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9화

작가: 김세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강세헌이 방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송연아는 몸이 얼어붙었다.

왕호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했다.

“강 대표님 안녕하세요.”

강세헌의 시선은 왕호경의 얼굴을 스치듯 지나 송연아한테 닿았다. 그녀를 처음 만나서부터 이제껏 화장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고 보수적인 옷을 입은 모습만 봤었는데 오늘 같은 모습은 처음이었다.

왕호경은 송연아가 움직이지 않자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얼른 일어나서 인사해요. 이분은 강 대표님이에요.”

왕호경의 손이 송연아의 팔에 닿는 순간 강세헌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송연아를 잡아당기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송연아가 일어서자 그녀의 요염하고 섹시한 몸매가 남김없이 드러났다.

송연아는 가슴이 떨렸다. 만날 사람이 강세헌인줄 알았다면 절대로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강 대표님 안녕하세요.”

곧바로 왕호경은 웃으며 소개했다.

“이분은 송연아 씨예요.”

그러고는 송연아에게 강세헌의 의자를 도와드리라고 부탁했다.

송연아는 두려워서 손에 온통 식은땀이다. 그녀도 강세헌이 왜 이렇게 무서운지 알 수 없었다.

그가 그녀한테 끊임없는 굴욕감 주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어쨌든 안절부절못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담담한 표정을 하며 의자를 도와드렸다.

“강 대표님.”

강세헌은 자리에 앉더니 떠나려는 송연아의 손목을 잡았다. 비즈니스 협상 테이블에 미녀가 나타나는 상황은 늘 있는 일이다. 보통은 부탁하는 측에서 준비를 하는데 이때 미녀들은 희생도 감수한다. 그런데 오늘 송연아가 여기에 나타나다니? 강세헌의 와이프가 몸을 파는 처지가 됐다니? 그는 차가운 웃음을 터뜨렸다.

송연아는 손목 뼈가 부서지는 듯 고통스러워서 당장이라도 강세헌을 뿌리치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그러면 왕호경의 의심을 받을 가봐 꾹 참고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강세헌 뒤에 서 있던 임지훈도 송연아를 보며 생각했다.

‘왜 이러시는 거지? 이렇게 다니다가 만약 강 대표의 와이프라는 것이 발견되면 대표님의 체면은 어떡하려고? 사람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4)
goodnovel comment avatar
강성곤
한파트. 횟수별 내용이 너무 짧아요. 최소 5회를 한회로 편집해 주시오.
goodnovel comment avatar
류은하
다른일을 못하겠네요. 다음소설이 궁금해서요
goodnovel comment avatar
신영균
진짜 사랑하는것 같은데.. ㅠ 자꾸꼬이네 ㅠ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 미친 그날 밤   제30화

    그가 최근에 별장에 돌아가지 않았던 것도 바로 그날 밤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 여자가 다시 한번 그의 시야에 들어올 줄 누가 알았을까? 여전히 그 표정으로!남자한테 잘 보이려고 이렇게 매혹적인 차림새를 했다니 목을 졸라 죽이고 싶었다.오늘 만나는 사람이 그가 아니고 다른 남자였다면, 그는 화가 치밀어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이 여자를 가지고 싶었다.행동이 어찌나 빨랐는지 송연아가 반응 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덮여 있었다.“음...”그녀는 몸부림을 치려 했지만 두 손은 머리 위로 올라가 의자 뒤쪽에 고정시켜졌다.강세헌은 부드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할 정도로 강했고, 처벌을 주듯이 끊임없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그녀의 입술은 부드러웠고 특유의 향기가 났다. 너무나 익숙한 것 같아 그의 욕심은 더 커졌다.송연아는 고통으로 몸을 떨었다. 저항할 수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몇 분 후 강세헌은 이성을 되찾고 천천히 그녀의 입술에서 떨어져 붉고 도톰한 입술에 아직 남아있는 그의 흔적을 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송연아, 나와 부부인 기간 동안은 절대로 다른 남자를 유혹하고 나대고 다니지 마. 알았어?”‘당신이 뭔데? 내가 그렇게 쉽게 당할 줄 알아?’그녀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강세헌, 당신은 내가 종합병원에 갈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또 직장도 잃게 만들었어요. 나는 사람이에요, 돈 벌어 생활해야 된다고요. 나대지 말라고요? 그럼 당신이 책임질 거예요?”강세헌은 당황해하며 물었다.“종합병원에 갈 수 있는 기회라니?”송연아는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모르는 척하지 마요! 당신이 병원장한테 그 자리 최지현한테 주라고 부탁했잖아요.”“그런 적 없어요.”강세헌은 바로 자신이 병원장에게 최지현을 잘 돌봐주라고 얘기했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렇다면 최지현이 종합병원으로 가게 된 건 송연아의 자리였다는 거였다.“당신은 나를 내 꿈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 미친 그날 밤   제31화

    ‘송연아는 어떻게 강세헌과 만난 거지? 방금 분명 강세헌이 이혼에 대한 말을 하는 걸 들었는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이지?’그녀는 몰래 다가가 그들의 대화에서 답을 찾으려고 했다.차 안에 앉아 있던 송연아는 한순간에 맥이 싹 빠져 마치 서리 맞은 뱀처럼 풀이 죽었다!이것은 그녀에게 있어 가장 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만약 이혼한다면, 강 씨 어르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된다.하지만 강 씨 어르신이 아니었다면 그녀의 어머니는 지금까지도 수술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은혜를 입었는데 이렇게 이혼해 버리면 배은망덕한 사람이랑 다를 게 없었다.송연아는 무척 고민됐다.“세헌 씨...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들며 물었다.“저랑 이혼하고 싶어 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이혼하겠다는데 왜 오히려 동의하지 않는 거예요? 설마 절 좋아하는 건 아니겠죠?”강세헌은 안색이 변하더니 차갑게 웃었다.“내가 이혼하지 않은 건, 당신을 곁에 두고 오래오래 괴롭히려는 거야! 당신을 좋아한다고? 꿈 좀 깨요!”송연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 남자는 과연 마음이 매우 모질었다!그녀를 괴롭히기 위해 정말 온갖 수단을 다 가리지 않았다! 자신의 결혼을 이용해서까지 말이다! 정말 뼛속까지 지독한 사람이었다!과연 다음 순간, 강세헌은 그의 본성을 드러냈다.“당장 내려요!”‘나야말로 당신 차를 타고 싶은 생각이 눈곱만치도 없어요!’송연아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재빠르게 차에서 내렸다. 그러나 삐끗한 발이 아파서 똑바로 서지 못하고 그만 강세헌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 부드러운 그녀의 가슴이 그의 가슴에 닿았다. 따뜻함과 부드러운 촉감이 그대로 전해졌다.“송연아 씨, 당신은 정말 나를 유혹할 기회를 조금도 놓치지 않네요.”이 말에 송연아는 화가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방금 분명히 자기가 먼저 짐승 같은 행동을 하고서는 말이다!‘정말 뻔뻔스러워! 더는 말을 섞지 말아야지!’하이힐을 신고 똑바로 설 수 없어, 아예 신을 벗어 버리고 맨발로 걸었다.가냘픈 이

  • 미친 그날 밤   제32화

    머리도 헝클어졌다!“천한 년이!”최지현은 욕설을 퍼부으며 미친 것처럼 송연아한테 달려들었다.송연아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최지현을 밀어냈다.최지현의 얼굴은 송연아가 손에 들고 있던 하이힐 굽에 긁혀 길고 붉은 상처 자국이 났다!“네가 감히 나를 때려?”성이 치민 최지현이 눈을 부릅뜨고 다시 달려들려 했다.“다시 손찌검하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잠시 머뭇기리던 최지현은 치켜든 손을 내렸다. 아직 강세헌과 송연아의 결혼 소식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니 이는 강세헌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닐까?최지현은 지금은 당황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강세헌은 자신과 결혼을 약속한 적이 있으니 송연아와는 언제든지 이혼할 수 있는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고서야 그녀는 조금 진정되었다.지난번에 강세헌에게 돈을 달라고 했을 때 이미 나쁜 인상을 남겼는데, 만약 송연아를 때린다면 강세헌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는 일이다.그들의 결혼 소식이 공개되지 않은 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니 아직 기회가 있었다.자신과 강세헌 사이에는 그런 인연이 있다!“송연아, 내 말 잘 들어. 내 곁에서 강세헌을 빼앗으려 꿈도 꾸지 마. 그는 내 꺼야!”송연아가 이미 강세헌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최지현은 거의 미친 사람과 다름없었다.‘강 씨 사모님 자리는 원래 내꺼여야 했어!’송연아는 그녀가 미쳐 날뛰는 모습을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종래로 강세헌을 뺐을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오늘 최지현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막돼먹은 여자 같았다!아마 강세헌의 취향도 이 정도겠지!“어디 두고봐!”최지현이 송연아를 매섭게 노려보더니, 욕설을 퍼부은 후 돌아섰다.홀로 남은 송연아는 그 자리에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왕호경과 투자 상담을 마치고 나온 임지훈이 문 앞에 서 있는 송연아를 발견했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강세훈이 보이지 않자 다가와 물었다.

  • 미친 그날 밤   제33화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고훈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녀의 모습은 낭패스러웠지만 그녀의 아름다움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붉은색 긴 치마는 그녀를 여인의 요염함으로 물들였다.그의 눈빛은 걷잡을 수 없이 어두워졌다. 그녀가 자신을 여러 번 다치게 한 것을 생각하면, 그녀를 붙잡고 똑같이 당하게 해주고 싶었다.고훈이 차 문을 열고 내려오자, 송연아는 바로 돌아서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두 번이나 당한 경험이 있는 고훈은, 먼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어디 한번 도망가 봐요!”송연아는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는 마음속으로 너무 잘 알고 있었다.“송연아 씨는 인삼만 먹고 자랐어요? 송연아 씨 덕분에 제 코에서 피가 얼마나 흘렀는지 아세요?”고훈은 여태껏 이렇게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었다!송연아가 처음이었다!말하는 사이에 그는 성큼성큼 앞으로 다가갔다.송연아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맨발에 하이힐을 손에 들고 계속 뒤로 물러섰다.이때, 갔다가 다시 돌아온 임지훈은 이 광경을 보고 차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송연아의 앞에 막아섰다.“고 대표님, 혹시 술에 취하신건... ?”“너야말로 술에 취했어.”“혹시 강 대표님께서 하신 말씀 잊으셨어요?”고훈의 속셈을 잘 알고 있는 임지훈은 주의를 줬다.고훈은 눈빛이 반짝이더니 말했다.“잊지 않았어.”기회는 언제든지 있을 것이니 지금 여기서 임지훈과 붙을 생각이 없었다. 그는 몸을 돌려 자신의 차로 걸어가 송연아를 돌아보았다.송연아는 임지훈의 뒤로 몸을 피했다.“제가 모셔다드릴게요.”임지훈이 말했다.송연아는 임지훈을 따라 차에 올라탄 후 비로소 물었다.“떠난 게 아니셨어요?”그러자 임지훈은 떠나긴 했지만 도중에 강세헌으로부터 송연아를 데려오라는 전화를 받아서 방금 다시 돌아왔다고 했다.송연아는 임지훈이 다시 돌아온 것이 다른 볼일이 있는 줄 알고 캐묻지 않고 조용히 차 안에 앉아 있었다.임지훈은 참지 못하

  • 미친 그날 밤   제34화

    임지훈은 송연아를 아는 내색을 하지 않고 그녀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강세헌의 안색은 누그러질 기미가 보였다.그는 최지현이 자발적으로 송연아를 위해 사정하러 오는 것을 보고, 약간 의아해 났다.“좋아.”강세헌이 대답했다.그가 이렇게 흔쾌히 승낙한 것은 최지현 때문이 아니었다.그저 송연아가 일을 찾지 못해 밖으로 나가 얼굴을 드러내며 그런 옷을 입고 술자리에서 술을 같이 마셔주는 일을 하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그녀가 인터넷에서 남자들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싫었다.그녀가 다른 남자와 그 방면에 관해 토론하는 것을 생각하면,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임지훈은 알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고 그대로 최지현에게 말을 전했다.하지만 이 순간, 최지현의 마음은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강세헌이 그녀와 만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다음 날.송연아가 무용실에 도착한 후, 교장은 그녀의 손을 잡고 끊임없이 감사하다고 하였다.“강 대표님이 투자를 해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기, 그때 대표님이 연아 씨를 데려간 후, 연아 씨를 어떻게 하지는 않았지요?”송연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니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바로 이때, 그녀의 주머니에 있는 휴대전화가 울렸는데 최지현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그녀는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송연아 씨, 어제는 미안했어요. 제가 충동했던 것 같아요. 화내지 말아요, 이미 강세헌에게 사정했는걸요, 사과하는 의미로 우리 병원에 와서 인턴으로 일할 수 있게 해드릴게요. 오전 9시에 오면 돼요.”송연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최지현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그렇지만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던 그녀는 대답했다.“알았어요.”그녀는 지금의 일을 그만두었다. 교장과의 협상은 순리로웠고 교장은 그녀에게 돈까지 주었다.“이건 연아 씨의 급여입니다.”거의 400만 원의 돈이었다.그녀는 출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액수가 이렇게 많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자신이 받아야 할 몇 장

  • 미친 그날 밤   제35화

    ‘어떡하지?’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마음을 가다듬고 초음파 검사를 하러 갔다.‘혹시 뭐가 잘못된 건 아니겠지?’이미 임신한 지 거의 두 달이 되었다는 결과를 받았다.“축하합니다, 쌍둥이입니다.”송연아는 이 결과가 믿기지 않았다.‘내가 정말 임신했다고? 그것도 쌍둥이를?’“의사 선생님, 혹시 잘못 확인하신 게 아닌가요?”그녀는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임신한 게 맞으십니다. 쌍둥이입니다. 이걸 어찌 틀릴 수 있겠어요? 자 여길 보세요!”의사는 마우스를 움직이며 보여주었다.송연아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두 아이가 똑똑히 보였다.그녀는 마음이 복잡해졌다.“하지만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은데, 임신했으니 많이 쉬어야 해요.”의사가 말했다.“네. 알겠습니다.”그녀는 검사 결과를 들고 일어나 검사실을 나왔다.최지현은 송연아가 검사실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검사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의사로부터 송연아가 쌍둥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최지현은 이를 악물며 송연아를 죽이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만약 강세헌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자신에게 기회가 차려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최지현은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 송연아를 찾아가 웃으며 말했다.“병원에 인턴으로 온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오늘은 나와 함께 야간 근무하는 게 어때요?”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오후엔 수술이 있었다. 최지현과 송연아는 주치의를 도와 수술에 참여하여야 했다. 둘 다 수술 전 준비를 해야 했고, 수술 과정에서도 공부해야 했다. 예전에 어떤 병원에 있었든 간에 이 병원에서 주치의가 되려거든 이 병원의 절차에 따라야 했다.송연아는 열심히 공부하며 세심하게 준비했는데 반면 최지현은 그럴 마음이 없는 듯하였다.그녀는 이따금 송연아의 배를 향해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송연아는 세심히 일하면서 임신에 대한 고민도 잊어버린 것 같았다.반나절 후, 송연아는 피곤함이 몰려왔다. 조금 뒤, 야간 근무도 하여야 한다.그녀는 물 한 잔을 마신 후,

  • 미친 그날 밤   제36화

    송연아는 최지현과 강세헌의 관계를 떠올리며, 최지현이 자신에게 한 일 때문에 강세헌에게도 좋은 태도를 주지 않았다.“뭐하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에요?”송연아는 방금 너무 당황했다. 처음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았을 때는 아이를 지우려 생각했지만, 누군가 다른 사람이 아이를 해하였다고 생각하니 그만 이성을 잃고 말았다.갑자기 아이들을 잃을까 봐,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받을까 봐 매우 두려웠다.최지현은 그녀와 강세헌이 부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분명 그녀의 아이가 강세헌의 아이인 줄로 알고 있을 것이다.그래서 자신의 아이를 해하려 하였는지 모른다.송연아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심재경이 앞에 있는 것도 잊은 채 무례한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심재경은 강세헌의 매서운 시선에 황급히 해명했다.“난 아무것도 못 봤어.”말하고는 송연아를 차에서 쫒아낸 후 강세헌이 자신에게 화풀이라도 할까 봐 얼른 차를 몰고 도망갔다.송연아는 입을 깨물며 원한 어린 눈길로 강세헌을 노려봤다!강세헌은 그녀의 이런 눈길에 눈살을 찌푸렸다. 자신이 조금 전 일에 대하여 따지기도 전에 먼저 이러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았다.‘이 여잔... 정말 말도 안 돼!’“차에 타요!”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송연아는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역시 끼리끼리 노네요!”“뭐? 송연아 씨, 당신은 사는 게 귀찮아요? 내가 한 말은 모두 잊은 거예요?”강세헌은 송연아의 턱을 세게 움켜쥐며 물었다.그녀는 자기 턱이 당장이라도 으스러질 것만 같았다!“기억은 하는데 전 단지 당신 말을 듣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세헌 씨는 뭘 믿고 저더러 아내 역을 잘하라는 거예요? 그럼, 세헌 씨는 남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적이 있어요?”송연아는 날카롭게 되물었다.그녀는 최지현이 자신에게 한 일을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났다!“만약 제가 다른 남자와 가까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좋아요, 당신도 최지현 씨랑 거리를 둬요. 어때요? 할 수 있어요?”강세헌의 어두웠던 안색이 갑자기 풀리더니 조금

  • 미친 그날 밤   제37화

    송연아는 고개를 들며 말했다.“네! 안 돼요!”“저랑 최지현 사이엔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 단지 어떤 사정이 있어 좀 배려해 줄 뿐이에요.”강세헌은 모처럼 설명했다.그는 최지현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안 후부터 그 여자에게, 그날 밤에 대해, 모든 호감이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남은 것은 단지 그날 밤 그녀가 자신을 구한 것에 대한 고마움, 그 고마움 때문에 배려를 베풀 뿐이었다!이는 감정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송연아는 무슨 비밀이라도 알게 된 것 같았다. 강세헌이 최지현에게 잘해준 것은 사랑도 아니고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그녀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웃기 시작했다.“왜 웃어요?”“아무것도 아니에요.”강세헌에 대한 송연아의 말투는 부드럽기 그지없었다.이에 강세헌은 우대를 받는듯한 느낌이 들어 이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약을 잘못 먹기라도 한 건가?’하지만 그녀의 열정은 다음 날 아침까지도 계속되었다.그녀는 별장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요리했고 특별히 아주머니에게 강세헌의 입맛에 대하여서도 물어봤다.비위를 맞추려는 속셈이 너무 뻔했다.강세헌은 테이블 위의 정교한 아침 식사를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말해봐요, 뭘 하려는 건지.”“먼저 맛 좀 보세요, 제 솜씨가 입맛에 맞는지... ”그녀는 또 살뜰히 따뜻한 우유도 준비해 주었다.강세헌은 계란 후라이를 한 입 먹어보고는 평가했다.“별로예요. 아주머니가 구운 후라이보단 맛없네요.”송연아는 눈을 흘기고 싶었다.‘계란 후라이는 다 같은 맛이 아닌가? 다른 맛이 날 리 없잖아!’하지만 그에게 부탁이 있는 그녀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다음엔 더 맛있게 준비할게요.”강세헌은 휴지로 입가를 우아하게 닦았다.“말하지 않으면 전 이만... ”“세헌씨가 절 병원에 데려다줬으면 좋겠어요.”송연아는 즉시 자신의 요구를 말했다.강세헌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면서 그녀의 마음을 단번에 꿰뚫어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복수심이 의외로 심한 이 여자의

최신 챕터

  • 미친 그날 밤   제1265화

    결혼식을 마친 후 방유정 아버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떠나기 전에 임지훈에게 회사를 완벽하게 인계하려고 회사에 들어오라고 제안했다.임지훈은 송연아와 강세헌 일행과 같이 먼저 프랑스로 돌아가서 그쪽 일을 마무리했다. 비록 임지훈이 회사에 있으면 강세헌은 보다 한가하게 일을 할 수 있었지만, 그가 떠난다고 해도 그냥 조금 더 바쁠 뿐이다. 어느 회사든 누가 떠나면 절대 안 되는 건 없다. 일주일의 시간 동안 임지훈은 프랑스에서의 일들을 모두 마치고 귀국해서 방씨 가문 회사에 들어갔다.임지훈도 국내에 집이 있었지만 방유정과 같이 방씨 가문에 들어갔다. 데릴사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유정 아버지의 병을 알고 방유정이 부모님과 많을 시간을 보내게 하기 위해서였다. 임지훈 역시 사위로서 그럴 의무가 있었다....반년 후, 방유정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방유정 어머니는 그 충격에 순식간에 많이 늙었다. 방유정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집안 분위기는 아주 저조했는데 방유정의 대부분 시간은 어머니와 함께 보냈다. 예전의 임 비서는 이제 임 대표가 되어 그의 능력으로 방씨 가문은 아주 관리가 잘 되었고 3개월 후 방유정 어머니의 상황도 많이 좋아졌다.방유정이 드디어 임신하게 되면서 방유정 아버지가 돌아간 일도 어느 정도 잊혀가고 있었다. 임지훈은 곧 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기뻤고 방유정도 곧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행복했고 방유정 어머니 역시 곧 외할머니가 된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정말로 모두 행복해할 만한 일이었다.방유정이 임신 6개월 때 그들은 프랑스로 갔는데 구애린은 남자아이를 낳았고 심재경의 딸은 이제 걸을 수 있게 되었는데 샛별이가 유일한 여자아이여서 모두가 예뻐했다. 샛별이는 아직 작고 어렸지만 찬이를 쫓아다니는 것을 좋아했고 찬이는 샛별이 다리가 짧다고 계속 놀려줬으며 그게 재밌다고 샛별이는 키득키득 웃었다. 찬이가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면 샛별이는 오빠라고 불렀는데 너무 귀여웠다.방유정이 말했다.“저도 딸을 낳고 싶어요.”구애린이 말했다.“그게

  • 미친 그날 밤   제1264화

    비록 손을 놓기 싫었지만, 방유정 아버지는 결국 방유정의 손을 임지훈에게 넘겨줬다.“앞으로 계속 사랑하며 살기를 바란다.”방유정도 아버지에게 말했다.“꼭 그렇게 할게요.”이어서 결혼식은 순서대로 일사천리로 피로연까지 모두 순리롭게 진행되었다.방유정 어머니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는데 딸이 그렇게도 바라던 결혼을 하니 너무 기뻤다. 그런데 결혼시키고 나니 또 잘 살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세상의 부모들은 다 그런가 보다.임지훈은 방유정을 데리고 강세헌이 있는 테이블로 가서는 비록 모두 알고 있지만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소개했다. 모두 방유정을 다시 한번 소개받았는데 이번에는 심재경 친구의 사촌 동생이 아닌 임주훈의 아내로 말이다.구애린이 웃으며 말했다.“정말 너무너무 축하해요.”방유정도 웃으며 대답했다.“고마워요.”윤이도 어른들 따라 한마디 했다.“축하해요.”방유정은 윤이를 보며 말했다.“너무 귀여워요.”그녀가 손을 뻗어 윤이의 얼굴을 만지자, 윤이가 손을 내밀었다.“안아줘요.”송연아가 미간을 찌푸렸다.“윤이야, 안 돼.”방유정이 말했다.“괜찮아요.”그녀는 윤이를 안으며 말했다.“무겁지 않아요.”윤이는 그녀의 머리에 있는 금색 비녀를 보고 만지려고 했다. 방유정이 한복을 입고 있었기에 머리에 비녀를 하고 있었다. 방유정은 아주 시원하게 바로 비녀를 빼서 윤이에게 주었는데 송연아는 윤이를 제지하지 못해서 미안해했다.“이러면 안 돼요. 오늘 얼마나 중요한 날인데...”“괜찮아요. 그냥 액세서리일 뿐이에요. 윤이가 좋아하니 놀게 해요.”방유정은 정말 성격이 좋았다. 역시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것만큼 성품이 좋았다. 가끔 조금 오만하긴 하지만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모두 그녀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송연아는 윤이를 안고 달래려고 했다.“윤이 착하지. 이건...”송연아는 윤이가 방유정을 어떻게 부르면 될지 생각했는데 방유정이 웃으며 말했다.“호칭일 뿐이니까 편

  • 미친 그날 밤   제1263화

    “지금 막 들었는데 유정 씨와 결혼한다면서요. 지금 방씨 가문에서 결혼식을 준비한다고 난리 났어요.”임지훈이 웃었다.“저 이래 봐도 능력 있는 남자예요. 여자들한테도 인기 많아요. 봐요, 결혼도 금방 하죠?”구애린이 말했다.“이제 우리 모두 짝이 있네요.”찬이도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지훈이 삼촌, 축하해요.”“고마워.”임지훈이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심재경이 물었다.“그런데 데릴사위로 들어간다고 하던데요?”심재경의 말에 모두 놀라며 시선이 일제히 임지훈에게로 향했다. 확실히 놀랄만한 일이다. 임지훈의 조건에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돈도 있고 능력도 있어서 충분히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데 말이다.“하긴, 방씨 가문에 가장이 필요하긴 해요.”심재경이 그쪽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한마디 했다....임지훈의 결혼식으로 송연아와 강세헌도 프랑스로 돌아가는 일정을 늦췄다. 아무도 심재경의 결혼식을 보러 왔다가 임지의 결혼식까지 보게 될 줄을 생각을 못 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이건 임지훈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그럴 듯이 방유정과의 결혼은 정말로 찰나의 결정이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니 그 역시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임지훈이 진원우에게 말했다.“나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진원우가 말했다.“그런 배부른 소리 하지 마. 방씨 가문은 돈도 많고 유정 씨도 예쁘고 그 정도면 만족해야지.”“만족해. 다만 너무 빠른 것 같아서 그래.”귀국하기 전까지만 해도 싱글이었는데 이제 프랑스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결혼식은 방씨 가문에서 모두 준비했는데 방유정 딸 하나이고 또 사위도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결혼식은 아주 성대하게 치렀다. 방씨 가문의 친척들도 꽤 많이 참석해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비록 데릴사위라고 하지만, 임지훈 측은 심재경이 준비했는데 심재경 본인도 금방 결혼식을 치렀기 때문에 익숙한지라 아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다....방유정은 정교한 메이크업을 하고 값진 웨딩드레스를 입었는

  • 미친 그날 밤   제1262화

    “잠도 잤는데 왜요? 모른 척하려고요?”방유정이 옷을 입더니 침대에서 꼼짝 안 하는 임지훈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왜요? 계속 그렇게 누워 있을 거예요?”임지훈이 말했다.“내 옷을 가져오지 않았잖아요. 나 입을 옷 없어요.”방유정은 그제야 임지훈이 옷이 없다는 걸 생각했다.“가져다 줄게요.”그녀는 곧바로 차에 가서 캐리어를 가지고 다시 올라갔다.“뭐 입을지는 알아서 찾아서 입고 내려와요. 아래층에서 기다릴게요.”방유정은 말을 마치고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임지훈은 침대에서 내려 결혼 얘기이니만큼 격식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정장을 찾아서 입었다. 그가 정리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방유정은 부모님 가운데 앉아 있었는데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녀의 부모는 그를 보자마자 더욱더 열정적이었다.임지훈이 건기침을 하고 입을 열었다.“저기...”“우리 딸 줄게요.”“아니에요. 지훈 씨가 저한테 시집 오는 거예요.”방유정이 정정했다.“...”“...”“...”방유정을 제외한 세 사람이 거의 동시에 물었다.“유정아,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방유정은 자신이 여자이며 이 집안에 다른 후계자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또 아버지가 중병이고 자기는 회사를 관리할 능력도 없기에 어찌 보면 자기가 남편을 찾는다기보다는 방씨 가문의 회사를 경영할 사람을 찾는 거였다. 인제야 그녀는 부모가 조급해하는 의도를 이해했고 그녀 역시 가문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임지훈이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임지훈을 각별히 마음에 들어 하는 것도 그런 것들 때문이지 않겠는가.“유정 씨,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임지훈은 뼈대가 있는 남자로서 데릴사위 할 생각은 없었다.방유정이 말했다.“후회하면 안 돼요!”“왜 안 돼요? 유정 씨가 뭘 원하든지 저 모두 만족시켜 줄 수...”“제가 원하는 게 바로 이거예요.”방유정이 외치자, 임지훈은 오히려 우스웠다. 한 여자가 나한테 시집오라고 하다니!“우리 유정이가 시집가는 거 맞아요

  • 미친 그날 밤   제1261화

    지금 그녀가 부모님에게 전화해서 물으면 부모님은 더 속상해할 것 같았다.‘나 이제 어떻게 해야지? 어떻게 하면 좀 더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지? 결혼, 그래 결혼해야 해.’그녀는 자기가 결혼해야만 부모님이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다. 결혼 상대도 지금 바로 방에 있지 않겠는가?‘남자 친구인 척을 해줬으니 이제 남편인 척해달라고 해야지. 진짜가 아니고 가짜라도 되니까 결혼하자고 해야겠어.’방유정은 진료 기록부를 다시 원래 위치에 넣고 비틀거리며 부모님 방에서 나와 자기 방으로 돌아갔는데 임지훈이 아직 욕실에서 나오지 않아 침대 옆에 앉아서 기다렸다. 한참 지나자, 임지훈은 가운을 두르고 욕실에서 나왔는데 침대에 자기의 옷이 보이지 않아 방유정의 옆에 서서 물었다.“내 옷은요?”그는 방유정이 잊은 것 같아서 다시 말했다.“내 옷은 지금 당신 차 트렁크에 있어요.”방유정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지훈 씨, 우리 결혼해요.”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약을 잘못 먹었어요? 아니면 정신이 어떻게 됐어요?”“다 아니에요. 그냥 당신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서요.”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거칠었는데 임지훈은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녀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물었다.“울었어요? 누가 괴롭혔어요? 얘기해 봐요. 제가 가서 때려줄게...”임지훈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방유정이 와락 그를 끌어안았다. 임지훈은 갑작스러운 친밀감에 몸이 굳어버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그게... 유정 씨...”그가 말하려고 할 때 방유정이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의 손이 아래로 드리는 순간 몸에 걸친 유일한 가운마저 벗겨져서 흘러내렸다.“...”방유정은 워낙 임지훈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지금 행동이 충격에 의한 도발적인 행동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웃옷의 단추를 벗겨 가슴을 드러내고는 그의 가슴에 가까이하며 말했다.“저를 좀 봐봐요.”임지훈은 참을 수 없었는지 목젖을 굴렸는데 이름 모를 불길이 아랫배에서 솟아오르더니 순식간에 딱딱해졌다.“정말 후회하지 않겠어요?”임지훈도

  • 미친 그날 밤   제1260화

    방유정은 어머니가 자신의 어깨를 다독이자, 화가 난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응원을 하시는 거였다.“화이팅!”방유정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건가? 도대체 왜 이렇게 변한 거지?’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만 좋다면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갑자기 선 자리를 만들어주고 남자를 유혹하라고까지 하시다니?그녀는 어머니의 이마를 만지며 물었다.“엄마, 혹시 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방유정 어머니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우리 이제 나가야 해.”방유정의 아버지는 기사가 이미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집을 나갔고 방유정은 문 앞까지 그들을 배웅했다. 차가 떠나자, 그녀는 집으로 들어갔는데 어차피 임지훈이 자고 있었기에 지루할 것 같아서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았다.그녀는 가만히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는지라 얼마 지나지 않아 심심했다. 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었기에 밖으로 나갈 수도 없어서 임지훈을 놀려주려고 그가 곤히 자는 방으로 올라가서는 화장대에서 화장품을 가져다가 침대 옆에 앉아 임지훈에게 예쁜 화장을 해주었다. 그러고 나서도 임지훈이 깨지 않자, 옆에서 핸드폰을 보다가 눈이 아파 오니 옆에 기대서 잠이 들었다. 그녀가 일어났을 때는 임지훈은 이미 깨어나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언, 언제 깼어요?”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방유정은 참을 수 없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임지훈의 얼굴은 정말로 오페라 가수 같았는데 어찌나 웃었는지 배가 아팠다. 임지훈은 그녀의 턱을 받쳐 들고 물었다.“다 웃었어요?”방유정은 곧바로 웃음을 거두고 그의 손을 뿌리쳤다.“맘대로 제 몸에 손을 대지 말아요.”임지훈이 말했다.“유정 씨를 저에게 준다고 해도 거절이에요.”방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말했다.“뭐라고요? 저를 좋다고 하는 남자들이 줄을 서면 프랑스까지는 갈 거예요. 그런데 지훈 씨는 내가 싫다고요?”임지훈이 흠칫하자, 방유정이 그를 잡고 물었다.“지금 그

  • 미친 그날 밤   제1259화

    “방유정은 부모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알았어요. 하시고 싶은 대로 하세요.”“어서 지훈 씨 방으로 데려가.”방유정이 물었다.“어느 방에요?”방유정 어머니는 그제야 깨달은 듯 말했다.“어머, 어떡해. 게스트룸은 아직 준비가 안 돼있어. 우선 네 방으로 데려가서 휴식하게 해.”방유정은 어머니의 말에 놀라며 말했다.“아빠, 엄마, 이 정도로 오픈 마인드였어요? 어떻게 제 방에 술 취한 남자를 데려가라고 하세요?”“네 말대로 취했는데 뭐 어때?”“술김에 어떤 짓도 한다는 말 몰라요?”방유정이 묻자, 그녀의 부모님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몰라.”방유정은 철저히 말문이 막혔다. 부모님과 임지훈이 정말로 모르는 사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임지훈이 그들의 아들이라고 생각했을 만큼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엄마 아빠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 아무리 나를 결혼시키고 싶어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만약 진짜로 무슨 일이 있으면 책임지라고 하고 바로 결혼시킬 거야.”임지훈은 그 말을 들으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한바탕 뿜었다. 방유정의 부모님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본인이 천당에 있는 것 같았는데 정말로 귀여운 부모님들이라고 생각했다.‘방유정은 전생에 은하계를 구했나 봐. 이런 가정에서 태어나고 말이야.’방유정은 역겨워하며 말했다.“지훈 씨, 여기서 이러면 어떡해요. 화장실로 가야지.”“취했잖아.”방유정 어머니가 가정부를 불러 치우게 했다.“그만하고 불편해 보이는데 어서 방으로 데려다 쉬게 해.”방유정은 혼자서 임지훈을 옮길 수 없어서 가정부의 도움을 받아 함께 방으로 데리고 올라갔다. 방에 도착하자, 그녀는 임지훈을 침대에 던졌는데 임지훈은 몸이 포근한 세계에 떨어진 듯 따뜻하고 향기로웠다.“무슨 향수를 써요?”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방유정이 말했다.“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헛소리 그만하고 얼른 잠이나 자요.”임지훈은 취한 건 사실이지만 정신만은 여전히 말짱했다. 그는 눈을 감고 또 말했다

  • 미친 그날 밤   제1258화

    임지훈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요. 해명하지 않아도 화는 나지 않았을 건데, 굳이 해명하니 용서해 줄게요.”방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삐쭉거렸다.“그렇게 잘난 척하지 말아요. 그럼 좋은 말이 안 나가니까.”“...”임지훈이 할 말을 잃었다.그때 방유정의 어머니가 열정적으로 요리를 집어 그의 앞접시에 건넸다.“이건 우리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요리인데 맛봐요.”임지훈이 집어서 입어 넣고 먹어보더니 말했다.“맛있습니다.”방유정 어머니는 미소를 지었고 방유정 아버지는 그에게 술을 따랐다.“평소 주량이 어떻게 돼요?”임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못합니다.”방유정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었다.“잘 마실 것 같은데 너무 겸손하시네요.”임지훈이 말했다.“아니에요. 아니에요.”방유정은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아빠, 지훈 씨는 일이 바빠서 내일 프랑스로 돌아가야 해요. 일을 망치면 안 되니까 술을 많이 주지 마세요.”방유정 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그래.”“네. 그러니까 한 잔씩만 해요.”말하면서 방유정은 술을 가져갔는데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정말 분위기를 깬다.”방유정이 말했다.“두 분의 건강을 생각해서예요.”방유정 어머니는 술병을 들고 임지훈에게 한 잔 따르고 또 남편에게도 한 잔 따랐다.“많이 마시게 되면 우리 집에 방이 많으니 그냥 휴식하면 돼요. 비행기는 내일 타면 되는데 급해 할 거 없잖아요.”방유정은 어머니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엄마, 이 사람을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집에서 잠을 자래요? 나쁜 사람이면 어떡하려고요?”“걱정하지 마. 조사해 봤는데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야.”“...”“...”방유정과 임지훈이 순간 놀랐다. 방유정은 평생 살면서 이렇게 굴욕적인 순간을 느낀 적이 없었다. 몇 년 동안 쌓아온 체면이 한순간에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다른 사람도 아닌 그녀의 부모님이었다.방유정 아버지는 아내를 힐끗 쳐다

  • 미친 그날 밤   제1257화

    “지훈 씨는 취미가 뭐예요?”방유정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임지훈은 방유정의 물음에 잠시 당황하다가 자신의 생활을 떠올렸는데 일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휴가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에 심재경의 결혼이 아니었다면 계속 일만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취미는 더구나 없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본인의 생활이 정말로 단조롭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옆에서 따뜻하게 말 한마디 건네주는 사람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순간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아내를 맞이해서 함께 서로 보살펴주며 지내고 싶었는데 그런 사람만 있다면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고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방유정을 바라봤는데 본인과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방유정은 아직도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을 보살필 줄은 모를 것 같았다.“왜 그런 이상한 눈빛으로 봐요?”방유정의 물음에 임지훈이 되물었다.“어디가 이상한데요?”방유정은 좀 더 가까이 가서 그의 눈을 마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왜요? 설마 저를 사랑하게 된 건 아니죠?”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당신은 성격도 안 좋고 또 엄청 잘난체하는데 내가 왜요? 점심시간이 다 되었으니 이제 들어가요.”시간을 보며 임지훈은 자리에서 일어섰다.“굶었어요?”방유정이 그를 비웃었다.“식사 끝나면 저는 가도 되죠.”방유정은 순간 왠지 서운했다.“그렇게 가고 싶어요?”“여기는 제집이 아닌데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요.”방유정은 그를 향해 입을 삐쭉거리자, 임지훈은 의아해했다.“왜 그래요?”“내가 뭐요?”방유정은 짜증을 냈다.“유정 씨는 정말 변덕이 많네요. 그걸 고쳐요. 남자들은 변덕이 많은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요.”방유정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집안으로 걸어들어갔다.임지훈은 고개를 돌려 못에 있는 물고기들을 한 번 더 보고는 뒤따라 들어갔다. 방유정이 집에 들어서자, 그녀의 어머니가 그들을 부르러 가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딸만 보였기에 그녀의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