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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며칠 동안 이곳에 머물렀지만 할머니의 자식들이 찾아오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굳이 묻지 않았다. 오히려 할머니는 나와 진정우를 자신의 자식처럼 여기고 계신 것 같았다.

저녁에 잠들기 전 안리영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제 돌아올 거냐고 묻기에 나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작은 동네에 있는 동안 정말 행복했으니까.

부모님이 떠난 후로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휴가를 더 연장해서 이곳이 지겨워질 때까지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너 혹시 그 군인 오빠를 놓치기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안리영이 장난스럽게 묻자 진정우와 몇 번의 짧은 만남 속에서 느낀 미묘한 설렘이 떠올랐다.

“놓치기 싫다기보다는... 그 사람이랑 있을 때 심장이 활기차게 띠는 느낌이야.”

“좋네, 우리 조 비서님의 회복력도 꽤 괜찮은데?”

안리영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잠시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그러자 안리영도 잠깐 침묵하더니 물었다.

“강유형 그 나쁜 놈, 아직도 연락이 없어? 카톡도 하나 안 보냈어?”

나는 입술을 핥으며 조용히 대답했다.

“.....응, 없어.”

안리영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 인간은 네가 평생 자기를 못 떠날 거라고 확신하는 거야.”

나는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창밖의 달빛을 바라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이번에는 강유형한테 보여줄 거야.”

안리영과 통화를 하며 잠들었고 다시 깨어났을 때는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이었다. 전화는 끊어져 있었고 안리영이 남긴 메시지가 하나 있었다.

[이 세상에 누구도 누구 없이 살 수 없는 건 아니야.]

그렇다. 나는 강유형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거다. 며칠 동안 잘 먹고 잘 지냈으니까.

나는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고 다시 자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휴대폰에서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이 새벽에 누가 메시지를 보낸 걸까? 눈을 뜨고 화면을 확인하자 순간 멍해졌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강유형이었다.

[이제 그만하고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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