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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Auteur: 꽃도령

제1화

Auteur: 꽃도령
질식은 어떤 느낌일까? 입과 코를 커다란 손으로 막고 있는 것 같아 숨을 쉴 수 없고,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는 듯했다.

노지연은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헛수고에 지나지 않았고, 온몸이 끝없는 심연으로 잡아끌려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부인, 이제 그만 좀 하오. 서녕은 그렇게 상냥하고 착한 사람인데 어떻게 부인을 물에 밀어 넣을 수 있겠소?”

“나는 이미 서녕을 위해 교지를 청했고, 곧 성지가 내려올 것이오. 부인이 죽고 싶다 해도 소용없소.”

냉담한 목소리가 노지연의 마음속에 무겁게 내리치며 그녀를 현실로 끌어올렸다.

그녀는 정말...

10년 전으로 돌아왔다!

후작 저택에 시집온 지 3년째 되는 해, 3년간 출정했던 서방님 최익만이 마침내 돌아왔지만 아름다운 첩을 한 명 데려왔다.

그는 그 여인을 너무 사랑했고, 자신의 모든 군공을 바쳐 그녀에게 교지를 청했다.

이런 터무니없는 일을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분노가 극에 달한 그녀는 그 여인과 따지러 달려갔지만 오히려 물에 빠져 익사할 뻔했다.

최익만은 사실을 전혀 믿지 않고 그녀가 자작극을 펼치며 일부러 모함한 것이라 단정했다.

3년 전, 그들의 신혼 첫날 서창에서 급보가 날아왔다. 적성국이 침범해온 것이다.

최익만은 망설임 없이 갓 혼인한 부인을 뒤로한 채 스스로 전장에 나서겠다고 청했다.

그때 그는 노지연에게 맹세했다.

“나는 전공을 세워 가업을 재건하고 부인에게 정실부인의 호칭을 안겨주겠소!”

그는 정말로 전공을 세웠고 고명부인 호칭도 얻어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방금 물에 빠진 일을 겪은 노지연의 얼굴은 창백하게 변했고 몸은 부서질 듯 연약해졌다.

그녀는 조용히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더니 입가에 비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첩에게 고명부인 호칭을 청하다니 참으로 천하의 웃음거리입니다.”

최익만의 얼굴에 잠시 노기가 스쳤다.

“내 이미 서녕이를 정실로 들였으니, 첩이라니 그 무슨 망발이오. 자네와 같은 본부인일세. 더는 그런 모욕적인 말은 삼가주시오.”

노지연의 눈빛이 일순 흔들렸다.

“아버님과 어머님께서도 허락하신 일이옵니까?”

최익만의 눈에 자랑스러움이 떠올랐다.

“물론이오. 서녕은 보통 여인이 아니라 의술이 뛰어난 의녀요.”

“지난해, 대헌과 적성국이 서창 변경에서 전쟁을 벌였을 때 마침 서창에 큰 가뭄이 들며 메뚜기 재해가 발생했소. 백성들은 곡식을 거두지 못했고 군대도 보급이 거의 끊길 뻔했소. 게다가 괴상한 역병까지 돌았는데 서녕이 치료 처방을 내놓아 병사들이 나았고, 결국 적성국을 물리칠 수 있었소.”

“서녕은 큰 공을 세웠소. 폐하께서는 경이로운 여명의라 칭찬하시며 태의원에 임명하라 하셨소. 우리 모두 서녕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소.”

노지연은 살짝 눈을 내리깔며 속마음을 감췄다.

역시 전생과 똑같았다.

후부 최씨 집안은 이미 삼대를 세습해 오며, 지금은 빈 껍데기만 남은 몰락한 집안이었다.

제도에 따르면 최익만은 이미 작위를 이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대의 제도에는 한 가지 기회가 더 있었으니, 자손 중에 큰 공을 세운 자가 있다면 대를 이어 작위를 계속 세습할 수 있는 것이었다.

최익만이 고생 끝에 얻은 빛나는 군공을, 작위를 이어 가문을 부흥시키는 데 쓰지 않고, 오히려 첩의 고명부인 청원을 넣다니, 선평후와 부인 강미숙은 처음에는 당연히 반대했다.

하지만 조서녕이 큰 공을 세워 폐하의 칭찬을 받았고, 선평후는 그녀의 앞날이 창대할 것을 보고서야 태도를 바꿨다. 이에 최익만의 청원을 묵인한 것이다.

이런 행동이 노지연이라는 정실부인의 입지를 난처하고 수치스럽게 만들지는 않을지 그들은 한 번도 고려하지 않았다.

최익만의 눈빛은 온화하기 그지없었다.

“요즘 서녕은 어머니께 침도 놓아 드리고, 평생 앓아 오신 편두통까지 고쳐 드렸소. 그러니 공로가 크다고 할 수 있지 않겠소.”

노지연이 고개를 들며 그와 정면으로 시선을 마주쳤다.

그 눈빛은 맑고도 날카롭게 번뜩였다.

“지난 3년간, 저는 막대한 금품을 들여 노의원에 장씨 어의를 모시고 어머님을 진찰받았습니다. 직접 주무르는 수법도 배워, 옷깃도 풀지 못하고 밤낮으로 시중들었지요. 그렇게 해서 어머님의 편두통이 비로소 나아지기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전부 그 여인의 공로라 하시는 겁니까?”

최익만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곧 더욱 차갑게 변했다.

“당신은 최씨 집안의 며느리오. 시어머니 모시는 건 당연한 본분인데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면서 자랑할 필요는 없지 않소?”

그녀의 헌신이 그들 눈에 당연할 뿐이었다.

노지연의 가슴 속엔 역겨움이 차올랐다.

“시어머니를 모시는 건 당연한 제 본분이지만 그 여인이 시어머니를 모신 건 하늘 같은 큰 공로란 말입니까? 대체 누가 일부러 공을 내세우려는 거란 말입니까?”

최익만은 목이 멘 듯했고 얼굴에는 거부감 가득한 노기가 스쳤다.

“언제부터 이렇게 독설을 내뱉게 됐소? 서녕은 결코 당신처럼 이기적이고 옹졸하지 않소. 서녕은 내가 본 여인 중 가장 온화하고 착한 사람이오. 부인은 서녕의 만 분의 일도 못 따라가오.”

노지연의 눈가에는 격한 증오가 일렁였다.

‘온화하고 착하다고?’

조서녕은 분명 가장 악독한 독사였다!

전생에서 조서녕은 의술을 이용해 그녀에게 약을 탔다. 그래서 노지연은 정조를 지키지 않는다는 누명을 썼을 뿐만 아니라 서서히 온몸에 독이 퍼졌다.

노지연이 손에 쥔 마지막 재산마저 조서녕의 손에 넘어갔을 때 그녀는 직접 독약을 들고 와서 그녀의 목구멍으로 들이부었다.

“언니, 이 세상에 사는 것도 고생이니 편히 가세요. 언니의 그 재산들은 제가 잘 관리해 줄게요.”

숨이 끊어지는 순간,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조서녕의 흉악하고 흡족해하는 얼굴을 가슴 깊이 새겨 두었다...

...

노지연의 숨이 가빠졌다. 그녀는 가슴을 어루 쓸며 호흡이 고르도록 했다.

하녀 부영이 분개하며 말했다.

“장군님, 어찌하여 아씨께 이리도 무례히 대하실 수 있단 말씀이옵니까? 아씨께서 장군님을 위하여 얼마나 애를 쓰셨는지 아시거나 하시옵니까...”

노지연이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부영을 말렸다.

“부영아, 그만하거라.”

부영을 바라보며 더는 입을 열지 말라 손짓했다.

최익만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주인이 말하고 있는데, 하녀가 어찌 감히 끼어드느냐? 네가 저 아래 사람들을 이렇게 관리했더냐? 장꾼 집안에서 나와서 그런가, 품위란 걸 몰아보이는구나.”

노지연의 생모는 장사꾼 집안 출신이었다. 예로부터 장꾼의 신분은 천하게 여겨졌고, 전생에서도 그녀는 이 신분 때문에 늘 비난받으며 남들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다.

노지연이 차갑게 되물었다.

“조씨는 무슨 명문 귀족 출신이랍니까?”

조서녕이 정체불명의 고아 출신이라는 것을 그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정말 신분을 따진다면 그녀는 자기보다도 못한 처지였다.

최익만은 약간 화가 난 듯 말했다.

“서녕의 신분을 부인이 왜 따지오? 그 여인의 출신이 어찌 되었든, 지금은 폐하께서 친히 점찍으신 첫 여자 어의인데 부인이 뭐라고 감히 따진단 말이오?”

노지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는 귀찮은 듯이 말을 이었다.

“오늘은 그냥 부인에게 알려주러 온 것뿐이오. 부인으로서의 체면이라도 유지하고 싶다면, 조용히 있고 서녕의 일에 간섭하지 마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부인에게 불편한 일을 만들지 모르오.”

경고를 남기고 난 최익만은 소매를 휘저으며 자리를 떴다.

부영이 답답한 듯 입을 열었다.

“아씨, 어찌하여 장군님께 말씀드리지 않으시옵니까? 서창에서 벌어진 그 전쟁은 조서녕만이 공을 세운 것이 아니옵니다. 아씨의 공로도 결코 그분보다 못하지 않사옵니다.”

단연도 눈물을 훔치며 분노를 토로했다.

“맞사옵니다. 조서녕은 그저 역병 치료 처방 한 장을 내놓았을 뿐이옵니다. 실제로 사람들을 구한 약재와 군량 보급품은 모두 아씨께서 상단을 보내어 지원하신 것이 아니옵니까! 그 보급품이 없었다면, 처방만으로 무슨 소용이 있었겠사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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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운정은 체면이 말도 못 하게 구겨진 것 같아 목을 곧추세우며 버티었다.“형님이 분명히 제게 주시겠다고 하셨잖습니까! 이제 와서 뒤집다니요!”노지연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그날 우리가 여의각에서 장신구를 고르던 때 구 공주마마께서 바로 옆방에 계셨습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시려면 공주마마를 모셔오면 될 일이니... 과연 아가씨는 감히 그렇게 하겠습니까?”최운정의 뻣뻣하게 세운 목이 굳어지며 눈동자에도 흠칫하는 빛이 스쳤다.구 공주는 덕종의 막내딸로, 폐하의 각별한 총애를 받는 데다 성격이 고약하기로 유명했다. 한 마디로 남의 체면 같은 건 눈곱만큼도 살피지 않는 사람이었다.실제로 그날 공주를 마주쳤지만 콧대가 하늘을 찌르는 그분은 두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으셨다.노지연이 날카롭게 물었다.“어떠하시겠습니까? 감히 못 하겠지요?”“저... 전...”최운정의 얼굴이 새빨개지며 우물쭈물 대답을 못 했다.이런 반응은 이미 진실을 말해주고 있었다.최익만은 마치 세게 뺨을 여러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며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네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었단 말이냐? 너, 너...”그는 너무 분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이 누이에게 실망한 것은 물론, 노지연 앞에서 체면을 구기게 만든 것에 더욱 분노가 치밀었다.강미숙이 황급히 최운정을 변호했다.“운정이는 평소에 착한 아이였다. 분명 주변 사람들이 꼬드겨서 잠시 매혹된 것이다.”최운정은 억울하다는 듯 울음을 터뜨렸다.“형님은 예전엔 늘 제게 후하셨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뭐든 사 주셨잖습니까. 그날 저는 그 머리 장신구가 너무 갖고 싶었는데 왜 절대 사 주지 않으셨습니까... 사주셨으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모든 게 노지연의 탓인 양 둘러대고 있었다.노지연의 마음 한구석에서 깊은 서늘함이 피어올랐다.은혜가 적으면 고마워하지만 많으면 원수가 된다고 하더니, 역시 그 말이 맞았다.그들의 욕심은 바로 그녀가 조금씩 키워온 것이었다.그들은 그녀의 헌신을 당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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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운정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소리쳤다.“그렇게 이기적인 년이 어디 있답니까! 후부의 명성이 무너지는 걸 그냥 지켜보다니! 애초에 체면이라도 차려줄 필요가 없었습니다!”최익만 역시 최운정에게 화가 나 있었다. “이기적인 건 너다. 후부의 명성이 무너진다면 전적으로 네 공로란 말이다!”이런 비난에 최운정은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오라버니는 외부인 편을 들다니요! 그년은 분명 재산이 많으면서도 8천 냥조차 내놓지 않습니다. 이게 어디가 이기적이 아니란 말입니까?”최익만은 그녀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더는 말을 섞기 싫었다.그가 소매를 휘날리며 떠나려는 순간 강미숙이 급히 불러세웠다.“지금은 감정에 휩쓸릴 때가 아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최익만의 얼굴은 차갑게 굳었지만 이를 악물며 말을 내뱉었다. “제가 생각해 보겠습니다.”강미숙이 어찌 자기 아들이 고생하며 돈을 마련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겠는가? 그녀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내게 한 가지 해결 방법이 있구나.”최운정은 황급히 재촉했다. “어머니! 방법이 있으시다면 빨리 말씀해 주세요!”강미숙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서녕이 어제 폐하께서 내리신 후 한 상을 받았는데...”그녀가 말을 시작하자마자 최익만의 얼굴색이 변했다. “안 됩니다! 그건 서녕의 개인 물건입니다!”그러나 이미 마음이 들떠 있던 최운정은 당당하게 주장했다. “그분은 제 새 형님이잖습니까. 저에게 예물 정도는 당연히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게다가 그날 받은 상도 그렇게 많았는데 이 정도 은냥쯤이야 아깝지도 않을 겁니다.”누이의 탐욕스러운 얼굴을 바라보며 최익만은 혐오감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서녕의 재산은 서녕이 처리할 일이지 네가 마음대로 처분할 권한은 없다!”아들이 그 여인을 그렇게 감싸는 모습에 강미숙의 눈빛에 어두운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정체불명의 고아 년이, 노지연보다도 못한 주제에!”폐하의 눈에 들었다는 행운만 없었더라면 강미숙은 절대 그녀를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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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제30화

    최학수는 말문이 막혔다.그는 열 번 다시 태어난대도 감히 폐하 앞에서 대질하려고 달려들 수 있는 담양은 없었다.노지연은 이 점을 확신했기에 이렇게나 당당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순간적으로 그들은 그녀를 조금도 제압할 수 없었다.최학수가 엄중한 어조로 경고하며 입을 열었다.“너와 익만은 부부다. 너도 알다시피 너희는 영광과 굴욕을 함께하는 관계다. 만약 네가 사사로운 이익 때문에 후부와 익만이의 앞날을 돌보지 않는다면 후부는 결코 너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최익만도 냉랭하게 협박했다.“부인이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른 걸 내가 알게 된다면 부인을 내칠 것이오.”최지연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노지연에게 경고의 말을 퍼부은 뒤, 그들은 겨우 자비를 베풀듯 그녀에게 물러나라고 했다.돌아서는 순간 노지연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불쾌함이 어렸다.영복당 안의 분위기도 썩 좋지 못했다.최학수가 강미숙을 바라보며 말했다.“부인이 노지연은 성품이 순종적이고 매우 얌전하다고 하지 않았소? 오늘 보니 완고하고 제멋대로에 눈에 뵈는 것이 없더군.”강미숙 역시 화가 난 듯했다.“제가 눈썰미가 부족했습니다. 예전의 순종적인 모습은 분명히 꾸민 거였습니다.”최익만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얼굴로는 정말 속일 수가 있습니다. 아무도 그런 사람인 줄 몰랐으니 어머니께서 속으셨더라도 당연한 일이죠.”조서녕은 이 말을 듣고 묘한 불편함을 느꼈다.“언니의 얼굴을 말하는 겁니까? 정말 사람의 마음을 현혹할 만한 자본은 있더군요.”이 말은 신랄할 뿐만 아니라 악의에 찬 추측이 담겨 있었다.최익만은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을 떠올리며 눈빛이 더욱 깊어진 채 냉랭하게 말했다.“부인은 현숙한 사람을 맞이해야 하오. 천한 시첩이나 거짓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법이오.”강미숙도 따라 말했다.“애초에 지연이를 며느리로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 며칠 동안 걔 때문에 속이 상해 몇 년은 덜 살 것 같구나.”최학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는 알 수 없는 표정이 떠올랐다.

  • 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제29화

    최학수는 생각에 잠겼는데 이마의 주름은 계속 깊게 패 있었다.“그럼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노지연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부군께서는 비범한 공을 세우셨지만, 그 공은 이미 다른 데 쓰였습니다.”이간질이라면 그녀도 할 수 있다.그녀의 말은 조서녕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 것과 다름없었다.조서녕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그게 무슨 뜻이에요?”노지연의 눈빛은 차분했다.“다른 뜻은 없네. 단지 아버님과 함께 이 일을 분석하고 있을 뿐이라네. 한 번 쓰인 공은 다시 쓸 수 없고 다 써버리면 끝인 거라네. 폐하께서는 밝으신 분이시니 공적부에 따로 장부가 있을 걸세.”여러 사람의 얼굴에 다양한 표정이 스치며 마음속에도 수많은 생각과 추측이 떠올랐다.조서녕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언니가 화제를 돌리려는 게 틀림없어요!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왜 폐하께서 면담하련다는 거예요?”모두의 관심이 다시 이 문제로 쏠렸다.그녀가 이 일과 무관하다고 부인한다면 대체 무슨 이유로 면성을 하게 된 걸까? 그녀는 후부의 며느리인데, 후부의 미래에 불리한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최학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낮추었다.“네가 내실 부인일 뿐인데 무슨 일로 성상께서 면담을 요청하셨다는 거냐?”노지연이 되물었다.“동생 또한 내실 부인이잖습니까. 동생은 면성을 하실 수 있는데, 저는 왜 안 된다는 겁니까?”조서녕이 모욕당한 표정으로 경멸 어린 어조로 말했다.“언니가 감히 나와 자신을 비교하다니요? 저는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 있는 의술이 있지만 언니에게는 뭐가 있어요?”노지연은 담담한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세상에 의술에 모두 정통한 사람만 있는 건 아니네. 그렇다고 모두 동생보다 못하다는 것도 아니지. 사람 위에 사람 있고, 하늘 위에 하늘 있는 법인데 동생이 이렇게 도량이 좁은 걸 밖에 알려지면 웃음거리가 될 걸세.”노지연의 말에 조서녕의 얼굴이 완전히 굳어졌다. 반박하려는 순간, 최익만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녕이 틀린 말

  • 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제28화

    노지연은 혼수가 많고 친정아버지도 종3품 호조참의였는데 이 모든 것은 고아 출신인 조서녕이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아들이 두 명의 정실을 두고 또 양쪽 모두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왜 굳이 하나만 선택하며 밑지는 장사를 한단 말인가?최학수는 탁자를 크게 내리쳤다.“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로다! 지연이는 우리 최씨네 며느리인데 이렇게나 분수를 모르고 시집을 배신하는 거냐! 정말 화근이 따로 없구나! 여봐라, 며느리 노지연을 내 앞으로 데려오거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면 후부는 이런 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최익만은 아버지가 노발대발하는 모습을 지켜볼 뿐 말리지 않았다.‘저 여인은 제대로 혼내줘야 해. 그래야 자기가 이젠 최씨네 며느리라는 걸 깨달을 테니까.’옥류각.노지연은 하인의 전갈을 받았다. 외출금지령을 받아 나갈 수 없다고 말했으나 하인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마님, 소인은 선평후의 명을 받들고 왔습니다. 저를 따라오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노지연은 의아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두 번의 인생을 살았지만 그녀는 이 시아버지와 거의 교류가 없었는데 왜 갑자기 그녀를 불렀을까?노지연이 안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 틈을 타 김 어멈은 묵직한 주머니를 꺼내 말을 전달하러 온 어멈에게 건넸다.“언니, 수고하셔요. 얼마 안 되니 술 한 잔 사드세요.”이 어멈은 일부러 사양하는 척하다가 결국 소매 속에 넣으며 누그러든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마님께서 집안을 맡으셨을 때 우리 같은 하인들을 항상 너그럽게 대해주셨어요. 오늘 선평후 외에 도련님과 작은 사모님도 있어요. 아마 도련님의 발령 때문에 말다툼이 일었나 봐요.”노지연이 준비를 마치자 김 어멈은 조용히 방금 알아낸 정보를 귀속말로 전하며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김 어멈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아마도 대 공자님께서 배정받은 관직이 좋지 않아 후작님과 부인님께서 불만을 품으셨고, 영부인께서 곁에서 부채질하시며, 아씨께서 황상 앞에서 고언(告言)을 하셨다고 점점 더

  • 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제27화

    기분이 우울해서 후부에 돌아온 최익만은 곧바로 영복당에 불려갔다.모처럼 오늘은 선평후 최학수도 함께 있었고 조서녕이 옆에서 시중을 들었는데 모두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좋은 소식이 있다. 이씨 집안에서 마침내 후부의 청첩을 받아들였단다. 이제 이 대인과 마님께서 직접 후부에 와서 너희 혼인을 축복해줄 것이다.”강미숙이 말한 이 대인과 마님은 이 귀빈의 오라버니와 형님으로서 이씨 가문의 가주이기도 했다. 이명원은 2품인 대제학이었고 이 부인은 명문가인 정씨 가문 출신이었다.이 귀빈이 낳은 여섯번째 황자는 유력한 태자 후보였다. 그러니 이씨 가문은 진정한 권문세가로서 선평후부에서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집안이었다.이제야 비로소 이씨 가문과 연줄을 맺게 되자 최학수와 강미숙은 자연히 기뻐했다.이 좋은 소식에 최익만의 우울했던 기분도 조금 나아졌다.그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조서녕을 바라보았다.“이 모든 건 부인의 공로였소.”최학수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조서녕을 칭찬했다.“네가 이번에 후부를 위해 공을 세웠구나. 익만이가 너와 혼인하는 건 정말 잘한 일이다.”강미숙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 제가 서녕이를 처음 봤을 때부터 집안을 흥성하게 할 수 있는 상이 보였는데 역시 우리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강미숙은 진심 어린 말이었다. 조서녕이 궁에서 일하며 귀인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아진다면 앞으로 더 많은 공을 세울 수 있을 텐데, 그럼 후부가 출세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최학수도 강미숙과 같은 생각을 하며 더없이 만족했다. 자신이 일찍이 조서녕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아들이 동등처 교지를 청하는 것을 묵인했었는데 지금 보니 이 결정이 옳았다.두 사람의 태도에 조서녕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녀의 자부심이 절정에 달했다.“아버님, 어머님, 저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후부의 영광이 바로 저의 영광입니다.”“정말 착한 아이구나. 너를 더 일찍 맞아들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이 말에는 숨겨진

  • 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제26화

    이 소식은 옥류각에도 전해졌다.부영과 단연은 질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운이 좋았을 뿐입니다.”“그럼요. 젊은 계집애가 의술이 얼마나 뛰어나겠습니까? 그저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이지요.”노지연은 오히려 조서녕을 위해 변호했다.“다른 건 몰라도 의술은 좋은 편이다.”하지만 이 세상에 의술이 뛰어난 의녀가 그녀뿐만이 아니었다.생각이 미치자, 노지연은 김 어멈을 불렀다.“어멈, 우쇠에게 분부할 일이 있습니다.”김 어멈은 즉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김 어멈은 즉시 진지한 표정을 지시를 기다렸다.“창고에 있는 인삼을 꺼내 단필무 아저씨에게 전해주세요. 만약 이조판서 현씨네 가문에서 오면 평소 가격의 3할에 되는 가격으로 파세요. 만약 5일 안으로 오지 않으면 아저씨더러 그 사람들이 오게끔 방법을 찾으라고 하세요.”“그리고 현씨 가문의 사람이 오면 한경의 서쪽에 있는 국자 거리에 의원이 한 명 있는데 중풍 치료에 능하다고 해요. 심지어 제때 치료를 하면은 완쾌할 수도 있다고 했어요.”전생에 현씨 가문의 어르신은 갑자기 중풍으로 위급한 상황이 되었다. 현씨 가문에서는 조서녕을 불러 치료했지만 시간을 지체한 탓에 목숨을 건졌어도 입이 비뚤어진 반신불수가 되었다.부친상 때문에 아들이 관직에서 3년간 물러나 있어야 할까 봐 어르신은 존엄 없이 몇 년을 비참하게 버텼다.노지연이 현씨 가문에 국자 거리의 의원을 추천한 것은 조서녕의 공을 빼앗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더러 자신의 추천 덕분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또 어르신이 더 나은 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서였다.이 외에도 그녀는 또 다른 계획이 있었다.이 현 판서는 성격이 강직하고 사심이 없었다. 하지만 관리들의 승진을 주관했던 터라 많은 이들이 그에게 접근하려고 갖은 방법을 다 썼지만 거절당했다.아버지 노성현은 정3품 호조참의 자리에 오래 머물렀는데 현 판서를 통해 올라가려고 했어도 번번이 실패했다.노지연의 이 행동은 노성현을 위해 발판을 깔아주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그녀가 이

  • 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제25화

    노지연은 가슴이 철렁했다.우람진 체격을 가진 그가 다가오자 그녀는 불안해졌고 혐오감이 밀려왔다.그녀는 잠시 잊고 있었던 사실이 떠올랐다. 그들은 아직 부부이기 때문에 만약 그가 정말로 원한다면 그녀는 거절할 권리조차 없었다.‘내 몸에 손을 댄다면 난 정말 구역질 나서 죽을 것 같아.’하지만 노지연은 당황한 기색이 없이 오히려 담담한 표정이다.“좋습니다. 제가 바라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조서녕 동생이 이 일을 알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군요. 아마 질투로 미쳐버릴지도 모릅니다. 만약 제가 적장자를 낳게 된다면 다시는 저를 억누를 수 없을 겁니다.”이 말은 마치 머리 위로 얼음물을 끼얹은 것처럼 그의 욕망이 순식간에 사라지게 했다.그는 곧 정신을 차리고 역겨운 듯 두 걸음 물러나며 말했다.“내 자식을 낳는다고 했소? 꿈도 꾸지 마오.”노지연이 소매 속에서 몰래 움켜쥐었던 주먹이 살짝 풀렸지만 마음은 여전히 긴장했다.최익만은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았다.“평생 부인은 내 자식을 낳을 수 없을 것이오. 내 아이를 낳을 자격이 없소.”그렇게 말하고는 화가 난 듯 소매를 휘저으며 자리를 떠났다.독설을 내뱉었음에도 그의 가슴속에는 여전히 분노의 불길이 이글거렸다. 아무리 무시하려고 해도 방금 노지연의 비웃음 섞인 말들을 잊을 수 없었다.‘이 여자는 분명 나를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이런 말을 내뱉었을 것이야.’최익만이 씩씩거리며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노지연은 그제야 긴장한 마음을 풀 수 있었다.마침 부영은 곁방에서 상자를 정리하고 있었고 단연은 부엌에서 다과를 만들었다.며칠 전부터 그녀는 뜰 안에 있던 작은 부엌을 정리해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이젠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만들고 먹어야지.’식탐이 많았던 그녀는 요리 실력도 뛰어났다. 하지만 다과가 완성됐어도 좋은 기분이 사라져 입맛이 없어 하는 그녀를 보며 부영과 단연은 즉시 사과했다.“아씨, 용서해주십시오. 모두 하인들이 정신을 놓고 있어 도련님이 오신 것을 알아채지 못한 탓입

  • 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제24화

    최익만이 본 것은 바로 그런 광경이었다. 가슴이 무엇에라도 강하게 부딪힌 것처럼 떨렸고 묘한 감정이 파도처럼 일었다.불쾌한 시선을 느낀 노지연이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보았다.최익만을 보자마자 그녀의 편안했던 자세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최익만의 눈빛이 흔들렸다.“부인을 보러 왔소.”노지연은 속으로 오늘은 재수 없는 날이라고 푸념했다.“이제 보셨으니 더 필요하신 거라도 있으십니까?”마음 한구석에서 조금이나마 피어올랐던 죄책감이 그녀의 냉담한 태도 때문에 순식간에 사라졌다.“여긴 후부이고 내 구역이니 난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다닐 수 있소. 오히려 부인은 자신의 자리를 잘 알아야 하오.”노지연은 표정을 다잡더니 공손한 태도로 바꿔 말했다.“제가 실수했습니다. 서방님, 무슨 분부가 있습니까?”그녀의 의도적인 거리감을 두며 공손하게 말하자 최익만은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부인, 말을 제대로 하시오.”노지연은 의아한 듯 물었다.“저의 태도가 아직도 공손하지 않습니까?”최익만은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나한테 삐졌다고 해도 정도껏 해야 하오. 계속 이렇게 비꼬는 태도로 말한다면 얼마 남지 않은 부부의 정도 다 없어질 거요.”노지연의 얼굴에 비아냥거리는 웃음이 일었다. 정이라고? 그들 사이에 정이 있단 말인가?그녀가 잠자코 말이 없자 최익만은 그녀가 고개를 숙인 것으로 착각하고는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말했다.“부인이 나를 위해 상단을 만들고 정성껏 물건을 골라준 마음은 다 알고 있소. 나도 마음이 모진 사람이 아니오. 부인이 성질을 부리지 않고 대범하게 행동한다면 나도 부인의 체면을 세워줄 것이오. 다만 서녕이는 내가 아끼는 사람이니 절대 넘어서려고 하지 마오.”노지연은 말문이 막혔다.“아마 오해하고 계신 것 같은데 제가 그런 일들을 한 건 서방님을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최익만은 그녀의 속마음을 간파하려는 듯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상단을 만든 것이 나를 위한

  • 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제23화

    최익만도 강미숙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문 앞에 이르렀을 때 최운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라버니가 훈적으로 서녕 형님에게 교지를 청해주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러면 오라버니도 큰 상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럼 저도 예쁜 옷과 머리 장신구를 살 수 있었을 겁니다.”탐욕이 가득 담긴 그녀의 얼굴에는 실망이 가득했다.강미숙은 그 말에 가슴이 찔리는 듯 아팠다.‘생각 말아야지. 생각만 하면 가슴이이 피가 맺힐 정도로 아프구나.’최익만이 발걸음을 멈추고 매서운 눈빛으로 최운정을 바라보았다.“언제부터 이렇게 속물적이고 허영심에 찌든 것이냐? 눈에는 돈밖에 보이지 않느냐?”최운정은 당황했지만 꾸지람을 듣는 게 억울해 목소리를 높였다.“그냥 사실대로 말한 것뿐인데 왜 갑자기 저를 속물이라고 합니까?”최익만은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서녕의 교지는 내가 자발적으로 청한 것이다. 이것이 어찌 금은보화와 비교할 수 있겠느냐? 서녕은 너에게 아낌없이 돈을 써주며 정성을 다했는데 네가 이렇게 말하면 얼마나 속상하겠느냐?”최운정은 꾸중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지만 속으로는 불만이 가득했다.강미숙은 곁에서 딸의 편을 들어주었다.“운정이 생각없이 한 말이잖느냐.”최익만은 미간을 찌푸린 채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강미숙을 바라봤다.“어머니, 운정이를 이렇게 감싸주면 점점 더 버릇없어질 겁니다. 이젠 어린아이도 아닌데 철이 들어야 합니다.”최운정은 화가 나서 다시 말대꾸하려고 했지만 강미숙이 그녀의 손을 어루만지며 달래주더니 또 최익만에게 말했다.“운정이는 아직 어린아이 같은 성격이지만 본성은 나쁘지 않다. 오라버니로서 조금 더 너그럽게 대해줘야지 이런 식으로 닦달하는 건 아니란다. 이러다 남매가 멀어질 수도 있어.”최익만은 차갑게 말했다.“저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품어줄 수 있지만 이 후부 밖에서도 여전히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아무도 봐주지 않을 겁니다.”최운정은 참지 못하고 날카롭게 맞받아 말했다.“오라버니는 이기적이지 않으십

  • 버림받은 전생 정실, 이번엔 왕비   제22화

    조서녕은 입을 열지 않았지만 그녀가 말하고 싶었던 말은 이미 누군가가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최익만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다.“그 여자 얘기는 꺼내지도 마세요. 기분만 망칠 뿐입니다.”강미숙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익만아, 지연이를 너무 매몰차게 대하지 말아라. 지연이가 너를 위해 상단을 만든 것이다. 정말 정이 깊고 의리가 있는 행동이지. 지금 이런 소심한 행동도 다 너를 너무 신경 쓰기 때문이란다.”최익만의 표정이 굳었다.“어머니 무슨 말씀입니까? 저를 위해 상단을 만들었다고요?”강미숙이 고개를 끄덕였다.“서창은 가난한 곳이라 상단을 만들어봤자 돈을 벌지 못한다. 네게 물건을 보내주려는 목적이 아니었다면 어찌 상단을 꾸리고 3년 동안 유지했겠느냐? 번마다 너에게 보낸 물건은 모두 지연이가 직접 골라낸 것들이라 하나하나가 다 최상품이었다.”이 이야기를 처음 들은 최익만의 얼굴은 충격에 휩싸였다.지난 3년 동안 그는 매년 후부에서 보낸 물건을 받았었다. 단순히 두세 가지가 아니라 수레 몇 개에 가득 실린 물품들인데 그의 것뿐만 아니라 동료들을 위한 물건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그의 몫은 항상 가장 좋은 것이었다.어머니의 길고 정성스러운 서신과 달리 노지연의 서신은 항상 간결했고 내용은 항상 간단하고 담백했다.그래서 그는 그 모든 물건이 어머니가 준비한 후 상단을 통해 보낸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다.개선해서 한경으로 돌아온 후 노지연과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던 그는 이 사실을 알 기회조차 없었다.이제야 갑작스럽게 이 사실을 알게 되자 그의 얼굴에는 충격적인 표정이 드러났고 가슴 속에는 묘하게 복잡한 감정이 일었다.조서녕은 갑자기 멍해진 최익만의 모습을 바라보며 답답한 감정이 넝쿨처럼 가슴 속에 퍼졌고 저도 모르게 소매 속에 감춰진 손을 꽉 쥐었다.작년 겨울, 그녀는 상단이 보낸 수레에 가득 실린 물건을 보았었다. 먹을 것, 입을 것 쓸 것 등 종류별로 빠짐없이 준비되어 있었다.최익만은 그때 매우 자랑스러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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