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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오후 세 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짐도 풀지 않고 바로 놀이공원으로 향했다.

이소희도 그곳에 있었고 나를 보자마자 달려와서 나를 꼭 껴안았다.

“언니, 드디어 돌아오셨네요.”

나는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일단 나랑 몇 군데만 가서 확인해 봐요.”

어젯밤은 거의 한숨도 못 잤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공사나 조명업체를 의심하고는 있지만 그들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건 큰 프로젝트였으니까.

만약 그들 탓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면 돈을 벌기는커녕 큰 손해를 볼 게 뻔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다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현장에 가서 직접 확인해야 했다.

조명을 켰다 껐다 하며, 설계도와 비교해 가며 문제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일을 멈출 수 있었다.

“지원 언니, 언니 이번 주는 완전 몰아서 일하는 거네요.”

지친 이소희가 나를 놀리듯 말했다.

정말로 일주일이나 지나버린 걸까? 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나는 이소희와 함께 회사로 가서 밤새 우리가 찾아낸 문제들을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다음 날 시공사와 조명업체에 연락해 논의하고 강유형에게 보고할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강유형은 이미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고, 무척 화가 나 있었다고 이소희가 전해주었다. 그녀는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결국에는 둘 다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유형은 나에 대한 감정은 별로 좋지 않지만, 일에서는 철저히 공과 사를 구분하며 매우 엄격한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벌을 받더라도 해야 할 일은 완벽히 해내야지.”

나도 나름의 원칙이 있었다.

우리는 새벽 6시까지 일을 했고 결국 이소희는 지쳐 책상 위에 엎드려 잠들었다. 나도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왔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졸리지 않았다. 간단히 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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