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온 것을 보고 왕 아주머니는 이내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대표님, 오셨어요?”“네.” 최성운은 담담하게 대답했고 잠시 머뭇거리던 왕 아주머니가 입을 열었다.“정원 씨 봤어요? 금방 나갔는데.”‘역시 정원 씨가 왔다 간 거였어!’최성운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어디로 갔어요?”왕 아주머니는 고개를 저으며 서정원이 남기고 간 열쇠를 최성운한테 건네주었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원 씨가 짐을 다 챙겨서 나갔거든요. 그리고 이 열쇠를 대표님한테 전해주라고 했어요.”‘정원 씨가 짐을 챙겨서 나갔다고? 그건 다
“그래.”손윤서는 냉큼 고개를 끄덕이고는 운전 기사한테 말했다.“저 앞에 차 따라가요.” “네, 아가씨.”운전기사는 공손하게 대답한 뒤 심준호의 차를 뒤따라가기 시작했다.손윤서와 백유란은 심준호의 차를 따라 청담 빌리지에 도착했다. 심준호는 트렁크에서 짐을 내려 서정원을 데리고 청담 빌리지의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나란히 오피스텔 현관문을 들어서는 것을 보고 백유란은 분노와 질투를 감추지 못한 채 분통을 터뜨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서정원, 뻔뻔한 년. 감히 심준호 씨의 집으로 들어가는 거야!”옆에 있던 손윤
“정원 씨, 편하게 말해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도울게요.” 임창원은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말했다. “그게 말이에요. 병원에 가서 할아버지를 좀 뵙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서정원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그건...”임창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어르신께서 아직 의식이 돌아오시지 않아서 정원 씨가 어르신을 뵈러 가도 사실 큰 의미는 없어요.”그의 말에 서정원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그걸 눈치챈 임창원은 재빨리 말을 이어갔다. “차라리 저희랑 함
서정원은 발버둥 치려 했지만 두 손이 그에게 꽉 붙잡혀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그의 엄청난 힘에 그녀의 가녀린 손목은 부러질 듯 했고 그는 거칠게 그녀의 입술을 파고들었다. 원래 최성운은 서정원한테 벌을 줄 생각이었지만 그녀의 달콤한 입술에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늘 그렇듯이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입술을 탐하고 있었다. 지난날 그녀와 함께했던 달콤한 순간들이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높은 상공에서 그녀는 그를 꼭 껴안으며 단호하게 말했었다.“성운 씨, 지금 당신한테 답을 줄게요. 내 대답은 Y
서정원은 팔짱을 낀 채 차가운 눈빛으로 주가영의 연기를 지켜보았고 저도 모르게 비웃음을 지었다. 솔직히 말해서 서정원은 조금 의외였다. 그녀는 최성운이 오랫동안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던 시아가 이런 여우 같은 여자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예전에 나보고 시아를 닮았다고 했었는데. 도대체 내가 저런 여자와 뭐가 닮았다는 건지?’주가영은 여전히 최성운 앞에서 가련한 척하며 눈물을 보였다.“성운 오빠, 나 많이 아파요!”최성운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서정원을 쳐다보았다.“정원 씨, 왜 시아를 밀친 거예요?”‘내가
“왜요?” 서정원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것 좀 봐봐요. 인터넷에 정원 씨 기사로 도배되었어요. 이번에는 정원 씨와 심준호 씨를 모함하고 있네요. 파파라치들 진짜 너무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이런 기사를 다 쓸 수가 있는 거죠?”유나는 핸드폰을 서정원한테 건네주며 벌컥 화를 냈고 서정원은 고개를 숙이고 유나의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심준호가 그녀를 여기로 데리고 온 그날 찍힌 사진이었고 심준호가 그녀의 가방을 든 채 한 손으로 그녀를 부축하여 차에서 내리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었다. 사진으로만 보면 두 사람의 모습은
“됐어, 그 여자 얘기 그만해.”최성운은 차갑게 주가영의 말을 끊어버렸다. “그래요, 오빠가 싫다면 그만할게요.” 주가영은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었고 이내 그녀는 바닥에 흩어져 있는 유리 조각들을 쳐다보며 다정하게 말했다.“성운 오빠, 내가 정리해 줄게요.” “그럴 필요 없어. 청소 도우미가 나중에 정리할 거야.”최성운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가 할게요. 오빠가 조심하지 않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내 마음이 아플 거예요.” 주가영은 고집을 꺾지 않고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유리 조각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우연이요?”서정원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래요. 생각해 봐요. 시아가 언제 나타났어요?”고개를 끄덕이던 유나는 입술을 깨물며 되물었다. “나랑 최성운 씨의 약혼식 당일이에요.”그녀는 기억을 되짚어 보며 대답했다. “그럼 그 전에는요? 그전에는 시아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나요? 연예 기사들 보니까 그 시아라는 여자 파라 바에서 노래하던 여자라고 하던데, 예명은 안젤라라고 했어요.”“맞아요. 재민이 생일 때 파라 바에서 그녀를 본 적이 있어요.”그제야 유나의 말뜻을 알아차린 서정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