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이의 눈가가 더욱 빨개졌다. 그는 엄청 감동을 받고 있었다.“꼭 받으셔야 합니다. 이건 제 성의이기도 하지만 모든 전사들을 대표해서 전하는 마음이기도 합니다!”도범의 표정은 엄청 진지했고 위엄마저 느껴졌다.“아, 알겠어요. 정말 고마워요!”늙은이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제야 그가 돌을 받아들었다.‘모든 전사들을 대표하는 마음이라고? 하하 정말로 자기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줄 아나? 중장급 정도되는 사람이 와도 그렇게 대단한 말은 못 하겠네!’‘자기가 뭐 전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고 있어!’곁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왕호가 냉소를 지으며 속으로 구시렁거렸다.“저, 정말 고마워요!”늙은이가 도범에게 감사의 표시로 절이라도 하려고 했지만 도범이 바로 말렸다.늙은이는 비취를 안아들고 바로 옆 가게로 들어가 돈으로 바꿨다. 이런 매매를 하는 장사꾼들은 조금만 깎아 줘도 기쁜 마음으로 원석을 사가곤 했다.“정말 포부가 넓네. 16억이나 되는 물건을 그렇게 바로 내주고 말이야. 왜 뒀다가 박 씨 어르신 생신날에 드리지 않고? 비록 그 가치가 20억까지는 안 된다고 해도 비슷하기라도 하면 그 어르신도 특별히 너를 곤란하게 만들지는 않을 건데 말이야. 나중에 생신날에 아무것도 내놓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왕호가 웃으며 도범의 앞에 다가왔다.“그 일이라면 도련님이 상관할 게 아니지. 그리고 당부하는데 너 내 여자한테 어쩔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마. 아니면 나중에 꼭 후회할 일이 생길 테니까!”도범이 왕호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는 전혀 왕호를 신경 쓰고 있지도 않았다.“하하 재밌네. 네가 지금 나를 협박하는 거야?”왕호가 큰 소리로 웃었다.“그래 맞아 맞아. 아직까지는 네 여자지. 그런데 만약 어르신 칠순 생신날 80억을 내놓지 못하면 넌 그때 아웃이야. 박 씨 가문에서 쫓겨나는 거라고. 쯧쯧, 너희 두 사람이 이혼하게 되면 그녀는 자유의 몸이 되잖아? 그럼 네 여자라고 할 수 없게 되지!”“어디 한 번 기다려 보든지!”도
도범이 식은땀을 흘렸다. 용일비는 너무 자뻑이 심했다.그런데 자세히 생각해 보니 확실히 자신이 과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60억 가치를 하는 물건을 함부로 선물할 수 있었을까?용일비는 미모도 뛰어났고 몸매도 좋았다. 그리고 마침 어제 자신의 알몸을 도범에게 보인 전적도 있으니, 그가 자신에게 딴 생각을 품고 있기 때문에 이런 선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말이 되긴 했다.도범이 쓴웃음을 짓다가 그제야 해명에 나섰다.“걱정 마세요. 전 맹세코 아가씨한테 허튼 생각을 품고 있지 않습니다. 그건 원래 아가씨 돈으로 산 원석이고 돈을 지불할 때도 말씀드렸습니다. 그 안에서 어떤 보석이 나오든 아가씨한테 드리겠다고. 사내대장부로 생겨서 한 입으로 두말 해서야 되겠습니까?”여기까지 말한 도범이 잠시 침묵하다가 이어서 말했다.“아가씨께서 그 물건이 부담스러우시다면 어제 제가 아가씨한테 실수했던 일에 대한 사죄의 의미라고 생각해 주십시오!”어제의 일이라면 사실 도범이 잘못한 건 아니었다. 순전히 문을 잠그지 않은 그녀의 잘못이었고 그대로 욕실에서 나온 것도 그녀 자신이었다.하지만 어쨌든 상대는 여자였기 때문에 도범도 마음 한구석이 편치 많은 않았다.도범의 말에 용일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닳아 올랐다. 그리고 갑자기 어제의 장면이 머릿속에 불쑥 떠올랐다.그녀는 왠지 자신이 지금 도범의 앞에서 옷 하나 걸치지 않고 발가 벗겨진 것 마냥 부끄러워졌다.하지만 곧바로 그녀가 눈을 치켜뜨며 도범을 쏘아보았다.“뭐가 맹세코 허튼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지금 설마, 내가 못생겼다고 말하는 거예요?”“큼큼, 예쁘긴 예쁘죠. 하지만 저한테는 와이프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 눈에는 제 와이프가 아가씨보다 훨씬 예쁘게 보입니다. 때문에 절대 허튼 생각을 품을 일이 없습니다!”도범이 어색한 듯 헛기침을 연거푸 하더니 솔직하게 답했다.“당신…”용일비는 너무나 기가 막혀 발만 동동 굴렀다. 뭐가 예쁘긴 예쁘단 말인가. 그리고 자기 와이
도범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더니 차에서 내렸다.“하하 미안한데 오늘은 우리와 함께 가줘야겠어!”장용준이 피식 웃었다. 그는 말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행동력만큼은 뛰어난 사람이었다.“그래? 어디로 가야 하지?”도범이 물었다.“제갈 가문! 당신이 우리 아가씨한테 파두를 먹였잖아! 오늘 무슨 일이 있든 우리와 함께 가줘야겠어. 만약 우리 아가씨한테 큰일이라도 생기면 당신과 당신네 가족 모두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장용준이 도범을 바라보았다. 그는 눈앞의 남자가 만만치 않은 실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아니면 용 씨 가문의 보디가드로 들어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머릿수는 그들 쪽이 더 많았고 그 역시 제갈 가문의 가드였다. 그런 그가 도범한테 겁먹을 리가 없었다.“그건 정상적인 반응이야!”그렇게 답한 도범이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다.“방금 한 그 말은? 우리 가족들을 잡아두고 있다는 말인가?”“하하 어떨 것 같아?”곁에 있던 보디가드가 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제 너랑 네 마누라만 남았어. 하지만 네 마누라는 놓아 주지. 그 여자는 용 씨 가문 회사에서 팀장을 맡고 있다며. 관건은 너야!”“감히 내 가족을 잡아? 네놈들이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도범의 얼굴이 싹 굳어졌다. 그의 주위로 기온이 몇도 정도는 내려간 듯이 싸늘해졌다.“우리는 지금 너한테 손을 대고 싶지 않아. 얌전히 따라오도록 해!”곁에 있던 보디가드가 상황 파악을 못하고 헤실헤실 웃으며 도범을 바라보았다. 그는 도범을 아예 안중에 두지 않고 있었다.“내 가족한테 아무 일도 없어야 할 거야. 그게 아니라면 너희들은 물론 제갈 가문 전체가 함께 그 죗값을 물어야 할 거니까!”도범이 싸늘한 표정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하하 말로 해주니까 네가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우리 실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정말로 우리 제갈 가문 보디가드들을 만만하게 보겠는걸!”“용 씨 가문의 재력이 우리 제갈 가문보다 많은 건 인정하는데, 제갈 가문 보디가드들이
“용준 형님, 어쩌죠? 저 자식 엄청 센 것 같은데요!”장용준이 전화를 끊자 곁에 있던 보디가드가 곧장 그에게 물었다. 방금 도범의 실력을 확인하고 겁에 질린 것이 분명했다.장용준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도범의 앞으로 걸어가더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도범 신의 님, 저희가 오해했습니다. 방금 저희 가주께서 연락이 오셨는데 현재 아가씨의 몸 상태는 아주 양호하시고 오늘 총 15kg나 빠지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저한테 당부하시기를 오늘 밤 신의 님 가족분들을 모시고 밥 한 끼 드시고 싶다고 합니다. 이미 호텔 예약까지 마친 상태입니다!”남아있던 보디가드들이 그 말을 듣더니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도범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신의 님!”도범은 몹시 당황스러웠다. 이 사람들 태도가 너무 빠르게 바뀌는 거 아닌가? 아직 주위에 사람들도 많은데 그 자리에서 신의라고 소리 지르다니, 너무 시선을 끌고 있잖아!그가 마지못해 미소 지었다.“난 내 가족들만 무사하면 돼. 그리고 신의라고 부르지 마. 난 신의가 아니야. 그저 너희들 아가씨가 조금 살이 쪘다고 해서 다이어트를 도왔을 뿐이야!”남아있던 보디가드들이 식은땀을 흘렸다. 도범이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게 아닌가? 그저 다이어트를 도왔다고? 만약 제갈소진 아가씨가 살을 빼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었으면 오늘까지 미뤄왔을 리가 없었다.이미 수많은 의사들과 다이어트 전문가들한테 문의를 했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이건 살찌는 희귀병이라고만 말했었다.장용준이 잠시 고민하다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참 신의 님… 아니 도범 님,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살이 빠졌는데 혹시 무슨 부작용은 없을까요? 혹시 우리 아가씨 몸에 무리가 가거나 하지는 않을까요?”“걱정하지 마, 절대 아무 문제 없을 테니까. 그리고 요요 현상 같은 것도 없을 거고, 피부는 탱탱해지고 탄력이 생기게 될 거야!”도범이 자신만만하게 답했다.“알겠습니다. 그러면 다행입니다. 참으로 다행이에요!”장용준은 그제야 한시름
잠시 생각에 잠겼던 장용준이 곁에 있는 두 보디가드를 향해 말했다.“너희 둘, 지금 당장 회사로 가서 박시율 아가씨를 모시고 와. 무조건 공손한 태도로 모셔와야 돼. 알았어?”“참 내 딸 수아는 잡아가지 않았겠지? 만약 오늘 그 애를 놀라게 했다면 너희들 모두 뼈도 못 추리게 될 줄 알아!”도범이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이 물었다.수아는 이제 4살이었다. 그는 그렇게 어린 수아가 겁먹은 모습 같은 건 절대 보고 싶지 않았다.“그건, 저희가 도범 님 집으로 갔을 때 따님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미처…”장용준이 속으로 겨우 한숨을 돌렸다. 도범의 딸이 학교를 가서 데려가지 못한 게 얼마나 천운인지,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 그들 앞에 서있는 이 신비한 무림고수의 화를 제대로 돋우게 되었을 것이다.제갈 가문이 비록 큰 가문이기는 했으나 이런 고수를 건드리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알았어. 그럼 난 일단 내 딸을 데리러 가지. 이따가 바로 너희 제갈 가문으로 갈게!”도범이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차에 올라탔다.“어서들 차를 옮기고 도범 님한테 길을 내드려!”장용진이 바로 부하들에게 소리쳤다.같은 시각 제갈 가문, 제갈소진은 이제 더 이상 배가 아프지 않았고 화장실을 가고 싶지도 않았다. 아마 그 단약의 약효가 이제는 다 떨어진 것 같았다. 그녀는 한눈에 보아도 기운 차 보였다.여기서 관건은 지금의 제갈소진은 한 번에 15kg이 빠졌기에 이제 90kg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만약 직접 목격한 게 아니었다면 그녀의 아버지, 어머니조차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순식간에 미모의 여성으로 변신한 여자가 자신들의 딸이라니!한 번에 살이 너무 많이 빠져버린 탓에 제갈소진의 옷이 다 헐렁해졌다. 그녀는 샤워를 한 후 특별히 예전에 말랐을 때 입었던 원피스를 꺼내 갈아입었다.“살이 빠지니 역시 엄청 예뻐지셨어요 아가씨. 이렇게 하루, 이틀 쭉쭉 빠지게 되면 틀림없이 절세 미녀로 거듭날 겁니다!”나봉희는 눈앞의 제갈소진을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곧이어 나봉희와 가족들은 제갈 가문의 개인 주차장에 도착했다.커다란 주차장 문이 스르륵 열리자 그 안에는 전부 값비싼 차들로 채워져 있었다. 벤틀리, 포르쉐, 페라리, 심지어 롤스 로이스, 그리고 평소에 쉽게 볼 수 없었던 차들까지 하나같이 위엄이 넘쳐 보였다.“어머니 저, 정말 저까지 골라도 되는 거예요? 제가 고르면 그 차는 제 소유가 되는 거죠?”장소연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제 정말로 운이 트이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그녀는 순식간에 박해일이라는 이 세컨드가 제법 괜찮은 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다르게 나봉희가 곧바로 반박했다.“그럴 리가 있겠니? 네가 아까 말했었잖니. 너는 아직 우리 집 해일이의 여자친구일 뿐이니까 우리 박 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때문에 이 차는 지금 너한테 줄 수 없어. 하지만 우리 해일이 여자친구니까 잠시 네가 몰고 수 있게는 해 줄게!”“도범과 언니는 모두 차를 소유하고 있잖아요. 이제 이 집안에는 유일하게 저와 해일이만 면허증이 있는데, 어머니 그냥 저한테 주시면 안 되나요?”장소연은 아까 목숨을 부지하려고 박해일과의 관계를 어떻게든 발뺌하려고 했던 게 너무나 후회되었다. 도범이 정말로 제갈소진의 다이어트를 성공시켰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아마 당분간은 아까 일 때문에라도 나봉희가 그녀한테 차를 주지는 않을 것이 분명했다.그녀의 예상대로 나봉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차는 지금 당장 네가 몰아도 괜찮아. 하지만 그 차의 주인은 나야. 다른 한 대는 해일이 꺼고. 너랑 해일이가 차 한 대를 같이 운전하는 걸로 충분하잖니? 내 소유의 차는 지금 당장은 네가 몰아도 괜찮지만 내가 면허증을 따고 난 후에는 내가 직접 몰고 다닐 거다!”장소연은 속으로 엄청 실망했지만 애써 미소 지으며 답했다.“알겠어요. 어차피 우리 다 한 가족인데 사실 누구의 소유든지 뭐가 중요하겠어요!”“하하 알면 되었다!”나봉희가 큰 소리로 웃더니 이어서 말했다.“이제 차를 선택해야지!”“가주님 정말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어떻게든 꼭 그 사위를 만나봐야겠군요!”제갈 가문의 가주가 싱긋 미소 짓더니 이어서 말했다.“두 사람은 차를 몰고 대문 앞에 세우세요. 잠시 후 로얄 호텔로 갈 때 그대로 몰고 가면 되겠네요!”“네 네!”박해일과 장소연은 차를 몰 생각에 진작 손이 근질거렸다. 곧바로 두 사람은 한 사람이 한 대씩 차를 몰고 주차장을 나가서 대문 앞에 세웠다.잠시 후 장용준이 부상을 입은 부하를 데리고 제갈 가문으로 돌아왔다.돌아온 후 그는 먼저 부상당한 부하들의 상처를 살피게 한 후 홀로 가주를 찾아갔다.그는 가주를 단독으로 불러내고 낮은 목소리로 상황을 알렸다.“가주님, 저희가 나간 뒤 혹시 나봉희와 그 박해일이든지 그 사람들한테 손을 대지는 않았죠? 도범이 말하기를 자기 가족들을 괴롭히기라도 했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하하 그 자식 입만 살아가지고, 한낱 보디가드가 감히 우리 제갈 가문을 얕보기라도 하는 건가?”“만약 내 딸의 희귀병을 그놈이 치료해 주지만 않았다면 그놈한테 우리 제갈 가문이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될 가문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줬을 거야!”“일류 가문이 그렇게 쉽게 건드려도 되는 건 줄 알아?”제갈 가문의 가주가 그 말을 듣고 싸늘하게 웃었다.도범 그 녀석이 감히 제갈 가문을 협박해? 정말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놈이네. 제갈 가문이 아무나 협박할 수 있는 가문인 줄 아나?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가문의 가드인 장용준이 그를 말리며 말했다.“가주님, 그 도범이라는 놈 절대 만만한 놈이 아닙니다. 그자가 아가씨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건 분명 그만큼 의술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리고 그 남자 싸움 실력이 어마어마했습니다. 평범한 용 씨 가문 보디가드와 같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무슨 뜻이냐? 그놈이 그렇게 강하다고?”장용준이 과하게 도범을 칭찬하는 모습에 가주의 표정이 진지해졌다.“네, 정말 강했습니다. 우리 애들 네 명이 달려들었는데 1초 만에 전부 쓰러졌습니
그들이 막 대화를 끝마쳤을 때, 박시율이 차를 몰고 제갈 가문에 도착했다. 그녀는 차를 정원 안에 세우고 차에서 내렸다.현재 박시율은 이제 막 퇴근한 상태였기 때문에 정장 스커트 차림이었다. 누가 봐도 야무져 보이는 모습이었다.“저 여자가 바로 도범의 와이프야? 그 자식 정말 복을 타고났나 보네. 과연 소문대로 박시율 미모가 끝내주네!”제갈 가문 사람들이 박시율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버지, 어머니, 다들 아무 일도 없으셨어요?”박시율이 다가와 나봉희와 가족들의 상태를 살피며 물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에요? 왜 제갈 가문 사람들이 저희한테 밥을 산다는 거예요?”“아휴 아니야, 별일 아니야!”나봉희가 헤실헤실 웃으며 말했다.“도범이 제갈소진 아가씨의 다이어트를 도왔잖니? 그런데 정말로 하루에 15kg나 빠졌다지 뭐야. 가주께서 너무나 기뻐서 우리한테 밥을 사신다고 하는구나. 심지어 감사의 뜻으로 우리한테 차 두 대나 선물했지 뭐니. 직접 우리를 데리고 개인 주차장까지 가서 고르게 하셨어!”나봉희가 박시율을 끌고 롤스 로이스가 세워져 있는 곳까지 가서 말했다.“어때 딸? 이것 좀 봐봐. 완전 새거 아니니? 이곳 차들은 모두 새거나 마찬가지더라고. 하나같이 엄청 보기 힘든 비싼 차들인데 그냥 주차장에 세워놓고만 있기에는 낭비잖아. 헤헤, 우리 보고 고르라고 했으니 당연히 가장 비싼 걸로 선택해야지!”설명을 들은 박시율은 마음 놓고 웃기에도 뭣하고 울기에도 이상한 심정이 들었다. 무려 롤스 로이스였다!그녀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어머니, 아무리 저쪽에서 고르라고 했다고 해도 그걸 정말로 덥석 고르면 어떡해요!”“허튼소리 말거라. 하나같이 비싼 차들이고 나한테 고르라고 했는데 그걸 내가 왜 마다해?”“그리고 우리가 훔친 것도 아니고 빼앗은 것도 아닌데. 이건 저쪽에서 우리한테 선물한 거라고. 우리가 바보도 아니고 그걸 왜 싫다고 하겠니?”나봉희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녀가 박시율에게 말했다.“일단 저 차들은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
두 번째 방법은 고도의 신법을 필요로 하며, 일반적인 무사로서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첫 번째 방법도 강력한 실력이 필요하기에, 주위 사람들이 도범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빙봉천리의 감금 아래에서 도범은 결코 빠져나갈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따라서 모두가 도범이 반드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도범의 경맥이 감금되면 오양수가 도범을 결코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한편, 도범은 한 손에 장검을 쥐고, 다른 손으로는 연달아 법진을 만들어냈다. 이윽고 백 개의 영혼검이 하나로 융합되어, 거대한 영혼 검이 되어 회흑색 장검 속에 흡수되었다.도범이 전승 상태로 참멸현공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비록 빙봉천리가 지급 상급 무기일지라도, 도범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도범은 현재 참멸현공을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한 상태였고, 영혼검과의 융합으로 생성된 힘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힘이다.도범은 분노에 차서 큰 소리로 포효하며 단칼에 검을 휘둘렀다. 이윽고 회흑색 장검에서 거대한 검기가 날아가면서 하늘을 뒤덮은 얼음망이 도범의 앞에 닥쳐왔다.모두는 쾅쾅하는 몇 번의 뚜렷한 소리를 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단해 보이던 빙봉천리가 도범의 한 줄기 검기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게다가 이 검기는 빙봉천리를 부순 뒤에도 힘이 전혀 소모되지 않은 채 여전히 앞으로 돌진했다.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뒤따라오던 오양수조차 반응하지 못했다.현재 도범의 참멸현공은 대원만의 경지에 도달했다. 비록 빙봉천리가 지급 상급 무기라 할지라도, 참멸현공 앞에서는 종이장처럼 부서질 뿐이었다.모두가 도범이 빙봉천리에 온몸이 봉쇄되어, 도살당할 어린 양처럼 될 것을 기대했으나, 그들의 모든 환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검날이 빙봉천리를 부순 후, 곧장 반응하지 못한 오양수를 향해 돌진했다. 검날이 오양수의 면전 3척 앞에 닿기 직전에야 오양수는 자신을 보호하려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평상시라면 오양수는 공격과 동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