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요?”수잔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당기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자신감 넘치는 것 같으니 전 좋은 소식을 기다릴게요. 절대 날 실망하게 하지 마요.”“당연하죠.”오청연은 자신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두 여자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텔레파시가 통한 듯 대화를 멈추고 잔을 들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어떤 일들은 몰래 진행해야 하는 법이니 말이다....임재민이 퇴원하는 날 한차례 소동이 벌어진 뒤, 유나의 삶은 한결 평온해졌다. 심지어 임재민의 팬들이 그녀의 SNS를 팔로우하기도 했다.
유나가 임재민과의 결혼을 승낙하자 임재민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아예 다음 날 매니저에게 SNS에 프러포즈 성공 소식을 발표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유나의 SNS 계정을 멘션했다.유나도 임재민의 이런 행위를 묵인했다.그 소식이 전해지자 겨우 세 시간 사이에 그들의 소식이 실검 1위에 등극했다.임재민과 유나의 SNS 계정은 팬들의 댓글들이 잔뜩 달렸다. 항의하거나, 유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축복하는 글들이 훨씬 더 많았다. 임재민이 유나를 좋아하는 건 다들 알고 있던 사실이었기 때문이다.TV
“엄마, 나 좀 걱정돼요...”유나는 오른손을 배 위에 올려놓으며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엄마에게 말했다. 그녀는 오늘 아침부터 자꾸만 걱정이 됐다. 초음파 검사가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이라도 날까 봐 걱정되었다.그녀는 지금 임재민 집에서 살면서 잘 먹고 잘 잤다. 그래서 예전보다 살이 좀 올랐다. 이송혜가 유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이송혜와 임태결은 두 사람을 결혼시키기로 마음먹었고 임재민도 유나를 한결같이 좋아했기 때문에 이송혜는 자신의 미래 며느리가 될 유나를 받아들이려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유나의
의사는 큰 짐을 내려놓은 사람처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유나의 엄마에게 말했다.“임산부는 지금 임신 5개월 차입니다. 다행히도 제때 수술실로 실려 왔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아이를 지키지 못했을 거고 앞으로 임산부의 몸에 많은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다행히 지금은 괜찮아요. 하지만 수술이 끝난 뒤에는 안정을 취해야 해요. 절대 감정 기복이 심하면 안 돼요. 좋기는 항상 유쾌한 기분을 유지해야 해요.”“네, 네.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유나의 엄마는 유나가 무사하다는 소리를 듣자 그제야 안도했다.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했고 의사는 유서혜의 상처를 살핀 뒤 그녀에게 말했다.“조심성이 없으시네요. 이 정도면 골절이 심한 편이에요. 적어도 4, 5달은 지나야 움직일 수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조심해야 해요. 너무 무거운 건 들면 안 돼요. 지금 젊은이들은 대체 왜 이런지... 간호사에게 얘기해서 석고붕대로 고정할 거예요. 일단 입원해서 며칠 동안 관찰해야 해요.”유서혜는 흠칫했다. 그녀는 심준호가 그 얘기를 듣고 미안해할까 봐 걱정되어 의사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부주의로 촬영할 때 팔을 다치게 된 거예요.
그곳에서 그녀는 다시 한번 주가영을 만났다. 주가영은 저번에 만났을 때보다 더 초췌해져 있었다. 하지만 손윤서를 본 그녀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드디어 왔네요. 절 언제 구해줄 거예요?”주가영은 기대 가득한 얼굴로 손윤서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녀는 손윤서를 유일한 지푸라기로 생각했다. 그녀는 이 빌어먹을 곳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뭐가 그리 급해요?”손윤서는 덤덤히 웃으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가방 안에서 열쇠 하나를 꺼내 몰래 주가영의 손에 쥐어줬다.“오늘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에 당직
손윤서는 그녀가 탈옥하게 도와주기까지 했으니 못 할 짓이 없을 터였다.주가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래요, 다 얘기할게요. 하지만 앞으로 당신은 날 도와 이곳을 벗어나게 해줘야 해요. 난 더는 해성시에 있고 싶지 않아요. 난 해외로 뜰 거예요. 안전한 곳으로 갈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알고 싶은 모든 걸 알아낸 뒤 날 다시 감옥으로 보낼 수도 있잖아요?”‘나랑 딜하자는 거야?’손윤서는 본능적으로 실눈을 떴으나 천천히 찡그렸던 미간을 풀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주가영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그래요
“무슨 일이에요?”최성운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임창원은 그의 유능한 조수였기에 웬만한 일이 아니면 절대 이런 때 최성운에게 연락할 일이 없었다.임창원의 초조한 목소리가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왔다.“대표님, 큰일입니다. 오늘 사람을 시켜 감옥에 있는 주가영 씨 근황을 알아보라고 했는데 주가영 씨가 감옥에 없다고 합니다. 아마 탈옥한 것 같습니다!”“뭐라고요?”최성운은 단번에 미간을 찡그렸다. 그의 목소리를 들어 보니 몹시 화가 난 것 같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서정원과 시선을 주고받았고 이내 자신의 감정을 갈무리한 뒤 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