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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3화

아마도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이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목 문주는 입을 열었을 것이다. 이제 단목 문주의 모든 분노는 도범 때문에 생긴 것이었고, 자연히 동방 장로와 단목 문주의 동료들에게 화를 냈다.

동방 장로는 냉소를 터뜨리며, 고개를 돌려 단목 문주를 힐끗 쳐다보았다. 지금 단목 문주의 모습은 동방 장로의 눈에 그저 우스꽝스러운 광대처럼 보였다. 동방 장로는 단목 문주의 얼굴을 보자마자, 단목 문주가 이미 분노로 인해 시야가 흐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동방 장로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왜 자신이 없겠습니까? 성적은 명확하게 드러나 있잖습니까. 이전에 허준화를 그렇게 칭찬하더니, 결국 도범의 성적에 완전히 눌리지 않았습니까!”

단목 문주는 이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며, 목까지 굵어졌다. 단목 문주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동방 장로를 노려보았고, 속으로는 당장이라도 뛰어들어 동방 장로를 물어뜯고 싶은 심정이었다.

동방 장로는 그런 단목 문주를 무시하듯 바라보았고, 두 사람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필경 그들은 각자 세력의 고위층이기에, 마치 시장에서 싸우는 것처럼 다투는 것은 너무 품위 없어 보일 것이었기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조금씩 흘러가고, 두 시간이 지난 후, 첫 번째 칸막이에서 갑자기 소리가 났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보니, 한 손이 조심스럽게 칸막이 문을 밀어 열었다.

이윽고 익숙한 실루엣이 칸막이에서 나왔고, 도범의 손에는 옥함이 들려 있었다. 여러 사람은 도범을 보고는 동시에 눈을 크게 떴다.

동방 장로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무슨 일이 생긴 거냐? 이렇게 빨리 나오다니.”

동방 장로는 누구보다도 도범이 사고를 당할까 봐 두려웠다. 비록 최종 성적에서 도범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도범은 동방 장로에게 중요한 카드였다.

두 번째 시합에서 도범이 허준화를 견제할 수 있었지만, 만에 하나라도 도범이 사고를 당했다면, 허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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