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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그건...”

차설아는 순간 멈칫했지만 금세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하하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그럴 리가? 당신처럼 순결한 남자는 내가 아껴줘도 모자란 데 어떻게 싫어할 수가 있겠어?”

“진짜야?”

성도윤은 엄숙한 태도로 그녀에게 물으며 확실한 대답을 얻으려 했다.

그의 표정에서 그가 정말로 이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혹은 차설아의 기분을 아주 중요시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의 엄숙함에 차설아도 더는 장난으로 여기지 않으려 노력했고 차분함을 되찾은 후 그녀는 고양이를 어루만지듯 남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아주 완벽히 잘하고 있어. 경험은 비록 적지만 이론은 빠삭하잖아? 그리고 매번 진심이잖아. 바람기 많은 다른 남자들하고는 비교도 안 돼. 나 정말 안 싫어.”

쯧쯧, 순정남은 역시 좋네. 깨끗하고 혼자 반성까지 척척하니.

문제가 있으면 남을 탓하는 게 아니라 우선 본인이 잘못한 게 아닌가 반성한다는 자체가 이미 많은 평범한 남자들보다 나았다.

차설아는 순간 ‘게 탔네?’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걱정 마, 이런 일은 여러 번 하다 보면 자연스레 느는 거지. 자신감을 가져! 이미 다른 남자들보다 많이 나은걸?”

그녀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으며 성도윤을 타일렀다.

“다른 남자들?”

하지만 성도윤의 목소리는 순간 차갑기 그지없게 변했는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가여운 강아지 같은 꼴이던 그는 금세 어둠 속의 악마처럼 주변을 삼켜버릴 것 같은 아우라를 풍겼다.

그는 손가락으로 차설아의 턱을 받쳐 올리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당신 뜻은 아주 많은 남자를 거쳤다는 말이야?”

차설아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으니 그녀도 성도윤의 화를 돋우는 것을 개의치 않고 정색하여 손가락을 접으며 말했다.

“먼저 세어볼게. 하나, 둘, 셋...”

“...”

성도윤의 얼굴에는 눈에 띄게 어두운 빛이 어렸다.

차설아는 한 손가락으로 다 셀 수 없자 다시 태연하게 다른 손가락을 펼쳤다.

“여섯,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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