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범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도범은 자신이 실험용 쥐처럼 느껴졌다. 이번에 선택된 20 명 무사들은 힘도 세지만 친전 제자는 아니기에, 실험용 쥐로 쓸 수 있다는 말로 들렸다.아마도 남은 일곱 명 친전 제자도 결국은 자원 비경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모두 나온 뒤에야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생각하며 도범은 오양용이 떠올랐다.오양용은 자격 문제로 도범을 찾아와, 자신이 자원 비경에 들어갈 수 있도록 양보해달라고 부탁했었다.이를 생각한 도범이가 장손 장로에게 말했다.“오양용 선배님의 동생 분이 혹시 내문 제자 중 일곱 번째인가요?”장손 장로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두뇌 회전이 빠르구나. 오양용의 동생 오양화, 내문 제자 중 일곱 번째지. 네가 없었다면, 내문 제자들 중에서 일곱 번째로 들어갔을 거야.하지만 네가 내 관문 제자가 된 후로, 다른 장로들도 장로 제자로서 자신의 제자들을 위해 자격을 확보하려고 했으니까. 나도 당연히 너를 위해 자격을 확보한 거고, 네가 한 자리를 꿰찼으니 내문 제자 쪽에서 한 명 적게 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 일의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이해했다.장손 장로는 다시 한 번 살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각 내문 장로는 자신의 장로 제자 중 한 명을 자원 비경에 보낼 거야. 실제로 각 내문 장로가 받은 장로 제자는 한 명이 아니야. 하지만 나는 너 밖에 없으니, 너만 보낼 수 있어.”도범은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논쟁하지 않고, 다시 물었다.“그럼 오양용 선배님은 가나요?”장손 장로는 도범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오양용은 분명 가고 싶어할 거야. 비록 내가 종문 내의 제자들을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오양용에 대해서는 좀 알고 있거든. 오양용은 경쟁을 좋아하고 강한 척하며,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걸 좋아해. 좋은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뺏으려 들겠지.”도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오양용의 성격을 간단히 파악할 수 있었다. 도범에게 뛰어난 재
도범은 가볍게 웃으며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오양용 선배님은 자신의 감정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두려워할 것도 없어요.”장손 장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도범의 말에 동의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걱정하는 표정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도범은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고 곧장 말했다.“오양용 선배님 때문에 둘째 장로를 떠올랐습니다. 원형 무대에서 둘째 장로님이 한 말씀들이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모양입니다. 저에게 둘째 장로님은 매우 대처하기 어려운 상대 같습니다.이 말씀을 드리는 건 불편 하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장손 장로님이 한꺼번에 두 장로의 뜻을 모두 거스르셨는데, 그것이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장로는 그나마 괜찮지만, 둘째 장로는 정말로 다루기 어려운 사람입니다.”도범의 말은 진심이었고, 장손 장로 역시 그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장손 장로는 도범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지그시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도범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네 말 뜻은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난 남의 개가 되고 싶지 않아. 사실 나도 생각해봤어. 네 말이 맞아, 대장로에 비해 둘째 장로는 훨씬 다루기 어려운 인물이지. 그리고 나는 불운하게도 열한 번째 장로의 위치에 있을 뿐이지만 그 자체로 이미 두 세력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 사람이지. 둘째 장로가 나를 완전히 제압할 확신이 없다면, 둘째 장로는 계속 나에게 손을 뻗을 거야. 그런데 그렇다면 내가 주저할 것이 뭐가 있겠어? 어차피 그들이 언젠가는 나에게 손을 뻗을 텐데, 내가 왜 그들의 생각에 순응해야 하지?”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범의 눈빛은 약간 무거워졌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주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자 장손 장로는 도범을 흘끗 보며 가볍게 웃었다.“네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지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남의 하수인으로 살 생각은 없어. 내가 무술을 수련하는 것은 더 이상 남에게 복종하지 않기 위해서야.
도범은 장손 장로의 말을 듣고 놀라서 눈썹을 치켜세웠다. 자원 비경에 함께 들어가려면, 비경이 열리는 장소에서 모두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연히 장로나 종주가 동행할 것이라 믿었다. 이때 도범의 표정을 본 장손 장로는 도범이가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가볍게 웃으며 설명했다.“우리가 자원 비경에 들어가는 방식은 네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 모든 사람이 모여서 비경을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지. 손에 진입 명패만 있으면 되니까.”도범에게는 예상 밖의 설명이었다. 도범의 기억에 어떤 비경이든 많은 영석이나 영정이 필요하다. 큰 에너지가 동굴을 지탱하게 해야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 장손 장로는 매우 인자하게 계속 설명했다.“자원 비경은 특별한 곳이야. 자원 비경은 서현주 북쪽에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고, 이 비경은 우리 공간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지. 들어가고 싶다면, 특정한 장소에서 방위 10리 범위내에서 동굴을 찾아 진입 명패를 통해 들어가야 해. 그리고 들어가는 사람은 반드시 일정 수련 경지에 도달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진입 명패가 있다고 해도 들어갈 수 없어.”도범은 대충 이해했다. 즉, 자원 비경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것을 볼 수조차 없다는 것이다. 자원 비경은 독립된 공간에 위치해 있어, 들어가려면 특정한 장소에서 동굴을 찾아 진입 명패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들으면 들을 수록 도범은 더욱 의아 해졌다.“진입 명패를 들고 있으면, 동굴을 통해 자원 비경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그 명패는 누가 만든 거죠? 혹시 천수종의 고수가 만든 건가요? 그리고 더 만들 수 있다면 왜 더 많이 만들지 않죠? 그렇게 하면 인원 제한 없이 들어갈 수 있을 텐데요.”장손 장로는 약간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구나. 네 말대로라면, 이 진입 명패를 큰 종문에서 만들 수 있다면, 걱정할 게 없겠지. 원하는 만큼의 인원이 들어갈 수 있고 원하는 만큼 오래 머무
도범은 그 설명을 듣고 난 후, 얼굴 표정이 더욱 좋지 않아졌다.“어쩌면 어느 정도로는, 자원 비경이 우리와 같은 외부인의 진입을 환영하는 것 같네요. 정말로 장손 장로님이 말씀하신 대로, 고대 대가가 전수해 둔 것이라면, 대가는 아마 계승자를 찾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을 겁니다.”장손 장로는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그 때문에 이 자원 비경을 고대의 대가가 남긴 전수라고 추론한 거야. 그래서 네가 가 보길 강력히 권하는 거고.”도범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장손 장로는 도범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너무 큰 압박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 위험한 상황이 생길 경우 생명이 우선이야. 절대 성급하게 행동하지 마.”말을 마친 후, 장손 장로는 왼손에 착용한 수미 반지를 만졌다. 이윽고 도범은 검은 빛이 번쩍이는 것을 보았다. 장손 장로의 손안에는 손바닥 크기의 진입 명패가 있었다. 진입 명패의 모양이 매우 특이했는 바 알 수 없는 상징과 주문이 가득 새겨져 있었고, 희미한 핏빛이 깜박이고 있었다.장손 장로는 진입 명패를 오랫동안 응시하다가, 한숨을 푹 내쉰 후에야 그 명패를 도범의 손에 넘겨주었다.“이 명패를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지 동굴을 통해 자원 비경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야.”그러자 도범은 명패를 꽉 쥐고는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장손 장로는 도범을 다시 한번 바라보더니 덧붙였다.“다른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은 권하지 않아. 만약 누군가 너를 찾아온다면, 단호히 거절해. 혼자서 들어가는 것이 나을 테니까. 어차피 동굴을 통해 들어가면 복잡한 공간에 의해 흩어져 자원 비경 내 다른 곳으로 전송될 거야. 다른 사람과 함께 가는 의미는 크지 않아. 단, 자원 비경 내에서 다른 사람을 만난다면, 그때 비로소 동행하는 의미가 생길 거야.”장손 장로는 찻주전자를 들어 자신과 도범의 찻잔에 차를 따르며 말했다.“인간의 마음은 예측할 수 없는 법이지. 설령 같은 종문의 형제라 할지라도,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 정말로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그때가 되면 큰 전쟁이 발발할 것이고 만시종 사람들도 섞여 있을 거예요. 들어가고 나면 생존 환경은 특히나 더 열악해질 것이고요.”도남천은 도범의 말에 더욱 걱정이 되었다. 이윽고 도남천은 걸음을 멈추고 도범의 팔을 붙잡고는 말했다.“그런 상황이라면, 왜 여전히 가려고 하는 거야? 들어가면 다양한 위험에 직면할 텐데, 네 힘이 최강이 아닌 데도 두렵지 않아?”“물론 두려움은 있어요.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멈춰 서서는 안 되죠. 무도는 바로 역경을 극복하고 운명을 바꾸는 길이니까요. 어려움에 맞서 나아가지 않으면, 평범함에 머물 뿐이예요.”도범의 말에 도남천은 한숨을 쉬며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그저 도범을 따라 자원 비경으로 계속 걸어갔다. 도범은 5리 걸을 때마다 지도를 꺼내 확인했다. 이 지도는 장손 장로가 직접 그려 준 것으로, 자원 비경의 위치를 알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도범은 지도를 진지하게 살펴보다가 마침내 말했다. “맞아요, 여기가 맞는데, 왜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모래바람만 휘날리는 거죠?”도남천도 지도를 들여다보았지만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 뒤에서 조소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도범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익숙한 얼굴이 그들 앞에 나섰다.“오양용 선배님?”도범은 이곳에서 오양용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도범이가 양극종을 떠난 사실은 장손 장로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데, 그렇다면 오양용과 마주칠 리가 없어야 했다. 그리고 오양용 옆에는 오양용과 비슷하게 생긴 남자가 서 있었다.도범은 그 사람을 보고 머리 속에 저절로 이름이 떠올랐다. ‘오양화인가? 하지만 장손 장로가 분명 말씀하셨는데, 명액은 20개뿐이고, 내가 한 자리를 얻는 바람에 내문 제자들 중에서 상위 6명만 갈 수 있다고 했는데, 오양화는 포함되지 않았잖아.’이윽고 오양용은 비웃는 듯한 눈빛으로 도범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콧소리를 냈다. “정말 놀랍네, 우리 둘의 인연이 이렇게 깊을 줄은 몰랐어.”도범도 미간을 찌푸리며 놀란 표정
그러나 도범은 냉소를 터뜨리며 한치의 두려움도 없었다. 그런 도범의 모습에 오양용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외쳤다.“네 이 녀석, 감히 나에게 무례하게 구는 거야? 넌 오늘 나한테 죽었어!”말을 마친 오양용은 온몸의 진기를 동원하려고 했다. 그러나 오양화가 오양용의 어깨를 꽉 잡으며 막아 섰다.“양용 형! 지금 싸울 때가 아니에요. 그리고 어떻게 됐든 우리는 같은 양극종의 제자들이잖아요. 이 주변은 공간이 뒤틀린 동굴입니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나타날지 아무도 몰라요.만약 형이 이 분에게 무례를 범한다면 소식은 즉시 퍼질 거예요. 우리 종문의 규칙은 형도 잘 알잖아요. 만약 도범 씨가 양용 형 손에 죽거나 다치면 형도 처벌을 받게 될 거예요.”이 말에 오양용의 낯빛은 창백해졌고, 그의 눈은 도범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어찌나 분노했던지 오양용의 볼 근육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도범, 까불지 마. 지금은 널 죽일 수 없지만, 그렇다고 네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야! 널 죽이고 싶은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니까. 넌 이미 너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에게 원한을 샀으니 내가 손을 쓰지 않아도 넌 죽을 거야.”말을 마친 후, 오양용은 긴 소매를 휘둘러 장검을 다시 칼집에 넣었다. 그리고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주변을 둘러보더니, 두 손으로 돌린 진기를 공기 중으로 내질렀다.펑-오양용의 주먹이 공간을 가르며 일렁이는 파동을 일으켰고, 그 순간 오양용의 얼굴에는 기쁨이 스쳐 지나갔다. 이윽고 오양용은 파동이 가장 깊은 곳으로 걸어가며 진입 명패를 앞으로 밀었다. 그러자 명패는 물속으로 떨어지듯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잠시 후, 빛이 오양용을 감싸더니 오양용은 순식간에 도범과 도남천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더욱 놀라운 건 오양화는 이 광경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오양화는 오히려 고개를 돌려 도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상하죠? 원래 이 자리에 제가 없어야 하는데 있으니까 놀랐죠?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궁금하죠?”도범은 어이없다는 듯 입
그 말은 도범에게 명백하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뜻이었고, 오양용의 제안이 도범의 체면을 세워주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리고 도범의 거절은 줄 모른다는 뜻이었다. 도범은 피식 웃으며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항상 자기 중심적인 이유를 대는 사람들이었다.한편, 이러한 대화에 도남천은 얼굴은 극도로 어두워졌다. “이런 사람들은 정말 언제 봐도 참 싫다니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왜 꼭 그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하지? 양보 안 주면 감사할 줄 모르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자기들이 무슨 대단한 사람인 줄 아는 모양인가 보죠. 누구든 발로 차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하지만 제게 그런 계산은 통하지 않습니다.”도범은 무표정하게 말했고, 도남천은 약간 무력감을 느끼며 한숨을 쉬었다. 이곳은 정말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고, 화하 세계보다 훨씬 단순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도범은 무도의 정상을 추구하는 자로서, 절대로 풀이 죽은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윽고 도남천은 몸을 돌려 진지하게 도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들어가면 정말 조심해야 해. 진짜 조심해. 오양용과 오양화는 반드시 널 찾아올 테니까.”도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보더니, 다소 무력한 듯 한숨을 쉬었다. 장손 장로는 정말 알다 가도 모를 사람이다. 이렇게 많은 일들을 도범에게 맡기고 선, 이처럼 중요한 사실을 말하지 않다니.이곳에 도착한 후, 오양용이 도범에게 예시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도범은 어떻게 동굴에 들어가는지 전혀 몰랐을 것이다. 사실 이 주변은 모두 동굴 그 자체였다. 동굴의 중심점을 찾으려면 진원을 이용해 주변 공간을 파악해야 했다. 방금 오양용과 오양화가 갑자기 나타난 것도, 주변이 모두 동굴이기 때문에 시야와 소리를 차단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여기는 높고 낮은 언덕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땅은 모두 들쭉날쭉했다. 머리를 들어도 나무는 보이지 않았지만, 이 불규칙한 언덕들이 시야의 상당 부분을 차단하고 있었다. 태양은 보이지
도남천은 눈을 크게 뜨고 도범을 바라보았다. 도범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낯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서 이슬 영함 안으로 돌아가요. 뭔가 다가오는 것 같아요.”이 말을 듣자마자 도남천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도남천은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이슬 영함 안으로 들어갔고, 주변은 순식간에 도범 혼자만 남게 되었다.도범은 눈썹을 잔뜩 찌푸리고 주위를 뚫어져라 살피며, 높낮이가 다른 언덕들과 끝없이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았다. 세 번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나서야 도범의 정면에서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도범은 고개를 들어 본능적으로 한숨을 들이켰다. 이윽고 도범은 자신으로부터 대략 50미터 거리에 있는, 약간 높은 작은 언덕 위에 서 있는 삼두 늑대를 발견했다. 삼두 늑대는 높이가 약 10미터에 이르고,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서 그늘을 드리우며 서 있었다. 세 머리가 하나의 몸에 붙어 있고, 여섯 개의 눈이 도범을 똑바로 응시했다.도범은 입꼬리를 달싹이며 본능적으로 삼두 늑대의 수련 경지를 훑어보았지만,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이는 도범에게 더욱 불안감을 주었다.도범은 이전에 현연대륙을 탐험하면서 고서를 뒤져봤지만, 고서 어디에도 삼두 늑대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다소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과연 이 거대한 생물과 싸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도범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이슬 영함에서 검은색 단검 열 자루를 꺼냈다. 이 검은 색 단검들은 도범의 손바닥 위에서 검은 연기로 둘러싸여 있었다, 마치 독이 든 뱀의 이빨처럼 보였 달까.삼두 늑대는 도범의 공격 의도를 알아차리고, 높은 곳에서 무시하는 듯 도범을 내려다보며 여섯 눈으로 불신의 빛을 발했다. 그러자 도범은 다소 무력한 듯 입을 달싹였다. ‘혹시 삼두 늑대의 수련 경지가 영천 경지에 도달했나? 그렇지 않고 서야 왜 이토록 거만하지?’삼두 늑대는 굳건한 걸음으로 천천히 도범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도범은 깊게 숨을 쉬고, 상대의 수련 경지를 파악해 보려고 했다. 만약 정말로 이