에 없겠지?그러나 수현은 조금의 통증도 느끼지 못했다.수현은 무언가를 깨달으며 사방을 둘러보았다.앞에 있는 모든 것은 낯설지만 인테리어가 무척 정교하고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어 절대로 일반적인 병원 인테리어가 아니었다.‘여긴 병원이 아니라 천국인가?’그녀는 이미 죽었다고?수현은 생각하다 더욱 슬퍼졌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와 함께 모두 죽었구나......그래도 나름 괜찮았다. 적어도 그녀의 아이는 외롭게 혼자 떠나지 않았으니까.하지만 수현은 자신의 엄마를 더 이상 돌볼 수 없었으니, 그녀는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아직 병상에 누워 계신 엄마는 자신이 죽었다는 고통을 감당할 수 있을까?여기까지 생각하니 수현은 가슴이 따끔거렸고 어느새 눈물을 흘렸다.이때 문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은서가 들어왔다. 그는 수현의 상황을 살펴보려던 참에 그녀가 깨어난 것을 발견하고 또 그녀가 울고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은 칼로 베인 것처럼 괴로웠다.은서는 손을 내밀어 수현의 눈의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었다."수현아, 이제 괜찮아, 넌 이미 고통에서 벗어났어!”수현은
그 남자가 생각하는 차수현은 단지 앙큼하고 염치를 모르는 여자일 뿐이었다.심지어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조차도 그는 혐오하고 싫어했으며 사람을 시켜 강제로 지우게 했다.그녀는 자신의 그 어떤 말도 믿지 않는 이런 남자를 위해 헛된 짓을 할 필요가 더 있겠는가.그곳은 그녀에게 좋은 추억 대신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상처만 남겼으니, 떠날 수 있는 것도 엄청 좋은 선택이었다.“난 당연히 떠나고 싶지만, 우리 엄마한테 먼저 물어봐야 해...... 우리 엄마 좀 볼 수 있을까?”수현은 자신의 엄마가 거의 반평생 살아온 고향을 떠나고 싶은지 몰랐고 그때 엄마가 자신이 은수에게 끌려가는 것을 봤으니 매우 걱정하고 있을 거 같아 안부 전화라도 하고 싶었다.은서는 즉시 대답했다."어머님은 아마 반대하지 않을 거야. 아니면 먼저 연락해 봐.”수현은 이 말을 듣고 줄곧 고개를 끄덕였다.은서는 휴대전화를 꺼내 혜정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혜정은 수현을 보고 순식간에 눈물을 흘렸다.수현이 끌려간 후 그녀가 엄청 걱정했다. 다행히 은서는 자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사람을 데려왔다.“수현아, 괜찮아?”“난 괜찮지. 엄마, 내 걱정은 하지 마." 수현도 코끝이 찡했다. 그녀는 정말 형편없는 딸이었다. 시시각각 자신의 엄마가 걱정하게 만들고 있었으니.“별일 없으면 됐다. 은서도 이미 일을 대충 나한테 말했어. 네가 그쪽에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한테 찍혔으니 우리도 가능한 한 빨리 떠나자. 더 이상 너에게 불리한 사람이 찾아오지 않도록!”혜정은 여러 해 동안 병상에 누워있었지만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자신의 딸이 국내에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듣고 주저하지 않고 은서의 제안에 동의했다.혜정은 귀염둥이 딸이 수현 하나뿐이었으니 그녀가 상처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했다.“알았어요, 엄마, 미안해요. 날 따라 외국에 가서 다시 시작했으니까요." 수현은 엄마의 말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그녀를 위해 혜정은 정말 너무나도 많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