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요? 우리가 가도 돼요?”‘이렇게 돈 많은 부자가 여는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니. 그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들도 보통 사람들이 아니겠지? 분명 중주에서 돈 있고 지위 있는 사람들이 많이 올 거야!’나 점장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당연하죠. 선물은 필요 없어요. 그냥 오셔도 돼요. 제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면 될 거예요!”도범은 잠시 생각하더니 싱긋 웃으며 떠나갔다.하지만 그가 떠나고 난 뒤.“엥? 저 사람 데릴 사위 아니었나? 그런데 돈이 이렇게 많다고?”겨우 충격에서 헤어 나온 나 점장은 뭔가 생각난 듯 눈을 반짝였다.“와. 이렇게 꼭꼭 숨겼던 거야? 한 번에 1만억이라는 돈을 턱턱 쓰다니. 그래서 그렇게 떠들썩하게 아내를 위해 생일 파티를 한다고 한 거였네!”한편, 집에 도착한 도범은 먼저 목걸이를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둔 뒤에야 박시율을 찾으러 나갔다.정원에서 느긋하게 산책 중이던 박시율은 도범을 보자 바로 잔소리를 늘여놓았다.“당신은 대체 아침부터 어딜 갔던 거야?”아내의 잔소리에도 뭐가 그리 기분 좋은지 도범은 헤실 웃으며 호주머니에서 작은 상자 몇 개를 꺼냈다.“자기 곧 생일이잖아. 그래서 반지랑 귀걸이 그리고 팔찌 사러 갔었지.”“뭐야, 나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혼자 몰래 나갔다 왔던 거야/”박시율은 활짝 웃으며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내 열었다.“화하 주얼리 거잖아? 거기 보석들 엄청 비싼데. 이, 이게 대체 몇 개야? 이거 다 합치면 얼마야?”도범은 담담하게 웃었다.“비싸지 않아, 한 18억 정도 돼.”“뭐라고? 18억? 그게 비싸지 않다고?”박시율은 도범이 말한 가격을 듣고 머리를 부여잡더니 눈살을 지푸렸다.“안되겠다. 당신 이거 충동구매야. 우리 둘 다 일자리도 없는 마당에 이렇게 비싼 걸 사면 앞으로 어떡하려고 그래? 아무리 당구 내기로 2000억을 벌었다지만 아껴써야지!”하지만 잔소리를 해대는 박시율은 도범은 오히려 마음 한구석에서 따뜻한 물결이 일렁였다. 그는 이내 흐뭇한 얼굴로 박시율을 품에
“엄마,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용천수는 맞아도 싸요. 게다가 이미 때렸는데 뭘 어떡해요? 도범 씨도 잘못한 거 하나 없어요. 저 때문에 주먹을 휘두른 거라고요!”“시율아.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 그런데 용 씨 가문과 척을 지면 우리 가문은 그냥 죽어!”화를 내는 딸애를 보자 나봉희는 답답했는지 가슴을 치며 소리쳤다.“엄마, 왜 그래요?”그때 마침 박영호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박해일이 의아한 듯 물었다.“무슨 일이겠어? 네 매형이 또 사고를 쳐서 그러지!”나봉희는 한숨을 푹 쉬면서 도범을 째려보고는 박해일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도 서방이 글쎄 어제 용 씨 저택을 찾아가 그 집 도련님을 때렸다잖아! 내가 화 한 나게 생겼어? 지금 그 집 도련님 병원에 있대. 이제 우리 어떡해!”“뭐라고? 도 서방, 자네 너무 무모한 것 아닌가? 자네가 사람들 앞에서 하극상을 벌인 건 2000억 때문이라 넘어갈 수 있어. 그래서 그 때문에 해고된 걸 뭐라 하지도 않았잖아. 그런데 이건 아니지.”박영호는 한발 다가서더니 팍 구겨진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봤다.“아무리 시율이가 해고당했다지만 그 일로 상대를 그 지경으로 만들면 어떡하나? 그 집에서 전에 자네와 시율이한테 일자리도 소개해 줬는데 고마워해도 모자랄 판에. 게다가 상대는 일류 가문이라고, 그 집에서 우리 가문을 멸할 수도 있는데 두렵지도 않나?”“내 말이!”나봉희가 가슴을 치며 끼어들었다.“내가 그래서 지금 우리 집에서 내쫓고 있었잖아! 제가 싸지른 똥 제가 치워야지. 우리 집안까지 말아먹으면 안 되잖아!”“엄마, 형부가 욱한 건 맞지만 언니를 위해서 그랬잖아요. 이미 때렸는데 뭘 어떡해요. 그리고 만약 떠난다면 다 같이 여길 떠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 집 도련님이 맞았다면 가주가 누나와 형부한테만 손을 뻗지 않을 거란 말이죠. 우리도 위험해요!”“맞네. 다 같이 떠나자고! 이 별장을 버려야 하는 게 마음 아프지만 중요한 물건은 모두 챙기면 그만이니까. 게다가 대부분 돈이 다 카드에 있잖
나봉희는 도범을 힐끗 보며 난처한 듯 입을 열었다.“아까는 내가 오해했네. 자네가 일자리 때문에 주먹을 휘두른 줄 알았지 뭔가. 그런데 그런 일이 있었다니 그럴만 했어.”“엄마, 그런데 그 일은 어떻게 알았어요?”“아, 쇼핑하고 있을 때 옆에서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듣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사지도 못하고 바로 돌아왔잖아!”나봉희는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리는지 연신 가슴을 쓰러내렸다.“만약 상대가 대놓고 악의를 드러낸다면 그나마 피할 길이 있겠지만 갑자기 들이닥치면 우리 꼼짝도 못 하고 당해. 만약 용 씨 가문에서 우리 모르게 공격해오면 어떡하지? 아무래도 우리 식구 모두 요즘 집에만 있는 게 좋겠어. 어디도 나가지 말고!”“안 돼요. PC방 사업 금방 시작했는데 어떻게 그래요. 요즘 손님도 많고 바빠 죽겠구먼, 나 무조건 나가야 해요!”그러더니 눈꼬리를 휘며 헤실 웃었다.“저 형부 말 믿어요. 상대가 형부 무서워한다잖아요. 그러면 그런 게 맞겠죠. 안 그러면 벌써 찾아오고도 남았을 테니까.”“안돼. 우리 집이 뭐 네 PC방 사업 하나 안 한다고 굶어 죽는 것도 아니고. 네가 죽으면 나도 못 살아.”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만에 하나 잃는다는 생각만 하면 끔찍하기만 했다.“영아 씨, 영아 씨가 저와 함께 가 줘요!”그때, 박해일은 멀지 않는 곳에 서있는 영아와 기타 보디가드들에게 손짓하며 그녀들을 불러왔다.“엄마, 이러면 시름 놓이죠?”그리고 그녀들이 가까이 오자 나봉희를 보며 활짝 웃었다.한편.“당주 님, 당주 님, 좋은 소식 있습니다!”의화당의 한 남자가 활짝 웃으며 당주 최용 앞으로 달려왔다.“무슨 일인데 그래? 입이 찢어지겠다.!”최용은 남자의 모습에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되물었다.“도범 그 자식이 무슨 사고를 쳤는지 모르겠는데 용천수가 그 자식과 그 자식 마누라를 해고했답니다. 게다가 그 자식 마누라에게 치근덕대다가 도범한테 맞아 지금 병원에 있답니다!”남자의 보고에 최용의 눈이 반짝 빛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애들한테 계획 잠시 중단하라고 일러! 이틀 정도 상황을 지켜보자고!”최용은 기분이 날아갈 듯 기뻤다. 만약 용 씨 가문에서 대신 도범을 처리한다면 그로써는 좋은 일이었다. 손을 더럽힐 일도 없을 테니까.그 시각 성경일도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잘 됐어. 정말 잘 됐어. 하하!”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박이성과 한지운 그리고 장소연의 앞으로 다가와 앉았다.“경일 씨, 무슨 일인데 그렇게 좋아해요?”박이성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사실 그도 좋은 일이 있었다. 겨우 몸이 회복해 이제는 다시 박 씨 저택으로 돌아갈 수 있는 데다가 기회를 봐서 장소연을 박 씨 가문 사람들에게 소개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박해일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생각하니 그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도범 그 자식이 또 사고를 쳤대요. 하하, 정말 사고 치는 스케일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그때 성경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경일은 커피숍에 들어와서부터 입꼬리가 내려오지 않았다.“우리가 나서지 않아서 그 자식 아마 죽을 것 같아요.”“왜요? 그 자식이 또 누구한테 원한을 샀는데요?”한지운은 성경일의 말에 곧바로 도범이 또 누구의 원한을 샀을 거라는 걸 알아차렸다.“설마 또 뭐 일류 가문과 척을 졌다거나 그런 거예요? 그 자식이 아무리 우리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해도 만약 일류 가문을 건드렸다면 정말 이번에는 빠져나오기 쉽지 않겠는 걸요!”하지만 성경일은 고개를 저으며 검지로 테이블을 톡톡 쳤다.“이번에 그 자식이 건드린 건 일류 가문이 아니라 용 씨 가문이에요!”“경일 씨, 지금 농담한 거죠? 도범이 용 씨 가문과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 그 집 보다가드도 하고 매일 용신애 옆에 붙어 다녔잖아요. 그래서 사이가 좋은 줄 알았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왜 용 씨 가문을 건드리겠어요?’박이성은 믿기지 않는 듯 피식 웃었다. “하하, 그게 글쎄 2000만 원 때문이래요. 그 자식 돈에 환장하잖아요!”역시나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성경일도 따라 웃더니 자초지종을 설명
그녀는 솔직히 걱정됐다. 만약 용천수가 심하게 다쳐 용준혁이 화를 참지 못해 박이성한테까지 그 악영향이 간다면 상황은 복잡해지니까.물론 가능성은 적다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니었다.‘어렵사리 이성 씨 여자친구가 되었는데 만약 나한테까지 불똥이 튀어 나까지 죽이면 어쩌지? 그러면 너무 억울하잖아. 행복한 나날도 누리지 못하고 죽는다고? 절대 안 돼!’“용 씨 가문에서 연락이 왔는데 남산 부동산 프로젝트 우리와 더 이상 협력하지 않겠다고 했대요. 게다가 위약금을 한품도 물어줄 수 없다네요!”박시성은 씁쓸하게 헛웃음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영감탱이가 지금 회의해야 한다고 불러서 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장소연을 바라봤다.“소연아 일어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우리 같이 가. 영감탱이가 박 씨 가문 사람들 모두 불렀다니 박시율과 도범도 불렀을 거야. 박해일도 간다고 하니 사람들이 다 있을 때 널 내 여자친구로 소개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하지만 장소연은 눈살을 찌푸렸다.“이…… 이럴 때에 저를 소개한다고요? 때가 아닌 것 같은데요.”“때가 아니긴. 오히려 아주 적절해!”박이성은 두 손을 펴며 확신에 찬 듯 말했다.“마침 모두 다 모이는 때에 네가 내 여자친구라는 거 알려야 하지 않겠어. 그래야 도범 그 자식이 박 씨 가문에 알려지는 게 두려워 서라도 자기 죽이지 않을 거 아니야. 우리 사이를 알리는 게 자기한테는 안전해. 만약 관계를 알리지 않았다가 도범 그 자식이 자기 처남 대신 복수한답시고 자기를 죽이기라도 하고 내 여자친구인 줄 몰랐다고 하면 어떡해?”장소연은 한참을 듣더니 바로 설득당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같이 가요. 그런데 저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 해서 긴장돼요.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고.”“그런 거 살 필요 없어. 가족회의라서 그저 눈도장만 찍고 인사만 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박이성은 장소연의 손을 꼭 잡으며 그녀를 안심시
“무슨 일이냐고? 지금 그걸 말이라고 물어? 네 잘난 남편이 또 사고 쳤어!”그때 박이성이 장소연을 데리고 들어오며 입꼬리를 올렸다.“이성아, 너 왜 그 여자를 데려왔어? 그 여자 박해일 여자친구 아니야?”박준식은 아들이 데려온 장소연을 보자 눈살을 찌푸렸다.아버지의 반응을 짐작했다는 듯 박이성은 담담하게 웃으며 박해일을 일부러 한번 보고는 입을 열었다.“그게 언제 적 일인데요. 그런데 뭐 박해일이 뭐 이 나이 먹도록 할 줄 아는 게 있기를 해요? 사업이 성공했나요? 그래서 소연 씨도 당연히 더 우수한 남자를 찾은 것 아니겠어요?”그리고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며 소개했다.“다들 주목해 주세요. 장소연 씨는 앞으로 저 박이성의 여자친구입니다. 저희 첫눈에 보고 반했거든요. 저희야말로 진정한 천생연분이라고요.”그 말에 옆에 있던 박해일의 표정은 잿빛으로 변했고 눈시울은 어느새 붉어졌다. 그도 물론 장소연이 나쁜 년이라른 걸 알지만, 저런 여자는 그의 사랑을 받을 자격도 없다는 걸 알지만 함께 있은 세월이 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속이 문드러졌다.“아, 일성 오빠 여자친구분이셨구나. 축하해요. 역시 미녀는 능력 있는 남자가 어울리죠. 누구처럼 매일 게임에 빠져 살면 좋은 여자가 다 도망가지 안 그래요?”옆에서 듣고 있던 박시연이 팔짱을 끼면서 괴상야릇한 말투로 박해일의 심기를 더 긁어댔다.하지만 그때 도범이 콧방귀를 뀌며 입을 열었다.“하하,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넣어야 한다고 딱 어울리는 짝을 만났네. 그런데 김치녀는 언젠간 후회할 날이 오겠지.”“그러니까. 뻔뻔해도 유분수지!”박시율도 콧방귀를 뀌며 동생의 편을 들었다.“이게 감히 누구더러 쓰레기라는 거야?”박이성은 화가 난 듯 앞으로 다가가 도범을 죽일 듯 노려봤다.하지만 문뜩 뭔가 생각난 듯 화를 억누르며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며칠 뒤면 죽을 놈하고 내가 화를 내서 뭐해.’“그러고 보니 너 요즘 힘없고 몸이 나른해지는 것 같지 않아?”도범은 멈칫했지만 곧바로 박이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던데! 감히 천수 도련님을 때려? 당장 박 씨 가문에서 꺼져. 더 이상 우리 가문을 해치지 말고!”도범이 대답하기도 전에 친척 하나가 화가 난 듯 끼어들었다.“맞아. 상대는 자그마치 천수 도련님이라고! 예전에 건드리고 다닌 이류 가문 도련님과 같은 줄 알아? 그때 그 사람들은 박 씨 가문 체면을 봐서, 게다가 자네가 실력이 뛰어나고 전신님과의 관계를 봐서 참은 거라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고! 이젠 아주 점점 막 나가겠다는 건가? 감히 천수 도련님도 때리고?”다른 친척도 도범이 벌인 일 때문에 자기한테 불똥일 튈까 두렵고 분한 마음에 소리쳤다.그러자 그때 도범 대신 나봉희가 어색하게 웃으며 앞으로 나섰다.“어르신, 걱정 마세요. 도 서방이 천수 도련님께 주먹을 휘두른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천수 도련님이 이유 없이 도 서방과 우리 시율을 해고한 것도 모자라 시율한테 몹쓸 짓까지 저지르려고 해서 때린 거라고요!”그러면서 가슴을 두드리며 약속했다.“그런데 걱정 마세요. 절대로 박 씨 가문에 피해를 주지 않을 겁니다. 용 씨 가문에서 무고한 사람까지 죽이진 않을 것 아닙니까? 기껏해야 죽으면 우리 가족만 죽겠죠!”“하하, 참 말은 잘하네!”박준식은 같잖다는 듯 웃으며 끼어들었다.“용 씨 가문에서 홧김에 우리 가문 전체를 걸고넘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제수 씨가 어떻게 알아요?”“간단하죠. 만약 상대가 보복하려면 벌써 하고도 남았을걸요. 도 서방이 어제 천수 도련님을 때렸는데 지금 점심도 지났는데 아직도 찾아오지 않은 걸 보면 모르겠어요? 이건 분명 그냥 넘어가겠다는 뜻이잖아요. 우리 도 서방과 그 집 둘째 아가씨가 어떤 사이인데!”나봉희도 솔직히 자신은 없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약한 모습을 안된다는 생각에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그럴 리가!”하지만 박이성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끼어들었다.“상대는 용 씨 가문 큰 도련님이에요! 용 씨 가문에 숨은 고수가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넘어갈 리가 없잖아요. 제가 볼 때 가장
도범이 용천수를 때렸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솔직히 박 씨 가문 사람들 모두 혼비백산이 났다. 때문에 바로 용 씨 가문 쪽 소식을 수소문하도록 보디가드를 보냈었다.그런데 지금 큰 부상이 아니라는 말을 듣자 어르신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큰 부상이 아니면 용준혁이 크게 화내지 않을 것이고 일도 크게 벌이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사람을 시켜 도범을 죽일 가능성은 있지만.“큰 부상이 아니라니 다행이네. 다행이야!”어르신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가 한시름 놓았다는 걸 모두 보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박시율과 도범만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의아해했다.어제 도범의 공격은 분명 강했다. 그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용천수가 그 한 방에 바로 쓰러질 리는 없을 테니까.그렇다는 건 용천수가 절대로 작은 부상을 당했을 리 없다. 게다가 몇 년간 고자로 살아야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했다.하지만 도범과 박시율 모두 총명한 사람이었기에 용 씨 가문에서 일부러 거짓 소문을 냈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 용준혁은 사리에 밝은 사람이기에 일을 크게 만들지 않을 거는 것도.“할아버지, 천수 도련님이 큰 부상이 아닌 건 다행이지만 남산 부동산 건으로 본 손해는 누가 메꿔요?”박이성은 여전히 불만 가득한 눈치였다. ‘저 자식을 이대로 놓아주라고? 안돼. 방법을 생각해서 저 자식을 박 씨 가문에서 쫓아내야 해.’하지만 그가 생각에 잠겨 있을 그때.“제가 할게요!”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도범이 두발 앞으로 나서더니 손실을 메꾸겠다고 자처해 나선 것이다.“2000억 손해 봤다면 그만큼 주면 되잖아.”“너 확신해? 제대로 생각해라. 태용한테서 가진 2000억이 없으면 네 마누라 생일파티는 어떻게 하려고?”‘이 자식 정말 허세가 장난 아니네. 그렇다면 뭐 나야 땡큐지만.’“도 서방. 지금 그게 무슨 말인가? 지금 시율과 도 서방 둘 다 일자리도 없는데 저 큰돈을 어떻게 내겠다고 그래?”옆에서 듣고 있던 나봉희는 깜짝 놀라며 도범을 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