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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작가: 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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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청우의 행방은 아마 홍시 일행이 알 수 있겠지만 추적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리도 큰 사건이 벌어졌으니, 분명 진성에 머물며 대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여묵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돌아온 것은 그들에게 연왕부와 회왕부를 감시하게 하기 위함이오. 비록 그들이 당분간 함부로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이 무기들의 제조와 운반에는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었을 것이고 지하 감옥이 아직 차지 않았으니, 아마 여전히 무언가를 진행 중일 것이오. 장공주부가 무너진 후, 연왕이나 회왕이 이 일을 떠맡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우선 그들을 감시하시오."

"알겠습니다. 제가 만자에게 전하겠습니다."

사여묵은 씻기 위해 하인에게 뜨거운 물을 준비하게 했다.

환복하고 나니 반시정도는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염 선생은 그가 돌아온 것을 알고 사건에 대해 물어보려 했으나, 사여묵이 곧 다시 대리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와 함께 대리사로 향할 생각이었다.

염 선생은 왕부의 장사로서 대리사 소속은 아니었으나, 왕의 곁에서 조언을 제공할 수 있었다.

왕비 또한 관직을 맡았으니, 왕부는 자연스레 노 집사와 양 마마에게 넘어갔다. 다행히도 최근 심청화 선생이 왕부에 머물고 있었기에, 많은 일에 있어 자문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여묵은 긴 의자에 누웠다. 그는 눈을 감자마자 곧바로 잠이 들었는데, 이는 피곤해서라기보다는 사건이 끝나기 전까지 제대로 된 휴식은 사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장에서 언제든 잠을 잘 수 있는 능력을 익혔고, 몸을 즉시 이완시키며 회복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반 시진이 지나 사여묵이 깨어났을 때, 염 선생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송석석은 그에게 관복을 입혀 주며, 그의 흐트러진 머리도 빠르게 정리해 주었다.

"양 마마가 다과를 준비했습니다. 가져가서 배가 고프면 몇 개씩 드세요."

"알겠소."

사여묵은 미지근한 물로 입을 헹구고 나서야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이제 떠나야겠소. 아마 내일도 함께 식사를 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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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만자는 연신 감탄했다. “어머 어머, 대감께서는 어디로 가시려는 건지요? 소녀도 데려가 주시겠습니까?”송석석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응징하며 말했다. “마침, 잘 왔어. 너 없으면 안 될 일이 하나 있어.”시만자는 몸을 낮추며 장난스럽게 말하자 송석석이 아니꼽게 흘겼다.“대감께서 명하시면 소녀는 그저 따르겠습니다.”“제대로 안 할래? 한 대 더 맞아야 정신 차릴 거야?”하지만 시만자는 손수건을 휘두르며 여전히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대감, 너무 거칠게 구시옵니다.”송석석은 그녀의 어깨를 잡아 번쩍 들어 올려 넘겼으나, 시만자는 몸을 돌려 두 발로 가볍게 착지했다. 그러고는 뒤로 물러나면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잡히지 않지, 잡히지 않아.”그 모습에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영씨가 말했다. “시 아가씨는 정말 재미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태비마마께서 예뻐하시는 것 같습니다.”“그야 태비마마께서 석석이보다는 절 더 좋아하시니깐요.” 시만자는 태비마마 흉내를 내며 도도한 표정을 짓자, 송석석이 다시 한번 흘겼다.“나 곧 나가야 본론을 들어갈게.”그제야 시만자는 몸가짐을 가다듬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송 대감과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하니 모두 나가거라.”모두가 떠나자, 송석석은 한 바퀴 돌며 미소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나 어때?”“역시 잘난 척하려는 것이로군. 아주 입이 귀에 걸렸네? 옜다! 멋있어! 아주 관직이 체질이군. 기품이 넘쳐.”송석석은 구리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나도 참 낯선 기분이야.”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시만자는 흥분한 듯 발을 구르며 말했다. “석석아, 너 정말 대단해! 여인이 관직에 오르다니, 넌 매산의 영광이야!”송석석은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나도 이 자리에 오를 줄은 몰랐어. 어제 임명장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별 감흥이 없었는데 막상 관복을 입으니, 책임감이 들고 어깨가 좀 무거워진 것 같아.”그녀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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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만자는 즉시 대답했다. “알겠어. 홍작과 함께 가서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송석석은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자리에 앉혔다. “또 한 가지가 있어. 미리 말해 줄테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거야.”“갑자기 엄숙하게 군다고? 겁주는 거야? 뭔 일인데? 어서 말해 봐.”송석석은 여전히 어색해하는 듯 관모를 정리했다.“장공주부가 완전히 무너졌으니, 연왕 무리들이 장공주의 자백 여부를 캐려 할 거야. 누구를 언급했는지, 과거에 누구와 교류했는지 말이야. 과거에 조정의 어떤 관리와 접촉했든 지금은 감히 찾지 못할 거야. 하여 내 생각엔 네 그 당숙이 너를 찾아올 거야.”시만자는 목소리가 급격히 차가워졌다.“그렇다 한들 나한테서 뭘 알아내겠어? 나로부터 비밀을 캐내려고? 꿈도 꾸지 말라 그래. 걱정 마, 그 머리로 날 속이긴 글렀고 나도 절대 누설하지 않을 거야.”잠시 멈칫하던 그녀가 고개를 홱 돌렸다.“혹시 그녀를 달래며 잘 지내는 척 떠보라는 거야?”송석석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예전처럼 대하면 돼. 특별히 다정하게 굴 필요 없어. 분명 김 측비와 함께 널 찾아올 거야. 김 측비는 신중하고 세심하니, 네가 연왕부에 의심을 품고 있다는 걸 조금이라도 드러내면 금방 눈치챌 거야.”“그야 어렵지 않지. 그녀가 연왕에게 시집간 이후로 나는 한 번도 그녀에게 눈길을 준 적이 없으니, 그대로 하면 되지?”송석석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갑자기 친절하게 굴면 오히려 수상할 테니까.”“알겠어. 그런데 너는 왜 아직도 출발 안 해?” 시만자가 묻자, 송석석은 미소를 지으며 머뭇거렸다.“흥분돼서 일찍 일어난 거야. 아직 날도 밝지 않았어.”“지금 출발하면 도착할 즈음엔 해가 떠 있을 거야.”“오늘은 조회가 없으니, 황제께서도 이리도 일찍 어전에 계시진 않을 거 같아.”“응? 오대반이 언제 입궁하라고 말해주지 않았어?”송석석은 수줍은 듯이 답했다.“어제 명을 전할 때 얘기해 줬고 진시 말쯤에 오라고 했어.”시만자의 눈이 휘둥그레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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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원에서 한바탕 난리법석이더니 시만자가 욕설을 퍼붓고 몽동이는 도망쳤다. 보주와 궁녀 영 씨는 계란을 삶아 두 사람의 얼굴과 눈가의 붓기를 가라앉혔다. 효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분을 발라서 시만자의 얼굴은 보기에 많이 좋아 보였지만 왕비의 눈가는 점점 검게 변했다. 보주가 분을 발라주려고 하자 송석석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됐어. 조정의 명관이 무슨 분을 바른 다는 것이냐? 저리 가거라.” “하지만 부인의 눈이 크게 뜨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보주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황제폐하도 만나러 가야 할 텐데 실례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송석석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황제를 만나도 고개를 숙이고 눈을 마주치지 않기 때문이었다. 설령 고개를 든다고 해도 거리가 멀어 보이지 않을 것이었다. 송석석은 직접 마구간에 가서 그녀의 망아지 번개를 끌어내고 번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쪽 눈을 반쯤 가늘게 뜨고 말했다. “번개야, 이제부터 우리는 다른 전쟁터로 가야 한다. 우린 함께 싸워야 된다. 알겠느냐?” 번개는 마구간에 너무 오랫동안 있었다. 가끔 두어 바퀴만 나갈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송석석은 마차를 타고 나갔고 번개는 마차를 끌지 않았기 때문이다. 번개는 코에서 김을 뿜고 말발굽으로 땅을 파헤치며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이때 마부가 와서 몸을 굽히고 말했다. “왕비님 걱정 마십시오. 안장은 새것이고 발굽도 고쳤습니다. 게다가 오늘 아침에 제가 가장 좋은 사료를 먹였습니다. 번개는 지금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송석석은 새 안장을 두드리며 생각했다. ‘사람은 옷 발이고 말은 안장 발이라더니 안장을 바꾸니 바로 위풍당당하게 느껴지는구나.’ 송석석은 채찍을 받아 들고 말했다. “돌아가서 노 집사에게 돈을 받거라. 내가 분부한 것이라고 하면 된다.” “감사합니다. 왕비님의 승진을 기원합니다.” 마부는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속으로 왕비님의 한쪽 눈이 왜 시커멓게 멍이 들었는지 궁금했지만 감히 묻지 못했다. 송석석이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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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석석은 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오늘 일찍 일어나서 입궁 전에 저택의 사람들과 비무하다 실수로 한 대 맞은 것입니다.” 그러자 숙청제가 웃으며 물었다.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난 것이냐? 현갑군 지휘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할까 봐 긴장이라도 한 것이냐?” 황제의 물음에 송석석은 사실대로 말했다. “긴장한 것 맞습니다. 제가 경험이 없어서 기대에 어긋날까 봐 걱정입니다.” 숙청제는 그녀의 검푸른 눈을 보며 여전히 웃고 싶었지만 그녀에게 몇 가지 당부할 말이 있어 정색하고 엄숙하게 말했다. “조정의 첫 번째 여관으로서 네가 감당해야 할 일은 현갑군 지휘사보다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태후의 기대도 있고, 천하의 여인들도 모두 널 우러러보겠지. 그러니 다른 사람이 지휘사를 맡으면 나라를 사랑하고 최선을 다 하면 되지만 넌 항시 말과 행동을 삼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처리도 잘해야 하겠지. 힘들긴 하지만 나는 네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송석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모든 사람이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자 숙청제가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늘에 계신 네 가족의 영혼에게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다. 네 부친과 오라비들은 우리 조정의 여웅이다. 그들은 용맹하게 싸웠고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들이 편히 살기를 바랐다. 그러니 너도 그들의 의지를 계승해야 할 것이야.” 황제가 나라를 사랑하라는 말에 송석석은 알아채고 말했다. “명심하겠습니다. 전 반드시 최선을 다해 진성의 평화를 지키고 백성들의 안전을 지키겠습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숙청제는 그녀를 훑어보았다. 그는 현갑군 지휘사의 관복을 입고 있는 송석석이 위풍당당해 보였고 그녀의 실력으로 현갑군을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압할 수 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었다. 지휘관으로서 그녀는 중대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했다.그러자 숙청제가 말했다. “아침부터 대리사 쪽에서 일손이 부족하다고 보고가 들어왔으니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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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738화

    그녀는 반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황제가 자신의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 명령을 내리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지휘사라는 실직을 주고는 북명황실과 원한이 있는 사람을 발탁하라고 하다니. 어쩌면 이렇게 하는 게 황제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오대반은 걱정스러운 듯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왕야와 왕비가 시련을 넘길 수 있을지 궁금했다. 황제는 사실 송 지휘관을 거치지 않고 전북망을 임명할 수 있었다. 송 지휘관이 직접 접근시키려면 이부를 거치지 않고 통지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모든 일을 자신의 통제하에 진행하기를 원했고, 이로 인해 당사자들의 마음은 불쾌감을 느꼈다. 송석석은 궁을 떠나 경위관아로 갔다. 오늘 그녀가 부임했기 때문에 필명과 순방영 총령 오진이 아랫사람들을 데리고 기다렸다. 다행히도 그녀의 검푸른 눈을 주의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쩌면 보았다고 해도 예의 때문에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을 것이다. 금군 통령인 왕정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송석석은 왕정을 알고 있었다. 그는 평서백 왕표의 사촌 동생이었는데 평서백의 모든 아들 중에 왕정은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평서백 왕표는 방계와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특히 왕정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왕정은 능력이 있었는데 왕표는 평서백작의 작위를 계승한 후에도 큰 공을 세우지 못해서 가문의 청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왕정은 줄곧 상승하여 금군 통령이 되었다. 만약 전조에 따르면 금군은 현갑군의 분파에 속하지 않아 그의 권력은 더욱 커질 것이었다. 예전에도 통합되지 않았고 금군은 비록 현갑군에 소속되어 있지만 왕정은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지금 통합을 요구하는 데다 통솔자가 여인이니 그는 마음속으로 다소 불복할 수 있을 것이었다. 송석석은 이미 현갑군의 사람들을 조사해 보았고 사여묵도 말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오늘 왕정이 오지 않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선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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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여묵은 송석석을 앞으로 그러안더니 그녀의 멍든 눈을 만지며 물었다. “아프오?” 그러자 송석석은 누가 볼까 봐 그의 품에서 나와서 말했다. “조금 아픕니다.” “걱정 마시오.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이오?” 그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송석석은 그제야 긴장을 풀고 의자에 앉아 눈가를 만졌다. 확실히 오늘 아침보다 좀 더 부은 것 같았다. “오늘 아침에 만자와 비무하는데 몽동이가 갑자기 끼어드는 바람에 나와 만자가 모두 다쳤습니다.” “내가 나중에 그에게 벌을 주겠소.” 사여묵은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몽동이는 사실 늘 듬직했는데 만자와 석석과 놀 때면 소년의 모습으로 변하곤 했다. 송석석은 웃으며 말했다. “벌을 내는 건 그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벌을 내는 건 작은 일이지만 석소 사저가 알고 그의 사부에게 알린다면 그의 사부가 벌을 내리실 것입니다.” “그저 겁을 주려는 것이지 정말로 벌 하려던 것이 아니었소.” 사여묵은 그들의 감정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어린 시절의 우정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파괴하려고 하지 않았다. “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송석석은 웃음을 거두고 말했다. “황제폐하께서 저더러 전북망을 어전시위장으로 추천하는 글을 써서 이부에게 임명서를 내라고 하더군요.” 사여묵은 전혀 놀라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전북망을 쓰려고 했소. 다만 전북망이 그를 실망시켰을 뿐이오. 하지만 지금 드디어 공을 세웠으니 당연히 그를 승진시키겠지. 그리고 어전시위는 현갑군의 소속이지만 당신이 통제할 수는 없소. 그들은 결국 황제의 명령에만 복종할 것이니 지금은 그저 과도기에 불과하오.” “당신 말이 맞습니다. 황제는 이미 영시위부를 개설할 계획이니 그때가 되면 어전시위는 현갑군에서 이탈할 것 같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금군 12사에 어전시위가 포함되어야 하지만 황제가 제외한 것을 보아서는 자신의 심복을 양성하려는 것 같습니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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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난 단 신의는 송석석의 말에 설득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버럭 언성을 높였다.“난 멍청한 사람을 돕지 않소. 당신들은 그런 천하의 멍청이가 따로 없소!”“세상에 이런 멍청이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번 한번만 더 모험하고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약속할게요.”송석석이 환하게 웃으며 말하자 단 신의가 미간을 찌푸렸다.“모험을 하고 싶어도 이제 못할 수도 있소. 돌아오면 황제께서 그 죄를 어떻게 물으실 줄 알고 이러는 것이오. 그러다가 머리가 잘릴 수도 있소.”“정말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저에게 방법이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단 신의는 고집을 부리는 송석석을 보며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말한 것처럼 백성들에게는 두 사람과 같은 멍청이들이 필요하긴 했지만, 단 신의는 그 멍청이가 송석석과 사여묵은 아니길 바랐다.결국 단 신의는 먼지가 뽀얗게 쌓인 작은 상자를 꺼내 먼지를 툭툭 털어내곤 조심스럽게 열었다.상자 안에는 땅콩 만한 검은 알약 하나가 있었다.“똑똑히 기억하시게. 이건 독이오. 이 약을 먹고 나면 맥박이 이상해지고 갑작스러운 발작을 일으키네. 그리고 짧은 시간내에 심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이건 그저 보여지는 현상이 아니라 실제로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네. 이 약을 먹고 3일 정도 버틸 수 있는데 3일 뒤에는 반드시 단설환을 복용해야 하오. 그러지 않으면 심장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도 있소.”단 신의의 말에 송석석이 흠칫 놀란 표정이었다.“정말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까?”“그럼 당연하지. 이건 독이오.”“그럼 단설환을 먹고 나면 바로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겁니까?”“그렇지 않소. 며칠 동안 안정을 취해야 하네. 눈속임을 하고 나서 바로 출발하면 절대 안 되오.”위험할 수도 있다는 단 신의의 말에 송석석은 단 신의가 건네는 약을 받지 않았다.“그럼 혹시 다른 약은 없는지요? 폐하를 속이고 나서 장군님은 바로 출발하려고 할 겁니다. 실제로 중독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7화

    사여묵은 온몸에 힘이 쭉 빠진 채 침대에 앉아 등을 벽에 기대고 있었다.남강에서 돌아와 병권을 황제께 바친 뒤에도 황제는 여전히 사여묵을 의심하고 경계했지만 사여묵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황제가 의심과 경계를 조금은 풀 수 있도록 사여묵은 지금까지 최대한 언행에 조심했으며 서경과의 담판이 끝나고 나서도 황제 앞에서 일부러 약한 모습을 보였다.나중에 혹시라도 전쟁이 일어났을 때 더 이상 황제의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데 황제의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사국이 이번에 다시 쳐들어온 건 사국과 손잡은 내국 역적이 남강에 이미 함정을 파 놓았다는 사실을 폐하께서도 알고 계신 것이오. 그래서 사국은 저렇게 겁도 없이 남강을 계속 공격하고 있는 것이지. 하지만 폐하는 내가 폐하께 대한 위협이 사국 병사들을 물리치는 것보다 더 중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소.”사여묵이 씁쓸하게 웃으며 마지막 남은 술을 벌컥벌컥 마시자, 송석석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황제께서 이런 결정을 하신 게 처음은 아니잖아요.”사여묵은 송석석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고 조금 전 혼자 술을 마시고 있을 때부터 계속 이렇게 숨막히는 인고를 견뎌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다.“난 무조건 그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게 하지 않을 것이오.”송석석을 놓아준 사여묵은 강경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을 보탰다.“난 당신처럼 용감하게 변할 것이오.”예전에 송석석이 입궁하여 황제께 상황을 보고했을 때 황제는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그때 당시 송석석은 마냥 기다리거나 손을 놓은 것이 아니라 홀로 남강까지 찾아갔다.송석석은 그때 자신의 생사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한편, 사여묵의 말을 들은 송석석은 바로 뜻을 알아챘고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전 장군님을 응원합니다. 아무 걱정도 하지 말고 다녀오세요. 폐하께서 아무것도 묻지 않으신다면 전 평소와 같이 진성을 지키고 있을 것이고 만약 폐하께서 죄를 물으신다면 전 북명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6화

    사여묵이 방시원을 잘 달래어 돌려보낸 뒤, 염구진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다들 감정이 격해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남강 땅을 되찾기 위해 그들은 청춘을 다 바쳤는데 이제 또 전쟁이 난다고 하니 마음이 안 좋을 수밖에 없지요.”말을 하던 염구진은 고개를 돌려 사여묵을 힐끔 쳐다보았으며 방시원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은 사여묵일 것이라고 생각했다.한편, 한참동안 말이 없던 사여묵이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잘 지켜보고 있다가 무슨 소식이 들리면 바로 나에게 보고하게.”“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사여묵은 다시 연주에 관한 일에 대해 물었다.“연주에서 성문을 봉쇄했다고 들었는데 소식은 끊기지 않은 것이오? 혹시 그쪽에서 움직임이 보이지는 않나? 계획대로 행동하고 있는 건가?”“아직 확실한 소식은 접하지 못했지만 소인은 모성을 믿습니다. 계획한대로 잘 하고 있을 겁니다.”“그래. 나도 그자를 믿네.”염구진의 대답에 사여묵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성은 연주 좌부승이었고 연왕이 반역을 도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여묵은 바로 사람을 시켜 모성에게 접근했다.총명하고 무술 실력까지 겸비한 모성은 선황제 때부터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성격이 너무 오만했기에 아직까지도 직급은 그저 부승이었다. 평소에 시를 즐겨 쓰는 모성은 시문의 대부분 내용이 세상을 향한 불만 표시였기에 연왕은 모성이 조정에 불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그를 곁에 두기로 했다.그렇게 모성은 오랜 세월동안 외로운 싸움을 했다. 그 중 더 높은 관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모성은 연왕의 반역죄 증좌를 수집하기 위해 모든 걸 포기하고 연주에 남았다.하지만 연왕은 섣불리 움직이지도 않고 핵심 병력의 상황도 모성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았으며 심지어 중요한 일을 논의할 때에는 모성에게 나가 있으라고 하기도 했다.때문에 모성은 하상지의 잡일을 처리해주면서 간간이 상황을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확실한 증좌가 없는 탓에 모성은 지금까지도 연왕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5화

    ”소인도 오늘 폐하께 감히 많은 얘기를 드리지는 못했습니다. 혹시 폐하께서 오해하실까 봐 왕야를 찾아가지도 못했지요.”이덕회가 대답하자 목 승상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잘하셨습니다. 병부는 최대한 사적으로 북명왕을 접촉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니면 혹시 병사 감찰대로 폐하께 한 사람을 추천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왕표 그자가 남강 전쟁 원수를 맡기엔 걱정된다면 방시원 장군을 황제께 추천해보십시오.”“하지만 방시원 장군님은 주군 총병이라 남강 전쟁에 보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방 장군을 보낼 바에는 차라리 방천허와 제린에게 전사를 맡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내란이 터지고 있는 지금 진성 주군에 대장이 없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요.”이덕회의 말에 목 승상이 의미심장한 말투로 대꾸했다.“도리는 그게 맞지요. 제 말은 폐하께 왕야 한 사람만 추천할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몇 명 더 추천하라는 뜻입니다.”이덕회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소인이 솔직한 성격이라 말을 돌려서 할 줄 모르니 그냥 말하겠습니다. 소인이 보기엔 왕야가 가장 적합한 원수인데 어차피 역적은 아직 나라에 위협이 될만한 존재는 아니니까 나중에 목종욱한테 처리하라고 하면 되지요.”“그 어떤 반역자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 일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알다시피 반역자들은 사국 사람들과도 엮여 있습니다. 사국과 손을 잡았다는 건 그만큼 충분한 준비를 해왔다는 뜻이지요.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목 상승이 손을 저으며 말하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이덕회가 대답했다.“승상 말씀도 일리가 있는 것 같네요. 그럼 소인 북명왕과 함께 내일 다시 궁으로 가서 폐하를 만나 뵙고 내란에 대해서도 의논해보겠습니다.”“그렇게 합시다!”목 승상이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사청엽은 여전히 옥에 갇혀 있었다. 황제가 아직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사청엽은 자신이 사형을 면치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이날 저녁, 혼인을 앞둔 방시원이 황실을 찾아왔다. 치석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4화

    한편, 목종욱은 최선을 다해 산적들을 잡아들이고 있었다. 싹을 다 자르진 못했지만 크게 겁을 먹은 산적들이 산 속에 꽁꽁 숨어서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다. 숙청제도 제린이 보낸 소식을 접했고, 사국 대군들이 변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제린은 사국 대군이 25만 명 정도 된다고 보고를 했고 여전히 빅토르가 대군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숙청제는 바로 병부 대신들을 불러 남강에서 사국의 25만 대군을 상대로 승산이 있는지 의견을 물었다.이덕회는 황제의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이길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최대한 신속하게 전쟁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 관건이다.“폐하, 남강은 오랜 시간의 전사와 왜란으로 지칠 대로 지친 상태입니다. 남강 땅은 아직 전쟁에 버틸 수 있지만 백성들은 더 이상 전쟁을 견딜 힘이 없습니다. 만약 정말 전쟁이 난다면 확실한 한 방으로 빠르게 적을 물리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메뚜기 떼처럼 매년 한 번씩 이렇게 날뛸 것입니다. 이는 저희 남강 지역의 치안에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수밖에 없습니다.”“그럼 자네 생각엔 송씨 가문 병사들과 북명군이 적들을 신속하게 물리치지 못할 것 같은가?”숙청제의 물음에 이덕회가 바로 대답했다.“이제 송씨 가문 군대아 북명군을 나눌 것도 없습니다. 전부 다 남강 병사들입니다.”이덕회는 숙청제가 남강의 병사들을 모은 게 송씨 가문과 북명왕이라고 생각할까 봐 일부러 강조했지만 숙청제의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만약 남강 전쟁이 오래 전에 끝난 전쟁이고 사여묵이 병권을 상납한지 꽤 오래 됐다면 숙청제는 이런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왕표가 군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지금, 남강에 있는 병사들이 송씨 가문 군대이든 북명군이든 결국 전부 사여묵의 명령에 따르고 있다.사여묵을 남강에 보낸다는 건 병권을 다시 사여묵에게 쥐여주어야 한다는 뜻이다.현재 연왕도 역모를 일으켰고 황제 자리를 대놓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3화

    숙청제가 사여묵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그건 사국이 네 위엄에 겁을 먹은 것이야. 빅토르가 너를 많이 두려워하는 것 같아.”사여묵은 숙청제의 말이 진심이 아니라 살짝 비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황제께서 소인을 너무 높이 평가하고 계신 겁니다. 소인은 그렇게 대단한 능력도 없고 빅토르도 소인에게 겁을 먹어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전쟁 때문에 너무 많은 걸 잃었기 때문입니다.”“네 말대로 전쟁으로 많은 걸 잃었다면 짧은 시간 내에는 원기를 쉽게 회복할 수 없지 않느냐?”“소인이 감히 추측을 해보자면 사국은 원기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절대 저희 남강이 순조롭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가끔씩 비열한 수법으로 훼방을 놓아야 정상인데 지금까지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는 게 너무 수상합니다.”숙청제가 사여묵을 빤히 쳐다보다가 물었다.“그럼 네 말은 누군가가 사국과 손잡고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냐?”“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사여묵은 전에도 숙청제와 이 문제를 분석하고 논의한 적이 있었으며 그때 당시 숙청제도 사여묵의 의심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주관적으로 보았을 때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숙청제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사여묵은 그런 황제를 힐끗 쳐다보고는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지만 꾹 참았다.사실 숙청제도 왕표가 무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사국을 상대하려면 사여묵을 다시 남강 전장으로 내보내는 게 가장 적합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하지만 숙청제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그때 당시 겨우 송석석을 이용하여 사여묵에게서 병권을 빼앗았는데 이렇게 쉽게 다시 내놓을 수가 없었으며 최후의 순간이 오지 않는 이상, 숙청제는 절대 사여묵을 전장에 내보낼 생각이 없었다.때문에 사여묵이 며칠동안 어서방에 남아 숙청제와 이런저런 상의를 해봤지만 숙청제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그렇게 어서방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아무도 먼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2화

    그날 밤, 연왕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게 되었다.솔직히 지금 상황은 연왕의 오랜 계획과 차질이 조금 있었다. 지방 지역에서 역모를 일으키고 심지어 진성에 준비된 게 아무것도 없이 무작정 진성까지 쳐들어간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연왕과 무상의 계획은 따로 있었다.일단 병사들을 일정한 수량까지 늘이고 아무도 모르게 서서히 진성 일대로 전이하여 병사들을 안치한 뒤 적절한 시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그땐 사온이 진성에서 계략을 짜고 있을 것이고 많은 세가들의 지지도 받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예전에 고부진의 딸들을 세가에 시집 보냈기에 세가들은 지지할 수밖에 없다.그리고 나서 적절한 시기만 잘 고르면 반드시 성공한다. 진성에 전란이 일어나고 산적과 유랑민들이 판을 칠 때 연왕은 병사들을 거느리고 성내로 쳐들어가 바로 궁 전체를 포위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갑자기 대석촌에 일이 터져 버려 사청엽이 체포된 탓에 연왕은 급하게 병사들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승산이 너무 낮았기에 연왕도 망설였던 것이며 지방 지역에서 반란이 일어난다고 해서 진성까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물론 백성들은 반란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한동안 수군거리겠지만 대부분 백성들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반란과 격문을 그저 우습게 생각할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사국에서 남강을 공격한다고 해도 처음 있는 일이 아니고 사국에서 오래 전부터 호시탐탐 야망을 보였기에 황제가 나랏일에 관심이 없어서 일어난 일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그리고 아직 사국과의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전패했다는 소식도 없기에 상국 무장이 무능하다는 비판을 하기에도 애매했다.나라가 평안하고 백성들이 태평한 상황에서 연주도 꽤 부유한 땅이었기에 괜히 문제를 만들고 싶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때문에 모두 그저 연왕이 언제 잡히는지, 언제 역모죄로 목이 잘릴지를 보고 싶어할 뿐이었다. 그리고 상국에는 사국 사람들을 물리친 북명왕이 있기에 다들 역적 따위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으며 되레 연왕이 왜 역모를 일으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81화

    무상이 아니라는 말에 연왕은 회왕에게로 고개를 돌렸고 화들짝 놀란 회왕이 변명하려던 그때, 연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회왕일 리는 없어.”회왕은 의심조차 하지 않는 연왕의 태도에 기분이 조금 묘했다.한편, 연왕은 당연히 회왕을 의심할 리가 없었다. 회왕은 무일푼으로 연주로 왔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진성에서도 아무런 성과도 따내지 못했으며 사온의 비교 대상이 될 자격조차 없었다.회왕이 연주에 온 뒤로 연주 백성들은 회왕을 만나면 겉으로는 왕야라고 부르며 인사를 올리긴 하지만 뒤에서는 다들 그를 만만하게 여기고 아니꼽게 생각했다.때문에 회왕은 절대 마총우를 명령하지 못한다.조금씩 차분해진 연왕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말했다.“다들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마총우 그자가 귀순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나를 무너트리고 싶어서 일부러 꾸민 짓인가?”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무상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마총우가 귀순한 건 절대 아닐 것입니다. 왕야께서 격문을 보낸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고 더군다나 저희 병력은 대여섯 군데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전의하는 데만 6개월 넘게 걸렸는데 조정에서 절대 쉽게 조사해낼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조정에서 마총우 그자를 찾아서 귀순 시킨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날 일부러 무너트리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네. 그럼 그자가 누구일 것 같은가?”연왕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연왕이 몇 년 동안 끌어 모은 사람들 중에 황제의 친인척과 세도가들도 있지만 친왕은 연왕과 회와 두 사람밖에 없었다.연왕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상대가 없었다. 연왕의 부하들 중에서 황제의 친인척들이 제일 무능하고 멍청했으며 파장을 일으킬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리고 종합적으로 생각해보았을 때 가장 의심되는 상대는 여전히 무상이었다.하지만 역모의 마음을 품은 연왕이 무상을 끌어들이고 나서 지금까지 무상은 강한 충성심을 보였고 심지어 평소에 연왕에게 쓸만한 제안도 가장 많이 하고 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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