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원석이 없다고? 자세히 보지도 않고, 게다가 문외한인 주제에 뭘 안다고!” 노인네는 도범에게 화가 많이 쌓여서 그를 바로 죽여버리고 싶었다. “모르면 헛소리하지 마! 행패를 부리러 온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용일비도 도범을 쳐다보고 나서 주저앉아 고르기 시작했다. 한참을 고른 뒤 그녀는 원석 하나를 집어 들며 “이거 괜찮네, 이걸로 할게!”라고 말했다. 왕호는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용일비가 이 방면에서 그보다 더 잘하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없었다. 비록 그는 최근 원석 도박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지만 여러 번 고른 후에야 비슷한 크기의 원석을 집어 들고 “이걸로 할게!”라고 말했다. “일비씨, 다른 걸로 바꾸시는 게 어떨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은 것 같지만 왕도련님 것보다 좋지 않아요!”도범은 앞으로 나아가 두 사람의 원석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말도 안 돼!” 하지만 용일비는 그의 말에 반박했다. “자네가 뭘 안다고?”“제가 보기엔 제가 고른 것이 왕도련님 원석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 왕도련님은 “하하, 도범이 비록 문외한이지만 그의 말대로 이번에도 내가 이길 것이야.”라고 기뻐했다. “네가 이긴다고? 어이가 없네!”라며 용일비가 화가 나서 말했다. “이 두 원석은 무게를 달아서 시장가격에 따라 1킬로당 380만 원에 하지!”라며 노점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케이!” 왕도련님과 용일비가 이구동성으로 승낙했다. 정확히 시장 가격이었다. 두 원석을 달아보니 무게 역시 별 차이가 없었다.“총 15킬로로 계산하면 5700만원이요, 둘 중 지는 사럼이 계산하는 걸로!” 어쨌든 노인네는 오늘 두 명의 호구를 만나서 돈을 벌었으니 웃으며 말했다. 특히 전에 원석을 왕도련님한테 팔아서 다행이지 자기가 직접 잘랐더라면 7500만 원은 물거품이 되었을 거다. “그래요!” 용일비는 자신만만하게 원석을 노인네 제자에게 건네며 “이것을 먼저 잘라보세요!”라고 말했다
용일비는 왕호의 원석을 바라보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었다.그녀는 왕호의 원석이 자신의 것보다 못하거나 아까와 같이 값어치가 낮은 원석, 혹은 아주 자그마한 비취 정도가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그 정도라면 그녀가 이길 수 있는 희망이 있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왕호의 돌을 자르자 그 돌 역시 원금보다는 값어치를 못하는 돌이긴 해도 용일비의 것보다는 값어치가 있었다. 아마 4백에서 6백만 정도는 할 법 했다.“하하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일비 아가씨? 보아하니 내가 이긴 것 같은데?”왕호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이제 계산하지? 6천만 원이야!”“흥 너 운 좋았는 줄 알아!”용일비가 콧방귀를 뀌더니 사장한테 돈을 입금했다.그리고 기분이 언짢은지 사장을 휙 돌아보고 씩씩 거리며 말했다.“여기 당신이 팔고 있는 원석들은 역시 보잘것없는 것들뿐이네요. 이제 보니 도범 씨가 제법 보는 눈이 있네요!”누가 봐도 용일비가 홧김에 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장은 그 말에 기분이 나빴지만 감히 용 씨 가문과 척을 질 담이 없었기에 그저 쓴웃음만 지을 뿐이었다.“쳇, 저놈이? 쟤는 그냥 개똥 운으로 찍어 맞췄을 뿐이야!”왕호가 피식 냉소를 지으며 조롱 가득한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그러면 네가 나랑 내기해 볼래? 대신 여기서는 말고 다른 노점으로 자리를 옮기지!”도범이 상대방을 힐끗 바라보더니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좋아!”순간 왕호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나 지금껏 너 같은 풋내기와는 내기를 해 본 적 없거든. 헤헤 이것도 나름 신선하네. 좋아, 뭐로 걸까?”“아까와 같은 걸로 하지. 지는 쪽이 계산하는 거야!”도범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런데 왕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말을 이었다.“아니 아니 아니, 용일비와는 그런 걸로 내기해도 되는데 너랑은 안 되지. 넌 거지새끼잖아. 네 수중에 돈이 없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아. 이제 출근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으니 월급도 당연히
도범이 다른 쪽에 있는 노점 앞에 서서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며 말했다.“걱정 마세요. 무조건 이길 거고 절대 손해 볼일 없을 테니까요. 만약 손해 보면 그 돈은 제가 내도록 하겠습니다!”“좋아요. 이건 당신 입으로 직접 말한 거예요. 그땐 당신이 나한테 빚진 걸로 하죠. 일단 원석 값은 제가 대신 내드릴게요!”용일비가 배시시 웃으며 용신애를 끌고 다가왔다.“저는 이걸로 하겠습니다.”도범이 한참을 보다가 큼지막한 돌을 가리키며 말했다.어림잡아 30근 정도 되어 보이는 네모반듯한 돌이었다.그런데 그 돌은 현재 사장이 엉덩이 밑에 깔고 앉아 돌 의자로 사용하고 있는 돌이었다.“이, 이걸 사시겠다고요?”중년 여자 사장이 도범의 말을 듣고 잠시 당황하다가 곧바로 기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그 돌은 예전에 노점에 내놓았었는데 1년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았던 돌이었다.예전에는 보는 눈 없는 풋내기가 사 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었던 적도 있었다.어쨌든 그 돌의 생김새는 확실히 일반적이지는 아니었으니까.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그 물건을 원하는 어리석은 풋내기는 나타나지 않았고 모두들 그저 바라만 보다 지나치기 일쑤였다.확실히 그 돌은 그녀가 봤을 때에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지금껏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아예 그냥 돌로 취급하고 자신의 엉덩이에 깔고 있었던 것이다.만약 그 돌의 윗면에 머리카락과 같은 굵기의 옅은 붉은색 줄이 새겨져 있지만 않았다면 매번마다 노점을 정리할 때 집까지 옮겨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돌의 무계가 만만치 않아 번마다 옮기는 것도 퍽 골치 아픈 일이었다.그런데 오늘 웬 놈이 나타나 이 돌을 사겠다고 하는 것이다!“하하 너 바보야? 저 돌이 이곳에 있은지 1년이 다 되어간다는 사실을 여기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을걸? 첫째로는 너무 커서 누가 감히 도박을 할 사람이 없었고, 둘째로 저 돌의 겉면 좀 봐, 비취의 흔적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어. 그저 머리카락 정도되는 굵기의 붉은색이 얼핏 비쳐있을 뿐이야. 아마 저 윗부
“하 총 38근인데 30근 가격만 받는다니, 확실히 통이 크긴 하네요!”사장의 말을 들은 용신애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저게 그저 평범한 돌이니까 당연히 당신도 통이 커지는 거겠죠. 만약 이 돌에서 진짜 좋은 원석이 발견되면 아줌마가 그렇게 통 크게 내줬겠어요?”“그러게 말이야. 이 아줌마 진짜 장사 막하네. 이제 원석 도박을 막 해본 신인을 등쳐먹을 생각하고 말이야!”용일비도 씩씩 거리며 맞장구치더니 도범을 휙 돌아보고 말했다.“도범 씨, 제가 대신 선택해 줄게요! 방금 당신이 선택한 그 돌은 크기만 컸지 아무 쓸모 없는 평범한 돌 일뿐이에요!”“잠깐!”그때 곁에 있던 왕 씨 도련님이 서둘러 나서서 말했다.“룰 어기지 마 용일비. 이번 내기는 나와 도범이 겨루는 거야. 너와 겨루는 게 아니라고. 나랑 도범의 내기니까 당연히 다른 그 누구도 끼어들어서는 안 돼. 누가 누굴 도와서 선택하고 이런 것도 당연히 안 될 일이지!”“그래, 어디 내기에 대신 선택해 주는 게 있어?”“맞아, 누가 저 왕 씨 도련님과 내기를 했으면 당연히 본인이 선택해야지!”주변 사람들이 왕호의 편을 들며 말했다.용일비의 안색이 굳어졌지만 뭐라 변명할 말이 없었다. 확실히 자신이 대신 선택해 주는 건 룰을 어기는 행위였다.“누가 신인을 등쳐먹었다고 그래요? 아가씨, 당신들이 아무리 용 씨 가문 사람들이라 해도 여기 룰을 따라야죠. 이건 원석 도박이에요. 그 어떤 원석이든 잘라보기 전까지 아무도 그 안에 어떤 게 숨겨져 있는지 장담할 수 없어요. 혹시 알아요? 이러다 이 총각이 정말 보는 눈이 있어서 제대로 찾아냈는지? 안 그래요?”점주가 음흉한 얼굴로 말하더니 다시 도범이 있는 쪽을 보고 씩 미소 지으며 말했다.“총각, 다른 것도 볼래요? 나 총각한테 엄청 할인 많이 해줬다고!”“그러죠. 이렇게 할인해 주고 가격이 합리한데 더 안 고를 이유가 있겠어요?”도범이 오히려 피식 웃으며 능청스럽게 수긍하더니 용일비를 돌아보며 말했다.“일비 아가씨, 분명 아가씨께서
“하하 아직 잘라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내가 질 거라고 확신하지? 난 그냥 내 감에 따라 네께 괜찮아 보인다고만 했을 뿐이야!”도범이 큰 소리로 웃었다. 그는 여전히 여유로운 모습이었다.“나 참, 이건 상대의 사기를 북돋고 반대로 자기 위세를 꺾는 말이라고요!”곁에 있던 용일비가 결국 참지 못하고 한 소리 했다.“갈라 보자고. 먼저 내 것부터 확인해 보지!”왕호가 기쁜 마음에 얼른 2천만 원을 지불하고 두 제자한테 자르라고 지시했다.원석을 가른 후 곧바로 다가가 확인한 왕호가 함박웃음을 지었다.“하하 도범이 너 이 자식, 정말 네 말이 맞았잖아? 봐봐, 이 커다란 부분이 몽땅 얼음종이야! 색도 아주 좋아. 이거 팔면 적어도 몇 억 정도는 쉽게 벌겠는걸!”“이럴 수가!”원석을 확인한 용일비와 용신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왕호 저놈이 정말로 좋은 원석을 건진 것이다. 이 정도 빛깔은 평소에 쉽게 보기도 어려웠다.“축하드립니다 왕 씨 도련님, 좋은 원석을 얻으셨어요!”점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감히 잘라 볼 용기가 나지 않아 팔게 되었는데 이렇게 큰 손해를 입을 줄이야.하지만 원석 도박이란 장사가 바로 이런 것이었다. 바로 이 짜릿함 때문에 계속하는 도박이었다. 이건 순전히 자신의 안목이 안 좋아서 놓진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았다.“어떠냐? 이제 도범이 네가 내 앞에 무릎 꿇고 개처럼 짖어야겠지? 인정해. 이 정도 원석이라면 이 거리에서 열흘에서 반달이 지나도 한번 나올까 말까 할 수준이라고. 그런데 그걸 내가 찾아낸 거야!”왕호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오늘에서야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이었다.잠시 후 도범이 개처럼 짖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박 씨 가문 어르신의 칠순 생신날에 보여드리면 그야말로 완벽했다.“내 건 아직 잘라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내가 질 거라고 장담하지?”도범이 태연한 표정으로 웃더니 점주에게 말했다.“사장님 제 것도 잘라주시죠. 길게 쭉 갈라 주세요.”“알겠어요!”점주
“봐요, 봐요!”곧바로 달려간 용일비가 쭈그려 앉아 부드럽게 눈앞의 비취를 어루만졌다.“세상에, 이거 정말 빛깔이 너무 좋은데요. 너무 좋아요. 적게 추산해 보아도 40억은 아무런 문제 없이 받겠는데요!”“이게 바로 보라색 빛깔의 A급 얼음종이야? 나 이렇게 좋은 등급은 처음 봐!”용신애 역시 흥분한 기색이었다. 도범은 진짜 무슨 운이 씌웠단 말인가, 어떻게 이렇게 좋은 물건을 찾아낼 수 있지?“정말, 정말로 A급 얼음종이잖아!”왕호가 울상을 지었다. 이건 져도 그냥 진 게 아니라 철저하게 패한 것이었다.비록 그 역시 좋은 원석을 고르긴 했으나 도범의 것과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였다.“도련님 이제 무릎 꿇지? 사내대장부로서 한입으로 두말해서는 안 되잖아?”도범이 왕호를 향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건…”왕호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그는 이류 가문의 도련님이었다. 그런 신분인 그가 정말로 저딴 보디가드 앞에서 무릎 꿇고 개처럼 짖은 걸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기라도 하면 자기 가문의 낯을 깎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앞으로 집 밖을 나설 때마다 등 뒤에서 수군거리며 이 일을 떠들어댈 것이 분명했다,그는 지금 너무나 후회되었다. 도범과 내기를 하는 게 아니었다.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원석 도박을 전혀 모르는 꼴통 놈이 저런 보물을 발견할 줄은!“정, 정말로 자주색 빛의 A급 얼음종이잖아!”여 점주 역시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현재 그녀의 표정은 왕호와 별반 다른 점이 없었다. 그녀는 지금껏 팔리지 않았으니 그저 평범한 돌덩어리라고만 생각했었다.그런데 저렇게 커다란 비취였다니, 심지어 그녀는 매일 저걸 돌 의자로 사용하고 있었는데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세상에, 저 젊은이 정말 횡재했잖아!”“그러게 말이야. 저 정도 등급을 맞추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저 사람 군인이라고 하지 않았나? 혹시 그냥 찍은 거 아니야?”“그럴 수도 있지. 저 돌이 크니까 선택했을 수도 있어. 저렇게 커다
“그건 좀 보기 안 좋지 않을까? 왕 씨 도련님은 사내대장부잖아. 사내대장부라면 응당 자기 입으로 내뱉은 말은 지켜야지 않겠어?”도범이 씩 웃으며 전혀 그의 체면 따위는 생각해 주지 않고 답했다.“그러게 말이에요. 누구누구가 만약 자기는 남자가 아니고 내시라거나 아니면 자기는 여자라는 말이라도 하면 또 모를까. 그러면 안 해도 되죠!”도범의 말을 들은 용신애가 팔짱을 끼고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거기 도련님, 아까 도련님은 도범이 아마추어고 원석 도박을 전혀 모르니까 그런 내기를 건 거잖아. 지금 도련님은 그런 아마추어한테 진 건데 쪽팔리지도 않아?”“그리고 왕 씨 가문의 도련님이나 되는 놈이 승부에서 지고도 인정하지 않다니, 나중에 이거 소문이라도 퍼지면 좀 그렇지 않겠어?”“내기를 했으면 깔끔하게 결과에 승복해야 하는 것도 몰라?”용일비는 아예 앞으로 나서기까지 하며 기세등등하게 몰아붙였다.이제는 보디가드들조차 함부로 나서지 못하게 되었다. 용 씨 가문은 일류 가문보다도 더 높은 존재였다. 그들은 절대 함부로 나서서 용신애를 겁박할 수 없었다. 그건 죽자고 덤벼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누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고 했어?”왕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난 당연히 내 패배를 인정해!”그 말에 주변 사람들이 일제히 깜짝 놀랐다. 왕 씨 가문의 도련님이 이렇게 빠르게 꼬리를 내리다니!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것도 그럴 것이, 눈앞의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용 씨 가문의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누가 감히 화를 낼 수 있겠는가?저 보디가드도 참 담이 컸다. 감히 먼저 나서서 왕 씨 가문 도련님을 건드리다니. 저러다 나중에 도련님이 이 일을 마음에 담아두기라도 하면 어쩌려고?그때 뜻밖에도 왕호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런데 내가 요 며칠 무릎이 안 좋아서 말이야. 류머티스 관절염이 도졌거든. 아니면 내 보디가드가 대신하는 건 어때?”“그럴 수는 없지.”도범은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바로 웃으며 말했다.“넌 나중에 결혼을 할
“200억!”많은 사람들이 도범의 말을 듣고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 이 보디가드 놈이 너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게 아닌가? 도대체 200억이 얼마나 큰돈인 줄은 알고 저런 소리를 하는 건지. 무턱대고 200억을 부르다니!왕 씨 도련님이 그에게 자그마치 16억 원의 가치를 가진 원석을 주겠다고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것이었다. 그런데 일개 보디가드 주제에 그 돈이 적다고? 마치 자신한테 그만한 돈은 돈도 아니라는 듯한 태도였다.“200억이라고? 하하 확실해? 왜? 아예 강도로 직업을 바꾸지 그래?”왕호는 마치 바보를 상대하는 듯한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보다 싸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참 이제 알겠네, 왜 네가 이토록 돈이 필요했는지. 네놈이 하도 돈이 궁하다 보니 아주 돈에 미친 거구나? 박 씨 가문 어르신의 칠순 생신까지 앞으로 며칠 안 남았지? 그때까지 80억을 준비하지 못하면 박 씨 가문에서 쫓겨나고 박시율과는 헤어지기로 했었지 아마?”“이럴 수가? 그럼 저놈이 바로 그 박시율의 남편이야?”“그러네. 듣기로는 퇴역하고 돌아와서 영웅이 되었다던데? 지난번 동물원에서 사람을 구한 것도 저 사람이라잖아!”주변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했다.“사실 저 젊은이도 사내대장부지. 사람도 좋아 보이고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건 다 저런 젊은이들이 전선에서 지켜주고 있었기 때문이야. 내 아들은 전쟁터에 나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어!”한 늙은이가 참고 있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전선에 나갔다가 결국 돌아오지 못한 죽은 아들이 떠오른 것이 분명했다.도범이 그 늙은이를 힐끗 바라보고는 다시 왕호의 앞에 놓인 그 옥석을 보았다. 그러더니 그 옥석을 덥석 들어안는 것이다.“알았어. 그 제안 받아들이지. 오늘은 도련님 체면 좀 봐주지 뭐. 이 돌을 나한테 주면 너도 무릎 꿇고 개처럼 짖지 않아도 돼!”“배짱도 없는 놈이 괜히 큰소리 치기는!”왕호의 몇몇 보디가드들이 허세를 부리며 말했다.왕호가 개처럼 짖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