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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하나도 안 보여

임초연은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그렇구나…….”

옆에 있던 심해영도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초연이가 특별히 저녁까지 차려 놨는데, 이 녀석이, 정말!”

이번 기회를 통해 두 사람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준재처럼 차가운 얼굴을 마주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의 표정은 여전히 쌀쌀맞았고 꿈쩍도 하지 않고 말했다.

“다음부터 임초연 씨를 귀찮게 하는 일이 없을 겁니다. 저희 집에는 전담 요리사가 있어요.”

그 의미는 초연의 신분과 직업을 요리사로 둔갑시킨 것이다.

순간 초연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지고 침울해졌다.

그녀는 손바닥을 움켜쥐고 아랫입술을 꽉 물었다.

심해영도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초연이가 널 위해 음식을 만들어 주러 특별히 왔다는 것을 모르겠니? 그렇게 말하는 건 실례야. 정말 누굴 닮은 건지…….”

그렇게 말하며 심해영은 손을 내밀어 초연의 어깨를 토닥이고 위로했다.

“초연아, 괜찮아,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

초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이모, 그럴 리가요. 준재 씨가 이미 밥을 먹고 왔으니 치우면 돼요.”

심해영은 그녀를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 하며 웃었다.

“역시 초연이 넌 참 현명하구나, 우리 준재가 너의 배려심의 절반만 닮았으면 좋았으련만!”

초연은 웃으며 심해영과 대화를 이어 나갔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있었지만 초연의 눈동자는 여전히 준재를 향했다.

솔직히 말해서 서운함을 못느꼈다면 거짓말이다.

초연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스스로가 준재와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외모, 집안, 능력을 막론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준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그녀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무엇을 하든, 그녀가 어떻게 하든, 준재는 여전히 그녀를 무시했다.

이를 생각하니 그녀의 마음은 더욱 씁쓸했다.

“초연아, 지난번에 너희 엄마가 말한 가게는 어디니?”

갑자기 심해영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초연은 가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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