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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그러면 둘이 짜고서 날 속이는 거냐?”

똑똑한 성주환은 단번에 두 사람의 속내를 알아채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걸 알고 내 한을 풀어주기 위해 이놈과 짜고 연극을 하려는 거지?”

“아,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설아야, 내가 널 모르겠어? 늘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네가 이런 선택을 한 건 전혀 이상하지 않아. 전에도 말했다시피, 할아버지는 꿈에서라도 네가 내 손자와 잘되기를 바라고 있어. 하지만 네가 이놈을 진심으로 용서한 전제하에 다시 사랑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재결합했으면 좋겠어...”

성주환은 입이 닳도록 설득한 후 기세 넘치게 말했다.

“내 눈을 보고 말하거라. 정말 도윤이를 이미 용서하고 다시 사랑하는 거야?”

“저... 할아버지...”

차설아는 성주환의 강렬한 카리스마에 주눅이 들었고 성도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 도윤 씨에게 물어보세요. 도윤 씨가 모든 걸 알고 있어요.”

“안 믿으실 줄 알고 제가 만단의 준비를 해왔죠.”

성도윤은 침착하게 말하더니 바지 주머니에서 혼인 신고서를 꺼내 오만스럽게 말했다.

“저희가 방금 받은 혼인 신고서예요. 만약 연기라면 이렇게까지 진지할 필요 없겠죠?”

“어디 봐봐!”

소영금은 눈이 반짝이더니 혼인 신고서를 빼앗아 찬찬히 보았다. 그리고 감격에 겨워 성명원의 품에 안겨 흐느꼈다.

“흑흑, 여보. 죽기 전에 우리 철없는 아들이 이렇게 장한 일을 한 걸 보게 되네요.너무 흐뭇해요.”

성명원도 믿기지 않아 혼인 신고서에 박힌 사진과 도장을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진지하게 말했다.

“진짜인 것 같아요. 가짜라면 도장이 이렇게 선명하지 않을 거예요.”

“어디 한 번 봐봐.”

성주환은 희끗희끗한 눈썹을 찡그리고 돋보기를 쓰고 찬찬히 뜯어보기 시작했다.

큼지막했던 거실은 갑자기 조용해졌고, 마치 실험실처럼 그들의 숨소리만 들렸다.

오랜 시간 후, 성주환의 엄숙하고 냉철하던 표정은 마침내 약간 온화해지더니 옅은 미소로부터 점점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좋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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