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연을 본 도범의 눈빛에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도범은 장소연을 살려두었다가는 언젠가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가 쓰러진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이곳에는 다른 사람도 없었고 나봉희도 쓰려졌기에 장소연을 죽이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하지만 도범은 금방 이런 생각을 지웠다. 그리고 곧이어 그가 자조적으로 웃었다.자신이 만약 쓰러진 이 여자를 죽인다면 하재열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장군인 그가 다른 이가 위험에 빠진 지금,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 비웃음을 받을 게 분명했다.장소연을 죽인다면 도범과 박해일 사이의 약속은 더 이상 지켜질 수 없었다. 그는 박해일을 도와 장소연 뒤의 남자를 찾아낼 수도 없었고 장소연이 죽고 나면 박해일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폐인처럼 살 수도 있었다.박해일은 장소연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믿고 있었기에 멍청한 짓을 저지를 수도 있었다.그런 생각을 하니 도범은 장소연을 죽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죽어도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박해일에게 이 여자의 얼굴 아래에 숨겨진 더러운 꼴을 보인 뒤에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 그냥 두자."한숨을 쉰 도범이 두 여자를 들어 올리더니 어깨에 걸치곤 4층 옆으로 와 풀쩍 뛰어내려 안정적으로 바닥에 착지했다.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두 사람을 차에 태우더니 별장으로 돌아갔다.별장으로 돌아간 뒤에야 도범은 무언가가 생각났다는 듯 박시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무사히 구해냈다는 소식을 알렸다."두 사람 쇼핑하러 간 거 아니었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전화를 끊자마자 박용호가 걸어 나오며 쓰러진 두 사람을 보더니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괜찮아요, 좀 놀라서 그런 거니까 곧 깨어날 거예요."도범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두 사람이 이렇게 쓰러질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머지않아 나봉희가 먼저 눈을 떴다.그리고 집 앞에 세워진 차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시름 놓았다."뭐, 뭐야
나봉희의 말을 들은 박영호가 놀라서 물었다.그때, 장소연도 깨어났다. 그녀도 나봉희와 마찬가지로 두려운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다 별장인 것을 확인하곤 한시름 놓았다."세상에, 저 방금 쓰러진 거예요? 이제 집으로 돌아온 거 맞죠? 그 사람들은요?""그 사람들은 죽었으니 걱정하지 마. 두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한 거 그냥 한 소리 아니야. 다행히 중장 실력이 하찮아서 이길 수 있었어. 아니면 이기기 힘들었을 거야.""이게 다 너 때문이야. 천용시의 사람은 언제 건드린 거야? 하 도련님이 그랬잖아, 자기 집안이 천용시에서 가장 큰 집안이라고."나봉희가 차에서 내려오며 두근거리는 심장을 잡고 말했다."만약 그 집안사람들이 찾아오면 어떡해?""중장을 찾아 저를 죽이러 왔다는 건 자신이 없다는 걸 설명하잖아요. 실력도 없는 것 같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도범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희 지금 돈도 안 모자라니까 경호원이나 몇 명 부르죠, 앞으로 쇼핑 다니실 때 경호원을 옆에 두세요. 그래야 안전하죠, 오늘처럼 또 다른 사람한테 붙잡혀 갈 일도 없고.""그래요, 진작에 경호원을 불렀어야 해요."장소연도 차에서 내려오며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 경호원을 끼고 다니는 자신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많은 이들이 부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볼 것이 분명했다."경호원을 부르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잖아, 한 명에 적어도 2, 3백만 원씩 들어갈 텐데, 그리고 집청소해 줄 아줌마도 구해야지. 지금은 지유 밖에 없어서 혼자 수아도 학교에 데려다주고 해야 해서 부족해, 집 상황이 크게 변했잖아."나봉희가 생각해 보더니 다시 도범을 보며 말했다."나는 몰라, 이 돈은 도범 네가 내야 해. 너 대대장이라며, 400억 정도 받았을 거 아니야, 지금까지 200억 정도 썼고 아직 200억 남았으니까 이 돈은 네가 내.""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돈은 제가 낼 테니까 어머님 돈은 어머님이 알아서 쓰세요."도범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오늘 일은 저도
"이렇게 하는 거 어때요? 제가 용서를 빌 겸 어머님이랑 소연이한테 2억씩 드릴게요. 어때요?"도범에게 이 돈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나봉희가 이 돈을 받고 앞으로 이 일로 자신을 욕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장소연에게도 자신이 더 이상 예전의 일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다고 착각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이로써 그녀가 도범이 자신을 기족으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경계를 내려놓고 허점을 보일 것이다.그리고 오늘의 일은 확실히 도범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그날 소명용을 죽인 뒤로 도범은 하재열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소명용이라는 빽이 죽었으니 하재열이 놀라서 다시는 자신을 찾아와 소란을 피우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다.하지만 도범의 생각은 틀렸다. 하재열은 소명용을 죽인 사람이 도범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기에 다른 이들이 이 사실을 잊었을 무렵, 도범을 찾아와 복수를 하려고 했던 것이었다.소명용의 제자를 찾아와 도범을 죽여 복수를 하게 하려는 생각을 한 걸 보면 나름 똑똑한 것 같기도 했다.하지만 멍청하게 박시율과 장소연에게 옳지 않은 생각을 품은 데다가 나봉희까지 납치해 도범의 화만 돋우었다.만약 중장인 정진만 데리고 오고 하재열이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면 도범은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누가 정진을 데리고 왔는지도 조사하지 않았을 것이다."좋아요, 아주버님,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좋아요, 오늘 저 아주버님 덕분에 살았어요."장소연이 흥분해서 말했다. 2억은 적지 않은 돈이었다.물론 그녀는 이 상황이 조금 의외이긴 했다. 도범이 자신에게 돈을 줄 생각을 하다니, 그녀는 아마도 그가 자신을 완전히 믿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장소연은 전에 박해일과 결혼을 하겠다고 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그날 밤, 밥을 먹을 때, 도범이 장소연의 휴대폰을 보겠다고 한 것도 어쩌면 정말 농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장소연은 심지어 자신이 긴장해서 도범을 오해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계좌번호 나한테 보내줘, 지금 줄게. 오늘 나 때문에 이런 일을 겪은
장소연도 돈을 받곤 기분이 좋아져서 도범을 보며 웃었다."괜찮으니 됐어, 도범 말이 맞아. 경호원이랑 아주머니들을 데리고 와야지, 우리도 이제 돈이 있으니 경호원을 두지 않으면 도둑이 들지도 몰라."박영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어머님, 들어가서 쉬세요. 옷도 더러워졌으니 씻고 계세요, 저는 경호원들을 찾아올게요."도범이 말을 하곤 차를 끌고 경비업체로 갔다.중주에는 세력과 재벌들이 많았기에 자연스럽게 경비업체도 많았다.한참을 헤매던 도범은 한 곳에 차를 세웠다.이곳에는 경비업체 두 개가 있었는데 한 집은 인테리어도 화려하고 거대한 마당이 있는 반면 다른 한 집은 많이 평범했다.도범은 고민하다 화려한 인테리어를 한 집으로 들어갔다."경호원 자리 구하러 오셨어요?"도범이 들어서자마자 대머리를 한 남자 하나가 도범을 보며 웃었다."경호원 자리 찾으러 온 거면 저쪽으로 가요."도범이 남자가 가리키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보니 그곳에서는 사람 몇 명이 등록을 하고 있었다."그런 게 아니라 저는 경호원을 찾으러 온 겁니다."도범이 남자를 보며 말했다."당신이? 그럴 리가 없어 보이는데?"상대방이 다시 도범을 훑어보더니 말했다."당신 꼴을 보니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은데, 옷도 허술하게 입어서 어디 경호원한테 줄 돈이나 있겠어?"도범은 더 이상 남자와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 화제를 돌렸다."여기 사장님은 어디 계세요? 사장님이랑 얘기를 하고 싶은데, 당신같이 안목도 없는 사람이랑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 그럴 자격 없다고요.""젠장, 감히 나한테 그따위로 말을 해?"남자가 도범을 툭 밀치며 말했다."내가 누군지 알아? 나 여기 대가리야, 여기 경호원들 다 내가 훈련시킨 거야. 여기에서 나가서 좋은 일자리를 찾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다들 성 씨 집안, 왕 씨 집안 같은 이류 가문에 들어갔다고.""그건 저랑 상관없는 일입니다, 저는 경호원을 찾으러 왔다고요."도범은 남자를 신경 쓰지 않은 채 안으로 걸어들어
대머리 남자의 속도는 나름 빨랐다. 전문적인 경호원을 훈련시킬 수 있는 사람이었기에 실력이 나쁘지 않았다.그는 자신에게 대들고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도범을 제대로 혼내줄 생각이었다.더구나 마당에는 두 사람을 보고 있는 경호원도 있었다.하지만 다음 순간, 도범이 왼쪽으로 몸을 틀더니 가볍게 그의 공격을 피했다."뭐야?"놀란 남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혹시 착각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 빠른 속도로 뒤에서 도범을 습격했는데 도범은 고개 한번 돌리지 않고 그의 공격을 피했다.그가 의아함에 잠긴 사이, 도범이 앞으로 걸어가며 뒷짐을 지곤 여유롭게 마당을 둘러봤다.한편, 마당의 다른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남자의 제자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들의 코치가 뒷짐을 진 이를 이기지 못했다는 것이 그들은 믿기지 않았다.그 모습을 확인한 남자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는 다시 도범에게 다가가 공격을 하려고 했다.하지만 그의 왼손이 도범에게 다가가면 도범은 오른쪽으로 몸을 피했고 그가 오른손으로 다가가면 도범은 왼쪽으로 몸을 피했다.결국 남자가 두 손으로 동시에 공격을 하려던 찰나, 도범이 갑자기 뒤로 드러누웠다."윽!"도범의 머리가 남자의 배를 가격했고 남자가 고통의 신음을 내뱉었다.도범은 한 발로 자리에 서서 다른 한 발로 평형을 지키며 몸을 바닥과 거의 평형되게 만들었다. 그 동작은 보기만 해도 어려워 보여 할 수 있는 이가 많을 것 같지는 않았다.도범의 가격에 뒤로 물러난 남자는 간신히 몸을 바로 세웠다."그럴 리가 없어, 내가 당신 상대도 안 된다고?"대머리 남자가 화가 나서 말했다. 구경을 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져 면접을 보러 온 이들도 전부 시선을 돌리기 시작해 그는 조금 창피해졌다."하!"남자가 갑자기 뛰어오르더니 두 손으로 거대한 주먹을 만들어 망치 같은 모양을 한 채 몇 미터 높이 뛰어올라 아래의 도범에게 힘껏 내려쳤다."보자 보자 하니 끝이 없네."도범은 막무가내로 나오는 남자를 보고 조금 화가 났다. 상대방
이번 힘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도범의 주먹 한 방에 남자는 저 멀리 날아가 마당의 벽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졌다."풉!"남자가 바닥으로 떨어지자마자 피를 토했다. 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누가 우리 장홍에 와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싸우는 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달려 나와 물었다.그중 한 영감은 무척 화가 나있었다."겁도 없이 우리 경비업체에 와서 소란을 피워? 죽고 싶은 거야?"다른 이들도 덩달아 씩씩거리며 말하더니 도범을 중간에 에워쌌다."대머리 코치를 저렇게 만들다니…"그리고 그제야 대머리 남자의 모습을 확인한 한 젊은이가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도범의 실력에 감탄했다.젊은이의 말을 들은 코치들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영감을 바라봤다."어르신, 저놈이 제가 막는데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간 겁니다."대머리가 가슴을 문지르며 말했다."이봐요, 제가 방금 당신 죽이려고 했으면 당신 지금 일어설 기회도 없었어."도범이 웃으며 사람들을 바라봤다."저는 오늘 소란을 피우러 온 게 아니라 경호원을 찾으러 온 겁니다. 그런데 저 대머리가 너무 건방지게 굴길래 몇 마디 했더니 저를 죽일 기세로 달려들어서 손 좀 봐준 겁니다."말을 마친 도범이 몸을 돌려 경비업체를 나서려고 했다."여기 사람들은 도덕도 없는 것 같으니 이런 코치 밑에서 배운 이들도 믿음직스럽지 못할 것 같아서 다른 집으로 갑니다.""잠깐!"그때, 영감이 드디어 차가운 얼굴로 입을 뗐다."장홍이 당신이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곳인 줄 알아? 그렇게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그러니까, 우리 사람을 때리고 도망갈 생각을 해? 미친 거 아니야?"다른 한 남자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우리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무서워서 도망가려고 하는 거지? 대머리를 죽이려고 했다고? 지금 누구를 놀리는 거야? 내가 뭐 네 그 말에 놀라서 도망이라도 갈 줄 알았나 봐?"건장한 몸을 한 남자가 사나운 얼
옆 경비업체의 직원들은 모두 도범이 행패를 부리러 온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평소 장홍 경비업체의 사람들은 모두 건방진 모습을 보였기에 이것도 이해가 갔다.그리고 회사 빽도 대단했고 긴 시간 동안 운영한 덕에 돈도 많았다. 그들은 매번 화려한 마당을 볼 때마다 부러워했다.그런데 이런 곳에 행패를 부리러 온 사람이 있을 줄이야.하지만 도범의 말을 듣고 나서야 상대방이 지나치게 건방져서 손님의 심기를 거스르게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손님이 왕이라는 말도 있는데 대머리 남자가 상대방을 깔본 것도 모자라 손찌검까지 했지만 결국 도범에게 맞았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이분이 정말 우리 손님이라는 말이야?"영감이 생각해 보더니 물었다."어르신, 저놈 말 믿지 마세요. 저렇게 평범한 모습을 하고 경호원을 찾으러 왔다뇨? 그리고 저놈이 먼저 시비를 건 겁니다.""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당신 태도가 먼저 별로였잖아요. 뒤에서 습격하려고 하고, 그런데 이제 와서 전부 다 나한테 뒤집어 씌우려는 거예요? 당신이야말로 정말 죽고 싶은 건가 보네."도범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공터에서 하 씨 집안의 사람 몇 백 명을 죽였는데 그중에는 실력 있는 중장도 하나 있었다. 그런 그가 경호원을 찾으러 온 길에 이런 일을 겪을 줄이야. "겁이 없구나, 우리 자리에서 우리 사람을 다치게 만들고 내 물건까지 부수고 아무 후회도 하지 않는 걸 보니. 거기에다 태도도 아주 건방져."영감이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아주 만만하게 보이나 봐."말을 마친 영감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죽여!"그의 말 한마디에 또 다른 두 명의 코치와 수십 명의 경호원이 도범에게 달려들었다."역시 사람 많은 거 믿고 까부는 거였어."자신에게 달려드는 사람들을 본 도범이 담담하게 웃었다."무서우면 무섭다고 해, 별 소용은 없겠지만. 우리는 너에게 기회를 줬어, 무릎 꿇고 사과하고 10억을 주면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네가 거절했으니 너를 탓해."대머리 남자가 팔짱을 낀 채
"완전 빨라!"장홍 경비업체의 사람뿐만 아니라 문 앞에서 구경을 하고 있던 옆 경비업체의 사람들도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도범처럼 이렇게 강한 사람에게 정말 경호원이 필요할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안돼!"대머리가 반격을 하기도 전, 눈앞이 새까매지더니 도범의 주먹이 이미 그의 가슴 위로 떨어졌다.두려움에 고함을 친 대머리 남자는 다시 멀리 날아가 벽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져 숨을 거두었다."어르신, 저랑 한 번 비겨볼래요?"도범은 대머리 남자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영감을 바라보며 웃었다."돈을 주겠다고 하는데도 안 받더니 이렇게 죽음을 자처할 줄이야."꿀꺽, 도범의 말을 들은 영감이 침을 삼켰다. 그는 그제야 자신의 이마 위에 자리 잡은 식은땀을 발견했다.그리고 도범의 실력이 무서우리만치 대단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본사에서 사람이 온다고 해도 도범을 이길 수 있는 이는 없을 듯했다."도범 씨!"그때,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인파를 뚫고 나온 장세천이 그 상황을 보곤 놀라서 소리쳤다.도범이 고개를 돌리고 보니 저번에 자신의 신분을 알아볼 뻔한 8성급 대장 장세천이 그곳에 있었다. "정말 도범 씨였네."도범을 본 장세천이 웃으며 그에게 다가왔다."8성급 대장 장세천!"장홍의 총코치인 영감은 중주의 고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적어도 누구를 건드리지 말아야 할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장세천의 얼굴을 확인한 그가 놀라서 얼른 그를 불렀다."대장님, 이, 이분을 아세요?"영감이 침을 삼키며 몸을 살짝 숙인 채 공손하게 장세천 앞으로 다가왔다.다른 경호원들도 놀라서 인사를 건넸다. 그들은 8성급 대장이 오늘 이곳에 올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장세천은 부대 내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다.하지만 바뀐 그들의 태도를 보며 도범은 차갑게 웃었다."네, 도범 씨는 대대장입니다."장세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바닥에 누워 신음을 내뱉는 사람들과 숨을 거둔 대머리 남자를 보더니 물었다."도범 씨,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