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수의 득의양양했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 마치 머리 위에 찬물을 맞은 것 같았고 방금 전 마음속에 불타오른 한 가닥의 희망이 눈 깜짝할 사이에 무자비하게 꺼져버린 것 같았다!“자, 이제 연회를 시작합시다.”임아린이 분부하자 사람은 각자 자리로 돌아갔고 분위기는 다시금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오늘은 임아린의 생일이었다. 하지만 떠들썩한 분위기를 틈타 적지 않은 회사 임원들과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술을 권하고 축하 인사를 보내 임아린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했다.술 대신 차를 마시려던 임아린은 사람들의 설득과 더불어 기분이 좋았던 탓에 와인을 아주 조금 입에 댔다.하지만 술을 권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얼마 지나지 않자 와인의 도수가 낮았음에도 그녀의 얼굴은 발그레해졌고 술기운이 올라왔다.임아린 외에 진명도 같은 처지였다.방금 전 오진수를 짓누른 기세에 다들 깜짝 놀랐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에게 위신을 세웠다.그리고 그는 원래 이번 연회의 주인공이었다. 임아린이 그를 큰 사람으로 키우려 한다는 걸 눈치챈 적지 않은 현명한 사람들도 하나 둘 그에게 술을 권하며 친하게 지내고 싶어 했다.다행히 주량이 괜찮았던 그는 겨우 대처할 수 있었다.오진수는 회사의 이인자답게 마음을 잘 다스렸다.그는 곧 마음을 가다듬고는 다시 시크하고 자신감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 진명에 대한 원한은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다.이 모든 것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축하연이 끝난 후였다.주량이 높지 않았던 임아린은 볼이 발그레했고 이미 조금 취한 것 같았다.그 모습을 본 오진수는 마음이 움직였다. 곧 자신의 기회가 왔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신사적인 표정을 지었다.“아린 씨,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집에 데려다줄까요?”임아린은 약간 어지러운 머리를 매만지고 있었고 여전히 우아했다.“괜찮아요, 진명 씨가 절 데려다주면 되니까 그럴 필요 없어요...”“그건...”미소로 가득했던 오진수의 얼굴은 굳어졌고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줄곧 진명이 한희정의
진명은 임아린을 부축하여 방으로 돌아왔다.임아린의 방에 들어간 건 그도 처음이었다. 내부의 장식 디자인은 산뜻하고 편안했으며 침대와 캐비닛에 적지 않은 귀여운 털 인형들이 놓여있었다.방 안이 어찌나 깔끔하고 깨끗했던지 공기 중에 독특한 향기마저 풍기는 듯 마음속을 파고들었다.진명은 조심스럽게 임아린을 부축하여 침대에 눕혔다.와인의 술기운이 적지 않았다. 방금 돌아오는 길에 바람을 맞은 임아린은 어지러워 취기가 돌았다.그녀의 두 뺨은 붉게 물들어있었고 아름다운 눈이 이전의 차갑고 고귀한 모습과는 다르게 말할 수 없이 예쁘고 매혹적이었다.너무 예뻐!술에 취한 임아린은 더욱 아름답고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진명은 가슴이 두근거렸고 두 눈은 임아린의 아름다운 미모에 잠시 멍해졌다.“목이 너무 말라, 나 물 마시고 싶어...”임아린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제가 가서 물을 따라줄게요.”진명은 꿈에서 깨어난 듯 부랴부랴 물을 따라왔다.그는 임아린을 반쯤 안은 채 임아린의 입가에 물을 건네 임아린에게 물을 마시게 했다.물을 다 마시자 진명은 손을 놓고 임아린을 다시 눕혔다.“아린 씨, 푹 쉬세요. 전 이만 갈게요.”진명은 아쉬운 듯 임아린을 한 번 쳐다보고는 몸을 돌려 돌아갈 준비를 했다.“진명아, 가지 마...”임아린은 손을 들어 진명의 팔을 잡았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진명은 발을 헛디뎠다. 게다가 방금 전 술을 많이 마신 탓에 비틀거리던 그는 침대 위로 그만 넘어지고 말았고 임아린의 몸을 무겁게 눌렀다.찌릿!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고 감전된 것 마냥 한 줄기의 전류가 밀려들었다.그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주위의 공기마저 굳어버린 듯했다!“진명아, 너... 너 너무 무거워...”임아린은 신음 소리를 내며 숨을 내쉬었다.그 요염한 목소리는 천상의 목소리 같았고 사람을 매혹시켰다. 진명은 그녀의 목소리에 심취되어 가슴이 두근거렸다.필경 혈기왕성한 남자인 그가 어찌 이런 유혹을 이겨낼 수 있겠는가. 두 눈은 임아린의 부드럽고 매혹
진명은 자신의 따귀를 있는 힘껏 내리쳤다.정해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용기를 내고 정정당당하게 임아린을 쫓아다니고 그녀의 사랑을 받고 싶었다.그러나 지금, 임아린이 술에 취한 틈을 타고 그녀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임아린에 대한 모욕이기 때문이다!다음날 임아린이 술을 깨면 자신은 영원히 임아린을 잃고 말 것이다.임아린의 차가운 눈길을 견딜 자신이 없었다!“아린아, 미안해...”진명은 표정을 찡그리며 임아린의 품에 있는 팔을 빼내려고 했다.그러나 임아린은 진명의 팔을 더욱 꼭 끌어안고 놓지 않았다.“진명아, 가지 마..”“오늘 진짜 기분이 좋아. 조금만 더 같이 있어줘...”임아린의 촉촉한 눈동자가 진명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동안 너무 외로웠던 탓에, 혹은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았던 이유도 있었을까. 그녀는 아직도 축하파티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집으로 도착했는지도 몰랐다.“휴.... 그래.”진명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진명은 의자를 끌고 와 침대 한편에 가만히 앉아 그녀를 쳐다보았다.임아린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진명의 팔을 끌어안고 잠에 들었다.진명은 잠이 든 임아린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꼈다.시간이 얼마 지났을까.진명은 그대로 잠이 들었다.......다음날 아침.따스한 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와 임아린의 침대를 비췄다.“악!”깜짝 놀란 목소리가 방에 울려 퍼졌다.먼저 잠에서 깨여난 임아린이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진명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비명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진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물었다.“아린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너.... 네가 왜 내 방에 있어?”임아린이 빨개진 얼굴로 진명을 노려보며 물었다.“나는 또 무슨 일이라고. 깜짝 놀랐잖아.”진명은 한숨을 쉬고 어젯밤의 자초지종에 대해 설명했다.“어제저녁 내가 너를 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네가 내 팔을 잡고 놓지를
임아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음 그래. 나 먼저 갈게.”진명은 예의상 자신의 할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저택을 벗어난 진명은 저택 뒤에 있는 산으로 향했다.취영진을 설치한 이후로 취영진의 작용으로 매일 두세 시간의 수련을 하면 충분했다.최근에 진명은 저녁에 잠을 자고 아침 네 다섯시에 일어나 뒷산으로 수련을 간다. 잠도 충분히 잘 수 있고 수련을 하기에도 시간이 충분했다.진안에 도착한 진명은 양반다리를 하고 품에서 유리 비취 옥 패를 꺼내고 진법을 시작했다.수련을 한 지 한 시간이 흘렀다.진법 주위에 있는 영기가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며 소용돌이를 만들고 진명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몸에 오한을 느낀 진명은 눈을 번쩍 떴다. 그의 눈빛에서 한줄기 빛이 언뜻 비쳤다.“드디어 한계를 돌파했어!”진명은 아이처럼 기뻐했다.몇 날 며칠의 힘든 수련 끝에 드디어 마지막 경기에 도달했다!아주 작은 등급만 올렸지만 진명은 마치 몸에 분수가 터져 나오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몸이 받는 변화는 아주 컸다.힘과 속도 면에서 체내에 축적된 영기가 마음껏 도약했다!지금 전표와 같은 무림 고수를 만난다면 한방으로 상대방을 때려눕힐 수 있을 것 같았다.“꾸준하게 수련만 한다면 먼 훗날, 강성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람이 되어 임아린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될 거야!”진명은 처음 느껴보는 두근 거림과 자신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예전의 진명은 자신이 임아린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임아린만 지켜주겠다고 맹세했지만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그러나 어제저녁, 임아린과의 스킨십으로 그의 마음속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그는 드디어 용기를 내고 임아린을 쫓아다녀보기로 했다. 실패를 하더라도 미련이 남지 않게 온 힘을 다해 그녀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단지 생각뿐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경지에 이르기 전에는 임아린의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주기로 했다. 함부로 그녀에게 고백을 하거나 자신의 마음을 나타내지 않기로 했다.자신은 이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해요!”오진수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진실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어제 연회에서 있은 일을 모두 두 눈으로 직접 보았어요.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도현이 물었다.“눈에 보이는 것 만이 사실이 아니에요!”“저는 한희정이 중간에서 꾸민 일인 것 같아요!”오진수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한희정과 무슨 연관이 있어요?”도현은 감히 잡히지 않아 반문했다.“당연히 연관이 있어요!”“생각해 보세요, 한희정이 진명의 여자친구라면 그를 도와주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한희정의 말을 모두 믿으면 안 돼요!”오진수가 자신의 주장을 앞세웠다.“그러니까, 제왕 구슬 목걸이가 가짜라는 말씀이네요?”“모든 일을 한희정이 혼자 꾸몄다고요?”도현은 그제야 오진수의 말을 이해했다.“목걸이도 가짜가 분명해요!”“한대가의 이름을 빌린 거죠. 한희정은 자신의 할아버지 이름으로 함부로 장난을 치면 안 됐어요. 제 생각에 그 목걸이는 한대가의 솜씨일 거예요!”“그러나 진짜 제왕 구슬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고급 목걸이가 아니라 값싼 비취 일 수도 있어요!”“진명과 서 씨 가문의 사이는 참으로 당황스럽네요!”“한희정이 우리의 계획을 눈치채고 진명과 손을 잡고 연기를 한 거예요. 서 씨 가문으 핑계로 우리를 놀림거리로 생각했어요.”“그뿐이에요!”오진수의 눈빛에서 한 줄기 빛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그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 되어 그들의 속임수를 눈치챈 사람 같았다.“맞아요. 그럴 수도 있겠어요!”오진수의 말을 곰곰이 되새긴 도현은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진명 그 새끼는 임 대표의 생일이 어제인지조차 몰랐을 거예요. 우연히 선물을 준비해서 임 대표에게 건넸다. 이상하지 않아요?”오진수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수상하네요!”도현이 머리를 끄덕거렸다.“제 생각에는 선물도 한희정이 미리 준비했을거에요. 일부러 진명을 시켜 임 대표에게 건네고 임 대표의 환심을 사려는
오진수의 눈에 강력한 살기가 여렸다.어제저녁 연회가 열린 이후, 그는 임아린이 진명을 크게 키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진명은 연회에서 임아린의 마음에 쏙 들었다. 진명의 미래가 기대되었다!진명이 회사에서 힘을 키우면 자신의 자리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다.그는 절대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두어서는 안됐다.진명이 회사에서 자신의 사람들을 만들기 전에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오 부대표님, 진명 이 자식을 빨리 회사에서 쫓아내고 싶었어요. 그의 뒤에 한희정이 있어 쫓아내기 쉽지 않네요!”“좋은 방법이 있을까요?”도현은 지난번 내기로 인해 진명을 무서워했다. 그는 모든 희망을 오진수에게 걸었다.“방법이 하나 있어요!”“진명이 Z 그룹 과의 계약을 따내서 임 대표가 많이 기뻐하고 있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명이 총괄하여 진행하고 Z 그룹에서 필요한 물건들도 모두 진명이 직접 관리하고 서명하는 거예요!”“임 대표가 그에게 더 많은 권력을 줄수록, 그의 책임감도 더 커지는 거예요!”“우리가 물건에 조금씩 손을 대고 문제가 생기면 그는 반드시 잘릴 거예요!”오진수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좋은 생각이에요! 그렇게 합시다!”“오 부대표님, 저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진명 그 자식을 회사에서 쫓아낼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어요!”도현이 자신의 야망을 드러냈다.두 사람의 합이 참 잘 맞았다!......대표 비서 사무실.한희정은 서류를 진명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진명 씨, 여기에 회사 상품에 관한 자료에요. 임 대표님이 가져다주라고 하셨어요.”“회사를 위해 Z 그룹과의 계약을 성사시켜 큰 공을 세웠으니 임 대표님께서 계약에 관한 일들을 모두 진명 씨에게 맡기겠다고 했어요.”“저는 진명 씨의 두 팔이 되어 드릴게요.”“앞으로 진명 씨가 바로 이 프로젝트의 최종 책임자예요. Z 그룹에 필요한 물건과 계약은 임 대표에게 보고만 하시면 돼요.”한희정은 간단한 설명을 붙였다.그녀는 임 대표가 회사에서 제일 중요
한참 후.진명이 드디어 자료를 모두 정독하고 서류를 책상 위에 놓았다.“한희정 씨. 자료를 모두 읽어 보았어요. 이제 공장에 가보아요.”“네.”한희정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두 사람은 함께 사무실을 벗어났다.사무실을 벗어난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주차장이었다.한희정이 자신의 차에 타려고 할 때, 그는 목석처럼 굳어있는 진명을 돌아보았다. 그는 차에 타려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진명 씨, 거기서 뭐해요? 빨리 차에 타세요.”한희정이 진명을 재촉하며 말했다.“아니에요. 저는 저의 스쿠터를 탈게요!”진명의 곁에 세워둔 자신의 스쿠터를 가리키며 말했다.“지금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 차가 편할 거예요. 왜 꼭 스쿠터를 타야 돼요?”한희정은 진명이 답답했다.“왜 이러는 것 같아요?”“중간에 버림받기 싫어요!”진명은 한희정을 노려보며 말했다.“아니.....”한희정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그제야 지난번 자신이 진명을 길에 버려둔 것이 생각났다.“고의가 아니에요...”“걱정하지 말아요. 중간에 버리고 가는 일이 없을 거예요.”한희정은 변명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한희정 씨의 말을 믿지 않을 거예요!”“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예요!”진명은 한희정의 눈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한희정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다.자신의 생사를 위해 조심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그.... 그러세요.”“멀지도 않은데 운전을 하나 스쿠터를 타나 상관은 없을 거예요.”“열심히 스쿠터 타고 가보죠.”한희정은 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진명은 스쿠터의 뒤에 한희정을 태우고 두 사람은 함께 회사를 빠져나왔다.신호등.끽!진명의 급정거에 그의 등 뒤로 물컹한 촉감이 전해졌다.엄청... 크다!진명의 심장이 당장이라도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한희정의 몸매가 좋은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부드럽고 탄력 있는 몸을 소유하고 있을 줄 몰랐다. 임아린과 전혀 뒤처지지 않는
공장의 사무실 안.진명과 한희정 두 사람은 정장을 입은 조금 뚱뚱한 중년의 남자 공장장인 황재식을 만났다.황재식은 공장 이쪽에서 생산하고 출품과 품질 검사 등의 업무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회사 내에서 고위 인사인 지방 장관이었다.다만 진명과 한희정은 본사로부터 시찰을 온 사람이었고 Z 그룹과의 협력을 관할하는 책임자들이기도 했다.특히 한희정 그녀는 본사에서 앞 서열을 차지하는 실력파 인물이었다.황재식은 그런 그녀와 진명의 앞에서 감히 큰 소리를 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한 보좌관님, 진 비서님, 제가 두 분을 모시고 작업장으로 안내를 해드리지요.”황재식은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괜찮습니다.”“황 공장장님, 저와 진 비서님은 그저 구경하러 온 것입니다. 제품들의 상황을 알아보려고 온 것이에요.”“공무가 바쁜 신 것 같아 보이니 직접 저희들에게 작업장으로 안내를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아무에게나 저희들의 안내를 맡기셔도 될 것 같아요.”한희정은 살짝 미소를 보였다.“네... 그러죠.”황재식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작업장의 생산을 관리하는 주임에게 곧바로 연락을 취했다.주임이라고 불리는 곽진기는 나이가 대략 삼십 대 후반으로 보였다. 수수한 외모에 살짝 검게 그을린 듯 한 피부를 지닌 그는 업무 경력과 능력이 아주 많은 사람으로 보였다.“한 보좌관님, 진 비서님, 이 분은 작업장의 주임인 곽진기라고 합니다.”“곽진기 씨, 이 두 분은 본사에서 내려오신 한 보좌관님과 진 비서님이에요. 저 대신 두 분에게 작업장의 안내를 부탁드려요.”황재식은 간단하게 업무를 내렸다.“곽 주임님, 그럼 잘 부탁드려요.”진명이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진 비서님,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그럼 두 분 저를 따라오세요.”곽진기는 아주 공손하게 말을 건낸 뒤 진명과 한희정을 데리고 작업장으로 갔다.화장품 작업장으로 들어가는 조건은 비교적 엄격했다. 보통은 먼지가 없는 작업복과 작업 모자 그리고 장갑, 마스크 등을 착용해야 한다.진명은 난생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