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은수가 얘기를 다 끝내자, 차수현도 상황을 알아차렸고, 문득 등골이 오싹해졌다.뜻밖에도 이렇게 악독하고 무서운 사람이 어두운 곳에 숨어 그녀를 해치려고 하다니…….그리고 그 사람은 심지어 그녀의 모든 것을 감시하며, 자신의 혐의를 깨끗이 털어버리기 위해 엔젤라에게 뒤집어씌울 수 있었다. 이것은 정말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그럼…… 그럼 난 어떻게 해야 돼죠?” 차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그리고 유담과 유민이, 우리 엄마는요? 그 사람이 여러 번 실패한 이상, 그들에게 손을 대지 않을까요?”“안심해. 내가 다 사람을 배치하여 보호하고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아무튼 짧은 시간 내에 그 사람은 손을 대지 않을 거야. 당신이 그동안 겪은 사고가 너무 많았기에 그는 이렇게 어리석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거야.”“그럼 어떻게 그를 잡을 수 있을까요? 정말 무서워요. 마치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가 날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요. 검 한 자루가 내 목에 걸려 있는 것 같다니까요.”온은수는 차수현의 약간 창백한 얼굴을 보았다. 평소에 줄곧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여자가 지금 마침내 무기력한 표정을 지었다니. 이 숨어있는 사람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압박을 조성했는지 그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온은수는 마음이 아팠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이 책상 위에 놓은 손을 잡았다. 닿자마자 그는 그녀의 피부가 차가운 것을 느꼈고, 온은수는 자신의 체온으로 차수현을 따뜻하게 하려고 힘을 약간 조였다.차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손을 빼려 했지만 온은수는 힘을 줘서 그녀가 빼지 못하게 했다.“수현아, 이 일은 급해하면 안 돼. 그 사람이 이렇게 많은 일을 설계해서 당신을 겨냥했으니, 우리에게 약점을 잡히지 않도록 매우 조심할 거야. 우리가 약점을 잡지 못하더라도, 넌 두려워하지 마. 난 반드시 그를 잡아내서 너에게 순조로운 생활을 돌려줄 거야.”차수현은 이 말을 듣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옆에 있던 온은수의 수하는 이 장면을
차수현은 호기심으로 매우 신기해 보이는 이 일련의 동작을 바라보았고, 온은수는 손가락으로 재빨리 컴퓨터에서 코드와 지령을 두드렸다.“당신의 핸드폰에 바이러스가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 만약 있다면 모든 전화가 도청되고 있다는 거야.”온은수가 냉정하게 말하자 차수현은 조용해지며 온은수가 컴퓨터를 보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러나 차수현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해 잘 모르기에 그 부호와 코드가 무엇을 대표하는지도 전혀 몰랐다. 다만 온은수의 이런 모습은 정말 이른바 해커의 기세가 좀 있는 것 같았다. 아무튼…… 나름 눈길을 끌었다.그러나 차수현은 잠시 보았을 뿐 시선을 돌렸다. 그렇지 않았다면 온은수는 틀림없이 자신을 난감하게 만들 말을 했을 것이다. 그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반했냐고?그러나 이번에 차수현은 너무 많이 생각했다. 온은수는 지금 이미 손에 든 프로그램에 몰두했으니 비록 많은 기성 소프트웨어를 검사를 할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해 그는 여전히 자신이 스스로 검사했다.대략 10여 분이 지난 후, 온은수는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가락이 마침내 멈추었다. 남자는 위의 검사 결과를 바라보았다.“음, 당신의 휴대폰은 도청에 관한 바이러스가 없어.”차수현은 휴대전화를 가져왔는데, 온은수가 이 결과에 대해 기뻐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미간을 찌푸리고 긴장하는 것을 보았다.“도청을 당하지 않은 것은 좋은 일 아닌가요? 왜 당신은…… 기뻐하지 않는 것 같죠?”“만약 당신의 휴대폰이 도청되었다면, 그 일은 좀 더 쉬웠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의 도청 설비가 당신 곁에 숨겨져 있고, 아마도 당신의 집 구석구석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지 않겠는가?”차수현은 한바탕 몸서리를 쳤다. 자신이 집에 있으면서 원래 느긋하고 편안함을 즐겨야 하는데 결국 자신의 모든 말, 모든 동작이 다른 사람의 눈에 들어가 자세히 연구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구역질이 났다.“그럼 어떡해요?”“도청하려면 반드시 그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야 해. 그래서 반드시 전자 파동이
온은수는 상자를 차수현에게 건네주며 열어보라고 표시했다.차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열었는데 그 안에는 작은 탐측기가 있었다. 대략 손바닥만한 탐측기는 앞부분에 탐측하는 장치가 있었고, 바로 이것으로 탐측하는 것 같았다.“이것이 바로 당신이 말한 그 물건이에요?” 차수현은 온은수를 바라보았고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이건 스위치야. 이것은 켜고 방 여기저기를 탐지해봐. 전자파를 발사하는 장치가 있으면 이 표시등이 깜박거릴 거야. 가까이 다가갈수록 깜박거리는 빈도도 빨라질 거고.”온은수는 차수현에게 사용법을 간단히 설명해주고 또 손수 가르쳐주었다.차수현은 시험해보았다. 사실 이 물건의 디자인은 아주 정교했는데 적어도 사용하기에 아주 복잡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차수현도 사용방법을 장악했다.“그럼 내가 돌아가서 시도해 볼게요.” 차수현은 안절부절못하다가 얼른 집에 가서 탐측을 하려고 했다.“응,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함부러 움직이지마. 당신은 그에게 연락해서 그로 하여금 내게 연락하게 해도 돼.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도록 말이야.”온은수는 또 자세히 당부했고 차수현은 모두 일일이 승낙하고서야 떠났다.……차수현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와 손에 든 탐측기를 보고 눈빛은 한결 확고해졌다. 누구든 그녀의 생활을 파괴하고, 그녀와 그녀의 가족을 다치게 하고 싶다면, 그녀는 이렇게 쉽게 그 사람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차수현은 집에서 수색을 하다가 어머니에게 들키지 않도록 먼저 전화를 걸어 자신이 갈비를 먹고 싶다고 했다.온혜정은 듣자마자 바로 장을 보러 나갔다. 차수현은 평소에 요구를 거의 제기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딸이 먹고 싶다고 말한 이상, 그녀도 자연히 만족할 것이다.차수현의 차는 집과 상대적으로 먼 곳에 세워져 있었는데, 여기에서 출입상황을 관찰할 수 있었다. 온혜정이 떠난 것을 보고 그녀는 그제야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차에서 내린 후, 차수현은 탐측기를 옷 속에 집어넣었고, 그 후 전에 온은수가 가르쳐 준
차수현은 화가 나면서도 다급했다. 그러나 다행히 이 물건은 소리만 전송할 수 있었고, 카메라가 아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 일가족은 모두 모르고 있을 때, 남에 의해 철저하게 훔쳐봤을지도 모른다.차수현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묵묵히 걸어나갔다. 비록 이런 물건들을 뜯을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종이와 펜으로 구체적인 위치를 그려냈다. 온은수가 괜찮다고 하기만 하면 그녀는 즉시 손을 쓸 수 있었다.잠시 후, 차수현은 냉정해졌다. 이제 화내기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했다.이 도청기는 그녀의 집안 구석구석에 놓여 있었고, 게다가 매우 은밀한 위치여서 충분한 시간이 없다면 이렇게 안치할 수 없었다.그러나 차수현은 자신의 가족이 모두 매우 조심스럽고, 의심스러운 사람을 초청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비록 전에 집에 전기제품이 고장나 수리하러 온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시종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었기에 수리일군에게 여기저기 돌아다닐 기회를 주지 않았다.게다가 평소에 차수현은 외출이 드물어 집에 시종 혼자 남아있었지만 다른 누군가가 방에 잠입한 기억이 없었다.그럼 이 물건들은 도대체 언제 안치한 것일까?차수현은 눈살을 찌푸렸고, 머릿속에서 왠지 모르게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은설.이 집에서 유일한 외부인은 바로 그녀였다. 그녀는 비록 손님이라고 하지만, 차수현은 그녀에게 이곳을 자신의 집으로 여기라고 했고, 그래서, 그녀는 모든 방을 드나들 수 있었다. 그럼 그녀가 이 기회를 틈타 천천히 이것들을 안치하는 시간이 있는 것 같았다.차수현은 생각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어떻게 이은설을 의심할 수 있을까? 이은설은 두 아이의 생명의 은인이었고, 자신에게 이런 일을 할 이유가 없었다.차수현은 자신을 속으로 욕했다. 어떻게 함부로 자신에게 은혜가 있는 사람을 이렇게 의심할 수 있겠는가. 정말 너무 했다.그런데 이은설이 아니면 또 누가 이런 일을…….차수현은 한동안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그래
마침 생각하던 참에 이은설은 서류를 가지고 들어왔다.“대표님, 사인해야 할 서류입니다.”온은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거기 놔둬요.”이은설은 걸어가서 서류를 한쪽에 놓았고, 또 겸사겸사 온은수를 도와 그의 책상 위의 어지러운 서류를 정리했다.온은수는 가만히 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전에 말한 그 연회 말인데, 준비됐나요?”“어제 옷을 사러 가려고 했지만 일이 좀 생겨서…….”이은설은 안절부절못하며 입을 열었다. 온은수가 실망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요? 괜찮아요, 연회 시작하기 전에 내가 이은설 씨 데리고 가서 한 벌 사면 돼죠.”이은설은 멈칫했다. 온은수가 뜻밖에도 그녀를 이렇게 대할 줄이야. 이것은 전의 연설도 누리지 못했던 행복이었다. 그녀는 무척 기뻐했지만, 입으로는 겸손하게 말했다.“그럼 대표님의 시간을 낭비하는 거 아닌가요? 나 혼자 시간을 내서 가면 돼요.”“그럴 리가요, 내가 가도 시간이 별로 안 걸려요.” 온은수는 담담하게 말했고, 이은설은 이 말을 듣고도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온은수의 사무실을 떠났다.영문도 모른 채 온은수에게 관심을 받으니 이은설은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차수현의 집에 돌아왔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찬란한 웃음이 나타났다.차수현은 그녀가 이렇게 웃는 것을 보고 좀 궁금했다. 평소에 이은설은 얼굴에 감정을 이렇게 선명하게 드러낸 적이 거의 없었다. 도대체 얼마나 좋은 일이 있었길래 그녀가 이렇게 기쁜 것일까?생각하다 차수현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은설 씨, 기분이 좋은 것 같은데, 무슨 좋은 일이 생긴 거예요?”이은설은 이 말을 듣고 차수현을 바라보았다. 만약 차수현이 온은수가 직접 그녀를 데리고 옷을 사러 가는 이런 친밀한 일을 한다는 것을 안다면, 아마 화가 나서 죽고 싶겠지?전에 온은수는 차수현만 데리고 이런 자리에 나갔다. 차수현은 입으로는 개의치 않는다고 해도 그녀의 마음은 정말 조금의 파문도 일지 않을까?
차수현은 온은수의 마음을 좀 헤아릴 수 없었다. 필경 그가 며칠 전에 그녀를 찾아와 진심으로 그녀를 도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여전히 눈에 선했다.아마도, 남자는 다 똑같은 것일까? 동시에 많은 여자에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니?차수현은 고개를 저으며 이런 일들을 생각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미소를 지었다.“그럼 그날 반드시 잘 표현해야 해요. 이 기회 놓치지 말고요. 참, 전에 옷을 사러 갔다가 결국 못 샀잖아요. 괜찮겠어요?”“괜찮아요, 대표님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하셨어요. 나도 계속 수현 씨를 부르는 게 미안해서요. 결국 그런 일이 생겼잖아요.” 이은설은 무심코 온은수가 그녀를 데리고 옷을 사러 나갈 것이라는 정보를 흘렸다.차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대답한 다음 방으로 돌아왔다.이은설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일으켰다. 온은수에게 접근하는 계획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앞으로 차수현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며칠 후연회의 참가할 날이 되자, 온은수는 앞서 말한바와 같이 직접 이은설을 데리고 최고급의 한 개인 맞춤 예복의 작업실로 가서 그쪽 사람들에게 그녀에게 가장 적합한 옷과 화장을 해달라고 했다.이은설은 그 어떤 절차도 전혀 모르는 척하며 무엇이든 온은수에게 물어봤다. 그녀는 남자들이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단순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그들은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온은수도 매우 너그럽고 자상한 모습을 보였다. 이은설의 여러 가지 걱정을 모두 인내심 있게 해결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직접 그녀를 위해 몇 벌의 예복을 골랐다.이은설도 이제 다 됐다고 느꼈다. 비록 단순한 척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과분하게 나온다면 온은수도 싫어할 것 같아 순순히 옷을 입어 보았다.피팅룸에 들어가자, 두 사람이 그녀를 도왔다. 그 두 여자는 젊었고, 또 각종 연애 소설과 드라마에 빠져들 때였다. 그래서 돈도 많고 멋있는 남자가 한 여자에게 이렇게 잘해주면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두
두 사람은 온은수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모두 마음이 찔렸는데, 온은수가 그녀들을 책망하려는 줄 알고 전전긍긍하여 누구도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대표님, 저…… 저희는 고의가 아니었습니다.”“그건 내가 상관할 바 아니고, 내 질문에 대답해. 그 상처는 어떻게 생겼지?”온은수는 짜증을 내며 차갑게 추궁했다.남자의 강대한 카리스마는 두 소녀를 겁에 질리게 했고, 감히 반항하지도 못하고, 서둘러 자신이 본 것을 모두 말했다.“그러니까, 이 자리에 봉합된 흔적이 있는 긴 상처가 있는데, 아마 수술로 의해 생긴 상처 같았습니다.” 여자는 자신의 몸에 그 상처를 겨누며 한 마디 잘못 하면 앞에 있는 무서운 남자를 화나게 할까 봐 조심스럽게 말했다.온은수의 눈빛은 즉시 날카로워졌다. 이 부위에 있는 상처라면, 그녀는 연설이 아니면 또 누구겠는가?전에 온은수는 은근히 이은설이 그에게 알 수 없는 익숙함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그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지금 뜻밖에도 우연의 일치로 이렇게 유력한 증거를 찾았으니, 그는 자연히 경각심을 가져야 했다.“됐어, 이 일은 밖으로 말하지 말고, 내가 너희들에게 물었다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고, 알겠어?”온은수는 정신을 차리고 두 여자애를 바라보았다. 그 두 사람은 이미 놀라서 어안이 벙벙했고, 온은수의 말을 감히 반박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도망쳤다.온은수의 눈빛은 더욱 깊어졌다. 이은설과 연설이 같은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상, 그는 더 이상 그녀와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전에 연설이 수술을 할 때, 병원은 그녀의 혈액 견본을 보존했는데, 만약 이은설의 혈액이나 모발로 dna 검사를 하면 진상을 알 수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오히려 평온해져서 무표정하게 이은설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기를 기다렸다.이은설은 피팅룸에서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마침내 가장 좋아하는 예복을 골라 입은 다음 천천히 나갔다.“대표님, 이건 어때요?”
이은설은 이를 느끼며 아파서 눈썹을 찡그렸지만 온은수는 이미 핑계를 생각해놓았다.“미안해요, 내가 좀 서툴러서, 많이 아팠어요?”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잠겨서 이은설의 귓가를 맴돌았고, 그녀의 뺨은 어느새 빨개졌다.“아…… 아니요.”이은설은 수줍게 말하며 자신의 심장이 이미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녀는 정말 이 남자를 좋아했고,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느꼈다.“그럼 천천히 할게요.” 온은수는 태연하게 그 머리카락 몇 가닥을 손아귀에 넣으면서 티아라를 대충 이은설의 머리에 씌웠다.“됐어요, 거울 한 번 봐요.” 온은수는 다 한 후, 이은설을 따돌렸고, 이은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바로 거울 앞으로 가서 보았다.거울 속의 자신은 빛이 났다. 머리 위의 티아라는 빛나는 다이아몬드로 정성껏 만들어졌고, 가장 중심적인 위치는 매우 둥글고 가치가 만만치 않은 핑크색 진주가 있었다. 그 진주는 강렬한 빛을 뿜어내는 다이아몬드를 부드럽게 만들며, 고급스러울 뿐만 아니라, 너무 튀어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인기를 빼앗지 않았다.온은수의 안목은 너무 좋았다…….이은설은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넋을 잃었다.온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에 조용히 밖으로 나가 밀봉된 작은 주머니를 달라고 했다. 그리고 방금 뽑은 머리카락을 넣은 다음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넣었다.이 모든 것을 다 한 후, 온은수는 아무 일도 없는 척하고 다시 이은설이 옷을 입어본 곳으로 돌아갔다.“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제 가요.”이은설은 고개를 끄덕이며 온은수의 뒤를 따라 남자의 조수석에 앉았고, 바로 연회장으로 갔다.비록 온은수는 지금 당장 DNA 검사를 하고 싶지만, 이은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짜증이 났지만 가능한 한 인내심을 갖고 이은설과 함께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이렇게 시간은 1분 1초 흘러갔고, 연회는 마침내 끝나갔다.이때 이은설은 이미 취했는데, 여전히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생각해 보니 취한 척하는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